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회사의 브랜딩 - 처음부터 잘난 브랜드는 없다
황조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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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프로그램스, 레이니스트 등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도 비바리퍼블리카와 우아한형제들만 안다. 나름 업계동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인데 아마 4가지 다 생소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쓰는 금융앱인 토스의 회사명이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는 레이니스트, 그리고 배달의 민족의 회사명은 우아한형제들, 우리가 자주보는 왓챠의 회사명은 프로그램스다.



브랜딩은 이제 일상 언어가 되었다. 기업에도 제품에도 심지어는 개인에게까지 브랜딩은 최대의 화두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의 대부분은 개인의 브랜딩을 다룬 퍼스널 브랜딩이 대부분이다. 제품에 대한 브랜딩도 아이디어나 광고에 몰려 있다. 하지만 어디를 찾아봐도 기업 브랜딩을 다룬 책은 찾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그 기업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로 내가 읽은 최초의 기업 브랜딩 관련책이다. 현대자동차가 대형 세단 에쿠스를 히트시키지 못하고 단종시킨 후 내놓은 모델이 바로 제네시스다. 현대 에쿠스는 당시 현대의 낮은 기업 브랜드로 고급화 이미지를 심을 수 없었다. 현대자동차가 취한 전략은 '현대'를 모두 삭제하고 '제네시스'만을 강조하는 전략이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성공이다.



보통 브랜딩은 제품 위주로 많이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 이미지가 기업의 모든 제품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기업 브랜딩도 강조되고 있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상품 광고가 아닌 이미지 광고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기업 브랜딩은 한마디로 기업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 브랜딩에는 기업이 사회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하는지, 기업 구성원은 어떤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미래발전을 위한 비전은 무엇인지를 포괄적으로 담아야 한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강남언니"



어떤 생각이 드는가? 저자가 책에서 말한대로 유흥 또는 미용 분야가 떠오르지 않는가? 기업 브랜딩은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끌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강남언니'라는 회사는 기업 브랜딩에 비용을 지출할 것이 아니라 이름을 바꾸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직원이 명함에 회사 이름 넣는 것을 꺼려할 정도라면 말이다. 아무튼 지금은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저자는 기업 브랜딩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회사의 대표라고 한다. 그래서 시간이 될 때마다 대표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대표의 말 하나 행동 하나가 브랜드를 만들고 확장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 브랜딩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지만 쉽게 보여지지 않는 영역이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인정을 못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기업 브랜딩이 우선순위에 오르지 않도록, 최대한 사전에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기업 브랜딩 담당자의 최우선 과제라고 한다. 기업 브랜딩이 화두에 오르면 회사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처음 접하는 기업 브랜딩 책인데 정말 순식간에 읽었다. 실무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사례들도 재미 있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했다. 즉 메타라는 회사가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회사명을 변경한다는 것은 그 회사의 최우선 순위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페이스북이 메타라는 또 다른 서비스를 출시하는 형태가 되었다면 사명 변경만큼 강력한 메시지가 되었을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창업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업 브랜딩에 대한 인사이트를 많이 제공하는 책이다. 어렵지 않으니 기업 브랜딩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읽어볼 만하다. 기업 브랜딩이 아니라도 브랜딩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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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 위 죄책감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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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죄책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사이코패스가 아닌한 죄책감은 한 인간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나 또한 평소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타입이다. 그렇다고 매일 죄책감에 시달려서 일을 못하는 정도는 아니다.



이 책 (내 어깨 위 죄책감>의 저자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좋거나 나쁘다는 판단을 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감정으로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어차피 죄책감을 완전히 없애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편이 훨씬 현명할 것이다.



저자는 죄책감은 우리가 법을 어겼거나 잘못을 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만 우리가 내린 평가와 결론으로부터 발생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결국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 사람에 따라 죄책감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그 사람이 스스로 내린 평가에 기인한다. 즉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죄책감의 뿌리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어차피 죄책감을 없앨 수 없다면 최소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죄책감은 나 자신이 내린 평가와 결론으로부터 발생하가 때문에 먼저 내가 내린 평가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노트 한 권을 준비해서 아래 7단계를 따라해 본다.



[1단계] 전체적으로 살펴본다


[2단계] 상황 리스트와 감정의 ABC를 작성한다


[3단계] 평가와 결론을 점검한다


[4단계] 새로운 대화를 연습하고 실행에 옮긴다


[5단계] 또 한 번 ABC를 작성한다


[6단계] 실수 많은 인간임을 받아들인다


[7단계] 행동과 인간을 구분한다



먼저 죄책감을 느끼게 한 사건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했고, 나는 그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그 때 나의 기분과 기분에 따라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적는다.



내가 내린 평가와 결론을 살펴보고 실제 일어난 사실과 일치하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그 평가와 결론이 내가 바라는 기분과 행동으로 이끄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새로운 대화를 연습하고 실행에 옮긴다.



다시 죄책감을 느끼게 했던 상황을 인지하고, 평가를 내린 후 내가 느끼는 감정과 그에 따른 행동을 적는다. 내가 내린 평가와 결론이 내가 바라는 대로 이끌어 줄때까지 평가를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인간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가 한 행동에 대한 평가만 하고 본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않는 연습을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도전해 볼 만하다.



나는 죄책감을 보통사람보다 조금더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1부에서 누구보다 빨리 죄책감에 빠져드는 사람의 특징을 알려준다. 완벽주의 성향, 자괴감과 열등감, 남의 문제와 고통에 민감하고 그 책임을 통감하는 등 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의 80~90% 정도 해당하는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죄책감을 잘 느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한 행동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7단계를 통해 수정과 반복하는 방법도 배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 아니라 예방이 아닐까? 죄책감도 다른 사고들처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죄책감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완벽주의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 직위는 의무가 아니라 나의 의지와 바람임을 인식하고, 강압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과 <언스크립티드>를 통해서 부를 바라보는 시선과 부자들의 음모(?), 그리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가 부자가 되는 길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사회가 짜놓은 부정적인 각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죄책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어릴 적부터 당연하다고 배우고 몸에 익힌 가치관이 우리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어릴 때부터 사회가 만들어 놓은 다양한 각본대로 살아야 하고, 그 각본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우리 마음에서 죄책감을 소환하라고 쇠뇌당한 것은 아닐까?



이제는 남에 의해 강요된 시스템과 가치관으로 스스로가 힘들기 보다는 최소한의 테두리 속에서 나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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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 - 거꾸로 본 인간의 진화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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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지구상에 최초로 나타난 생물은 아니다. 보통 인간은 동물이 진화한 형태로 본다. 약 38억년에 이르는 지구 생명의 진화 과정 중에 극히 짧은 기간을 차지할 뿐이다. 지금도 인간의 진화론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그러고 보면 진화론을 주장한 다윈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인간은 진화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러나 과연 어떤 동물에서 진화한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해답은 없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는 듯 하다. 다만 내가 요즘 느끼는 진화의 관점은 단순하다.



1900년대 사진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얼굴과 그 모습들을 2020년의 오늘날 비교해 보면 자명하다. 굳이 1900년까지 가지 않아도 1980년대 대한민국 배우들의 외모와 현대 배우들의 외모를 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화장품과 패션, 유행들이 한 몫 하겠지만 얼굴이 더 하얘지고 더 조각같아 졌다고 해야 할까?



저자는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 시리즈의 <멸종>, <짝짓기>, <경계>를 집필했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진화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에필로그에 보면 분량의 문제로 이 책에 다 담지 못한 주제에 대한 아쉬움이 잔뜩 묻어 있다.



이 책은 인간 자체의 진화에 대한 부분을 다루었기 때문에 세부적인 뇌와 신경계, 각종 호르몬과 내분비 기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다고 한다. 저자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몸에 난 털이 아주 가늘고 짧으며, 직립보행을 하고, 거리를 잴 수 있는 눈을 가지고, 도구를 사용하며, 말을 하고, 알 대신 새끼를 낳고, 꽤 많은 경우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동물은 사람이 유일합니다.



책을 여는 서문의 첫 문장이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인간의 특징을 잘 정리한 말이다. 서문에 서술한 내용들은 인간만이 가진 특징은 아니다. 각각 별개로 보면 많은 동물들과 공통점이 많다.



코끼리도 몸에 난 털이 짧고, 캥거루도 직립보행을 하고, 개미와 침팬지도 도구를 사용하며, 포유류 대부분이 새끼를 낳고, 대부분의 바닷새들이 일부일처제를 유지한다. 다만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춘 건 인간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진화를 한가지 측면에서 보지 않는다. 나는 인간은 영장류에서 진화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자는 영장류서의 정체성, 포유류로서의 정체성, 육상 척추동물로서의 정체성과 척수동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책 부록으로 4가지의 분류도를 제공한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로부터 시작되는 호모 계통의 발생도, 영장류 계통의 분류도, 포유류 계통의 분류도, 척삭동물의 분기도를 볼 수 있다.



영장류 계통 분류도를 보면 날원숭이목과 영장목의 분류를 볼 수 있다. 인간은 날지 못하는 영장목, 즉 원숭이 형태에서 진화했다고 본다. 포유류 계통 분류도를 보면 사람과 원숭이는 같은 영장동물이고 설치동물과 같은 영장상목을 구성한다. 토끼와 쥐같은 설치동물과 근원이 같다는 것은 놀랍다.



척삭동물의 분기도를 보면 인간의 진화를 물고기로부터 본다. 특히 먹장어와 척추동물이 같은 뿌리를 가진다는 사실 또한 새롭고 놀랍다.



저자는 포유류, 영장류, 척삭동물 등의 관점에서 인간의 진화를 바라보고, 흔적들을 통해 증거를 제시한다. 설명 뒤에 첨부된 사료와 그림들을 보면 약간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관점을 배우게 된다.



마케팅을 공부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진화심리학을 배우게 된다. 말 그대로 진화론에 기초하여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분야다. 물건을 만들어서 잘 팔기 위해서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와 진화론적 특징을 잘 알아야 한다. 인간의 구매 행위에는 많은 요소들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무의식을 지배하는 부분이 바로 진화론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영업은 필수다. 잘 팔기 위해서는 인간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을 잘 이해하려면 진화론에 대한 이해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진화했느냐 창조되었느냐의 논쟁보다는 무의적인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지식의 확장이라고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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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 세계사 중심을 관통하는 13가지 질문과 통찰력 있는 답변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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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서와 지리서를 좋아한다. 역사와 지리에 통달한 것은 아니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형태의 책을 출판하면 가급적 읽어보려고 하는 편이다. 이 책이 나에게 딱 그렇다. 우리가 흔히 아는 역사의 뒷편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세계사 중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전쟁, 바이킹의 신대륙 발견, 포르투갈의 신항로 개척, 전국시대의 오다 노부나가의 성장, 유럽 프로테스탄트의 진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이야기, 파스칼과 페르마 이야기, 영국의 남해 버블사건, 영국의 면산업 성공전략, 중립국의 전쟁전략, 증기선의 뜻밖의 효용, 영국 산업혁명의 실체, 향후 헤게모니의 향방 등에 대해 다룬다.



드넓은 영토를 정복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동방원정을 통해 동서 문화를 융합한 헬레니즘 문화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우수한 그리스 문명이 오리엔트와 인더스 문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시 오리엔트의 경제와 문명 발전 수준이 그리스보다 높았다. 따라서 당시 그리스에는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체제와 지식 등이 부족했다. 저자는 알렉산드로스가 일찍 죽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의 제국 통치에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본다.



역사는 1등만 기억한다. 아메리카 대륙 발견에도 이 말은 적용된다. 역사적으로 가장 활발하고 광대하게 해상활동을 한 사람들은 바이킹으로 불리는 노르만인이다. 유럽과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도 바이킹이었다. 그들이 아메리카를 발견하고도 최초 발견자로 기억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영토를 차지하고 다스리고 경영하는 일보다 상거래를 통한 이익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대륙에 정착하지 못한 바이킹은 역사에서 잊혀진 것이다.



페르마는 위대한 수학자다. 그가 남긴 많은 위대한 업적 중에서 세계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바로 '확률론'이다. 저자는 확률론이 아니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번영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페르마와 파스칼은 도박에 관한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확률론의 토대를 만들었다. 두 천재의 연구가 당시 해운업에 영향을 미쳤다. 확률론은 보험을 탄생시켰고, 보험이 없었다면 해운업은 거대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부자들의 전유물로 남았을 것이다. 당연히 오늘날과 같은 해운업의 눈부신 발전은 기대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알려진 역사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스토리를 읽으면서 역사의 이해도가 많이 좋아졌다. 기존의 세계사에는 이미 알려진 정제된 내용을 역사의 순서대로 서술하기 마련이다. 이 책에 쓰여진 역사 이야기는 마치 소설과 같이 술술 읽힌다. 그리고 저자가 바라보는 역사에 대한 시선이 나와 완전히 결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수긍이 간다.



2000년대 이후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허구의 영화를 보는 것보다 재미있다고 한다.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내용들 이면에는 항상 놀라운 이야기들이 있다. 이제 사람들은 알려진 사실보다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사실에 더 열광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음모이론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문득 책을 덮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보다 더 넓은 영토를 정복한 징기즈칸이 오래도록 살았다면 전세계를 통일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한 때 어마어마한 번영을 누렸던 바빌론 왕국이 망하지 않고 계속 번성하였다면, 오늘날 기술은 훨씬 더 발전해 있을까?



세계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인문학을 통한 인사이트를 받게 해주는 책이다. 역사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역사서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분야를 통한 통찰력을 얻고자 하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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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혁명 - 게임의 판을 바꾼 5가지 생각의 전환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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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미국의 유력 월간지인 패스트컴퍼니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발표에서 미국 온라인 안경 유통업체 와비파커(Warbyparker)를 1위로 선정했다. 당시 매출 1억 달러 수준의 와비파커를 애플(2위)과 중국의 알리바바(3위)보다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와비파커는 미국의 안경 독점시장을 무너뜨린 정말 혁신적인 기업이다.



저자 손재환 대표는 감히 한국의 와비파커라고 말하고 싶다. 손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대한민국 안경업계를 선도해 왔다. 손대표의 마케팅 전략을 거의 대부분의 업체들이 따라할 정도로 그는 안경업계에서 혁신가 또는 선구자로 불린다.



이 책은 안경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안경에 관한 책은 아니다. 안경을 통해 손대표의 경영철학과 경영전략을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전략서다. 오히려 안경업계에서 통용되는 전략을 통해 이종 업종에서도 해볼만한 전략들이 그득하다. 손대표가 직접 실행하고 성공한 전략들을 스토리로 풀어놓기 때문에 쉽게 와 닿는다.



손대표의 경영전략은 딱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손대표의 성공 여정은 "미쳤네!"로 통한다. 지금은 많이 알려지고 많은 업체들이 사용하는 전략이지만 손대표가 처음 사용할 때 업계의 반응이 딱 그랬다. 미쳤네!!!



나도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안경점에 대한 많은 불편함을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도 많은 안경점이 주먹구구로 운영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나는 접근성이 편리한 시내의 대형 안경매장을 운영하는 편이다. 안경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친절하고 선택권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안경점은 대형매장을 많이 운영한다. 다른 안경점과 차별화를 위한 고급화 전략을 사용하고, 티타늄 소재의 재질을 사용하며, 전문 검안기로 시력을 측정하고, 직접 써보고 결정할 수 있는 피팅 체험형 매장도 많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모두 손대표의 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참 경이롭다.



한쪽 눈을 가리하고 하는 한천석 시력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시절에 무려 1억 2,500만원을 들여 독일 자이스 검안기 풀세트를 구입했다. 당시 주변의 반응은 모두 "미쳤네!" 였다. 이런 미친 결단으로 사업은 성장하기 시작했고, 3년 쯤 지나면서부터 주변 업체들도 전문 검안기를 들여와 시력검사를 시작했다.



안경매장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시내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손대표는 이런 생각에 의문을 던졌다. 외곽 지역에도 잘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외곽 지역에서의 고급화 매장을 오픈했다. 손대표의 생각은 적중했고, 사업은 대박이 났다.



손대표는 시내에서의 전략도 과감히 실행했다. 월 500만원짜리 구석진 자리보다는 월세 1,000만원 짜리의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를 선택했다. 유동인구가 많고, 안경점 매장의 규모가 큰 만큼 매출도 많이 증가했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서 남들이 10% 수준의 할인을 제공할 때 손대표는 50% 이상의 과감한 할인정책을 실행했다. 물론 결과는 대박이었다.



요즘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번호표 뽑는 반자동화 매장, 피팅 체험 매장도 모두 손대표의 손을 거쳐 안경업계에 정착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서비스들이 그의 손을 거친 것을 알게 되니 새삼 대단함을 느낀다.



처음에는 안경혁명이란 책이 안경에 대한 전문서나 안경업계에 대한 이야기로만 생각되었다. 실제로 읽어보니 안경업계에 종사하는 손대표의 혁신적인 경영전략을 담은 훌륭한 경영서라는 걸 알았다. 이미 많은 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략도 있지만, 스스로가 몸담은 업계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한가지라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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