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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심전력 - 빽 없이 버티고 뚝심으로 일군, 영업맨 강 상무의 30년 분투기
강경민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5년 12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영업은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다. 누구나 좋든 싫든 영업을 하면서 살아간다. 영업은 쉽게 말해서 물건을 파는 행위이며, 더 나아가 나를 파는 행위이다. 물건을 팔지 못하면 기업이 성공할 수 없고, 나를 팔지 못하면 내가 성공할 수 없다. 영업은 그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영역임에도 그 가치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다.
영업은 가장 중요한 영역이지만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나는 대학교 다닐 때까지 영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처음 보는 사람과는 눈도 마주치지 못할만큼 숙맥이었다.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일이 힘들었고, 물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발표나 강의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처음 만난 사람을 설득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 매일 강의하는 것이 일상이다.
필자는 '기술은 처음에 배우기 어려워도 익숙해지면 쉬워지지만, 영업은 처음은 쉽지만 가면 갈수록 어려운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에 적극 공감한다. 영업은 진입 장벽이 낮아서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살아남는 사람 또한 가장 적은 분야이다. 영업을 잘할 수 있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필자는 영업을 선택해서 30년 동안 많은 오답노트를 썼다. 스스로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사람을 알아가고 인생의 지혜를 켜켜히 쌓아갔다. 사내 게시판에 약 10년 동안 매주 2편씩 다양한 경험을 올렸다. 그렇게 1,000개 정도의 글이 모였고, 이 책은 그 글 중에서 엄선한 91편을 다듬어서 사자성어로 올렸다. 특히 주제를 사계절에 따라 추상, 동구, 춘풍, 하로와 각각의 덕목을 연결한 부분이 책을 선택한 계기가 되었다.
책은 크게 나누면 인간관계와 격을 논한다. 나를 대할 때는 가을 서릿발처럼-추상,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춘풍, 겨울 가죽옷처럼 격에 맞는 것은 갖춰야 한다-동구, 여름 난로처럼 격에 맞지 않는 것은 없애야 한다-하로의 형식으로 이어진다. 글을 풀어가는 방식도 새롭고, 인생의 지혜를 담은 사자성어들이 울림을 준다.

상옥추제(上屋抽梯). 사람을 지붕 위로 유인한 뒤에 사다리를 치우는 것을 말한다. 삼국지에서 유표의 맏아들 유기와 제갈공명에 관한 이야기에서 유래한 사자성어이다. 중국의 병법서인 36계의 28계에서도 언급되는 것으로 필자는 상처는 아물지만 흉터는 남는다고 해석한다.
영업을 포함해서 사람은 옳지 않지만 쉽게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유혹을 받을 기회가 많다. 정도가 아닌 줄은 알지만 그 길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면 반드시 재난이 따르기 마련이다. 오늘날 고위 공직자들이 진짜 큰 자리를 얻으려고 할 때 과거의 잘못된 행적으로 인해 낙마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이 교훈을 미리 알고 실천했다면 어땠을까?
필자는 영업은 사람을 배우는 것이라 말한다. 사람을 배우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을 깨닫고 제대로된 인생을 업그레이드해 가는 과정이다.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을 하면 언젠가는 들통나게 된다. 이를 통해 정직해야 함을 배운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 고객을 배려하지 않으면 고객은 이내 불편함을 느끼고 떠나게 된다. 영업이 배려의 중요함을 가르쳐준다.
처음 직업을 택할 때는 영업을 하지 않고 사무직에 지원했다. 죽어도 영업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울며 겨자먹기로 정말 억지로 시작한 영업에서 나름 매력을 찾게 되었다. 그렇게 영업에서 20년, 그 중에서 관리자로 15년을 살다보니 사람이 가장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직을 관리하면서 상옥추제의 가르침을 마음 속에 잘 새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