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 1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1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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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처럼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은 없을 것 같다. 책으로 세 번, 중국의 드라마로 한 번 만나본 삼국지는 그때마다 새로운 서사를 들려주고는 한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만났을 때에는 조조가 그렇게 얄밉고 싫었다. 당연히 그때의 영웅은 유비였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접한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관우의 무직함도 보이고 조자룡의 우직함도 보였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조조가 있었다. 유비의 우유부단함보다는 조조의 결단력이 좋았다. 인하대학교 초빙교수 허우범과 함께 떠난 흥미로운 여행 《삼국지 기행》은 또 다른 삼국지를 들려주고 아니 보여주고 있다.

《삼국지 기행 1》은 2009년에 출간되었었던 책에 내용을 첨가하여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재미와 흥미를 더해 출간한 '증보판'이다. 1권은 프롤로그 '지금, 왜, 다시 삼국지를 읽어야 하는가'를 시작으로 형주를 돌려주지 않고 꿀꺽하는 유비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다시 만나도 배신의 아이콘은 역시 유비인듯하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10년이 조금 지난 시간이 만들어낸 레트로 감성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래된 과거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 새롭게 단장한 유적지들의 변화를 더욱 실감 나게 하고 있다.

많은 사진들을 통해서 보는 삼국지의 시각적인 매력도 좋았지만 나관중『삼국지통속연의』를 바탕으로 삼국지 속에 담긴 중국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철학적인 매력이 더 좋았다. 삼국지 속에 녹아든 중화사상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고 왜 유비를 중심으로 한 관우, 장비의 동상, 사당들은 많은 데 조조의 동상은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또 10년 전에는 드물었던 조조의 동상이나 사당이 많이 늘어난 까닭을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삼국지연의』의 배경을 따라 전개되는 이야기의 시작은 지리적인 배경을 보여주는 지도이다. 삼국지에 주요 테마를 들려주고 유적지 사진을 보여주는 부분이 본문의 한 축을 이룬다. 또 다른 한 축은 소설 삼국지가 역사처럼 느껴지게 된 사상적인, 역사적인 배경을 조금 더 깊게 들려주는 부분이 맡고 있다. 10여 년 전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보여주는 사진이 재미를 더해주고 삼국지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이 흥미를 더해주는 책이다.


삼국지를 처음 접하는 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 삼국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고, 삼국지의 매력을 경험한 이들은 이 책 속의 사진들을 통해서 유적지를 가고 싶다는 열정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책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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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사피엔스 -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신인류의 탄생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4
홍기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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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박사인 홍기훈이 들려주는 사회과학자의 관점으로 본 새로운 기술 '챗GPT'21세기북스 人生명강 시리즈의 열네 번째 이야기로 만나본다. 한동안 '메타버스'가 내놓는 가상 공간의 멋진 세계가 AI를 대표하는 듯하더니 요즘은 챗GPT가 대세인듯하다. 다양한 매체에서 챗GPT에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무언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처럼 난리다. 챗GPT가 진짜 세상을 바꿀수 있는 신기술일까? 그럴만한 힘을,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처음 챗GPT를 접하고 검색 방법이 조금 진화한 형태하고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었을까?


챗GPT가 놀라운 기술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키보드 즉 컴퓨터 언어에 답을 주던 컴퓨터가 이제 자연어 즉 인간의 언어에 답을 준다는 것이지 '챗GPT' 스스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챗GPT를 통해서 얻은 정보의 사용에는 저작권이 문제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GPT 사피엔스》가 '챗GPT'에 접근하는 방법이 좋았다. 저자가 '챗GPT'를 들여다본 관점이 좋았다.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과학적인 디테일보다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AI 신기술에 대해서 풀어내고 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등장하면 '이번에는 다르다'라며 광기에 가까운 분위기에 휩싸여 허우적대는 사회현상을 역사 속에서 찾아내 우리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기술적인 면에서도 다수의 예시를 통해서 광기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와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AI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기 위해서는 범용 인공지능으로 발전해야 하고 그 과정 중의 하나가 '챗GPT'라는 것이다. 이세돌 기사에게만 유일하게 패한 바둑 AI는 바둑이라는 일정 분야에서만 천재이지 아주 간단한 일상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만들어낸 튤립 투기와 비트 코인을 비교하는 이들이 많다. 아마도 광기, 열풍이라는 사회 현상에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인듯하다. 챗GPT의 열기도 그런듯하다.

챗GPT를 그저 재미난 대화 상대로 인지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챗GPT자신이 자신을 정의하고 '챗GPT'의장점과 단점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가 질문하고 챗GPT가 답한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 챗GPT가 AI에 대해서 쓴 시도 보여주고 있다.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논문도 쓸 수 있다는 챗GPT의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범용 인공지능에 대해서 들려주고 있어서 무척 흥미롭고 재미나게 만나볼 수 있었다.


특정 분야에서는 천재적인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인간이 되기에는 한참 모자란 인공지능 AI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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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건너편 작별의 건너편 1
시미즈 하루키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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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입니까?"


시미즈 하루키의 연작 소설의 시작《작별의 건너편》가제본으로 만나본다. '작별의 건너편(さよならの向う側)'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사후(死後) 세계의 이야기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작별(作別)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들의 안타까움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런데 '작별의 건너편'에는 그런 안타까움을 달래주는 특별한 코스가 있다. 꼭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이들과의 만남을 위해 '마지막 재회'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단 하루지만 누구나 선택하고 싶을 것 같다.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선택을 꺼리게 한다.


몇 가지 조건 중 나의 죽음을 아직 알지 못하는 이와의 재회만이 허용된다는 것이 아마도 가장 까다로운 조건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만나보고 싶은 이들이 누구보다 먼저 나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재회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작가는 까다로운 조건을 상쇄할 장치를 하나 만들어 놓는다. 달달한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안내인'이 '마지막 만남'을 슬쩍 도와준다. 그런데 이 안내인의 사연이 더 궁금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제본에는 정식 출간 본의 5개 이야기 중 3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제1화 히어로스, 제2화 방탕한 아들 그리고 제3화 제멋대로인 당신. 세 개의 이야기의 공통점은 '작별의 건너편'에 도착한 이들이 마지막 재회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재회보다는 그리운 이들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하루라는 시간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그 선택에서, 짧은 만남에서 소중한 것을 찾게 된다. 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것을 만나게 되는 행복한 시간이 마지막 재회에 기다리고 있다.


어린 아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엄마 아야코, 아버지와의 마찰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야마와키 그리고 안내인이 캔 커피가 아닌 우유를 권하는 열아홉 살 고타로 까지 저마다의 사연으로 죽음을 맞았고 또 각자의 사연으로 마지막 재회 시간을 갖게 된다. 죽음이라는 영원한 이별은 누구나에게 찾아오는 공평한 순간이다. 하지만 작별의 순간을 준비할 수 있는 행운은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죽음의 순간 주어지는 '마지막 재회'보다는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


시간의 소중함을, 만남의 소중함을 깊이 새길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모모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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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심리학자, 메타버스를 생각하다 - 사람이 모이는 가상공간은 무엇이 다른가
김지헌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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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대세를 이루기 전에 한동안 핫했던 '가상현실' 메타버스에 대해 들려주는 흥미로운 책《브랜드 심리학자, 메타버스를 생각하다》를 만나본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마케팅 박사인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김지헌 교수가 쓴 책이다. 과학자가 아닌 마케팅 컨설턴트가 들려주는 메타버스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서 이 책에서 다룰 아홉 가지 주제에 대해 언급한다. '심리학 관점에서 인간이 가상공간에서의 다양한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p.9)'를 다루고자 했다고 말하고 있다.


가상현실을 표현하는 다양한 용어들을 쉽고 편안하게 설명하고 있다.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가상현실을 나타내는 비슷한 표현들을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준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그리고 확장현실XR. 가상으로 만들어낸 공간이 가진 의미를 과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하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기본적인 과학 이야기는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심리적 관점의 가상세계 연구란 무엇일까?(p.33)'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가상현실 즉 메타버스를 조금 더 실용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심리적인 관점으로 접근한 가상공간은 경제적인, 마케팅적인 관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형 테이블에 앉아서 협상을 하는지, 각진 테이블에 앉아서 협상하는지에 따라 설득 정도에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이 밖에도 음악이나 색, 감각 등의 아홉 가지 주제가 들려주는 심리학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나고 흥미롭다. 가상공간을 과학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가상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회의실의 천장 높이는 낮아야 할까? 높아야 할까? 심리학으로 풀어보는 가상공간 이야기를 재미나게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과학적인 이론보다는 심리학적인 효과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편안한 책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에게는 가상현실에서의 마케팅을 조언해 주고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는 가상현실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멋진 책이다.



"도서출판 갈매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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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 되는 주문 저스트YA 4
단요 지음 / 책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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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도 그래서 죽었어.

『다이브』로 처음 만났던 작가 단요의 장편소설《마녀가 되는 주문》을 만나본다. 청소년 성장 소설『다이브』의 배경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물에 잠긴 서울이었다면 이번 이야기의 배경은 학교다. 영재들 중에서도 선택받은 아이들만이 다닐 수 있다는 특수 학교. 『다이브』에서 보여준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아이들의 심리를 촘촘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마치 아이들의 표정을 옆에서 보고 있는 듯하다. 깊이 있는 심리 묘사는 아이들을 넘어 우리 어른들의 심리 이야기로 이어진다. 학교가 배경이지만 더 큰 사회가 담겨있어서 부조리한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사람의 호의는 모든 이를 덮을 수 없기 때문에 따뜻한 만큼 가혹해진다.


이야기는 17살 서아가 죽음을 그리며 옥상 난간에 서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직 어린 서아는 무슨 까닭으로 삶의 경계에 서있던 것일까? 현실에서는 며칠 전 또 어린 친구가 학폭 피해를 호소하며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긴 지옥을 지나왔을까?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다행히도 주인공 서아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서성인 이유는 학폭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는 또 다른 한 가지 성적, 진로 문제가 서아를 옥상 난간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자신을 '마법 소녀'라 칭하는 선배와의 만남.


마법 소녀 현이와의 만남은 서아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선택받았다는 희망은 선택해야 하는 절망이 되고 졸업 후 미래에 대한 설렘은 과거와 현재에 발목 잡혀 불안이 되고 만다. 신비로운 느낌의 표지는 페이크이다. 신비로운 마법 소녀를 상상하게 만들지만 이 학교에서 만나게 될 마녀는 조금 더 무서운 존재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어린 마녀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 아니 선택의 무게이다. 어린 마녀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알지 못하는 것에는 고민도 책임도 필요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외면하는 데는 변명이 필요했다…….


어찌 보면 스토리 전개는 단순하고 너무나 익숙하다. 가상 공간의 게임에서 목숨을 잃게 되면 현실의 세계에서도 죽음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 관리자들을 통해서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을 난해하고 복잡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왜 죽음을 선택하려는 것일까? 게임 관리자인 마녀들은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일까? 정말 읽는 동안 불안하고 답답했다. 어른들이 만든 부조리가 아이들에게 더 큰 아픔으로 발현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마법 소녀 현이의 선택과 초보 마녀 서아의 호기심이 찾아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 아이들의 현실과 미래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책이다.



"책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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