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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속 세계대전
류상범 지음 / (주)한산문화연구원 / 2025년 4월
평점 :

"한산문화연구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역사를 다룬 책들이 재미난 점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같은 역사적 사건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책들이 많다. 《우표 속 세계대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표로 역사를 바라본 책이다. 역사 중에서도 세계대전을 다루고 있다. 기상청 기상연구관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저자 류상범은 역사와 미술사를 공부하는 우취인이다. 월간지〈우표〉에 연재했던 '세계사 속의 우취 자료'에 소개했던 내용을 보완해서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이 책에 담고 있다.
《우표 속 세계대전》은 1870년 프로이센과 프랑스의 전쟁부터 1,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1945년까지의 전쟁사를 시대순으로 들려주며 정치적, 군사적 사건들을 우표, 엽서 등 각종 우편물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480여 페이지에 담은 이야기는 흥미롭고 재미나다.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사를 시간 흐름에 맞추어 촘촘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접해보지 못하던 지적 즐거움을 준다. 또 역사적인 사건들과 함께 소개하는 우표와 우편물들의 모습은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전쟁 이야기와 다양한 우편물의 모습을 알려주는 1장 우리의 주적은 누구인가?부터 7장 추축국의 항복과 종전까지의 내용도 충분히 흥미롭고 새로웠지만 마지막 장인 8장 전쟁이 남긴 우편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처음 접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이 책이 가진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브이 메일 V …-MAIL'이라는 우편물을 처음 접할 수 있었고, 영국 BBC 방송이 전쟁 중에 적국 음악을 뉴스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한 사연도 알게 되었다.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의 1악장 첫 네 음이 모스 부호로 V를 뜻해서 승리를 염원하며 사용했다고 한다. "밤밤밤 바~" …- '포로우편'은 러일전쟁에서 세계 최초로 사용되었고,'모략 우표'라는 것도 처음 만날 수 있었다. 상대국의 주요인물을 조롱하는 패러디(풍자) 우표와 엽서를 제작해서 적국에 살포한 것이다.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시간순으로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도, 전쟁이라는 역사를 같이했던 우표, 엽서 등의 우편물 이야기도 정말 좋았다.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우표와 역사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