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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 - 삶이 풍요로워지는 여덟 번의 동양 고전 수업
강경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3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지혜를 구하고 위로를 받기 위해서 책을 찾는다. 특히 인간사에 관련된 모든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대를 초월해서 전하는 지혜가 남다르기 때문에 동서양의 고전을 찾는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다. 자신들의 인생과 남은 인생에 대한 지혜를 구하기에 고전은 더할나위없이 좋은 스승이 된다.
인생의 전반기를 머리에 의지하여 치열하게 살았다면, 인생의 남은 후반기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고전은 인생의 마무리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느끼도록 인도할지도 모른다. 머리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은 가슴으로 풀리기 마련이다. 가슴을 열고 필자가 소개하는 8가지 고전을 받아 들여보자.
그릇이 작으면 큰 것을 담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곳에 있는 맑은 물을 길을 수 없다. 필자는 고전이 전하는 인생의 지혜를 이 짧은 두 문장으로 표현한다. 우리가 고전을 읽고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릇의 크기를 키워 큰 것을 담고, 두레박줄을 점점 더 길게 만드는 과정이다.
이 책에는 많은 책들이 다룬 장자, 논어, 사기, 주역부터 잘 접하기 힘든 소동파, 관중, 시경, 송사 등의 고전의 지혜가 담겨 있다. 장자는 우리의 인생 앞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문제가 아니라 신비로운 도전의 기회가 됨을 알려준다. 논어는 평생 배워야 하는 배움의 가치와 지혜를 알려준다. 소동파는 고통과 번민 속에서도 우리가 기쁨을 받아들이고 춤 출 수 있는 지혜를 준다.
사기를 쓴 사마천은 죽음 앞에서 의연해지고, 삶을 새로 펼쳐볼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고, 관중은 계속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이겨내서 마침내 성공할 수 있는 지혜를 알려준다. 시경과 송사를 통해서는 우리의 마음이 지옥일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겨내야 하는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에 직면하여 슬픔을 어떻게 마주해야할지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주역을 통해 우주가 전하는 진리의 흐름 속에 어렵고 괴로운 사건들의 의미를 전한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억울한 일을 당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동파는 억울한 귀양살이를 가면서 친한 동생과 친구들 또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평소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이 다 흩어지고 등을 돌리면서 외로움이 극해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심정을 담은 시에서 외로운 기러기에 비유한 것을 보면 말이다.
그는 귀양살이를 하면서 가장 먼저 자신의 내면을 성찰했다고 한다. 자신의 기질과 본성을 성찰하여 모든 것이 바로 자신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음을 통감한다. 그 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고 되고, 결국 몸소 황무지를 개간하고 농사를 짓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으며, 현재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유배생활을 통해 홀로 남겨지면서 내면을 잘 들여다보게 되었고, 처절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사대부의 신분으로 몸소 농사를 짓는 농부의 삶을 살았다.
소동파는 자신의 삶을 후회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았다. 미래의 헛된 꿈을 위해 지금의 삶을 버리지도 않았다. 실제로 비가 쏟아져도 피하려고 뛰지 않았고, 오히려 빗속을 즐기면서 걸어가는 풍류를 보인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상황 속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긴 유배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즐길 것을 찾아서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소동파의 모습에서 어려움을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인생의 지혜를 배운다.
동양고전 8편에서 인생의 지혜를 전달하는 필자의 지혜와 필력이 잔잔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