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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 - 세계를 열광시킨 K-콘텐츠의 비밀
정길화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318/pimg_7905012073347139.jpg)
전세계를 열광시킨 <오징어 게임>의 열풍이 아직까지도 화제다. 영화 <기생충>, 영화배우 <윤여정>, 그리고 그룹 <방탄소년단>까지 K-콘텐츠의 전성시대라 할만큼 한류의 기세가 드세다. 이 책을 쓴 저자 7명은 콘텐츠 문화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의 전문가라 칭할만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오징어 게임>을 통한 K-콘텐츠의 비밀을 분석한다. 특히 한국이 만든 <오징어 게임>에 대한 분석서는 한국에서 먼저 나와야 한다는 사명감에 서둘러 집필했다고 한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최초로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는 83개국 모두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발리우드의 나라 인도에서 1위를 차지한 기록은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양성희의 <파워 콘텐츠 공식>을 통해 <오징어 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유추한다. 한류 흥행작들이 대부분 내수용으로 기획되었다가 높은 완성도와 보편성으로 해외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경을 초월하여 세계시장에서 유통되고 소비되고, 유튜브라는 환경을 만나서 더 강력해졌다. 뭐니뭐니해도 흥행의 가장 큰 동력은 캐릭터와 스토리의 승리에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문화 콘텐츠의 흥행요소는 '사회적 정의감'이다. 저자는 <오징어 게임>의 흥행 요인이 양성희 작가의 주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분석한다.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이 2008~2009년에 이미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제작을 고민했다고 한다. 넷플릭스라는 제작사를 만나서 10년이 훨씬 지난 후에야 빛을 보게 되었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만약 넷플릭스가 아닌 다른 제작사였다면 어땠을까? 결과는 보나마나 참패였을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고 호평일색이었던 외국 언론의 반응과 달리 비판적인 반응이 상당했던 국내 언론의 반응에 나타난다. 물론 외신의 반응이 긍정 일색으로 바뀌면서 국내의 반응도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뀌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오징어 게임> 같은 대작은 시대를 잘 만났고, 매체를 잘 선택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까? 저자는 크게 2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인 부의 양극화와 생존 위기에 몰린 약자의 냉혹한 현실을 반영했고, 전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공감론이다. 한국적인 내용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온 인류가 고민하고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K-콘텐츠만이 가지는 한국적 특성이다. 일본의 여러 영화와 비슷하다하여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결국은 장르와 소재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한류라는 세계적인 트렌드의 영향력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는 것이다.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였기에 이런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드높인 <사랑이 뭐길래>, <겨울연가>, <대장금>,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등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책에서 7명의 저자는 <오징어 게임>을 작게는 7명의 시선에서 크게는 정치, 경제, 외교, 문화, 사회 등 정말 다양한 시선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전체 이야기를 저자만의 시선으로 톺아보기를 제공하고, 참가자가 왜 456명이어야 하는지를 저자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통해 국내외 반응을 분석하고, 신드롬의 빛과 그림자를 분석한다. 더불어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관련된 이슈를 끄집어내 저자만의 시선으로 돌아본다.
향후 <오징어 게임>으로 변화게 될 드라마 한류와 K-콘텐츠의 시장을 내다보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데 필요한 아낌없는 조언도 덧붙인다. 드라마 산업의 측면에서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자들 간의 올바른 관계 개선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오징어 게임>의 경제효과를 분석한 부분이다. 2012년 <강남 스타일>의 1조원과 2021년 <오징어 게임> 1조원의 가치를 비교하면서 달라진 OTT 시대에 맞춰 우리의 콘텐츠 산업의 구조도 재편해야 함을 강조한다.
나는 <오징어 게임>을 약간 반강제적으로 시청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초등학생 아들이 물어보고 나서야 하루 만에 몰아서 시청을 했다. 이미 한국적인 콘텐츠에 익숙한 나로서는 기존의 한국 콘텐츠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세계인들은 한국적인 매력에 푹 빠졌나 보다.
그냥 드라마로서만 시청하던 <오징어 게임>을 다양한 시선에서 분석한 책을 보니 정말 색다른 맛을 느낀다. 혼자서 감상하고 생각만 하면 느낄 수 없었던 다양한 시선을 가지게 되는 것이 좋다.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여러 가지 시선을 더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