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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갈등 - 분노와 증오의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아만다 리플리 지음, 김동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9월
평점 :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가족 구성원들과의 갈등부터, 이혼, 조직내의 갈등, 사회 계층간의 갈등, 정치 갈등, 젠더 갈등, 기후 분쟁, 전쟁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갈등의 상황은 현실이다. 저자는 현재의 상황을 극한의 갈등이라고 표현한다.
갈등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다. 갈등은 경쟁만큼이나 사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개인과 국가가 서로 건강한 갈등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한계를 넘어서는 경우에 발생한다. 도를 넘는 경쟁이 나쁜 것처럼 싸우기 위해 싸우는 극한의 갈등상황이 문제다.
저자는 사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갈등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건전한 갈등과 고도 갈등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한다. 서로에게 해악만을 끼치는 고도 갈등 상황을 이해하고, 고도 갈등의 상황에서 탈출하는 법을 안내한다. 주로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문화적인 차이만 이해한다면 인간 본연의 갈등 상활을 이해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저자는 책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었다. 전반부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극한 갈등의 상황에 빠지게 되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후반부에는 극한 갈등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들을 제시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갈등 상황을 피하는 걸 좋아한다. 가급적이면 내가 이해하고 수용하는 편이라 많은 상황이 갈등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나만 지치게 되고, 조직의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내게 이 책은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인 셈이다.
좋은 갈등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크는 선한 힘이다. 좋은 갈등은 스트레스와 분노를 동반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답을 찾아내게 되고, 서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건전한 갈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고도 갈등은 선과 악의 구도가 뚜렷하다. 세상을 이분법으로 나누어서 '우리'와 '그들'의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서로 최악의 상황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는 정상적인 관계의 법칙은 작동하지 않고, 늘 상대방과의 모든 관계가 문제 해결이 아닌 이겨야 하는 대결의 양상을 띤다.
고도 갈등의 상황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다. 나도 모르게 갈등 상황에 빠지게 되고, 고도 갈등 상황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항상 상대방이 먼저 공격을 했고, 자신은 상대방의 공격에 방어하고 있다고 믿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스스로 가해자보다는 피해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책에는 미국의 다양한 갈등 상황이 나온다. 지역, 계층, 인종 등 다양한 갈등 상황을 분석하고 원인을 분석한다. 그리고 고도 갈등이 건전한 갈등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제시한다.
미국의 사례가 우리나라에 모두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읽다보면 문화적인 측면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겪는 갈등 양상은 우리나라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싸우기 위해 싸우는 극한 갈등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건전한 갈등으로 변화시키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한 개인 뿐 아니라 조직, 지역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극한 갈등의 상황이 범죄, 재난, 테러 등으로 발전하지 않고 사회의 문제와 부조리를 수정할 수 있는 건전한 갈등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해답을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