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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AI 시대를 설계한 가장 논쟁적인 CEO의 통찰과 전력
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2022년 11월 30일, 오픈AI는 챗GPT라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였다. 전대미문의 새로운 AI기술은 한국을 포함해서 전세계를 강타했고, 지금은 챗GPT를 필두로 빙,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기술은 이미 일반 상식이 되고 있다. 지금의 기술 혁신을 이끌고 향후 미래를 지배할 AI 기술의 시발점이 되는 오픈 AI의 거인, 샘 올트먼의 잘 쓰여진 평전을 만났다.
샘 올트먼의 일대기를 읽다보면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묘하게 오버랩된다. 특히 2023년에 자신의 회사에서 해임되는 사건이 잡스가 애플에서 해임된 사건과 미묘하게 닮아 있다. 다만 잡스는 이후 바로 복직하지 못했지만 올트먼은 직원 700여 명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5일 만에 복귀한다. 그의 천재성과 더불어 올드먼주의식 경영이 통한다는 반증이다.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의 원제는 <The Optimist>이다. 타고난 낙관주의자인 샘 올트먼을 가장 잘 표현한 제목이다. 기술이 가질 수 있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그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밝은 미래에 더 관심이 많은 낙관주의적 천성을 잘 표현한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다양한 윤리적 이슈들이 있지만 그는 정면돌파해 나간다.
이 책에서 필자는 샘 올트먼의 일대기뿐 아니라 그의 경영방식, 그리고 어떻게 일론 머스크를 활용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면서 오픈AI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지 생생한 서사가 펼쳐진다. 실리콘밸리가 만들어낸 천재, 샘 올트먼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이런 면모는 그의 가족과 친구, 동료, 멘토, 투자자 등과 250번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밝혀진다.
샘 올트먼은 세인트루이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첫 번째로 시도한 스타트업 창업에서 실패를 겪는다. 이후 전설적인 사업가 폴 그레이엄의 후계자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Y 콤비네이터의 대표가 되는 과정, 오픈AI를 오픈하고 성장시키는 과정, 이후 일론 머스크 등과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로부터 오픈AI를 지키면서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를 지켜내는 과정이 그려진다.

GPT-4의 시연을 본 이사회의 반응을 본 올트먼의 표정이 상상이 되었다. 역사상 어떤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인공지능 기술의 정점을 보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내가 챗GPT를 접한 것은 2023년 초반이었다. 말그대로 신세계였고, 며칠동안은 챗GPT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지금까지 내가 할 수 없었던 일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내가 이 정도이니 직접 만든 기술자들은 얼마나 고무되어 있었을까?
그렇게 2022년 11월 30일, 올트먼의 짧은 트윗으로 시작된 챗GPT의 출시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1월에는 챗GPT 사용자가 1억 명에 달하면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제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 당시 시장의 반응을 올트먼의 친구인 브라이언 체스키의 말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체스키는 불을 처음 발견하고 세상에 공개하려는 참인데, 불로 음식을 조리하고,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한 상태였다는 말로 그 때의 상황을 묘사한다.
올트먼의 정제되지 않고 복잡한 성격과 생활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최고의 평전이다. 올트먼도 인정한 최고의 역사기록을 담고 있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 전해지는 인간적인 면모, 그의 천재성, 그리고 실수 투성이 정치적인 면모까지 때로는 어설프게, 때로는 강인하게 이끌어가는 인간 올트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와의 인연, 그와 협업하는 이야기, 결국에는 그와의 대립을 통해 오픈 AI를 자신의 색깔로 이끌어가면서 거대기업으로 키워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칠 수 있는 싸움에서 성경처럼 다윗이 이기는 영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500페이지의 분량에 다 담을 수는 없겠으나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