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작가 케이트 쇼팽 단편소설 '데지레의 아기'(이북코리아) 중 마지막 대목으로부터 일부 옮긴다.


Picking Cotton, c.1926 - Hale Woodruff - WikiArt.org


이영애 배우가 낭독한 오디오북이 있다.


Cotton Pickers, Georgia, 1928 - 1929 - Thomas Hart Benton - WikiArt.org







데지레는 아이를 찾으러 갔다. 잰드리는 음침한 화랑 안에서 걷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고 작은 아이를 간호사의 팔에서 빼앗아서 계단을 내려와서 살아있는 떡갈나무 가지 아래로 걸어갔다.

그날은 어느 10월의 오후였다. 바깥의 들판에는 아직 흑인들이 목화를 따고 있었으며 해는 막 지고 있었다.

데지레는 입고 있던 엷은 실내복과 신고 있던 슬리퍼 차림 그대로였다. 머리에도 아무것도 쓰지 않았으며 그녀의 갈색 머리는 태양의 강한 빛의 반사로 인해서 황금색 머리 색깔로 보였다. 그녀는 밸먼드의 농장에서 멀리 떨어진 넓고 잘 다져진 길을 택하지 않았다. 그녀는 외진 들판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까칠하게 자란 풀의 그루터기로 인해 부드러운 그녀의 발은 멍이 들었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신발과 그녀의 얇은 드레스는 갈기갈기 찢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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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 '오만과 편견'(조선정 역)으로부터

Au Piano - Louise Abbéma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피아노 치는 영국 소설 속 여성들: 하프시코드에서 피아노까지 (18세기의 방, 2020.06.30, 이혜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03090&cid=62919&categoryId=62919 이 글에 언급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대화를 찾아 옮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처음 만난 사람들과 쉽게 대화하는 재주가 있지만 내게는 없어요." 다아시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잘하던데, 나는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그들의 관심사에 흥미 있는 척할 수 없습니다."

"내 손가락은 많은 여성들의 손가락처럼 완벽하게 피아노 위에서 움직이지 못해요."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그런 힘이나 속도가 없고, 잘 표현하지도 못해요. 하지만 연습하는 고생을 안 해서 그렇다고 언제나 내 잘못으로 여겼어요. 내가 우월한 실력을 가진 여성들처럼 능력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아시가 웃으며 대답했다. "완벽하게 맞는 말입니다. 당신은 나보다 연습을 많이 했군요. 당신의 연주를 듣도록 허락받은 사람은 누구라도 당신 솜씨가 부족하다고 못 할 겁니다. 우리 둘 다 낯선 사람 앞에서 보여 주지 않을 뿐입니다."- 제2권 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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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aladin.co.kr/790598133/14960714 작년 오늘의 포스트에 이어 '우리가 미처 몰랐던 터키 역사기행'(이종헌)으로부터 옮긴다. '세마젠'은 세마 춤을 추는 사람을 뜻한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svklimkin님의 이미지


[네이버 지식백과]수피댄스 [Sufi whirling]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80768&cid=40942&categoryId=31600




[샤머니즘과 동시대 퍼포먼스 예술을 담은 전시, ‘수피 춤을 추자!’ 개최]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1018500112&wlog_tag3=daum 작년 10월 기사.






긴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돌기 시작하면서 춤을 추는 수행자들은 점점 무언가에 빠져든다. 끊임없이 돌고 돌아 하늘에 닿을 듯 회전속도가 최고조에 이르면 가장 순수한 순간인 무아지경에 도달한다. 알라만을 생각하며 알라만을 기억하며 입으로 알라를 부르면서 몸을 돌리는 어느 순간 신과 하나되는 환희를 느낀다고 한다. 보통 30분 동안 이어지는 격렬한 회전이 끝남과 동시에 세마젠들은 정면을 향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반듯하게 멈춰 선다. 신과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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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5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05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래 옮긴 글은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첫 편 '스완네 쪽으로'(문예출판사)가 출처이다.

Chrysanthemums, c.1875 - James Tissot - WikiArt.org


cf. 프루스트 단편집 '밤이 오기 전에'를 찾아둔다.

October, c.1878 - James Tissot - WikiArt.org * [네이버 지식백과] 제임스 티소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48249&cid=40942&categoryId=34396



어느 날 밤, 그녀가 막 마차에서 내리고, 스완이 그녀에게 "그럼, 내일" 하고 말하자, 그녀는 급히 집 앞의 작은 뜰에서 철 늦은 국화 한 송이를 꺾어 떠나려던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돌아가는 동안 그것을 입술에 꼭 갖다 댔다. 며칠 뒤, 꽃이 시들어버리자 그는 책상 서랍 속에 그걸 소중히 넣어두었다.

어느 날인가는 한 해 예정으로 떠나는 꿈을 꾸었다. 스완은 열차 승강구에서 몸을 내밀고, 역에서 울면서 작별을 고하는 젊은이에게 함께 떠나자고 설득했다. 열차가 움직이자 불안감으로 잠에서 깨었다. 그는 자신이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과 오늘 밤도, 내일도, 그리고 거의 매일 오데트를 볼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그러자 아직도 꿈 때문에 놀란 상태에 있던 그는 자신을 거기서 벗어나게 해준 여러 가지 특별한 상황, 덕분에 오데트 곁에도 있을 수 있고, 이따금 그녀를 만나게 해줄 수도 있는 특별한 상황에 감사했다. - 2부 스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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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서 영드 '오만과 편견'(1995)을 발견하고 첫 회를 보았다. 명성은 들었으나 제대로 본 건 처음이다. 다아시의 관심을 끌기 위해 빙리 양이 뜬금 없이 방을 한 바퀴 도는 장면이 웃겨서 재미있게 본 후 책에서 그 대목을 찾아 읽고 옮긴다. (오래 전에 읽어 기억이 안 나더라.) 출처는 을유판.


오만과 편견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6a0750a




[콜린 퍼스 출세작 BBC '오만과 편견' DVD로 출시] https://v.daum.net/v/20060520121413672?f=o

드라마 '오만과 편견' 촬영지 By Karen Roe - Lacock Village & Abbey (NT) 25-09-2013, CC BY 2.0, 위키미디어커먼즈








빙리 양은 대답하지 않았다. 곧 일어서서 방을 걸었다. 그녀의 모습은 우아하고 걸음걸이는 훌륭했다. 이 모두가 다아시에게 보이려는 것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꿈쩍도 안 하고 책만 봤다. 절박한 심정이 된 그녀는 한 번 더 시도하기로 하고 엘리자베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라이자 베넷 양, 나를 따라서 방을 한 바퀴 돌아요.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가 걸으면 기분이 상쾌해져요."

엘리자베스는 깜짝 놀랐지만 즉시 동의했다. 빙리 양은 이 친절함이 의도한 진짜 목적에도 성공했다. 다아시가 고개를 든 것이다. 이 뜬금없는 친절에 엘리자베스만큼이나 그도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책을 덮었다. - 제1권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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