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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위로 - 나를 치유하고 세상과 연결하는 11가지 공감의 기술
주디스 올로프 지음, 이문영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공감력'이 높은 사람이라 말한다. 공감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치유를 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하나의 능력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보통 공감은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필자는 공감은 남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능력이 아니라 나 자신, 타인과의 관계, 세상을 치유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공감 자체는 치유의 행위이며, 특히 나 자신은 그 누구보다도 이해받고 소중히 여겨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의 치유는 치료와 다르다. 건강하지 않아도 신체, 마음, 감정, 영적인 치유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자기 치유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나를 괴롭히는 소모적인 관계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자기 치유하기로 시작하여 관계 치유하기, 세상 치유하기로 나아간다. 먼저 공감의 진짜 의미를 돌아보고 서로 다른 우리를 연결하는 진짜 힘인 공감의 효용을 들여다본다. 남을 공감하고 치유하는 능력은 결국 나를 먼저 챙기는 것부터가 시작임을 깨닫게 된다.
개인적 기질에 따른 4가지의 공감 유형을 살펴보고 뇌과학적 측면에서 공감력을 키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공감하는 방식은 인지적, 감정적, 직관적, 영적 유형으로 나눈다. 이런 유형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타나는 기본 설정 같은 것으로 나는 어떤 유형인지 알고 있으면 다른 사람과 편안하게 관심과 배려를 주고 받을 수 있다. 공감 유형은 일반적인 성향을 알려주지만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공감력은 후천적인 배움과 노력에 의해 길러질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문제가 되는 것은 방해물이다. 필자는 공감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9가지로 나눈다. 장애물은 신경과학에 근거하여 접근과 회피에 따른 두 가지 동기에 의해 움직인다고 한다. 접근은 그 행동에 대한 보상이 있을 때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고, 회피는 부담이 되거나 상당한 시간 또는 노력이 필요할 경우에 선택하게 된다.
9가지 장애물에는 공감 과부하, 감정의 방아쇠, 과거의 트라우마, 예민한 기질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 시기와 질투, 비현실적인 기대,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을 때, 피로와 과부하, 귀에 거슬리는 소음 등이 있다. 결국 장애물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든 인식에 의한 것이든 '차이'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차이에 공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공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구체적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그 장애물이 어떻게 공감의 욕구를 가로막는지 파악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장애물로 인해 공감하지 못했거나 나도 모르게 망설였다면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잠시 멈춰서 휴식을 취하며, 다시 치유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나를 치유하고 관계 회복을 통해 세상과 연결하는 공감의 기술을 잘 알려주는 소중한 공감력 수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평생을 바쳐온 필자의 관점에서 쉽게 풀어쓰려고 노력했으나 전문 용어들이 많이 등장해서 그런지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아마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 스스로 나를 위한 치유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몇 번을 더 읽어보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