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로 연못 2010년 XIIIfromTOKYO - 投稿者自身による著作物, CC 表示-継承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1025691


* '책만 읽어도 된다' 저자 모나리자 조혜경 님의 '산시로' 리뷰 https://blog.aladin.co.kr/756019142/12327989


참고 https://m.sedaily.com/NewsView/1OAYFF77GD#cb (석현수)

내게는 꿈에 그리던 ‘산시로의 연못’에 갈 수 있는 기회였다. 당시는 막 봄이 끝나고 여름으로 넘어가던 때였다. 무척 햇볕이 뜨거운 날씨 였지만 소세키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해서 더운 날씨 정도는 핑계가 되지 못했다.

산시로의 연못은 도쿄대 안에 있었다. 전철 역에서 내려 지도를 보며 한참을 걸어 도쿄대에 도착했다. 교정 안은 고색창연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한참을 걸은 끝에 드디어 ‘산시로의 연못’ 내력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고, 초록색 연못이 눈에 들어왔다. 물이 맑지는 않았다. 연못 입구에는 잉어 떼가 헤엄치고 있고 연못 둘레로는 숲이 울창했다. 빽빽한 나무들 탓에 햇빛이 안 들어 올 정도였고, 서늘해서 그런지 바위로는 온통 초록색 이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다시 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연못 둘레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3-03-06 1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멋있네요
산시로 연못, 그런 글이 나올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 다시 기사 읽어보니 소설을 기념해서 후에 만든 거군요.
그래도 낭만적입니다
한번 가보고 싶네요~^^

서곡 2023-03-06 11:09   좋아요 2 | URL
오래전 동경 갈 일 생겼을 때 저는 먼발치에서 슥 보기만 하고 지나쳤는데 모나리자님은 자세히 보고 오셔서 글로 남기셨네요 ㅎ

모나리자 2023-03-06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의 페이퍼 글 보니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산시로의 연못! 도쿄대 구내식당 점심도 맛있었지요. ㅎ 감사합니다. 서곡님 새 한 주도 화이팅 하세요.^^

서곡 2023-03-06 13:0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세컨 챈스가 생기면 연못으로 가까이 다가가 상세히 보고 싶어집니다~ ㅎㅎ 월요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ㅋ

서곡 2023-03-06 13:11   좋아요 1 | URL
구내식당도 가보고요 ㅋㅋ 저는 대학 근처에서 커피 마신 추억이 있네요... 오후 잘 보내시길요~

모나리자 2023-03-06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곳을 다녀온지 벌써 5년이 되어가네요. 여행 기회가 되면 다시 들러보고 싶네요. 편안한 오후 되세요.^^
 

[「세르기 신부」는 주인공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갈등과 성찰, 죄로 인한 파멸, 그리고 갱생의 과정을 따라가는 소설이다. 같은 맥락에서 Freeborn은 이 소설을 「악마」와 비교해 영적인 삶과 육욕 간의 투쟁을 보다 더 심리적인 면에서 완성도 높게 그려냈다고 평한다. 세르기 신부의 수도생활 22년은 신과의 관계를 정립하는 내면의 성찰과 혹독한 번민에 방점이 찍혀 있다. 육욕과 공명심과 같은 죄(sin)는 바로 신과 인간(수도사)의 관계에 개입하는 중요한 장애물이다.]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152544 (윤새라)


세르게이가 은둔생활을 시작한 지도 6년이 지났다. 이제 그의 나이도 마흔아홉 살이었다. 그의 인생은 지난했다. 단식이나 기도 때문이 아니라 그가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내적 갈등 때문이었다. 갈등의 원인은 두 가지, 바로 의혹과 욕정이었다. 이 두 가지의 적은 항상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그에게는 이것이 두 가지 다른 적인 것처럼 느껴졌지만 실은 하나였다. 의혹이 사라지면 바로 욕정도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두 가지를 별개의 악마적 속성을 지닌 것이라 생각하고 각각 싸우고 있었다.

‘진짜 이 침상은 나의 관이 되는 것인가?’ 그는 기도했다. 그때 어떤 악마가 그에게 소곤거리는 것 같았다. ‘독수공방하는 침상이 바로 관이지.’ 그러자 그는 예전에 함께 지냈던 과부의 어깨를 상상 속에서 보았다. 그는 고개를 흔들고 기도를 계속했다. 계명을 외우고 나서 그는 복음서를 들고, 그가 자주 반복하여 외우는 부분을 펼쳤다. ‘주여, 믿나이다. 저의 약한 믿음을 구원하소서.‘

그는 치미는 의혹을 진정시켰다. 그는 기우뚱거리는 물건을 잘 세워놓을 때처럼 자신의 신앙을 흔들리는 다리 위에 세워놓고 깨지거나 뒤집히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물러섰다. 의혹의 그림자가 걷히자 그의 마음이 진정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에 하던 기도를 반복했다. ‘주여, 저를 인도하소서. 인도하소서.’ 그러자 그의 마음이 가벼워졌을 뿐만 아니라 기쁨과 감동이 충만해졌다.

그는 찾아오는 환자들을 거절할 수 없어서 찾아온 모두에게 안수기도를 했고, 많은 사람의 병이 나았다. 신부 세르게이의 명성은 점점 더 커졌다. 그렇게 9년간의 수도원 생활과 13년간의 은둔생활이 지나갔다. 신부 세르게이는 이제 장로다운 풍모를 갖추게 되었다. 그의 턱수염은 긴 백발이 되었으나 머리칼은 숱이 많진 않지만 여전히 검고 고불거렸다. - 신부 세르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년 11월 공연이다. [제주 극단 공육사 ‘제주 맥베스’ 4~5일 공연]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09179


[세 마녀가 펼치는 탐욕과 파멸의 연극놀이 - 극단 세이레의 ‘세 마녀’] http://www.jejuilbo.net/news/articleView.html?idxno=146354 세 마녀가 중심이 되어 풀어낸 '맥베스'로서 2020년 제주에서 공연된 연극이다.


오손 웰즈의 영화 '맥베스'(1948) 도 담아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래에 톨스토이 '신부 세르게이' 주요 내용이 나옵니다. 


[수도사가 되기 전 카사츠키였을 때나 수도사가 되어 세르기 신부가 된 후에도 그는 여전히 목표를 세우고 그를 달성하는 완벽주의자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이 이룬 성과에 자부심을 느끼고 본인이 판단하기에 허물이 많은 주위 사람들을 비판적으로 대한다.바로 그렇기 때문에 수도사 생활 초기에 수도원장과 충돌하고 그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스승의 조언을 받아들여 은자가 된다. 그러나 그의 자부심은 사라지지 않아서 믿음이 약한 신자들을 경시한다.]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152544 (윤새라)



카사츠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자신의 우월의식을 수도원에서도 느꼈다. 그는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나 완벽함에 도달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군대에서 그가 요구된 것 이상의 것을 해내는 나무랄 데 없는 장교였듯이, 수도사로서도 카사츠키는 완벽의 경지에 이르고자 노력했다. 그는 행동도 생각도 언제나 근면하고 절제되고 온유하고 순수했으며, 또 순종적이었다. 특히 순종이라는 덕목은 그의 삶을 편하게 만들었다. 대도시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했기에 수도원에는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고, 자연스레 그가 수도원의 엄격한 규제가 힘이 들 때면 그는 이 모든 것을 순종의 마음으로 이겨 나갔다.

그를 괴롭혔던 것은 약혼녀에 대한 기억이었다. 단순히 기억 때문이 아니라, 이후 일어날 수도 있었던 일에 대한 생생한 상상이 그를 고통스럽게 했다. 황제의 정부였던 여인이 결혼을 하여 아름다운 아내가 되고, 가정을 이루어 어머니가 되는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그려졌다. 주요 직책을 얻고 권력과 존경을 받으며, 참회한 아름다운 아내를 거느린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카사츠키는 처음 발을 디딘 수도원에서 7년을 보냈다. 3년이 다 될 무렵에 수도사제가 되기 위한 체발식*을 거행했고 세르게이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체발식은 세르게이에게 있어서 중요한 내면의 사건이었다. * 수도사가 되기 위해 행하는 삭발식. - 신부 세르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ust of Tolstoy in Mariupol, Ukraine, 2011 By Тетяна Миколаївна - Own work,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카사츠키는, 의식적으로 자기의 부도덕한 행위는 허용하고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으면서도 아내로부터는 이상적이고 천사 같은 순수함을 요구했던 1840년대 남자들(요즘은 그런 사람들이 없겠지만)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이러한 천상의 순결함을 잣대로 자기 주변의 모든 여자들을 가늠했고 그에 따라 대우했다. 남성들이 저지르는 방탕하고 파렴치한 행동에 비하면 여자들을 평가하는 이러한 시각에는 해악적이고 부당한 점이 많다. 하지만 모든 여자들을 배우자를 찾는 암컷이라고 보는 요즘 젊은이들의 시각에 비하면 이전의 시각이 더 유익한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은 여성에 대한 그러한 시각의 효용을 알았기에 동경의 여신이 되기 위해서 어느 정도 노력해 왔다. 여성에 관한 그러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카사츠키였고 자신의 약혼녀도 그럴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당신, 아니 그대, 저기, 그거 아시오? 음, 어차피 상관없소. 나는 불순한 동기를 가지고 그대에게 접근했소. 나는 상류사회에 진출하고 싶었을 뿐이었소. 그러나 당신을 알고 난 후부터는 이 모든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깨닫게 되었소. 그대는 이로 인해 화가 나겠지?"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의 손을 살짝 만졌을 뿐이었다. 그는 그녀의 그 행동이 "아니요, 화나지 않아요."라고 말하고 있음을 알았다. "잘 들으세요. 나는 솔직하지 않을 수 없어요. 당신에게 모두 털어놓겠어요. 당신은 무슨 걱정이 있냐고 물으셨죠? 나는 사랑한 경험이 있어요." 그녀는 자기 손을 그의 손에 포개고는 애원하는 듯한 몸짓으로 말했다. 그는 말이 없었다.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으시죠? 네, 그 사람은 바로 황제 폐하였어요."

만일 약혼녀의 옛 남자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단번에 죽여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정부는 바로 그가 사랑하는 황제였다. 그다음 날 그는 휴가를 신청했고, 아무도 만나지 않기 위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는 시골로 내려갔다. 여름 내내 그는 자신의 영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여름이 끝나도 그는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고는 수도사가 되기 위해 수도원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가 천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약혼녀 마리아에 대한 실망감과 모욕감은 너무나 강해서 그가 신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했고, 그의 내면에 고스란히 존재했던 어린 시절의 신앙심을 일깨웠다. - 신부 세르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