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늘 포스팅한 '여성철학자 에디트 슈타인' 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044921
에디트 슈타인 Edith Stein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2s4426a
'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원제 The Philosopher Queens: The lives and legacies of philosophy's unsung women)'로부터 발췌한다.
Philosophia (personification of philosophy), 1502 - Albrecht Durer - WikiArt.org
올해 출간된 '질문하는 여자 - 삶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지적 여행'은 '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와 동일한 책으로 보인다.
후설의 조교로서 슈타인의 주 업무는 시간의 현상학에 관한 후설의 기록물을 출판 가능한 원고로 제작하는 것이었다.
슈타인은 편집자에게 기대하는 일반적인 역할 이상의 일을 해냈다. 후설은 초고를 따로 챙겨 주지도 않았고, 원고를 고쳐 쓰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슈타인은 홀로 뒤죽박죽 섞여 있는 자료들을 모아 톤을 맞추고 순서를 재배치해 일관성 있는 철학 서술을 구성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가 초고를 만든 것이다.
슈타인은 조교 계약이 끝날 즈음 장래를 결정해야 했다. 그녀는 하빌리타치온(독일의 대학교 교수 자격)을 취득하고 싶었으나, 후설이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일반 대학을 떠나 가톨릭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1933년 나치가 정권을 잡게 되면서 재직했던 학교에서 강제로 쫓겨나게 되었다.
1928년 후설은 슈타인이 작업한 원고를 《내적 시간의식의 현상학(On the Phenomenology of the Consciousness of Internal Time)》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했다. 저작권은 후설에게 있었고, 이른바 편집자는 마르틴 하이데거였다.
하이데거가 출간을 위해 원고를 준비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겠지만, 원고의 상당 부분은 슈타인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것이 분명하다.
하이데거는 이 한마디만 끼워놓았을 뿐이다. [슈타인이 후설의 강의 속기록을 원고로 옮겨놓았다.]
슈타인의 사례는 철학계에서 여성의 현실, 곧 업적을 저평가하거나 완전히 무시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 제이 헤털리 (Jae Hetter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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