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집 '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을 쓴 일본 동화작가 이시이 모모코의 작품 중 우리 나라에 번역된 비룡소 그림책 '혀 잘린 참새'(현재는 절판)는 오리지널 창작은 아니고 일본 민담이다. 


아래 글은 '일본 단편 동화집'(예이 테오도라 오자키)에 실린 '혀 잘린 참새'로부터 가져왔다. 

혀 잘린 참새 By 호쿠사이 -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가쓰시카 호쿠사이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63XX18800067











부인은 한참을 걸어서야 남편이 알려준 대나무 숲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큰 소리로 외쳤다. "혀 잘린 참새의 집이 어디냐? 혀가 잘린 참새를 찾고 있다!"

"우리 남편이 받은 대접 같은 것은 나에게 전혀 필요 없다. 남편이 고르고 남은 다른 상자 하나를 가지러 온 것이다. 그 상자만 주면 당장 여기서 나갈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단지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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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1-06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혀잘린참새 이야기를 전에 읽었던 것 같은데, 오래되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일본 민담이나 고전 동화는 낯설지만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어요.
서곡님, 주말 잘 보내세요.^^

서곡 2024-01-06 22:05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상하고 짠한 그런 이야기요 ㅎㅎ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요!
 

최은미 소설집 '목련정전' 수록작 '겨울 고원'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정선아리랑열차 By Jeon Han, Korea.net - CC BY-SA 2.0, 위키미디어커먼즈 2015년1월


[네이버 지식백과] 정선 아리랑 열차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609838&cid=43667&categoryId=43667 [코레일 정선선은 '지역 이어주는 동맥']http://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121814432110483


최은미 작가는 소설 '정선'을 썼다. https://v.daum.net/v/20180707030112840



발밑에서 시작해 시야 끝인 하늘과의 경계선까지, 파도처럼 펼쳐진 겨울 산맥들이 흰빛으로 덮여 있었다. 밤새 영하의 골짜기를 떠돌던 물 입자들이 나뭇가지에 얼어붙으면서 피운 상고대였다.

제욱은 겨울 산에 포위된 듯 서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나무에 맺힌 얼음꽃들이 가까이에 다가와 있었다. 제욱은 심호흡을 하며 눈을 감았다. 속눈썹 끝으로 다른 기운이 새어드는 게 느껴졌다. 제욱은 알 수 없는 안타까움 속에서 눈을 떴다. 멀리 고원 끝에서, 미처 어찌할 새도 없이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고원의 한겨울 바람은 상상을 초월했다. 방한 비닐을 두른 산막이라고 해도 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추위에 떠는 필상과 달리 사내는 겨울 산에서 나서 겨울만 살아온 사람 같았다.

겨울 산에서는 멧돼지나 삵 같은 것들이 틈만 나면 내려왔다. 몇 해 전만 해도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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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4-01-05 14: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어젯밤에 이거 읽고 잤어요. 겨울밤에 한편씩 읽기 넘 좋은(!) 거 같아요.(엊그제 목련정전 읽고 자서 악몽 꾼 사람)

서곡 2024-01-05 14:19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계절 풍경 묘사가 아름다워요 ...악몽 ㅋㅋ

유수 2024-01-05 14:33   좋아요 1 | URL
악몽 싫어하지 않아요 그래도 참 단순하죠 저란 사람ㅋㅋㅋ 덕분에 정선 담아둡니다.

서곡 2024-01-05 14:41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심플한 유수님 오후 잘 보내세요 저는 정선아리랑열차 맘에 담았습니다 ㅎㅎ
 


사진: Unsplashhannah grace





독자가 우리의 글을 읽으면서 이를테면 습관적인 꼼지락거림이나 가망 없는 칭얼거림 같은 것을 발견하더라도 그 때문에 언짢아하지 마라.

그런 목소리나 습관을 숙지하고 그것을 드러내고 심지어 실험하듯 과장함으로써만, 우리는 점진적으로 그것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미묘한 형태로 글에 스며들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스스로 자기 글의 피드백 과정을 주관할 때 더 많이 배운다 - 결국 그것이 목표이기도 하고.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글을 쓸 때 머뭇거리게 만드는 주된 장벽을 극복하는 데 보탬이 된다. 무기력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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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4-01-05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좋은 글이네요. 에리히 프롬 애정합니다 저 책 마저 읽어야하는데ㅋ서곡님 쌀쌀한데 감기조심하세요! ^^

서곡 2024-01-05 14:07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ㅎㅎ 미미님도 오후 잘 보내세요~~~
 

'모두가 듣는다'(루시드폴)가 아래 글의 출처이다. 작곡가 본인의 해설을 읽으며 신곡을 듣는다. 야샤 하이페츠가 연주한 바흐 'G선상의 아리아'가 이 곡의 모태라니! 하이페츠-바흐로 검색하여 품절되지 않은 음반을 찾아둔다.


https://youtu.be/XuD1fi8O34g


G선상의 아리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4940&cid=50334&categoryId=50334

Heifetz Live 1942 Air on G String (Bach) https://youtu.be/sm5QFzZcdYc 야사 하이페츠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7XXXXXX1907


[네이버 지식백과] 바흐, 관현악 모음곡 제3번 [J. S. Bach, Orchestral Suite No. 3 in D Major, BWV 1068]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44275&cid=40942&categoryId=33011 


‘Aviiir’는 아무 의미도 없는, 만들어낸 단어입니다. ‘아리아’aria를 뜻하는 영어 단어 air의 i(1) 대신 로마 숫자 viii(8)를 끼워 넣은, 말놀이라고 할까요.

<Aviiir>의 재료가 된 음악은 1942년에 야샤 하이페츠Jascha Heifetz가 연주한 바흐의 곡 <G선상의 아리아Air on the G String>입니다. 80년을 건너온 이 위대한 연주를, 마치 빵 반죽처럼 늘어뜨리고 주무르다 보니, 아름다운 현악기 소리가 장중한 합창단의 노래처럼 변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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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연출한 김희정 감독은 원작이 수록된 책 '바깥은 여름'을 저자 김애란 작가로부터 직접 선물받았다고 한다.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김희정 감독X김애란 작가 함께한 스페셜 GV 성료!]https://naver.me/GLSHYLUL


이 단편소설은 『21세기문학』 2015년 가을호 발표작인데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도 이 때 같이 실렸다.


https://youtu.be/y59HuMy6Wi0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헤이 시리, 오늘 날씨는 어때?]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73XXXXKS5898 (과학향기)


박하선 배우와 그녀의 배우자인 류수영 배우의 오디오북을 발견했다.

 

—어디로 가는 경로 말씀이세요?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죄송해요. 잘 못 알아들었어요.
—……

—당신은 정말 존재하나요?
작은 고요. 시리의 캄캄한 얼굴 위로 가느다란 실금이 갔다. 몇 초 후 익숙한 음성이 들렸다.
—죄송합니다. 답변해드릴 수 없는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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