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산 패밀리 5 특서 어린이문학 10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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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청소년 소설 『구미호 식당 시리즈』와 동화 『수상한 시리즈』의 베스트셀러 작가 박현숙의 또 다른 시리즈 《천개산 패밀리》의 다섯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천개산 66번지에 모여사는 들개들이 몸과 마음이 조금씩 커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또, 다양한 사건사고의 위기를 넘기며 서로를 더욱더 믿고 의지하는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도 감동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더욱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은 빌런은 동네 떠돌이 개 무적이이다. 이 녀석이 치는 사고의 수준은 인간 세상의 빌런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번 작품천개산 패밀리 5에서는 어떤 사건사고를 저지르고 다닐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녀석이다. 이번 이야기의 주요 흐름은 '이름 모르 개'의 새끼 찾기이다. 잃어버린 자신의 새끼를 천개산 패밀리의 행동대장? 번개와 대장이 물어갔다며 용감이와 미소에게 그들에 대해 묻는다. 어떻게 된 일일까?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가만히 있으면 번개가 아니다. 정말 용감한 싸움꾼 진돗개 번개가 흥분하지만 지혜로운 대장이 말리고 천개산의 가족들은 동네에 사는 파도에게 도움을 청하고 진실에 조금씩 다가간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매력적인 차도냥 루키의 등장이다. 고양이 루키는 새끼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지만 조금씩 밖에 알려주지 않는다. 이 녀석의 꿍꿍이는 또 무엇일까?


이야기는 더욱 풍부해졌고 등장 캐릭터들은 각자의 개성 있는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이 이야기가 인간들, 청소년들의 이야기였다면 영상화도 가능했을 것이다. 감동이 주는 재미와 의미 있는 교훈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시리즈,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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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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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기적 유전자》, 《확장된 표현형》으로 유전자에 대한, 진화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만들어낸 리처드 도킨스《불멸의 유전자》를 만나보았다. 과학의 대중화에 공을 세운 진화생물학자는 새로운 책불멸의 유전자에서는 어떤 밈(meme)을 만들었을까? 이 책은 전작들의 확장판으로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조금 더 넓게 또 깊게 유전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생명체는 현재의 이야기들을 유전자에 기록하고 그 유전자의 기록은 계속해서 쌓이고 이어져 미래로 간다는 것이다.


즉 모든 생명체는 죽어서 사라지더라도 유전자는 오늘을 살고 미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이 유전자를 운반하는 수송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밀’의 역사라고 이야기한 유발 하라리가 떠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p.248. 요점은 물질적인 DNA 분자 자체는 덧없을지 모르지만, 뉴클레오타이드 서열에 든 정보는 잠재적으로 영원하다. …(중략)…그러나 개인의 DNA에 든 정보는 독특하고 대체 불가능하고 잠재적으로 불멸이다.


유전자는 변이와 선택을 반복하며 계속해서 이어져 오늘, 현재에 이르렀다. 수백만 년을 이어온 유전자의 불멸성을 촘촘하게 톺아보고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들려주고 있는 책이 바로《불멸의 유전자》이다. 유전자를 설명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고 온다. 고대 양피지에 ‘오래된’ 글을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글을 썼던 ‘팰림프세스트’라는 개념을 들려주며 ‘사자의 유전서’라는 개념으로 이어진다. 늘 흥미로운 새로운 주제들을 만나게 해주는 리처드 도킨스의 저작활동이 계속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p.250. 두루마리/DNA의 정보는 필경사/효소의 매개를 통해서 매우 신뢰도 높게 복제된다.


저자의 책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난해하고 어려운 듯싶지만 끝까지 읽고 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지적 즐거움에 크게 만족할 수 있게 만드는 저자의 ‘친절함’이다. 그런데 이번 책은 조금 더 큰 친절을 베풀어주고 있다. 본문 내용이 400여 페이지인데 설명에 폭을 넓히고 있는 ‘주’가 60여 페이지에 달한다. 책 말미에 모아놓은 ‘주’를 읽는 재미는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주’만으로도 정말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된다. 이 책이 보여준 가장 큰 친절은 다양한 형태의 많은 그림들이 이해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적 예측이 축적되면서 생명체의 생존 확률은 조금씩 올라갔을 것이다. 그렇게 쌓인 예측의 산물이 선택의 산물이고 또 기억의 산물인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수정되고 보완되며 덧쓴 유전자가 오늘의 인류이고 후대의 인류가 될 것이다. 정말 재미나고 흥미로운 유전자 여행이 기다리고 있는 책이다. 유전자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궁금하다면, 새로운 지적 자극을 받고 싶다면 세계적인 석학 리처드 도킨스가 들려주는 유전자 이야기《불멸의 유전자》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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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 특서 청소년문학 44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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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린이 잡지『개똥이네 놀이터』에 장편동화를 연재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하연 작가의 시간을 건너는 집을 만나보았다. 출판사 특별한서재특서청소년문학 44번째 작품이다. 《시간을 건너는 집》의 두 번째 이야기 《그곳에 네가 있어준다면》을 먼저 읽었던 까닭으로 '시간의 집'이라는 신비한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시간의 집을 볼 수 있는, 파란색 대문을 들어올 수 있는 아이들은 선택받은 4명의 청소년들이다. 선미, 강민, 자영 그리고 이수.


p.149. 인생은 '苦'이지만, 그럼에도'Go'해야 하는 것이란다.


선택받은 아이들은 상표가 없는 '하얀색 운동화'를 신으면 시간의 집을 출입할 수 있다. 시간의 집의 열쇠는 신비한 신발인 것이다. 신비한 신발이 아이들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아마도 상처받고 아픈 아이들의 '순수함'이 아닐까 싶다. 순수한 하얀색의 운동화를 신고 파란색 대문을 통해 '희망'을 찾아 나서는 아이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꾸고 싶어서 시간의 집이 가진 신비한 힘을 빌리려 한다. 12월 31일 오후 5시.


'시간의 집'이 가진 신비한 힘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듯 시간의 선택에는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엄마를 살리고 싶은 아이, 학교폭력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이 그리고 방치되었던 유아기의 기억 속에서 울부짖는 아이. 그들이 선택한 시간은 어디일까? 아이들은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까? 함께하는 동안 서로의 상처를 보담아주고, 내 상처보다는 상대방의 아픔을 볼 수 있는 성숙한 마음을 갖게 되는 아이들.


김하연 작가의 작품 속에는 허구가 아니라 현실이 가득 찬듯하다. 더 큰 희망을 주기 위해서일까? 현실은 정말 끔찍하게 그리고 있다. 너무나 생생한 학교폭력 현장 묘사는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정말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어쩌면 아이들이라서, 몰라서 더 그럴 수 있는지도 모른다. 폭력은,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는 무조건 없어져야 한다. 우리들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아마도 '자유'일 것이다.


시간의 집에 모인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아이들의 결정을 응원하고 싶다. 아픈 상처를 간직한 모든 아이들이 파란색 대문을 열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하얀색 운동화를 선물받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남는 것이 있다면 나도 하나 선물 받고 싶다. 그때 난 어떤 시간의 문을 열고 들어갈까? 과거, 현재,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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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말과 글 - 삶을 채우는 시간, 지혜의 필사책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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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법정 스님의 말과 글》의 부제는 '삶을 채우는 시간 지혜의 필사책'이다. 서문에서 샘터 발행인은 '한숨 쉬면서 산수화를 그리듯 필사해 보시길 바랍니다.(p.7)'라며 이 책의 활용 방법을 말하고 있다.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우리들에게 잠시 생각할 여유를 가지라고 권하고 있다. 물질이 아닌 정서적인 '채움'을 밝히고 있는 부제와 결을 같이하고 있는 듯하다. 법정께서 말씀하신 '무소유'가 가슴에 와닿고 급변하는 시간 속에서도 소중하게 이어지는 것은 몸소 실천하신 큰스님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실천하는 지혜를 담은 책이다.


p.208. 필요한 것을 잔뜩 가졌다고 해서 행복이 오는 건 아닙니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그때 행복이 와요.


데일 카네기는 스트레스를, 갑자기 찾아오는 우울감을 일에 몰입해서, 몸을 바쁘게 움직여서 극복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법정 스님께서는 여유를, 천천히를 강조하신다. 《법정 스님의 말과 글》에는 법정 스님의 지혜를 담고 있는 138개 문장을 뽑아서 보여주고 있다. 법정 스님의 글에서 67개 문장을 뽑고, 스님의 말씀에서 71개의 문장을 선택하여 전달하고 있다. 138개의 문장마다 전해주는 울림이 너무나 커서 어는 한 문장도 소홀히 지나칠 수 없다.


여유를 비롯한 9가지(나, 관계, 자연, 삶과 죽음, 지혜, 종교, 책, 여유)의 주제를 9개의 장으로 분류하여 편안하게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있는 책의 기본 구성은 스님의 지혜를 담은 문장을 먼저 보여주고 바로 다음 페이지에 그 지혜를 손으로 쓸 수 있는 노트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노력하지 않은 악필인 관계로 그 노트에 낙서를 할 수는 없었다. 다른 지면을 활용하여 필사해 보며 '필사'의 필요성도 고단함도 맛보았다.


《법정 스님의 말과 글》이 담고 있는 방대한 지혜를 단번에 습득할 수 없듯이 이 책은 올 한 해 옆에 두고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펼쳐보아야 할 듯하다. 무언가에 상처받아 한없이 작아질 때 스님의 따뜻한 위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지혜로운 문장을 눈으로 느끼고 손으로 새기면 삶이 던지는 수많은 위태로운 문제들을 천천히 건널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바쁜 일상에 여유를 찾게 해주는, 슬픔과 아픔에 매몰되지 않게 해주는 것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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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죄
존 위티 주니어 지음, 정두메 옮김, 김형태 감수 / 한길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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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독서할 책을 고를 때 '제목'의 끌림만으로 선택하는 탓에 가끔은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이번에 뜻하지 않게, 소설인 줄 알고 만난아버지의 죄의 경우가 그러했다. 책을 받고 저자의 약력을 보는 순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저자 존 위티 주니어 교수는 미국 헌법과 종교의 관계를 연구하는 법학 박사다. 법과 종교 연구 센터 소장이며 법과 종교 분야의 권위자로 300여 편의 논문을 출간했다는 약력이 이 책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다.


p.24. 혼외자의 원칙은 신학적 교훈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법원칙에도 어긋난다.


법도 어렵지만 종교도 그에 뒤지지 않을 만큼 난해하다. 특히 《아버지의 죄》에서 다룬 '혼외자'라는 주제는 더욱 난해하다. 하지만 처음 느낀 두려움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저자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 책 속으로 조금만 둘어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비난과 제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혼외자'. 그런데 '혼외자'에 대한 '보이는 차별'이 구약성서에 기록될 정도로 오래전부터였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p.283. 이와 반대로 이후의 기독교 황제, 가톨릭 교황, 개신교 군주들은 사생아에 대한 대우의 시발점을 포용이 아닌 소외로 바꾸었다.


어른들의 잘못을 아이에게 전가하는 많은 것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이 혼외 욕정의 결과를 아이에게 돌리는 것이다. 어른들의 잘못된 욕정의 책임을 왜 아이들에게 전가하게 되었을까? 또 아이들에게 전가했던 도덕적 책임과 법적 권리의 제한은 언제쯤 없어지게 될까? 그런데 '혼외자의 지위와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게 큰 이슈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조금씩 접하다 보면 혼외자라는 이슈가 법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정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외자의 권리와 대우에 대한 이야기를 고대부터 현재까지 촘촘하게 들려주고 있다. 허균이 만들어낸 '홍길동'의 외침이 생각나는 책이다. 상속권을 잃은 '혼외자'들이 선택한 길은 무엇이었을까? '차별'이라는 커다란 이슈를 '혼외자'라는 키워드로 풀어놓은 드시다. 다소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다룬 책이지만 저자의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쉽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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