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집'(배수아 옮김)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친구 카이를 구하려고 집을 떠난 게르다는 순록을 타고 목적지에 도착한다.

Gerda and the Reindeer - Edmund Dulac - WikiArt.org 뒬락이 그린 이 삽화가 표지에 많이 쓰였다.


에드먼드 뒬락 일러스트북이 올해 1월 출간되었다.






순록은 바람처럼 앞으로 내달렸다. 나무둥치와 바위를 훌쩍훌쩍 뛰어넘고 커다란 숲과 늪지와 평원을 지나 최대한 빠르게 달려갔다.

순록은 전속력으로 길을 재촉했다. "빨리! 빨리!" 저 높은 곳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달리고 또 달려 마침내 붉은 열매가 열려 있는 덤불 가까이에 이르렀다. 순록은 그곳에 게르다를 내려 주고 입을 맞추었다. 커다랗게 번쩍이는 눈물방울이 순록의 뺨 위로 뚝뚝 떨어졌다. 그러고 나서 순록은 돌아서더니 올 때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전속력으로 가 버렸다. 이제 게르다는 홀로 남았다. - 눈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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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또다시 폭설 강타...스키객 사망 등 인명피해 잇따라]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hcd=&key=202502201103528933 오늘 뉴스로 아오모리 포함 일본의 폭설 소식이다.


아래 옮긴 글은 다자이 오사무가 고향을 다녀와 쓴 '쓰가루'에 인용한 본인의 수필 '고쇼가와라'가 출처이다.

2015년 2월 아오모리현 쓰가루고쇼가와라역 By M Murakami - CC BY-SA 2.0



cf. 릿터 51호에 박솔뫼의 '아오모리에서'가 실려 있다.






이모가 고쇼가와라에 계셔서 어릴 때부터 자주 놀러 갔습니다.

나는 이모에게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남자다운 용모가 아니어서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해 성격이 비뚤어져 있었는데, 이모만이 나를 멋진 남자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 용모에 대해 험담을 하면 이모는 정말로 분노했습니다. 모두 먼 옛날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 쓰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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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석별·옛날이야기'(다자이 오사무)를 읽고 있다. 1940년대 작이다.

2015년 2월 고쇼가와라역 By M Murakami - CC BY-SA 2.0


한국 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 18 다자이 오사무 쓰가루 https://sgsg.hankyung.com/article/2011100723921 (안보윤)





가나기는 내가 태어난 고장이다. 쓰가루 평야 거의 한복판에 위치한 인구 5,6천 명의 고장으로 이렇다 할 특징도 없지만 어딘가 도회풍을 약간 뽐내고 있다. 좋게 말하면 물처럼 담백하고 나쁘게 말하면 깊이가 없는 허세의 고장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서 3리* 정도 남하한 곳에 이와키 강을 따라 고쇼가와라라는 읍내가 있다. 이 지방 특산물의 집산지로 인구도 만 명이 넘는 것 같다. 아오모리, 히로사키 두 시를 제외하고는 인구 만 명 이상의 고장은 이 주변에는 없다.

이곳에는 이모**가 계신다. 유년 시절, 나는 생모보다 이 이모를 연모해서 실은 종종 고쇼가와라의 이모 집에 놀러 가곤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기까지는 고쇼가와라와 가나기, 이 두 고장 이외의 다른 쓰가루의 고장에 대해서는 거의 몰랐다고 해도 좋다. - 쓰가루

* 일본의 1리는 약 3940m로 한국의 1리 약 394m와 차이가 있다. ** 다자이의 어머니 다네의 여동생 기에. 다자이의 숙부와 결혼해 숙모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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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39984


입춘이 지나고 또 우수가 지나갔다. 언젠가부터 달력에서 절기를 찾아본다. 여전히 쌀쌀하지만 봄으로 터벅터벅 가는 길이다. 이 달도 어느새 이십일. 


작년 오늘의 포스트로부터 옮긴다. 무민 연작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가 출처이다. 폭풍 이후 바닷가 풍경으로서 무민마마의 버터통이 사라졌다.

* 작년 2월에 마신 커피인데 라테아트가 은행잎 모양으로 보인다.




무민마마가 안타까워했다.

"애들 샌드위치에 뭘 발라 주나?"

무민파파가 말했다.

"대신 폭풍이 다른 어떤 걸 가져왔는지 찾아봅시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 바닷가를 따라 걸으며 바다가 뭍에 뭘 던져 줬는지 살펴보자고요!"

그리고 모두 그렇게 했다.

무민마마가 생각했다.

‘잠깐 쉬어야지.’

그러나 이윽고 무민마마는 따스한 모래밭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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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단편소설 '문조'의 결말을 밝힙니다.


문조를 키우게 된 이 사람은 - 저자 본인의 분신으로 보이는데 - 문조에게 관심을 갖고 애정을 느끼지만 돌보는 일은 잘 하지 못하여 결국 문조는 죽는다. 실제 발생한 일화를 담은 느낌이 든다. 아래 옮긴 글의 출처는 '런던탑/취미의 유전(김정숙 역)'이다.


문조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8m0831a

문조(1927) By Bucknill, John A. S.; Chasen, Frederick N.; Kloss, C. Boden; Levett-Yeats, G. A. - CC BY 2.0


by rawpixel - CC BY 2.0


문조(1869) By John Gerrard Keulemans - Onze vogels in huis en tuin







돌아온 것은 오후 3시경이다. 현관에 외투를 걸고 복도로 해서 서재에 들어갈 요량으로 예의 툇마루로 돌아가니, 새장이 상자 위에 꺼내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문조는 새장 밑바닥에 발랑 뒤집혀져 있었다. 뻣뻣하게 모은 두 발이 배와 일직선이 되어 막대기처럼 뻗어 있었다. 나는 새장 곁에 서서 미동도 하지 않고 문조를 지켜보았다. 검은 눈을 감고 있다. 눈꺼풀 색은 파르스름 변했다. - 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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