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세계문학전집 ‘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조애리 옮김)의 일러두기를 읽고 아하, 했다. 딴 번역서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시의 첫 행을 따 임의의 제목으로 삼은 경우를 보았기 때문이다.


* 발췌한 디킨슨의 시에 지그가 나와서, 그저께부터 바흐를 듣고 있는지라 바흐의 무곡 중 지그를 골랐다.


J. S. Bach: Gigue BWV 1006a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는 제목이 없다. 숫자는 존슨(Thomas H. Johnson)이 『에밀리 디킨슨 시 전집(The Complete Poems of Emily Dickinson)』에서 창작 연도 순서로 붙인 것이다. 보통 존슨 넘버(Johnson Number)라고도 하며, 디킨슨 본인이 제목을 붙이지 않아 흔히 이 숫자를 사용하고 있다. - 일러두기

36 눈송이1)

춤추는 눈송이를
실내화를 신고 도시로 뛰어내리는 눈송이를 세다가,
그 반란자들을 표현하려고
연필을 집어 들었네.
눈송이는 점점 더 신이 나 춤을 추었고
내가 점잖은 척하길 포기하자,
한때 품위를 지키던 내 열 발가락이
지그2)를 추려고 늘어섰네!

1) 눈송이 유일하게 제목이 있는 시다. 2) 지그 jig. 4분의 3박자의 빠르고 경쾌한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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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숙 -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 Theme, Var.1 2017 * [허원숙의 골드베르크 “베이스에 더욱 집중…인생같은 작품”] (2019) 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881490.html


우리 나라 여성 피아니스트 허원숙 교수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을 발견하고 주문했다. 폴란드 레이블에서 올해 발매된 음반이다. 나로서는 씨디 구입이 너무나 오랜만이라 기대된다. 특별한 연말 쇼핑이자 내가 내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겠다. 골드베르크 협주곡에 대한 아래의 글은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바흐'가 출처.


음반 소개 https://www.opuscorp.org/board/free/read.html?no=746&board_no=1


1731년, 바흐는 새로운 파르티타 여섯 곡을 《쳄발로 연습곡집》으로 묶어 냈다. 사실 이 파르티타가 처음 발표된 것은 1726년이었다. 당시 바흐는 41세였는데, 그가 책으로 출간할 만큼 잘 만들어졌다고 판단한 것은 그 작품이 처음이었다. 《쳄발로 연습곡집》의 마지막 부분에는 <다양한 변주의 아리아>라는 훌륭한 작품이 들어 있었다. 이 곡은 1742년에 <골트베르크 변주곡>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이 제목은 음악애호가이자 불면증 환자인 카이저링크 백작을 위해 밤마다 이곡을 연주한 바흐의 제자이자 쳄발로의 비르투오소 테오필루스 골트베르크의 이름에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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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14: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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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14: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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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14: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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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14: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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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에 따라 글을 묶은 '작가의 계절'(안은미 옮김) 겨울 편을 시작한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Adina Voicu님의 이미지

미야모토 유리코 Japan Magazine (October 1918): 304., パブリック・ドメイン, 위키미디어커먼즈


[네이버 지식백과] 반슈평야 [播州平野, ばんしゅうへいや]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일본문학, 2013. 11.)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14719&cid=41773&categoryId=50387

1899년 도쿄도 출생. 1916년 열여덟 살에 시골의 삶을 묘사한 「가난한 사람들의 무리」로 데뷔, 천재 작가로 주목받았다. 1924년 자전적 소설 『노부코』를 쓰는 한편 1927년 소련에 다녀온 뒤 일본공산당에 가입하며 프롤레타리아 작가로 활약했다. 1932년 문예평론가이자 공산주의자인 미야모토 겐지와 결혼했지만, 이듬해 그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투옥되었고 자신도 검거와 석방을 거듭한 끝에 집필 금지 처분까지 받았다. 1947년 패전 후 피폐해진 사회를 여성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반슈평야』를 펴냈다. 집필 활동을 이어가다 1951년 1월 21일 쉰두 살에 세상을 떠났다.「겨울날」은 미발표된 글로 『미야모토 유리코 전집 13』에 실려 있다.

올가을에 전에 없이 국화를 잔뜩 심었다. 그 국화가 서리를 맞아 시들어 보기 흉한 모습으로 울타리를 따라 죽 늘어서 있다. 갈색 뿌리 언저리 흙 속에서 연한 초록색 싹이 살짝 나온 모양새가 자못 믿음직스럽고 기특하다. 나무가 많은 정원은 봄부터 여름에 걸쳐서는 느긋하고 시원한 숲을 일부 잘라 가져온 것처럼 기분이 좋지만, 그만큼 겨울이 오면 적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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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채우는 감각들'(민음사)의 에밀리 디킨슨 편(강은교 역)이 출처다.


[2019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에밀리 디킨슨의 밤' http://www.wildnightswithemily.com/ 

사라지며 더욱 아름답게 — 낮이
어둠에 잠기듯 —
태양의 얼굴은 반쯤 —
멈칫멈칫 — 떠나지 않으며 — 소멸하며 —

다시 빛을 모으네, 죽어 가는 친구처럼 —
찬란한 변신에 괴로운 채 —
오직 더욱 어두워지게 하면서
소멸하는 — 뚜렷한 — 얼굴로 —

(에밀리 디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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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 굴드와 랑랑


골드베르크 변주곡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7XXXXXXX116


아이슬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이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을 올해 발매하고 현재 내한 공연 중이다. [피아니스트 올라프손 "골드베르크 변주곡 녹음, 25년 꿈 이뤘죠"] https://v.daum.net/v/20231214130408984


바흐에 관한 책인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최정동 지음)으로부터 아래에 옮긴다.

J.S. 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 - Aria da Capo


우리 나라 피아니스트 지용이 연주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아리아 - 2018년 음반이다.


바흐는 《골트베르크 변주곡》 초판본 악보 표지에 "음악애호가의 기분을 즐겁게 하기 위해 작곡했다"Denen Liebhabern zur Gemüths-Ergötzung verfertiget고 썼다. 이 표현은 다른 클라비어 위붕 시리즈의 악보에도 썼지만 나는 특히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들을 때 작곡가의 의도를 오롯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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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4 1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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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4 19: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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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4 2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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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4 2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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