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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지나고까지'에 러시아 작가 안드레예프의 소설 'Gedanke(독역)'의 줄거리가 꽤 길게 소개되는데, 일본에서는 이 작품의 제목을 '마음'으로 번역했다고 한다. 안드레예프는 같은 내용으로 희곡도 썼으며 이 희곡은 '생각'이란 제목으로 우리 나라에 번역출간되어 있다.


소세키가 쓴 '마음(こころ)' 의 제목을 정함에 있어 안드레예프가 쓴 저 소설의 일역 제목이 혹시 (무의식적이라도) 영향을 준 건 아닌가 추측해본다. - 안드레예프의 '마음'은 1909년에 일역되었고, 소세키의 '춘분 지나고까지'는 1912년,  '마음'은 1914년 작이다. 


제목에는 게당케(Gedanke)*라는 독일어가 쓰여 있었다. 그는 러시아 책을 번역한 것이라고 가르쳐주었다.

*레오니트 니콜라예비치 안드레예프(1871~1919)의 소설 ‘생각’ 독일어번역본으로 소세키의 장서에 있다. (중략) 소세키는 ‘그 후’에서 ‘일곱 명의 사형수’를 언급하고 있다. ‘게당케(Gedanke)’의 영역은 ‘Thought.’ 우에다 빈이 번역하여 1909년 6월 ‘마음(心)’이라는 제목으로 간행했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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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곽재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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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걸 노리다가 못 끝내느니 짧게라도 완성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저자는 미완성 교향곡 같은 걸 함부로 꿈꾸지 말라고 조언한다. 잘 몰랐는데 곽재식 작가가 다작은 물론이거니와 다방면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생산성과 창의력이 높은 인물임이 틀림 없다. 


재미 없는 작품을 보면 자기가 뭘 재미 없어 하는지 체크해두라는 게 재미있고, 재미있는 장면들부터 쓰고 그 장면을 이어 써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필 받으면 먹지 말고 (대신 육포 같은 거 씹으며) 자지 말고 계속 쓰는 걸 체험해보라고도 권한다. 


'테레사 수녀님도 놀라는 기적의 주식 투자법'이란 상상의 제목이 나오기에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있는 책인지 굳이 확인해 보았다. 부자 되는 법에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는, 범상치 않은 학생이었던 것 같다. 

나는 중학생 시절에 이런 부류의 ‘부자 되는 법’ 책에 무척 관심이 많았다. 학교 도서관 관리를 맡았던 나는 신청도서 목록에 적당히 그럴듯한 교양경제서의 제목을 가진 부자 되는 법 책을 끼워 넣었다. 그런 책들은 한두 달이 지나면 어김없이 학교 도서관 서가로 배달되어 내 손아귀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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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현숙 - 꼭 읽어야 할 한국 대표 소설 69 꼭 읽어야 할 한국 대표 소설 69
나혜석 지음 / 더플래닛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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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현숙' - 먼저 읽은 '경희'처럼 여주 이름이 제목. 경희는 여학생, 현숙은 일하는 여성이다. 경희는 가족 안에, 현숙은 가족 밖에 있다. '현숙'은 나혜석이 이혼하고 가정의 바깥에서 썼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네이버 지식백과] 나혜석 작품집 (고전해설ZIP, 2009. 5. 10., 지식을 만드는 지식)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730748&cid=60608&categoryId=6060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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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사판 '춘분 지나고까지'의 작품해설(정혜윤)로부터 옮겨둔다. 이 글은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시작해 볼까요?'에도 실려 있다.

Spring (The Earthly Paradise), 1660 - 1664 - Nicolas Poussin - WikiArt.org


사랑한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 이것은 어떤 순간에는 반드시 나의 자아를 뛰어넘게 내부로부터 요구당하고 나의 자유를 타인의 발 아래 던져놓을 수밖에 없게 한다. 있는 힘껏 ‘밖으로’ 나갔다가 나 자신을 타인의 호의적인,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신비롭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처분 아래 맡겨놓게 된다. - 정혜윤(해설) -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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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소설집 '여름의 빌라'에 실린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창작과비평』 2019년 봄호 발표)가 2020 현대문학상 수상작이다. 하성란 작가의 본심 심사평으로부터 일부 옮긴다.

Mistress of the House, 1896 - Konstantin Korovin - WikiArt.org



수상작으로 결정된 백수린의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를 읽으면서 놀랐다는 것부터 고백해야겠다. ‘고요한 사건’에서부터 이 작가의 소설을 따라 읽어왔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고요한 사건’ 속 "문고리만을 붙잡은 채 창밖"으로 떨어져 내리는 "새하얀 눈송이"를 황홀하게 지켜보고 있는 ‘나’의 모습 위로, 어느새 문밖으로 뛰어나가 건물 잔해 위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자신의 욕망과 대면하고 있는 희주의 모습이 겹쳐졌다. 작품의 완성과 함께 작가의 일부도 완성된다는 동료 작가의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 P402


심사과정 중 이 소설의 소재가 주는 기시감에 대해 말하면서 여러 소설이 언급되기도 했다. 한때 감탄하며 읽은 소설들이었으나 곰곰 생각해보니 여러 가지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위악적이거나 자학적일 수밖에 없었다. 학습되고 체득된 모성애와 그에 따른 죄의식을 피해 갈 수 없었다. - P403


작가는 죄의식의 그림자가 아니라 고통스럽지만 낯선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를 읽으면서야 나는 여성으로서 불온하다는 손가락질에 눌러왔고 숨겨왔던 내 욕망에 대해 비로소 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작가의 완성’에 깊은 축하의 말을 보낸다. (하성란) -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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