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는 임솔아가 멜빌의 '빌리 버드'를 여성퀴어서사로 재창작한 단편이다. 개인창작집 '눈과 사람과 눈사람'과 고전을 모티브로 쓴 퀴어물을 묶은 단체작품집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에 실려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Billy_Budd

https://youtu.be/Hh4HzACZOOQ '빌리 버드'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 배우 드니 라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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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솔아의 빌리 버드
    from 에그몬트 서곡 2024-01-20 15:55 
    전에 임솔아 작가의 단편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를 읽고, 리라이트된 원작인 허먼 멜빌의 소설 '선원, 빌리 버드'까지 찾아 읽었더랬다. 악스트 2020.11.12호의 임솔아 인터뷰에 있는 관련 내용을 옮겨둔다. * 빌리버드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3895a영화화된 멜빌의 '빌리 버드' 1962 By Reynold Brown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임솔아 작품집 마지막에 실린 표제작 '눈과 사람과 눈사람'은 담담하고 단단하여 여운이 깊다. 눈사람은 녹는다. 그러나 다시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면 새 눈사람을 만들 수 있다. 동화 '겨울 아이'와 디즈니 만화영화 '겨울왕국'의 올라프가 떠오른다. 결말이 슬프지만은 않다. 겨울은 또 돌아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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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지 평론선집 목록을 읽다가 권택영이란 이름을 보았다. 책소개에 따르면 당대에 드문 여성 평론가라고. 롤리타 민음사판 역자랑 동명. 찾아 보니 동일인이 맞다. 작년에 감정에 관한 연구서도 내셨다. [[감정은 무엇인가…키워드 7개로 설명하는 '감정의 모든 것' 평론가 권택영, 문학·심리학·뇌과학 섭렵한 '감정연구' 출간]]https://www.yna.co.kr/view/AKR20210629102200005

Cover of the first edition of Lolita by Vladmir Nabokov 1955 퍼블릭도메인,위키미디어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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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해경의 일러스트책 '겨울 꿈'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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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다. 원제 'Wintering' - '겨울나기'나 '겨우살이' 또는 '월동'. 겨울이 매우 길고 혹독한 나라나 지역에 살면 실감이 더 생생해지겠지만, 추위에 약해서인지 지금 여기의 겨울을 사는 일 역시 쉽지는 않다. 


논픽션인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광경은 저자의 겨울 해수욕이다. 해안가에 사는 저자는 계절과 날씨에 상관 없이 일년 내내 수영하는 모임을 소개 받고 겨울 바다로 간다.엄청난 강추위와 두려움을 겪으나 막상 물 밖으로 뛰쳐 나오자마자 또 하고 싶어진다. 


인디언 서머 9월(프롤로그)에 시작해 얼음이 녹은 후인 3월 말(에필로그)이 되면 이 책이 끝나는데, 겨울이 끝나는 3월에 저자는 실비아 플라스의 시 'Wintering'(번역 시전집에 '겨울나기'로 실려 있다)을 이야기하며 그녀를 추모한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플라스의 '윈터링'은 원래 시집 에어리얼(Ariel)의 마지막이었으나 사후 딴 시 두 편을 추가하여 재편집했다고 한다. 


우리 절기로 입춘이 지났지만 여전히 춥다. 우수 경칩을 지나 춘분은 되어야 봄 기운을 느낄 것 같다. 아직 겨울이 오래 남아 있어 어쩌면 다행이다. 

바다를 응시하는데 한 번 더 하고 싶은, 다시 들어가 그 수정처럼 투명한 몇 초 동안 극강의 추위 속에 존재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나의 피가 혈관 속에서 생기 있게 빛나는 느낌이었다. 나는 두 번째에는 바다를 정복할 수 있고, 그 얼어붙을 듯한 추위 속에서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극한의 추위와 맞닥뜨리는 것은 우리를 상투적인 표현인 ‘지금 이 순간‘으로 데리고 갔다. 이 순간, 우리의 정신은 과거나 미래에 연연하거나 끝없는 할 일 목록을 적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추운 바다는 잠시나마 우리를 각자가 지나는 겨울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했고 우리의 가장 암울하고 연약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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