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한민 지음 / 부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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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은 1947년 <내가 원하는 나라>에서 한국이 문화강국이 되기를 소망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갈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은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백범 김구; 「내가 원하는 나라」, 1947)



팬데믹 이후 한국의 위상을 보면 백범 선생의 선구안에 놀랄 뿐이다. 특히 한국보다 먼저 전세계에 위상을 떨치던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급부상한 것의 중심에는 문화가 있다. 저자는 이런 문화의 관점에서 한국와 일본의 차이를 분석했다. 더불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대안도 제시한다.



우리나라는 경제력, 군사력, 스포츠 면에서 세계의 수위권에 있었다. 하지만 문화의 영향력 측면에서 미국과 일본에 한참 뒤처져 있었다. 팬데믹 상황에 전 세계를 사로잡은 키워드는 단연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오징어 게임>, 아시아인 최초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한 <BTS> 그리고 전세계에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널리 알린 <K-방역>이다. 2020년 이후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맹위를 떨치고 있다.



어렸을 때 <마징가Z>를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그리고 당연하게 마징가Z는 한국 만화라고 알고 있었다. 후에 일본만화라는 것을 알고 한 동안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서 부터는 <태권브이>만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에는 한국의 모든 문화콘텐츠가 일본의 그것에 한참 뒤져 있었다.



저자는 책 제목을 통해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를 드러낸다.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가 바라보는 시선은 한국인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좋아하고 일본인은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을 좋아한다. 저자는 이 특성을 한국인은 종(鐘), 일본인은 칼(刀)로 표현했다.



이 책에는 평상시에 당연하다고 여기던 문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들이 많다. 외국에는 없어서 한국어 자체가 영어가 된 사례를 보면 먹방, 화 등은 그런 산물이다.



일본은 성진국으로 불릴 정도로 성에 관한 다양하고 특이한 문화가 많다. 이는 혼욕, 근친혼, 청년들이 처녀를 찾아가 성관계를 맺는 요바이, 손님이 오면 아내를 빌려주는 풍습 등과 같은 역사적인 배경에 기인한다고 본다. 거기에 다양한 경제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성문화가 다양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는데 일리가 있다. 가장 은밀하고 최고 수준의 사회적 교류인 성을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인 교류와 엿보기를 설명한다.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사회현상의 대두로 <나 혼자 산다>의 흥행을 이야기한다. 경제적 문제와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대두되는 보편적인 문화 현상으로 본다.



한국은 사회적 관계에서 무엇보다도 밥을 우선시한다. 그래서 인사말에 "식사 하셨어요?", "우리 언제 밥 한번 먹자."라고 한다. 먹방이 한국에서 유행하는 현상은 이런 한국의 문화에 기반한다고 본다. 한국인의 관계 욕구가 가장 잘 드러난 문화현상으로 먹방을 꼽는 이유다.



일본의 성인문화와 한국의 먹방문화를 일종의 성적욕구의 발현으로 본 시각이 흥미롭다. 그리고 일본의 성인문화가 일방적인 성행위 장면을 보여준다면, 한국의 먹방은 시청자와 쌍방향 소통을 하는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일본은 선을 명확히 긋고 한국은 선을 넘나든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보편적인 욕구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두 나라의 문화적인 차이에 기반하여 설명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온다. 여성의 성향, 게임의 방식, 노래를 감상하는 방식, 반일과 혐한의 이유 등 저자의 학문적 깊이와 통찰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대인관계 차이를 탈의 모양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은 특히 흥미로웠다. 깍듯하고 예의 바르지만 다소 조용하고 소극적인 일본인은 표정 없는 탈의 모양으로 나타난다. 반면 적극적이고 감정 표현이 많은 한국인은 표정이 크고 과장된 탈로 나타난다. 평소 생각 없이 바라보던 현상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생기게 되었다.



또한 스모와 씨름을 통한 문화적 차이 분석도 재미 있다. 상대방을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야 승리하는 스모는 일본인의 선을 긋는 문화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스모는 단판에 승패가 결정되지만 씨름은 삼판 양승으로 결정된다. 저자는 한국인은 자존심 강하고 지기 싫어하기 때문에 한 번의 승부로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칼의 문화로 대변되는 일본은 한 번의 승브로 생사가 갈리는 칼처럼 단판에 패배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저자는 일본인과 한국인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마무리를 칼과 종으로 한다. 칼은 왜소하고 힘이 약한 사람도 강하게 만들어 주는 특성이 있다. 반면 한국은 전통적으로 문을 우대하고 무를 낮게 보았다. 문관들이 정치를 지배하고 부드러운 붓으로 칼보다 더한 피바람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붓이 연필로, 그리고 볼펜으로 바뀌고, 지금은 키보드로 바뀌어서 전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칼에 비해 종은 세상 만물을 아우르는 속성이 있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특성이 있다. 오늘날의 인플루언서와 같은 맥락으로 본다. 한국인은 스스로를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주체적인 존재로 규정한다. 홍익인간의 이념처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문화가 한국인의 상징으로 본다.



저자의 생각이 전부 옳지는 않겠지만 정말 많은 자료와 사례들을 통해 생각이 많이 유연해졌다. 저자가 자신했던 것처럼 많지 않은 한국인에 대한 분석자료들 중에 추천할만하다. 팬데믹 상황에 전세계를 종횡무진하는 한류는 종(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하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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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미래보고서 2025 - 미래 비즈니스를 지배할 부의 키워드
야마모토 야스마사 지음, 신현호 옮김 / 반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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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5년은 정말 많은 것이 바뀔 것 같다. 현재 유행하는 메타버스와 NFT를 결합한 어떤 경제적 변혁이 있을 듯 하다. 거기에 더해 이 책 <빅테크 미래보고서 2025>를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미국이 대단해 보인다. 일본인 저자가 2025년을 전망하면서 언급한 세계 최첨단 기업 11개가 모두 미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메가 컴퍼니들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거대해진다. 예전의 전통 기업들과는 다르게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 그리고 새로운 변화에 기업이 적응하기 힘들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기업을 인수해 버린다. 그야말로 포식자 공룡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2025년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재택근무가 당연하고 집에서 회사의 동료들과 혼합현실(MX)을 통해서 회의를 진행하고 업무를 진행한다. 회사에 출근하는 날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럴 때마다 로보택시를 이용한다. 완전무인자율주행차를 구현한 택시로 기존택시보다 저렴하고 속도도 빠르다.



비즈니스 출장을 갈 때는 애플이 인수한 애플호텔에서 애플카드로 결제하고, 호텔 객실은 아이폰에 미리 셋팅된 값을 앱 클립(App Clips)을 통해 나에게 최적의 환경으로 만든다. 샤워할 때를 빼고는 애플 글래스, 애플워치, 에어팟을 항상 착용하고 산다.



자녀의 교육은 모두 원격으로 이루어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통해 '인체해부도'를 4D 영상으로 보면서 원격 수업을 하고, 수업이 끝나면 '포트나이트'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한다. 그리고 메타의 '호라이즌'에서 가상의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2025년의 집은 아마존에서 운영하는 스마트 하우스인 아마존 맨션을 임대한다. 아마존 에코를 통해 집안의 모든 기능을 통제한다. 알렉사 셰프가 미리 개인들의 취향을 파악하여 맞춤 요리를 하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콩고기가 일반화되어 있다.



위와 같은 변화는 책에서 소개하는 11개의 기업들이 만들 수 있는 세상의 단면이다. 20~30년 전만 해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상의 현실이다. 이제는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검색엔진으로 시작했던 구글은 검색 자체가 불필요한 맞춤형 정보제공 회사를 꿈꾼다. 넷플릭스는 기존의 한 방향 스토리가 아닌 개인별 맞춤 스토리 영상을 제공한다. 로빈후드를 통하면 더 이상 금융거래 수수료는 발생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집 안의 몯느 시스템은 물론이거니와 스마트 도시와의 통신을 장악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 시장 OS의 강자답게 모바일 시장의 실패를 거울삼아 스마트시티의 OS시장 장악을 꿈꾼다. 지금은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가 이끄는 클라우드 시장은 크라우드 스트라이크가 철저한 보안을 통한 신뢰도 향상을 목표로 1위를 꿈꾼다.



페이스북은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일상 생활의 모든 기반을 장악하는 슈퍼앱을 꿈꾼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넘어 도시의 모빌리티 환경을 친환경으로 탈바꿈한다. 기존의 노동집약적이고 중앙집중적인 아마존 방식의 쇼핑은 모두 쇼피파이 방식으로 바뀌고, 요식업계는 임파서블 푸드가 이끄는 대체육이 장악하게 된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등으로 사람과 물건을 완벽하게 연결한다.



저자는 11개 회사를 분석해서 3가지 메가트렌드를 뽑아낸다. 본업을 가리지 않는 파괴적 기업의 성장,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산업의 성장, 그리고 데이터 기업의 성장.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고,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는 등 메가 기업들의 변화는 더욱 빨라지고 크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금융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 애플, 아마존이 그러하듯이. 앞으로 카드사와 금융사들은 사라진다. 그 자리를 IT 기업들이 장악할 것이다.



자율주행 택시가 기존의 모빌리티 판도를 바꾼다. 우버의 근간을 흔들고 전통적인 철도교통을 파괴할 수도 있다. 아마존이 부동산, 건설로 진출하면서 해당 분야의 메가공룡이 될 것이고, 애플은 건강분야로 진출하여 헬스와 웰니스 분야의 강자를 차지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 20일 동안 줌 사용자가 1억명이 증가할 정도로 사용자의 경험은 매우 강력하다. 미래에는 스마트 시티가 당연해질 것이고, 수익에 상관없이 애플카드와 테슬라 자동차는 계속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IT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다 보니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들이 많이 와 닿는다. 이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2025년이 되기도 전에 실현될 것들이 많을 것 같다. 거대한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서 변화를 만들어 갈 때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저자는 소매업, 에너지, 금융업 등 5년 후 사라지는 위험한 8개 업계를 제시한다. 실제로 사라진 기업들의 사례를 들면서 전통 기업들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의 도래를 경고한다. 그리고 구글, 아마존처럼 시작한 벤처기업에게 많은 대기업이 당하는 상황에 대기업의 대처방안도 제시한다.



정말 우리의 인식과 생각보다도 더 빨리 변하는 세상이다. 우리가 변화를 앞서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변화에 대처하려면 5가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2025년의 미래를 남보다 앞서서 맞이하려면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도 다음 5가지를 준비하라고 한다.



첫째, 영어다. 최근의 비즈니스 뉴스, 테크놀로지 관련 정보는 모두 영어로 먼저 나온다. 최근 주류가 미국이기 때문에 당연한 사실이다. 관련 기사와 정보는 영어판으로 직접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한다.



둘째, 금융지식이다. 특히 증권관련 자격시험 공부 및 자격증은 필수다. 증권관련 자격증 공부는 경제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총체적인 지식을 다루기 때문이다.



셋째, 데이터 사이언스다. 특히 딥러닝의 의미를 알고, 딥러닝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기본적인 지식은 갖추어야 한다. 특히 저자는 캐글(Kaggle)이라는 사이트를 살펴보라고 한다.



넷째, 프로그래밍이다. 특히 데이터 과학 프로그래밍에 최적인 파이썬을 배우라고 한다. 일류 프로그래머처럼 할 필요는 없지만 시스템 코드의 구조를 파악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정도만 알 수 있는 정도면 된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모델 해석능력이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의 구조를 파악하고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5년에는 저자가 말하는 변화는 물론이고 지금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이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저자가 말하는 5가지의 기본 능력은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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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우리도 할 수 있다
김능현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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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아마 사회주의 이념에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닐까?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은 정치의 단골 주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기본소득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 아마 나는 기본소득을 기초생활보장제도와 헷갈리고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제시하는 기본소득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일정금액을 말한다. 그렇다고 5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근로의욕을 꺾지 않고 발전적인 미래를 구상할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최소한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더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일을 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버는 억지 노동의 노예가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일들을 찾아서 할 수 있는 밑천이 될 수 있는 정도의 돈 말이다.



기본소득을 너무 과도하게 지급하면 인플레이션으로 결국은 별 의미가 없어질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아니더라도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킬 수 없게 된다. 일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금액의 돈이 있다면, 그리고 그 돈이 매달 화수분처럼 채워진다면 누가 일을 하겠는가?



저자는 기본소득의 조건으로 몇 가지를 제시한다. 일단 '조건 없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건 없이 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어야 하고, 받을 수 있는 조건이나 서류가 필요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처럼 증명이 필요하지 않다. 저소득층이라는 증빙서류가 필요하지 않고, 부양 의무자로 인한 불이익도 없어야 한다. 당연히 부자라고 해서 배제되어서도 안 된다.



팬데믹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할 때 부유층 지급에 대한 논란이 정말 많았다. 이유는 지급되는 금액이 부유층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나도 사실 이 말에 동의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냈고, 재난지원금은 세금으로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급되는 금액이 그들 삶에 도움이 안될지는 몰라도 그들도 엄연히 국가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받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기본은 누구나에게 동일하게, 그리고 아무 조건없이 집행하는 것이다. 저소득층은 최소한의 소득을 통해서 먹고 살기 위한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하고, 고소득층은 본인들이 낸 세금의 일부를 돌려받음으로써 조세 회피를 줄이고, 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기본소득 실현을 위한 '재원 조달' 문제에 초점을 둔다. 특히 기존의 중복되는 복지제도와 세제혜택을 정비하여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하게 다룬다. 저자의 주관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쉬운 방법들은 아니지만 말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시작할 수는 없다. 시행하고 의견수렴하고 수정하고 다시 시행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듯 하다.



저자는 기본소득을 주장하지만 기본소득으로 인해 기존의 복지수준이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기본소득으로 인해 기존 복지를 받는 특정 계층의 혜택이 희생되어서도 안 된다. 기본소득은 만능 복지해결책이 아니라 다른 복지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국민의 행복수준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기본소득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정치적으로는 더욱 그렇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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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30분 회계 - 투자 유치를 위한 명쾌한 재무제표 만들기
박순웅 지음 / 라온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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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는 어렵다. 대학교 때에는 그 어려운 금융공학도 잘 해낸 내가 어려워하던 과목 중 하나다. 어렵다기보다는 친숙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필자도 회계는 어렵다고 한다. 회계기준이 계속 바뀌고 있고, 또한 다양한 이슈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거나 소송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회사의 재무상황을 아는 것은 필수다. 그러나 대부분은 재무담당이나 회계사에게 맡기고 회사의 재무상태에는 무지한 사람들이 많다. 어찌보면 회사의 생과 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금이고, 그 중에 핵심은 회계다.



10여년 전에 상담했던 기업이 흑자도산한 사례가 있었다. 자금상태는 너무나 좋았고, 사업도 번창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너진 것은 순간이었다. 문제는 대표는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해 전혀 몰랐고, 친동생이 관리하고 있었다. 친동생은 대표인 형 몰래 부정한 거래들을 하다가 결국 수습하지 못하고 우량 기업을 한 순간에 날려버린 것이다. 만약 대표가 평소에 재무의 흐름을 꿰뚫고 있었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회계는 이래서 중요하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수익이 계속 나고 있는데도 도산하는 사례들이 꽤 많다. 모두 회사의 재무상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경우다.



스타트업을 위한 전용회계는 없다. 작가의 말대로 스타트업은 기존 중견기업들만큼 복잡하게 회계처리할 것들이 별로 없다. 매출 규모는 미미하고 비용만 발생하는 구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다양한 스타트업을 상담하면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회계 이슈를 30가지로 정리해서 알려준다. 스타트업 단계에서는 이 정도의 지식만 알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스타트업들이 회계문제를 넘어서서 스케일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책은 2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실제 상담사례들을 중심으로 스타트업들이 겪을 수 있는 30개의 회계관련 이슈들을 다룬다. 2부에서는 1부를 읽다보면 나오는 개념들 중 최소한 알고 있어야 할 회계 용어와 개념들을 정리해 준다. 스타트업에 충분한 정도의 정보라 생각한다.



좋은 재무제표로 만들기 위한 각종 꿀팁을 방출한다. 자칫 폭탄이 될 수 있는 선급금, 대여금, 매출채권의 이중성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개발비, 무형자산, 영업권에 대한 가장 핫한 이슈들을 실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한다. 유니콘 기업인 옐로 모바일의 사례를 읽어보면 많은 스타트업들이 고민하는 내용을 공감할 것이다.



자산 못지 않게 문제가 되는 부채에 대한 내용도 훌륭하다. 차입금, 가지급금 등에 대한 부분은 더 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많은 기업을 컨설팅해봐서이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중견기업들도 고민하는 문제들을 충실하게 담았다. 스타트업 초창기부터 이런 내용들을 알고 있다면 향후 스케일업해서 큰 기업으로 나아간다면 회사 재무현황을 몰라서 당혹스러운 흑자도산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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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스페인 & 한 달 살기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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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지에 가서 한 달을 산다는 것은 버킷리스트를 넘어 누구나의 로망이 아닐까? 와이프와 함께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고대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 달 살기는 사실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부부만의 시간이 많아지니 생각도 바뀌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대학교를 갈 때쯤이면 부부만의 해외에서 한 달 살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스페인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평소에 관심이 너무나도 많은 나라다. 사실은 스페인 때문이라기보다는 많은 남미 나라들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브라질을 제외하고 남미 나라의 대부분이 스페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관심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스페인어를 배우면 남미여행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상상을 하면서.


'스페인 한 달 살기' 책을 펴보면서 작가의 정성을 볼 수 있었다. 스페인을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세세한 배려가 엿보인다. 내가 여행을 갈 때 계획을 짜는 패턴과 유사해서 많이 놀랐다.


먼저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으로 시작한다. 스페인의 음식, 맥주와 와인, 그리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축제들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특히 스페인 전통햄 하몽은 정말 많이 들어봤는데 아직 그 맛을 모른다. 스페인에 가면 가장 먼저 먹어봐야 할 음식이다. 토르티야와 파에야는 스페인을 가보지 않았어도 한국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 추로스가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부드럽고 맛있다고 한다.


다음은 구체적인 여행계획 세우는 팁, 한 달 살기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내용, 그리고 자동차 여행을 위한 준비, 그리고 각 지역에 대한 자세한 정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한 달 살기를 위해 얻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에 대한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한다. 한 달 살기에 막연한 사람들을 위한 유경험자의 꿀팁 대방출이다. 스페인 한 달 살기를 하기 전에 이 책과 함께라면 한 달이 아니라 1년도 가능할 정도로 구성이 탄탄하다.


한 달 살기를 위한 마음가짐부터 예산 계획, 숙소 예약, 사전/사후 준비사항까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겨준다. 특히 중반부에 있는 '스페인에 꼭 가야 하는 이유' 부분은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스페인에 대한 여행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야할 이유를 찾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높고 낮은 산부터 해변과 사막에 가까운 지역까지 다양한 풍경을 갖춘 점이 매력 있는 것 같다.


자동차로 여행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스페인 지도를 펴놓고 자동차 여행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팁은 정말 유용하다. 자동차 여행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사항은 우리나라 치안상태를 자랑스러워하게 한다.


스페인의 도시 및 지방에 따른 도로사정과 운전시 주의사항은 책이 아니라면 시간을 들여 찾아봐야 할 내용이다. 도로 위에는 신호등이 없고, 우회전할 때 신호등이 빨간불이어도 정지해야 한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정말 자동차 여행을 위한 A to Z가 다 담겨 있다.


스페인 지역의 다양한 매력이 있지만 그 중에서 톨레도 지역이 가장 먼저 가보고 싶다. 영화에서 자주 보던 그런 풍경이다. 붉은색 계통의 다양한 집들이 해변에서부터 육지까지 아주 빼곡하게 들어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5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규모로 작은 도시다.


책 한 권을 보면서 마치 스페인에 한 번 다녀온 듯 하다. 우리나라도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설명된 책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한 책자가 있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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