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인생의 키워드 20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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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은 '내 삶'과 '내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나' 사이의 거리 조절인 것 같다. 


몇 해전 20대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저자 정여울이 이번에는 30대에 접어드는 이들이 읽고 느끼면 좋을 것 같은 책 "그때,나에게 미처하지 못한 말"을 발표해서 만나본다. 이 책은 30대를 지나온 저자가 자기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뒤에 오는 이들은 이렇게 저렇게 오라며 길을 안내해 주고 있는 듯한 우리들 인생의 안내서 같은 좋은 느낌의 책이다. 그 길을 따라 아름다운 유럽의 풍경을 담아낸 사진들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P.180. 그 사람이 내 마음대로 따라와주지 않는 게 그림자가 아니라 그 사람이 내 마음대로 해주기를 바라는 바로 그 마음이 그림자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들 마음을 힘들게 하는 20가지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 키워드 하나하나를 자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들과 함께 생각해보려고 하는 듯하다. 자존감, 소외, 상처, 관계, 독립, 용기, 후회, 기다림 등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는 차지하고 있지만 그 자리가 온당한지 또 적당한지 모를 20가지의 키워드를 마음속에서 적당한 크기와 넓이로 그려보고 있다. 그런 마음속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많은 심리학자들의 이야기나 불교 경전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제시해주고 있다. 명상 방법 중의 하나인 "마음 챙김"에 대한 언급이 나와서인지 모르지만 에세이를 읽으면서 명상의 세계에 빠쪄드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P.26. 나를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는 일이다.


 처음 도입부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너무나 아름답고 향기로운 글들이 눈을 호강시키고 마음을 힐링 시켜주는 섬세한 느낌의 책이다. 저자가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더욱더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다사로운 햇살과 향기로운 꽃향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계절인 이 봄에 만나본다면 더욱더 향기로울 것 같은 책이다. 특히 혼란스럽고 힘든 20대를 지나 조금은 안정적이지만 아직도 혼란 속에 있을지 모를 30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 기에 충분한 "마음챙김"이 담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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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그림 속 의학 이야기 - 고대의 주술사부터 미래의 인공지능까지
이승구 지음 / 생각정거장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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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 극장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한 책들을 좋아 한다. 그중에서도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여러 분야의 새로운 관점으로 써 내려간 책들을 좋아한다. 음악을 주제로 역사를 바라보는 책도 좋았고 인문학 속에서 역사를 찾아보는 흥미로운 관점의 책도 좋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의 개인적인 기호에 딱 맞는 책이다. 하지만, 역사를 다루기보다는 저자가 잘 알고 있는 의학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이 책은 의학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책이라기보다는 의학의 역사를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현직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해박한 의학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흥미롭다. 한마디로 이 책은 의학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신선하면서도 재미난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다. 


고대의 주술로 행해지던 의술이라기보다는 신앙에 가까운 초기 의학에서부터 현대의 의학까지 흥미로운 미술 작품들을 통해 관찰해 보고 미래의 의학을 예측해 보고 있다. 이 책의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의학이 발전한 현대에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요즘 우리가 흔하게 행하는 수혈도 예전 서양에서는 목숨을 걸어야 했고 침술이나 약물 치료가 중심이던 동양과는 다르게 마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해진 서양의 외과적인 치료 방법을 피할 수 있으니 과거의 서양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하는 것이다. 

 왕진 가방

많은 고통스러운 병들을 악마의 저주로 생각해서 환자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았던 시대를 끝나게 한 많은 선지자 같은 의사들을 흥미로운 미술 작품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의학의 발전이 쉽게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들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과학적인 사고가 부족했던 과거의 왕진 가방의 모습은 의료인의 가방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고치러 가는 기술자의 작업 도구가 들어있는 가방 같다. 또한 인체를 해부하는 것을 여러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해부 극장'을 보여주는 그림은 조금은 무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그 시대에 살았더라도 그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의학에 관한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미술 작품들을 통해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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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게 어때서
로빈순 지음 / 동아일보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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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순 표류기라는 대문의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 중인 주인장의 에세이집을 만나보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가 한국에서 평범한 워킹맘으로 살고 있는 40대 주인장의 일상이 녹아든 에세이이다.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을 담았지만 막상 글을 읽다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매력적인 글들의 모음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한 번쯤은 경험했을 평범한 이야기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추억 속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고 있어서 좋았다.


P.56. 평범한 게 어때서?

     아무리 평범한 나도 내 삶 속에서는 엄연한 주인공이다


많은 이들의 자신들의 책 속에서 줄기차게 외치는 것들 중 하나가 우리 인생의 주인공은 어떤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남들과의 비교나 지나친 자기 비하를 피하고 자신 있게 내 삶을 내 의지대로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고 이 책의 저자 또한 책의 도입부에서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걸 저자도 알고 우리 독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어려움의 극복을 저자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흘러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다면 세월과 함께 변해가는 우리의 모습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평범하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P.151.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의리'라는 생각이 든다.


P.199. 자식의 반항을 예방하는 방법은 '그냥 믿어주는 것'...


저자의 에세이를 보면서 성별은 다르지만 비슷한 연배로서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직장과 가정 그리고 육아까지 책임져야 하는 내 아내와 같은 직장맘들에게 짙은 추억 속 향수만큼이나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글들이 재미난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가볍게 그려진듯한 캐릭터는 너무나 친근함을 주며 그 자체만으로도 지친 워킹맘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주고 있다. 따스한 봄날 우리를 찾아온 향기로운 봄 향기처럼 향기로운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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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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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특이한 이야기를 만나 보았다.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신칸센'이라는 기차를 통해서 시작되고 끝을 맺는 일본인 작가 아야세 마루의 단편 소설 다섯 편을 담고 있는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이다. 또, 다섯 편의 이야기의 제목들이 꽃향기를 담고 있어서 길에 꽃들이 만발하고 있는 요즘 읽기에 딱 좋은 책인 것 같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한편의 에세이를 읽고 있는 듯한 편안함을 주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야기에 긴박한 긴장감보다는 편안하고 따뜻한 사람 사는 향기가 묻어나는 작품이다.


누구나 기차를 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기차를 통해서 떠나는 여정의 끝이 봄꽃 향기처럼 향긋하고 아련한 가족의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가하면,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고향에 다가가지 못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그런 고향의 이야기를 가족의 사랑을 통해서 아름답게 풀어내고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의 배경에는 향긋한 꽃향기가 함께해서 이 책의 이야기들을 더욱더 향기롭게 해주고 있다.


기차를 타고 찾아오는 사랑과 그런 사랑을 기다리는 사랑의 교차점이 되어주는 곳이 각기 다른 이름 모를 꽃향기로 가득한 고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고향이 향기로울 수 있는 것은 그곳에 가면 마음 편히 기대고 싶은 가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기차는 고향으로 다가가지만은 않는다. 고향에서 멀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멀어지는 고향과 멀어진 고향에서 느껴지는 서로 간의 사랑은 더욱더 애틋하기만 하다. 서로를 연결해주는 기차가 달리는 기찻길은 두선이 평행을 이루고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서로를 마주 보며 우리에게 길을 열어준다. 우리들 사는 관계도 서로 부딪침 없이, 한 쪽으로 치우침 없이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보는 동안 갑자기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나오는 장소와 먹거리들을 찾아가고 싶다. 물론, 원전 사고 이후 조금은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 고향을 지키고 있는, 가족의 돌아올 곳을 지키고 있는 이들의 삶을 만나보고 싶다. 일본의 토호쿠 지방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가방 속에 꼭 함께 챙겨가기를 권하고 싶다. 여행의 길잡이는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떠나온 마음의 길잡이로는 훌륭할 것이라고 믿는다. 꽃향기 가득한 작품을 만나서 올봄 가지 못한 봄 꽃놀이의 아쉬움을 달랠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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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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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1. 일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무런 악의 없이, 너무나 사소하고 평범하게.


P.583. "정의가 구현되지 않았다는 게 비극의 핵심입니다.

         피해자의 가족은 끊임없이 고통 받고 있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독일에서 국민작가로 불릴 만큼 높은 인기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 샤를로테 링크의 2015년 작 "속임수"를 만나 본다. 탄탄한 구성과 물 흐르는듯한 자연스러운 전개가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하는 뛰어난 작품이다. 흥미로운 사건들이 연속해서 발생하면서 책 속에서 한순간도 눈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다음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그 예측이 정답 일까 하는 의아심을 계속 품게 하면서 독자들을 스토리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의 사연들을 접하면서 어딘가 우리들 주위에 있을 듯한, 한 번쯤은 만난듯한 이들의 삶이 이야기를 더욱더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그런 평범한 이들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정말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사건으로 인해 결코 평범하지 않은 불행한 시간들을 보내게 되는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작은 사고 하나가 만들어낸 어두운 그림자 속을 헤매다 불행한 결말을 맞는 세 명의 희생자와 우연한 작은 사고가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려 결국은 피해자들 보다 더욱더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는 범인의 삶에서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슬픈 이야기가 담긴 스릴러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작게 생각하고 벌인  속임수가 사랑도 우정도 모두 잃게 만드는 커다란 사건이 되고 만다. 이야기는 은퇴한 전직 강력계 형사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그의 죽음을 조사해가는 죽은 형사의 딸 케이트는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면서 조금씩 밝혀지는 아버지의 거짓된 삶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런 혼란스러움은 작품의 결말에서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에서 주는 반전의 묘미를 더해주는듯하다. 가족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들을 속여야 하는 또 다른 속임수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결말을 맞게 된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이의 사랑을 잃게 해서는 자신의 사랑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하고 또 얼마나 많은 슬픔을 만들어 내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탄탄한 구성을 뒷받침해주는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이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작품의 결말에 보여주는 반전은 이 책을 쉬지 않고 단번에 읽은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도 남았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면서 느낀 느낌은 처음에 그들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비극적인 결말은 맞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었다. 사랑을 조금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었다. 그 사랑이 연인 간의 사랑이었다면 이야기 속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 사랑이 가족 간의 사랑이었다면 이야기 속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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