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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쇼조와 두 여자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17년 9월
평점 :
고양이를 소재로 애정사와 부부생활, 개인과 가족의 관계를 길지 않은 분량으로 잘 풀었다. 지금도 발생하는 현대적인 재미난 이야기.결혼에서 경제적 여건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면도 눈에 들어온다. 여자건 남자건 자산이 있어야 좋은 배우자감이 되는 사회적 고려가 근대에 와서 개인의 자립이 더욱 중시되는 사정과 맞물려 희비극이 무겁지 않게 펼쳐진다.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듯이.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그 뒤가 궁금하지만 무리 없이 와닿는다.
마침 이 근방은 국도변에서도 인가가 드물고 남쪽에는 식용 개구리를 키우는 연못이 있고, 북쪽에는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서 새로 만든 커다란 돌로 된 국도 지장보살이 서있을 뿐이다. 또 이 병원 뒤로는 논이 이어져 있고 훨씬 멀리에는 한큐 선로 주변의 산들이 바로 방금 전까지 티 없이 맑은 공기 속에서 또렷하게 보였었는데, 어느새 황혼의 푸르고 옅은 안개에 싸여가기 시작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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