배수아 작가가 번역한 '안데르센 동화집' 중 '눈의 여왕'으로부터 옮긴다.

눈의 여왕(1998) By Elena Ringo http://www.elena-ringo.com, CC BY 3.0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중 가장 커다란 눈송이 하나가 꽃을 심어 놓은 나무 상자 가장자리에 내려앉았다. 눈송이는 카이의 눈앞에서 점점 커다래지더니 마침내 곱고 하얀 옷을 입은 여자로 변했다. 별처럼 반짝이는 수백만 개의 눈송이로 만들어진 여자는 몹시 아름다웠지만 몸 전체가 투명하고 싸늘한 얼음의 결정체였다. 그래도 살아 있는 여자였다. 찬란한 별처럼 환하게 빛나는 두 눈동자가 카이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고요도 평온도 아닌 다른 종류의 빛이었다. 여자는 카이의 창문을 향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했다. 소년은 놀라서 그만 의자에서 뛰어내리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창밖으로 거대한 흰 새가 날아가는 것을 본 것만 같았다.

쏟아지는 눈송이는 점점 더 커지더니, 마침내는 커다랗고 하얀 닭처럼 보였다. 어느 순간 눈송이들이 옆으로 튀면서 흰 썰매가 멈추었다. 흰 썰매를 몰던 사람이 일어섰다. 정말로 눈 그 자체인 흰 외투와 모자를 걸친 그 사람은 키가 크고 태도가 당당한 여자였다. 온통 눈부시게 하얀 그녀는 바로 눈의 여왕이었다. - 눈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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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이 왜 푸른 뱀의 해인가요?” https://www.segye.com/newsView/20250203509093?OutUrl=naver


겨울이 지겹다. 다음 주면 절기 상 우수가 찾아온다.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아래 글의 출처는 '식물 이야기 사전'이다.

By TeunSpaans - CC BY-SA 3.0


수레국화속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2s3302a





켄타우로스 케이론은 머리 100개 달린 히드라의 피를 바른 화살에 맞고 이 꽃으로 상처를 치료했다. 이 전설이 왜곡되어 수레국화를 태우면 뱀을 쫓아 버릴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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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가 미상'의 영어제목은 'never look away' - '타인의 삶'을 만든 감독의 작품. '타인의 삶'처럼 동독도 나오지만 나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과거사 청산을 다룬다. 


이 영화는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 나는 한 청년의 인생이 펼쳐지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다. 주인공 화가는 처음엔 추상화나 팝아트 같은 첨단 유행을 다 따라 해 보지만 결국 자신을 찍어누르던 무거운 가족과 국가, 사회와 역사의 어두움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나아가 그것들이야말로 자기가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해야 할 이야기라는 점까지 인식하고 얼핏 보기엔 낡은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길을 찾는다. 언뜻 심약하여 자신을 감추고 낮추는 듯해도 진지하고 냉정하게 현실을 응시한 그는 결코 삶의 곡예를 포기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모델은 현대 독일의 대표적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그의 가족사는 책으로도 나와 있다. 

Lilies, 2000 - Gerhard Richter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게르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 (미술대사전(인명편), 1998., 한국사전연구사 편집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66207&cid=42636&categoryId=42636 어제 2월 9일이 생일로서 1932년 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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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요리 연구가가 쓴 '프랑스 음식 여행'(배혜정) 중 '엄마가 해주는 프랑스 국민 간식-크레프'로부터 옮긴다. 크레프의 날을 정한 실용적인 목적은 새해 들어 전 해의 밀가루를 없애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cf. 최근 할인 핫케이크 가루를 사 집에서 부쳐 먹었다. 그때 빌었어야 했는데, 잘 되게 해 주세요, 뭐든요.

Pixabay로부터 입수된 jacqueline macou님의 이미지


[네이버 지식백과] 크레프 [crepe] (세계 음식명 백과, 김소영, 이연주)




크레프는 프랑스 국민 모두가 좋아하는 간식이다. 종교적인 축일에 맞춰 먹거나, 가정에서 소박하게 행운을 빌며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가톨릭 문화권인 프랑스에서는 달력에 날마다 성인의 날이 기입되어 있고, 기념 축일을 기려 특별한 음식과 과자, 빵을 먹기도 한다.

그중 2월 2일은 ‘크레프의 날’이라고 하여 한 해의 운과 복을 크레프로 점쳐본다. 크레프를 한 번에 잘 뒤집으면 그해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다는 식이다. 부르고뉴 지역에서는 장롱 위에 크레프를 올려놓고 재복을 빌기도 한다. 어쨌든 새봄이 오는 길목에서 묵은 밀가루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한 해 농사를 잘 짓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민간신앙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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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2-11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핫케이크 믹스도 맛있어요. 호떡믹스도 괜찮고요.
크레이프는 믹스가 있어도 얇게 부치는게 잘 안될 거 같아요.
서곡님,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서곡 2025-02-11 08:11   좋아요 1 | URL
그쵸 얇게 잘 부치기 힘들겠죠 기술과 능력의 영역 ㅋ 두껍게 하면 뒤집기 불편할까봐 최대한 한 번에 반죽의 양을 조금만 해서 부치니 그래도 얇게 나오더라고요 ㅎ 네 가까운 수퍼마켓에서 종종 각종 믹스를 할인해서 팔거든요 그래서 원래 귀차니즘에 잘 안 해 먹는데 사 보았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화요일 잘 보내시길요!

서니데이 2025-02-11 08:12   좋아요 1 | URL
핫케이크는 두껍게 해도 맛있어요. 약불에 조절 잘 하면 되더라고요. ^^
 


2일이 성촉절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까먹고 지났는데 그리고 성촉절엔 크레페를 먹는다는 프랑스 풍습 자체를 아예 몰랐는데 최근 집에서 크레페 비슷한 걸 만들어 먹었더랬다. 신기한 일이다. 원래 이런 거 잘 안 만드는데 나도 모르게 성촉절 기운이 들어왔었나 보다......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오헬리엉 루베르・윤여진)로부터 옮긴다.

By Oscart2005.icledro - Own work, CC BY-SA 4.0


Candles - Gerhard Richter - WikiArt.org





우리 가족은 토요일 밤마다 크레페를 먹었다. 그래서 친구를 초대할 때도 주로 토요일 오후에 초대해서 같이 저녁을 먹고 크레페를 먹었다. 한국에 와서도 매주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이 습관을 지키고 있다.

프랑스에서 크레페는 한국의 떡볶이처럼 대표적인 간편 간식이다. 대학에서 프랑스 유학생들에게 축제 때 전통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아마 십중팔구 크레페를 만들 것이다. 프랑스에는 크레페를 먹는 특별한 날도 따로 있다.(중략) 2월 2일 성촉절chandeleur에도 크레페를 먹는다. 이 날은 성모 마리아의 순결을 기념하며 촛불 행렬을 하는 축일이다. - 미식의 나라는 의외로 까다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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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없는데이터 2025-02-10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세 유럽에서는 성촉절을 기점으로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찾아온다고 여겼다지요. 이 글을 읽으니, 마치 서곡 님의 서재에도 한 발 앞서 봄이 스며든 듯합니다. 봄처럼 따뜻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서곡 2025-02-10 13:07   좋아요 0 | URL
덕담 감사합니다 네 입춘 비슷한 느낌이더라고요 아직 많이 춥지만 결국 겨울이 가고 봄이 오겠지요 월요일 잘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