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blett in a 17th-century Danish manuscript illustration - Hamlet by Thompson and Taylor,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커먼즈 * https://en.wikipedia.org/wiki/Amleth

덴마크 역사가 삭소 그라마티쿠스가 저술한 《덴마크 연대기》 중 〈비타 암레티(암레트의 덕)〉가 이야기의 원 재료이다. 암레트 왕자가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한 왕위 찬탈자에게 복수하는 내용의 이야기인 〈비타 암레티〉는 셰익스피어 당대에 유럽 전역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1570년 프랑소아 드 벨레포레스에 의해 〈역사의 비극〉이란 작품으로 프랑스에서도 소개된 바 있으며, 1589년 런던에서는 훗날 〈원(原) 햄릿〉이 라 불리게 되는 햄릿 극이 상연되었다. 작가는 토머스 키드로 추정되는데, 현재는 전하지 않는 이 작품에 기초해 셰익스피어는 〈햄릿〉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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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입춘,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을 정경화 연주로 듣는다.


Spring Spreads One Green Lap of Flowers, 1910 - John William Waterhouse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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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ons of Edward IV of England 1880 By Pedro Américo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런던탑'에 나온 두 왕자 이야기를 밑줄긋기로 아래에 옮긴다. 어릴 때 동화나 만화로 읽은 것 같다. 희미하게 장면이 그림으로 떠오른다.

형이 아름답고 맑은 목소리로 무릎 위의 책을 읽는다.

"자신의 눈앞에 자신의 죽어가야 할 때의 모습을 그려보는 이야말로 축복 있을진저. 날이 날마다 앉으나 서나 죽음을 기도하라. 머지않아 주 하느님 곁으로 가는 이, 무얼 두려워하리오……."

아우는 세상에 둘도 없는 슬픈 목소리로 ‘아멘’을 뇌인다. 때마침 멀리서 불어오는 초겨울 찬바람이 높다란 탑을 흔드는가 하자, 벽이 무너질 듯 쿵 요란스레 울리기 시작한다. 아우가 화들짝 형 어깨에 얼굴을 가져다댄다. 눈처럼 하얀 이불 한 귀퉁이가 훌러덩 뒤집혀진다. 형은 또 읽기 시작한다.

"아침이라면 밤이 되기 전에 죽는다고 생각하라. 밤이라면 내일이 있음에 매달리지 마라. 각오야말로 고귀한 것. 누추한 죽음이야말로 또 한 번의 죽음이로다……."

아우는 또 ‘아멘’을 뇌인다. 그 소리가 덜덜 떨고 있다. 형은 조용히 책을 덮고 작은 창문 쪽으로 걸어가 바깥을 보려 한다. 창문이 높아 키가 닿지 않는다. 걸상을 가져와 그 위에 올라서서 발돋움을 한다. 자욱한 검은 안개 저 끝에서 희미한 겨울해가 비추인다. 도살한 개의 생피로 그 한 곳만 오려내어 물들인 듯한 느낌이다. 형은 "오늘도 또 이렇게 저무는가?" 하고 탄식하며 아우를 돌아다본다. 아우는 단지 "추워."라고만 대답한다. "목숨만이라도 건질 수 있다면 큰아버님한테 왕위를 물려줄 텐데." 형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아우는 "어머님을 만나고 싶어."라고만 말한다. 이때 저쪽에 걸려 있던 태피스트리 속 여신의 나체상이 바람도 없는데 두세 번 너풀너풀 움직인다.

홀연히 무대가 빙빙 돈다. 탑 문 앞에 여자가 홀로 검은 상복을 입고 꿈인 양 서 있다. 얼굴은 창백하고 까칠하게 여위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기품이 넘치는 부인이다. 이윽고 자물쇠 따는 소리가 들리고 끼익, 하고 문짝이 무겁게 열리자 안에서 사내가 하나 나와 부인 앞에 공손히 절을 한다.

"만나는 걸 허락받았는가?" 하고 여자가 묻는다.

"아니옵니다." 측은하다는 듯 사내가 대답한다. "만나게 해드리고 싶어도 국법이 추상같사오니 체념해 주시옵소서. 제 힘이 못 닿음을 용서해주소서." 그리고는 갑자기 입을 한일자로 굳게 다문 채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호 안쪽에서 농병아리 한마리가 훌쩍 튀어오른다.

여자가 목덜미의 금목걸이를 풀어 사내에게 건네며, "그저 한순간 얼핏만 보아도 한이 없겠네. 내 이 소망을 그대는 들어주지 않으려나." 하고 간절히 청을 넣는다.

사내는 목걸이를 손가락 끝에 감고 생각에 잠기는 눈치다. 농병아리가 휙 물 속에 잠긴다. 잠시 후 사내가, "옥지기는 옥의 법을 부수지 못하옵니다. 왕자님들은 별 탈 없이 있사오니 그리 아시고 돌아가 주시옵소서." 하며 금목걸이를 되돌려준다. 여자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돌위에 떨어진 목걸이가 쨍 날카롭게 운다.

"도저히 못 만난다는 얘긴가?" 여자가 묻는다.

"황송하오나." 문지기가 단언한다.

"검은 탑 그림자, 단단한 탑벽, 인정 없는 탑지기." 여자가 중얼거리며 하염없이 운다.

이 단편은 사실처럼 죽죽 내려썼지만 실은 그 태반이 상상의 산물이므로 읽는 이는 그런 마음으로 읽기를 바란다. 탑의 역사에 관해서는 희곡적으로 재미있을 듯한 사건만 골라 삽입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군데군데 부자연스러운 흔적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가운데 엘리자베스(에드워드4세의 왕비)가 유폐 중인 두 왕자를 만나러 오는 장면과 두 왕자를 죽인 자객의 술회 장면은 셰익스피어의 역사극 <리처드3세> 속에도 있다. 셰익스피어는 클라렌스 공작이 탑 속에서 살해당하는 장면을 그릴 때는 정공법을 이용,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왕자를 교살하는 장면을 그릴 때는 암시적 수법을 이용, 자객의 말을 빌려 이면에서 그 모양을 묘사하고 있다. 일찍이 이 희곡을 읽었을 때 그 점을 제일 재미있게 생각했으므로 그 취향을 그대로 이용해보았다. 그러나 대화의 내용, 주위의 광경 등은 물론 내 공상으로 셰익스피어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 런던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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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세이레가 보여주는 ‘세 마녀의 멕베스’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316391 맥베스를 재창작한 연극이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아예 마녀를 해녀로 변신시키는 설정도 괜찮겠지 싶다. 기사를 보니 맥베스를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는 내용은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시킨다. '세 마녀' 포스터는 퓌슬리의 그림으로부터 영감 또는 영향을 받은 것 같다.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Henry-Fuseli

'Macbeth', Act I, Scene 3, the Weird Sisters, 1783 - Henry Fuseli - WikiArt.org


Lady Macbeth Seizing the Daggers, 1812 - Henry Fuseli - WikiArt.org


Macbeth, Banquo and the Witches, 1794 - Henry Fuseli - WikiArt.org


The Nightmare, 1781 - Henry Fuseli - WikiArt.org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447945&cid=63854&categoryId=6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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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2-03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푸셀리를 처음 접한 그림은 <the nightmare> 였습니다.
전율을 느낄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서곡 2023-02-03 18:48   좋아요 1 | URL
예 그 그림이 제일 유명하더군요 ... 저 위 네이버지식백과 설명 발췌를 해오진 않았는데 ˝국내 연구에서 퓌슬리는 주로 영국 낭만주의 작가 중 한 명으로 다루어지며 ‘악몽’ 외 작품에 대한 분석이 미진함으로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끝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qUxn4Bizj6s 2021년 2월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으로 공개된 햄릿 - 왕자가 아니라 공주다. 이봉련 배우는 이 연기로 백상연기대상 여자연기상을 받았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10228_0001354120&cID=10701&pID=10700 "착한 공주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나쁜 공주는 뭐든 할 수 있지"라는 대사가 있다고 한다.

https://youtu.be/SqHtkY9jllM 덴마크 여배우 아스타 닐센이 햄릿 역을 한 1920년 영화로서 딸인데 아들로 키워졌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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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2-03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봉련 배우 요즘<일타 스캔들>에서 보고 있는데 와...!!
˝착한 공주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나쁜 공주는 뭐든 할 수 있지˝ 멋짐 뚝뚝ㅋㅋㅋ

서곡 2023-02-03 11:32   좋아요 2 | URL
네 감초로 맹활약하시는그분이심요 ㅋㅋㅋ 멋집니다!!!

그레이스 2023-02-03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새 셰익스피어 탐독 중이시군요

서곡 2023-02-03 17:46   좋아요 1 | URL
최근 읽은 책들에 햄릿과 맥베스가 언급되어 집었는데요 여기서 일단 멈출지 더 읽을지 아직 결정을 못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