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30년 세계화가 남긴 빛과 그림자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서정아 옮김, 장경덕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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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의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전 세계는 민주화의 열풍을 타고 표면적으로는 하나의 인류 '세계화'를 이룬듯하게 보였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세계화에 역행하며 자유무역의 문을 닫고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세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미국과 영국의 보호주의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무역으로 나라 살림을 키워온 우리나라같이 자원이 부족한 나라들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영국의 블랙시트와 미국의 트럼프노믹스가 여러 나라들을 움치려 들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자국의 이익만을 최우선시하는 상황이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책이 있어서 만나 본다. 세계화가 가져온 빛과 그림자를 짚어보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경제 상황을 미리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세르비아계 미국인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가 세계화를 겪으면서 더욱 심화되어가는 부의 양극화를 '불평등'이란 주제로 심도 있게 설명하고 있다. 많은 도표와 경제학 연구를 보여주고 있는데 솔직히 경제 문외한인 나로서는 무척이나 어렵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상당 부분 이해를 위해 몇 번을 다시 봐야 할 정도였다. 이러려고 이 책을 선택했나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어렵게 읽어서였는지 완독 후에 느껴지는 뿌듯함은 두 배 아니 세배로 좋았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1장에서는 세계화의 진정한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짚어보고 2장에서는 국가 내 불평등의 원인과 그로 인한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국가 내 불평등이 국가  간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과 국가간 불평등의 원인들도 보여준다. 4장에서는 앞으로의 글로벌 불평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던 5장에서는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앞으로의 불평등을 예측해 보고 세계화의 양지와 음지를 다시 한번 비추어 본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방대한 양의 자료와 경제 지식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경제를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경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읽는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평등'의 원인을 찾아보고 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은근히 뿌리 깊은 부의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과 희망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 책의 맺음말은 "사라질 리가 없다. 세계화의 혜택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이다. 언제쯤 부의 불평등이 조금이나마 숙으러 질는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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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어 라이프
빌 버넷.데이브 에번스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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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7.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상력이 부족해서이다.


제목부터 시선을 끄는 흥미로운 책을 만나 본다. 이 책의 저자 빌 버넷과 데이브 에번스의 약력을 읽고 디자인에 관한 책인가 하는 의구심 속에 책장을 넘겼다. 그들은 스텐포드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디자인을 가르치는 교수이면서 많은 상품들을 디자인한 유명 디자이너들이기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함이 더했다. 짧게 요약하자면 이 책은 디자인의 핵심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방법을 통해서 우리 인생을 디자인하는, 우리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재미난 책이다. 


P.24. 인생의 모든 단계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수많은 질문들이 있다.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신이 사랑하는 삶을 창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내는 과정이다. 그것이 바로 인생 디자인이다.


P.31. 인생 디자인 다섯 가지 사고방식 : 호기심, 행동지향성, 재구성, 인식, 극단적 협력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에 관련된 많은 서적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런 부류의 책들을 읽다 보면 너무나 추상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어서 그리 와 닿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막 책장을 덮은 이 책은 너무나 구체적이고 단계적으로 우리의 삶을 '디자인' 해주고 있어서 신선함마저 느껴졌다. 저자들은 이 책에 나온 방법을 따라 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행복한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면서 책에 나온 '인생 디자인'을 실행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직장은 물론 나의 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책의 시작은 'You Are Here'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다에서 시작한다. 즉, '인생 디자인'의 시작이 자기 자신의 물리적, 정신적 위치를 파악하는 데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에서 본듯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자아를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우리의 '잘못된 믿음'을 '생각의 재구성'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방향을 잡고 일관성 있게 나아갈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또, 그 방법들을 여러 도식화된 표를 통해서 단계적으로 훈련하고 확인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여기에서 이 책이 가진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학창시절에 직업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을 택하고,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었다. 지금 나도 젊은 친구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서 이 책에서 말하듯 즐거움이 함께하는 직업을 갖는 것이 행복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게 되었다. 물론, 오래전 공자도 즐거움을 이기는 것은 없다고 했을 정도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천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따라서 단계적으로 실천해 본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싶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아니다 싶은 일을 계속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라는 말에 너무나 공감하며 아직 꿈을 찾지 못한, 또는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라면 꼭 한번은 읽고 실천해보라 권해주고 싶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완벽한 직업'을 찾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가진 직업을 '완벽한 직업'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꼭 한번 만나서 느껴보라 말해주고 싶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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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독서평설 2017.1
지학사 편집부 엮음 / 지학사(잡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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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 숙제에 치여 책 읽을 시간조차 빼앗긴 아이에게 하루에 30분 만이라도 책을 읽게 하고 싶은 마음에 선택하게 된 독서평설 1월 호를 소개합니다. 아이에게 독서평설의 가장 좋은 점을 물어보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조금씩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 '독평 스케줄러'라고 합니다. 계획표가 있어서 그날그날 꼭 읽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기고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다 잡을 수 있게 해주어서 좋다고 합니다. 조금씩 독서에 흥미를 가지는 듯해서 독서평설의 명성이 거짓이 아니구나 싶습니다.

 1월 기획특집 감각공해에서는 우리들 주변에 흔하게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던 감각적인 공해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서 아이들의 생각을 넓히고 주변의 환경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프루스트 효과'의 유래를 알게 된 아이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책장에서 꺼내 읽는 모습은 다시 한번 독서 평설을 선택한 것을 기쁘게 해주었답니다. 또한, 말로만 듣던 대원외고의 명성을 '명문고를 가다' 코너를 통해 접한 아이가 대원외고를 목표로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놀랍기도하고 막연하게나마 아이가 꿈을 갖게 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태백산맥'등의 훌륭한 작품들로 우리에게 알려진 조정래 선생님의 단편소설 '어떤 솔거의 죽음'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얼마 전 '풀꽃도 꽃이다'를 읽으며 아이에게 소개했던 분을 독서 평설에서 만나니 아이도 신기했는지 다시 한번 조정래 작가의 작품들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했답니다. 역시 책을 가까이할 기회를 준 것이 아이 스스로 책을 찾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그 밖에도 너무나 알찬 내용들로 가득한 독서 평설을 통해서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나 정말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답니다. 아이와의 소통을 위해 일부러 만드는 인위적인 대화보다는 같은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독서 평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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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인간학 - 비움으로써 채우는 천년의 지혜, 노자 도덕경
김종건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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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9. 아인슈타인은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상이라고 말했다.

 

노자의 도덕경을 다룬 책들은 참으로 많다. 그 책들 중에서 몇 권 읽어보았지만 솔직히 읽을 때는 가슴에 와 닿는 듯하지만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에 만나본 노자의 인간학 이라는 책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책장을 넘기기 전까지는 노자의 도덕경을 다룬 여타의 인문학 서적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도덕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재미난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 도덕경을 처음 접하면서 겪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재미난 스토리로 역은 정말 재미나고 교훈적인 소설인 것이다.


P82. 진리에 가까운 지혜일수록 단순하다는 말이 있다. 이는 도덕경에서 언급하는 '도에서 나오는 말은 담백하여 맛이 없다'는 구절과 일맥상통한다.


주인공은 회사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며 최선을 다하지만 조금씩 다가오는 자괴감으로 점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어려움을 지켜보던 아내가 건네준 '오천 자의 지혜'라는 제목 빼고는 모두가 한자로 쓰인 프린트물이었다. 그리고, 우연히 찾은 서점에서 만나게 된 도덕경이 오천 자로 이루어진 고전이라는 사실을 알고 도덕경을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도덕경을 통해서 자신의 삶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끼며 도덕경을 필사하고 주위의 직원들에게도 선물로 건네준다. 삶을 대하는 방법이 조금씩 여유로워지는 자신을 보면서 주인공 한 과장은 오천자의 지혜가 담긴 도덕경에 푹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은 여느 인문학 책들과는 다르게 실제 우리 생활 속에서 일어날법한 일들에 도덕경의 지혜를 적용해서 보여주워 조금은 어려운 노자의 사상을 쉽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서 정말 좋았다. 재미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도덕경에 다가 선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언젠가 한 번은 본듯한데 그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서 소설의 스토리를 기억하면 그 상황에 맞는 도덕경의 지혜가 떠오를것 같다. 주인공처럼 나 또한 도덕경의 지혜에 푹 빠져버린 것 같다. 오랜만에 다른 이들에게 자신 있게 권해줄 수 있는 책을 찾았다. 인문학 서적이지만 소설을 가미해서 더욱더 인문학을 재미나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참 매력적인 책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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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 심야 편의점에서 보고 쓰다
차영민 지음, 어진선 그림 / 새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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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1.우리 삶에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그 순간들을 바람처럼 스쳐 지내고 살아간다. 바람은 붙잡을 수 없지만, 난 내 삶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잠시라도 붙잡아두고 싶다. 이 글은 나만의 순간이 아닌 편의점에 함께한 사람들과 지금쯤 어딘가에서 나와 닮은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순간들이다.


청소년 소설 "그 녀석의 몽타주" 의 작가 차영민의 재미난 에세이를 만나본다. 작가가 제주 애월읍에서 살면서 만난 흥미로운 이웃들을 소재로 한 재미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이다. 제목처럼 즐거운 이야기들도 있고 가슴 아픈 이야기들도 있고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이야기들도 담겨 있는 따뜻한 책이다. 그것도 우리들 주변에 넘쳐나는 '편의점'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다루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낮에는 멀쩡하던 사람들도 밤이 되면 이성과 조금은 멀어진 행동들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술을 한잔하게 되면 이성은 어딘가로 날아가 버리기 일쑤이다. 그래서, 낮보다는 밤에 그리고 다들 잠든 새벽에 더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작가는 그런 밤과 새벽에 편의점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있다. 편의점 알바의 시선으로 새벽에 나타나 작가를 웃고 울게 만드는 군상들의 모습을 담백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거기에 낯설지만 너무나 정감 있는 제주 방언은 독자들에게 주는 선물인듯하다.


모두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는 글 쓰는 편의점 알바는 자신의 근무 시간인 10시부터 아침 9시 사이에 편의점에 들어서는 흥미로운 이들의 일상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글 속에 한자리를 마련해준다. 그들이 자신의 글 속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작가는 정말 재치 있는 말솜씨를 발휘한다. 또한 즐거운 일도 짜증 나는 일도 편의점 알바로서 참고 인내하며 몇 년을 보내고 있다는 제주의 밤을 참 아름답게 그려주고 있다. 그 아름다운 제주의 속을 각자의 사연을 품고 비틀거리며 찾아온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글 쓰는 편의점 알바를 만나보고 싶다.


잔잔한 에세이이지만 가끔씩 혼자 미친 사람처럼 웃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에세이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들을 다시 보게 것이다. 우리 주위에 노력하며 사는 젊은이들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참 매력적인 사랑이 넘치는 제주의 밤바다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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