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말순 채소법 : 집밥 ㅣ 조말순 채소법
김지나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평점 :

인생 요리책을 얻었다. 바로 조말순 채소법의 집밥 레시피다. 말 그대로 채소를 활용한 모든 요리 비법을 담은 비법서다. 보통 채소는 육류 요리를 거드는 역할로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만은 채소가 주인공이다. 육류가 곁들여 나오는 느낌이다.
먼저 조말순 여사는 저자에게 가장 많은 요리 영감을 준 분이다. 엄마의 이름인 '조말순'의 이름으로 카페를 운영했다. 카페를 통해 조용히 알리던 조말순 여사에게 물려받은 조말순 채소법 총 60가지의 레시피가 고급스러운 양장본에 담겨 있다.
간단한 채소요리부터 채소를 활용한 국과 찌개, 채소 샐러드, 주말에 즐기는 채소 요리까지 완벽하다. 40대가 넘어가면서 젊었을 때 즐기던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음식은 입에서 땡기고 여전히 맛있다. 다만 속에서 받아주지 않을 뿐이다. 소화기능이 예전만 못하다는 뜻이리라.
마침 적당한 시기에 채소를 위주로 하는 요리책을 만난 것이다. 내 인생은 항상 필요할 때 필요한 것들이 나타난다. 이 책도 내게 이제는 채소 위주로 건강한 식단을 챙기하는 신호를 주는 것이리라.
튀기거나 만드는 과정이 복잡한 메뉴는 준비 과정도 힘들지만 설거지 등 뒷처리도 만만치 않다. 이런 의미에서 바로 바로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채소 요리가 제격이다.
나는 모든 요리책의 초반부를 좋아한다. 초반부에 저자의 비법이 들어나기 때문이다. 저자가 자주 사용하는 재료와 양념, 손수 만들어 사용하는 소스 등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말그대로 비기방출이다.
저자는 우엉, 알배추, 루콜라, 대파와 쪽파 등 15가지의 재료와 양념을 자주 사용한다. 각 재료들의 특징과 주의사항이 잘 설명되어 있어 나같은 요린이에게는 딱이다. 그리고 멸치육수, 가쓰오육수, 매실절임, 양파 캐러멜라이징과 같은 특급 소스 비법도 공개한다.
마음에 드는 몇가지 레시피를 소개해 본다.
애호박 앤초비볶음을 올린 토스트다. 애호박, 고소한 버섯, 매콤한 꽈리고추를 볶아 토스트에 올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다. 애호박은 길게 썰고, 고추는 꼭지를 따고, 양송이 버섯은 1/4등분 해서 중불에 볶는다. 호밀빵을 구워서 와일드 루콜라, 볶은 애호박, 볶은 양송이 버섯과 꽈리고추 순서로 올린 후 후추를 조금 뿌려 먹는다.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다음은 내가 좋아하는 식재료인 머위를 이용한 머윗대 백합탕이다. 백합탕의 뽀얗고 시원한 맛은 다른 재료가 없어도 빛난다. 하지만 여기에 쌉쌀한 머윗대를 얇게 저며 곁들이면 맛이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 먼저 백합을 씻어 물과 청양고추를 넣어 뽀얗게 끓인다. 여기에 마늘을 넣고 청양고추를 건져낸다. 소금으로 부족한 간을 맞추고 그릇에 국을 담을 때 데친 머윗대와 다진 대파를 넣는다.
정말 쉬운 레시피인데 맛이 상상이 된다. 머윗대는 마지막에 같이 끓여도 좋을 듯 한데... 이 부분은 만들어보면서 시도해봐야 겠다.
맛있는 채소로 챙기는 건강한 레시피 60개를 얻을 수 있는 귀한 보물책이다. 만드는 과정이 힘들거나 뒷처리가 복잡하지 않아서 더 좋다. 열심히 만들어 보아야 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