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루틴 - 원하는 인생은 늘 안전지대 밖에 있다
천인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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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게 한 가지가 있다면 세상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



예전에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 문구다. 천인우 작가의 브레이킹 루틴은 왜인지 저 문구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에 중독된 사람들을 위한 완결판이자 행동을 유도하는 책이다. 변화에 대한 연습과 실천, 시간관리를 통해 변화를 가속화 시키는 방법, 인생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지금도 늦지 않은 공부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말 그대로의 비기를 알려준다.



인터넷 서점에서 접한 그의 이력은 너무나 화려하다 못해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의 화려한 이력만 보면 금수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사람일수록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처럼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 뒤에는 보이지 않는 몇 백배, 몇 천배의 노력과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자기계발서에 환호한다. 이는 현재 자신의 삶이 더 나은 쪽으로 변화하기를 원해서일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이유로 책을 읽고 다른 것들을 배운다.



저자는 현재보다 많은 발전을 이루려면 내가 편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멈추고 불편해 하는 것들을 시도하라고 한다. 나를 돌아보면 해야만 하지만 정말 불편한 것들, 약간은 부끄러울 수도 있는 것들을 시도하지 않은 것 같다. 그게 바로 나의 안전지대였던 것이다.



저자는 왜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크게 변화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어떤 장치를 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준다. 결정을 주저하거나 섣불리 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들 때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방법들을 경험을 통해 알려준다. 정말 공감이 많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안전지대를 깨지 않으면 정말 쉽지 않은 일들이다.



특히 신경쓰지 않으면서 습관을 만들고, 성공 루틴으로 만드는 방법은 정말 단순하지만 해 볼 만하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하지 않는 방법, 그리고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안전지대를 심하게 위협받지 않는 방법으로 습관을 만드는 방법들을 배우게 될 것이다.



외대부고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노하우를 5가지 공부법으로 정리한 부분이 있다. 내용을 보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것들이다. 다만 꾸준함이 답이다. 자세한 실행 부분은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1. 아침 15분 동안 하루를 준비하면 집중력이 상승한다.


2. 집중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20분 공부법'


3. 저녁 15분, 하루 성과를 기록하는 '피드백 습관'


4. 작은 디테일은 과감하게 포기한다.


5. 나보다 잘하는 친구의 능력을 빌린다.



저자는 합격률 3%를 뚫고 페이스북에 입사한 입지전적인 사람이다. 그가 페이스북에 입사할 수 있었던 자신만의 면접 비법을 알려준다. 이 내용은 누구나 알고 있을만한 내용이지만 국내 기업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부분이다.



- 면접 장소에 일찍 도착한다


- 리서치를 제대로 하고 간다


- 멍청한 질문을 하지 마라


- 면접에는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다


- 면접이 끝난 후 남기는 인상도 중요하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세 번째 파트다. 바로 변화의 가속도를 높이는 시간관리법. 실리콘 밸리에서 배웠다는 하루관리 시간관리법, 일과 공부를 효과적으로 병행하기 위한 타임 레버리지 방법과 시간 분배법. 이 방법들을 숙지하고 실천하고 나면 시간을 버리지 않고 시간을 버는 하루를 살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위임을 왜 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어떻게 적절히 이용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거절을 적절히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결국 하루 24시간의 시간을 잘 관리하는 방법 중의 핵심은 나와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을 여러 명 만드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을 대신하게 하거나 나누어서 하게 하거나 아니면 아예 거절하거나 말이다.



책 한 권에 그의 성공 전부를 담지는 못하겠지만 그의 체계적인 시간관리법을 하나 배운 듯 하여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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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처음이라 - 10대들의 성장 에세이툰
수원시청소년재단 권선청소년수련관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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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았으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큰 아들이 벌써 초등학교 5학년. 결혼하기 전에는 좋은 아빠가 되리라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어느새 여러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는 이미 늦곤 한다. 다 잠든 아들 둘을 보면서 미안해 하지만 다음날 또 반복이다.



이 책은 사실 '10대들의 성장에세이툰'이라는 문구에 끌렸다. 10대의 두 아들을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수원 청소년 수련관에서 팬데믹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비대면으로 아이들의 힘을 모아 완성한 것이다.


책은 학교, 친구, 학업, 고민, 기억, 도전에 관한 6가지 주제별로 26명의 아이들의 생각을 그림과 글로 담았다. 책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친구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여백에 자신의 생각을 옮겨 적을 수 있게 구성되었다. 어른인 나에게는 참 생소한 방식이지만 평소 아들들이 노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참 바람직한 방법인 것 같다.



첫 페이지부터 참 의아하다. 난해한 그림들, 빈 구석이 많고 허술해 보이는 콘티. 다분히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그렇다. 그런데 아이들은 금방 금방 이해할 수 있을만한 그림들이 연이어 나온다. 선문답하는 것처럼 아주 쉬운 그림인데도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생각들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중간에 '단소연습'이라는 글이 나오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구구단을 잘 못 외워서 실로폰으로 머리와 손가락을 맞았던 기억이 절로 난다. 요즘은 이런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체벌의 수준이지만 내가 다니던 당시에는 너무나 흔했기에... 집에가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구구단을 외웠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아이들이 표현한 학교생활은 일반적인 부분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지만 현 시대를 반영하듯 생소한 부분도 많다. 친구를 사귀고 친구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평범한 인간사를 다루는 부분이라 우리 때와 별반 다를게 없다. 다만 매개체가 되는 물건들이 많이 달라졌다고나 할까?



학교에서의 공부는 언제나 등에 진 무거운 바윗돌이다. 학교 다닐 때는 다들 공부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면 공부가 얼마나 하고 싶은지 아직은 모를거다. 공부를 통해 배워가고,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배우고, 꿈을 꾸고 실패하고 이루는 과정들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이 정말 생생하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다르다. 아이들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팬데믹 상황에서 학교를 다니고 배우고 친구들과 다르게 노는 방식을 배우면서 만든 책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을 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모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물론 부모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나는 절반 정도 밖에 공감을 하지 못한 듯 하다. 아니 솔직히 절반도 채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책은 이제 내 손을 떠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주고 마음놓고 본인의 생각을 적어보도록 할 생각이다. 초등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일독을 권한다. 특히 나처럼 아들이 2명인 부모는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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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보다 마인드맵
오소희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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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끄적이다가 마인드맵을 만났다.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고, 도움도 받고 싶은데 정작 본인의 감정은 온몸으로 거부하면서도 온몸으로 바라는 것이다. 딱 지금의 내 상태다.



하고 싶은 것은 정말 많은데, 그리고 도움도 받아야 하는데 무엇을 해야할지 명확하지 않으니 정말 다 거부하면서도 모두 바라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이 책은 대한민국 엄마라면, 특히나 아이를 키우느라 본인만의 시간을 가지거나 본인만의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어봐야 한다. 전반부는 딱 이런 상태였던 저자의 경험을 풀어냈다. 후반부는 마인드맵을 정말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나두 아이들에게 3P 바인더나 마인드맵을 나중에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작가는 아이들이 먼적가 아니라 부모가 먼저 배우고 사용하고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고 한다.



작가에게 마인드맵이란 "종이 위 놀이터, 무지개가 핀 예쁜 필기 방법"이란다. 굳이 예쁠 필요까지는 없지만 종이 위에 마음껏 우리의 상상력, 생각 등을 펼쳐보는 놀이터는 맞는 것 같다. 작가처럼 마인드맵을 그리다보면 물론 보기도 좋게 예뻐지기까지 할 것이다.



일단 생각의 실타래를 종이 위에 아무 제약없이 적어 본다. 그러면 정말 낙서처럼 보일 것이다. 거기에 약간의 색깔을 입히면 보기에도 좋게 정리된 나의 생각 정리 노트가 된다. 굳이 예쁠 필요까지는 없지만 밋밋한 것보다는 훨씬 보기에 좋다. 그렇다고 작품으로까지 만들 욕심은 부리지 말라고 한다.



"익숙한 것은 매우 편안하면서도 무섭다. 익숙함은 우리에게서 '감사함'을 빼앗아 간다. 익숙함은 우리에게서 불편함 속에 숨어 있는 '잠재력'을 빼앗아 간다. 익숙함은 우리에게서 '행복'의 순간들을 빼앗아 간다."



너무나도 와 닿은 말이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설프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진다. 아이가 아무런 장해없이 태어난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던 것이 이제는 여러 가지 잔소리가 날아간다. 아이들이 처음으로 걷기 시작할 때 감사하고 행복했던 기억들이 이제는 아주 당연하다.



정말 일상의 많은 것들이 익숙함에 묻혀 '당연함'이 되어 버렸다. 세상에는 당연한 것은 없다. 처음에는 다 어색하고 어렵고 알지 못했다. 아마도 마인드맵이 이런 익숙함 사이에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작가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면 말이다.



이 책은 마인드맵에 대한 서적인데도,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마인드맵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은 책을 통해 확인하면 되겠지만 나는 작가의 인생에 대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 쉽지 않았던 인생이야기, 그리고 마인드맵을 만나 풀어가는 이야기, 그 마인드맵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이어지는 이야기. 말 그대로 마인드맵을 통한 작가의 인생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읽게 되어 감사하다.



마인드맵이 우리의 모든 삶과 잘 엮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편견이 사라진다. 다시 한 번 마인드맵을 제대로 배워서 활용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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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미디 Ableton Live 11 기초 편
배정두.오근석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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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음악은 어렵다. 미술도 어렵다. 이게 내가 가진 편견이다. 학창시절에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 이 두가지였다. 음악과 미술을 배울 기회도 없었지만 워낙에 시골에서 자란 나는 문화적인 것과는 담을 쌓고 살았었다.



그러다가 미술은 아직이지만 음악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음원을 내고 또 이 음원들이 수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부터다. 그리고 아이들과 핑크퐁의 <아기상어>를 접하면서부터 흥미가 더 생기게 되었다. 사실 아기상어를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따라 부를 때는 그렇게 대단한 줄 몰랐었다. 그냥 여느 아동음악처럼 느껴졌는데, 매출이 조 단위를 넘는걸 보고 놀랐었다.



순수한 음악적 동기는 아니지만 일단 상업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던 차에 일반인도 제작할 수 있게 쉽게 만든 미디 제작 가이드북을 만나게 되었다.


음악이 정말 어려운 내게 음악의 제작과정부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에이블톤(Ableton) 사용방법까지 세세하게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 사실 에이블톤이라고 발음하는 것도 몰랐다.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는 음악 배우기는 프로그램의 기본기능 사용법부터다.



프로그램의 작업공간, 최상단의 제어버튼들, 그리고 각각의 디바이스와 클립 등을 다루는 기초적인 것부터 다룬다. 미디는 목소리가 없는 음악이다. 대신에 여러 악기들이 들어간다. 음악에 문외한이 나에게는 모든 것이 완전 신세계다. 음악도 음악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자주 사용하는 드럼악기의 종류와 특징들, 그리고 4비트, 8비트, 16비트 등 우리가 흔히 듣지만 잘 알지 못하는 비트를 만드는 방법들을 정말 아주 쉽게 알려준다. 정말 따라하기 쉽다.



드럼 다음은 베이스(Bass)다. 베이스가 어떤 소리들을 내는지, 그리고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이 책은 에이블톤 프로그램 사용설명서이기 전에 음악 초보 교과서라고 보기에 충분하다. 나처럼 음악 문외한도 음악 이론을 겸비하면서 따라하기에 충분한 난이도다.



한때 아기상어를 들으면서 1~2년 정도 공부하면 나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곤 했다. 배우지 못한 사람이 용감하다고 했던가! 배우면 배울수록 그 단순한 음악이 결코 단순하지 않았음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다.



베이스가 끝나면 코드 악기를 익히고, 관련된 비트 메이킹을 배운다. 모든 챕터의 마지막은 실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정말 실용적이다.



멜로디는 내가 알던 멜로디가 아니었다. 멜로디는 무엇인지,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떻게 멜로디를 만드는지,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멜로디를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 정말 음악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마지막으로 가상악기와 샘플링하는 방법을 배우는 책은 마무리된다. 그리고 마지막 미디파일 만들기 실습이 압권이다. 아직 책을 익히는 중이라 최종 미디파일 만들기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이 책을 몇 번 읽고 나면 나만의 미디파일을 하나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충만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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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다이어리
JJ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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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이별에 대한 풋풋한 감정으로 시를 읽던 청년은 어느새 두 아들의 아빠가 되었다. 요즘 아들들과 반강제적(?)으로 명시낭독을 시작했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명작들을 외우는 일을 반복했는데, 아이들은 이내 관심을 놓아 버린다.



명시라고 하니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외우게 하고 싶으나 어디까지나 아빠의 욕심인가보다. 외워놓기만 하면 어찌되었든 무조건 도움이 될 건데... 아빠의 마음 같지 않게 아이들은 관심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우연한 기회에 교과서 시가 아닌, 우리가 명시라고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하는 시가 아닌, 정말 사랑과 이별에 관한 아주 솔직한 시를 접하게 되었다. 작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지만 시를 읽고 나서 작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다.


시집은 전편인 <마시멜로>의 두번째 이야기로 <마시멜로 다이어리>를 쓴 듯 하다. 시집은 사랑과 이별에 대한 너무나도 솔직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낸다. 때로는 지독하게 외롭고 괴로운 심정으로, 때로는 별거 아니라는 말투로 툭툭 뱉어낸다. 아직 나와 같은 나이로 보이지는 않아 보이는데도 연륜이 묻어난다.



40대 중반인 나는 아직 내 이름을 건 책도, 시집도 내지 못했건만 저자는 시집을 벌써 2권이나 낸 내공의 소유자다. 둘다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 동안 읽어왔던 시나 소설은 너무나 현실성이 떨어진게 사실이다.



마시멜로 다이어리에는 진짜 내가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듯한 감성적 공감을 하게 된다. 예전을 돌아보면 사랑을 할 때는 그것이 사랑인지도 몰랐고, 이별을 했을 때는 정말 이별이라는 것을 실감하지 못했다. 작가는 이런 이별을 했음에도 놓아버릴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해야 함에도 미워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나무라다가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세상의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을 잘 표현한 듯 하다. 특별히 마음에 와 닿은 시를 2개만 인용하고자 한다.



리시안셔스 : 변치 않는 사랑


그대 마음이

다른 곳을 향했다면

그래서 그대 마음 안에

다른 자리를 만들고

싶어졌다면

참지 말고 다녀와요


그대가 아프면

나도 아파요


야리한 꽃잎이

파이해질 때까지

내 마음은 떨구지 않고

언제까지고 기다릴게요

다녀와요



작가의 마음이 아름답다. 감성이 빛난다. 떠나간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고, 또한 그를 미워하지 않고, 그를 위한 공간을 늘 비워둔다. 그는 떠난 것이 아니라 잠시 다니러 간 것일뿐이기에...



어찌보면 집착일 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집착이다. 사람은 참다보면 병이 나게 마련이다. 사랑을 할 때도 다른 사람을 보고 싶어질 때는 다녀오라는 작가는 이별에 대한 아픔을 이제는 많이 이겨낸 듯 하다. 시간을 이겨내고 이별을 이겨내 성숙한 작가가 되길 응원한다.




함부로 잊으라 하지 마


돌처럼만 살 거야

두 배로 아프라고 내 심장은

네게 던져버렸으니

아무렇게나 살 거야


들꽃처럼도 싫어

수줍은 기다림 같아서

바람처럼도 싫어

날 선 외로움도 같아서


그러니까

남은 내게 그렇게 함부로

잊으라 하지 마



시집을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고 공감하는 부분이다. 어찌보면 투정이고 어찌보면 달관같은 느낌을 주는 시다. 정말 좋은 시가 많이 있지만 이 시만큼 내 마음을 울리는 시도 없다.



기다림도 외로움도 어떤 감정도 강요받고 싶지 않고, 스스로 느끼는 대로, 스스로 원하는 대로 살아가겠다는 용기. 떠나간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그 때의 감정에 사로잡혀 힘들어하기 보다는 스스로가 선택한 감정에 따라 스스로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작가가 아름다워 보인다.



간만에 경쟁 사회에 자기 계발서만 읽던 내가 잠시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좋은 시집 한 권을 꺼내들고 읽어내려 마음이 편하다. 작가의 심정이 되어 보기도 하고, 내 과거를 떠올려 보기도 하고.



시를 읽는 마음이 이런 마음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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