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에 관한 보고서 열림원 이삭줍기 13
실비나 오캄포 지음, 김현균 옮김 / 열림원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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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로서는 단행본 전체를 다 읽어본 아르헨티나 여성 작가 아니 나아가 라틴아메리카 여성 작가로 처음인 것 같다. 한편 스페인어권 여성 작가로서도 처음일 것이다. 다른 세계를 꿈꾸며 탈주하고자 하는 몽상을 밑그림으로 하여 자유와 욕망 사이의 줄다리기를 화가가 붓질하는 것처럼 때로는 듬성듬성 때로는 촘촘하게 써놓았다. 개별 작품의 길이가 짧고 문체는 현란한 편에 가깝다. 현재의 계절과 연관시키자면, 초여름밤의 꿈들 같다. 이 작가의 장편은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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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 곰곰나루 명작선 1
테네시 윌리암스 지음, 김정학 옮김 / 곰곰나루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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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가 위대한 개츠비를 쓴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와 그의 부인 젤다를 소재로 쓴 희곡이다. 작가로서 유명세를 얻은 스콧보다도, 재능을 살리기 어려웠던 젤다에게 초점을 더 맞추고 있어서 이 희곡은 친여성주의적 공간을 제공한다. 그러나,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세계에, 여성의 불행에 관심이 많지만 결국 여성이 비참해진다는 점에서 (여성학대 비슷한) 잔인성이 내재한다는 설명을 읽었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어머니는 미국 남부의 가치에 애착을 가진 여성이었고 -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의 블랑슈나 유리동물원의 어머니가 떠오른다 - 가까운 사이였던 누이 로라는 오랜 시간 정신병원에서 지냈다고 하니, 그가 보고 겪은 그녀들의 삶과 관계로 인해 비관적인 결론 쪽으로 떠밀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왜 젤다였을까? 남부 앨러배마 출신인 그녀가 일반적인 남부 여성들과 달리 살려고 분투한 모습이 같은 남부 출신인 테네시 윌리엄스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일까? 책 소개에 나오듯이, 불행했던 자신의 누이를 젤다에게 투영시키려고? 단순하지 않았을 테네시 윌리엄스의 내면을 나름대로 그려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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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봄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4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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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리스티가 딴 이름으로 발표한 소설 시리즈 중 하나이다. 읽는 내내 차 한 잔 하면서 크리스티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을 받았다. 부유한 국가 영국에서 평범하고 유복하게 잘 자란 외적 환경과 갖가지 감정이 드리워진 여성적 체험(행복과 불행이 다 있다)이 담긴 튼튼하고 우아한 찻주전자 같은 소설로서, 부부생활도 중요한 주제이긴 하나, 엄마와 자신, 자신과 딸 - 두 모녀관계와 모성애가 홍차처럼 우러난다. 시대적으로는 전쟁(여기서는 1차 세계대전)이 가족과 개인에게 강요하는 공포와 고통, 불확실성 또한 이 책이 알게 모르게 던지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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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빛을 걷으면 빛 New Face Book
성해나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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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배포된 이 책에는 최근 작품집이 나온 성해나 작가의 단편 '화양극장'과 인터뷰 등이 실려 있다. '화양극장'은 저자의 등단작 '오즈'의 연작이나 후속작으로 봐도 될 듯한 설정이다. 같은 인물들은 아니지만 젊은 여성과 노년 여성 사이에 의미로운 관계가 생긴다. '오즈'에서도 여성들은 극장에 가는데, '화양극장'에서는 극장이 아예 전면으로 나서고 고전영화들이 촘촘하게 출몰한다. 


이 소책자의 내용에 따르면, 성해나 작가의 이름 '해나'는 엄마가 지은 것으로 '해가 나다'란 뜻이고, 소설집 제목 '빛을 걷으면 빛'은 차도하 시인의 '조찬'의 한 구절을 변형해서 지은 것으로서 '화양극장'에 나온 대사와 연결되며, 소설집 수록작 '김일성이 죽던 해'는 천용성의 앨범 제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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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플랜더스의 개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6
위더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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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 선언' 을 읽고 어린 시절 동화와 만화로 본 '플랜더스의 개'를 완역본으로 읽었다. 흠, 리뷰 작성에 스포일러 포함을 누르니 이 도서는 그 옵션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뜬다. 하긴 이 이야기를 모르는 '어른'은 거의 없겠지. 이 동화는 크리스마스 이야기이도 하다. 저자는 슬픈 결말로 끝내 현실의 비극을 직시하라며 경종을 울리려고 했던 것 같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도 생각난다.) 작품 해설을 보니 저자의 이름 위다 (Ouida)는 필명이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직업을 가지려고 작가가 되어 크게 성공하여, 작품을 많이 쓰고 풍족하게 살았지만, 말년에는 강아지들과 함께 - 저자 소개에 따르면 서른 마리 - 가난한 노년을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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