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세계문학전집 ‘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조애리 옮김)의 일러두기를 읽고 아하, 했다. 딴 번역서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시의 첫 행을 따 임의의 제목으로 삼은 경우를 보았기 때문이다.
* 발췌한 디킨슨의 시에 지그가 나와서, 그저께부터 바흐를 듣고 있는지라 바흐의 무곡 중 지그를 골랐다.
![](https://image.aladin.co.kr/product/32730/42/coveroff/e752532894_1.jpg)
![](https://image.aladin.co.kr/product/20029/20/coveroff/c622830535_1.jpg)
![](https://image.aladin.co.kr/product/21071/5/coveroff/c582831125_1.jpg)
J. S. Bach: Gigue BWV 1006a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는 제목이 없다. 숫자는 존슨(Thomas H. Johnson)이 『에밀리 디킨슨 시 전집(The Complete Poems of Emily Dickinson)』에서 창작 연도 순서로 붙인 것이다. 보통 존슨 넘버(Johnson Number)라고도 하며, 디킨슨 본인이 제목을 붙이지 않아 흔히 이 숫자를 사용하고 있다. - 일러두기
36 눈송이1)
춤추는 눈송이를 실내화를 신고 도시로 뛰어내리는 눈송이를 세다가, 그 반란자들을 표현하려고 연필을 집어 들었네. 눈송이는 점점 더 신이 나 춤을 추었고 내가 점잖은 척하길 포기하자, 한때 품위를 지키던 내 열 발가락이 지그2)를 추려고 늘어섰네!
1) 눈송이 유일하게 제목이 있는 시다. 2) 지그 jig. 4분의 3박자의 빠르고 경쾌한 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