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 초상화에 감춰진 옛 이야기
배한철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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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본 흥미로운 책을 만나 본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이나 방법들에 따라 같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이 그 시선들만큼이나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그런 시선들중에서 역사속 주인공들의 초상화를 통해 역사를 돌아보는 재미나고 독특한 시선을 따라가본다.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기록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물론 요즘들어 역사의 뒷편에서 숨쉬고 있던 패자들의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권력을 위해 많은 악행을 저지른 승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역사에 기술했을리는 없다. 아마도 미화되고 정당화된 승자의 역사를 기록하고 후대에 이어지게 했을 것이다. 이 맥락에서 초상화를 통해 본 역사도 승자들의 기록에 가깝다 생각된다. 대부분의 초상화들이 왕에의해 공신들에게 하사된 상이라고 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승자의 얼굴을 그려놓은 초상화를 통해 접하는 역사의 재미난 이야기들은 그들에게 진 패자들의 얼굴을 떠오르게 한다. 한 시대를 함께 한 라이벌들의 이야기들이 참 흥미롭게 담겨 있어 좋았다.


책 속의 그림들을 보며 어떻게 저리 정교하게 그렸을까 하고 감탄하며 초상화를 다시 보게 된다. 사진처럼 정밀하게 묘사한 수염 한올 한올에서 초상화를 그린 이들의 정성과 재주를 느끼게 된다. 이 책을 보면서 초상화속 이야기들을 듣는 것도 좋았지만 열악한 환경속에서 그림에 미쳐서 위대한 작품들을 남긴 화공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이 책은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수한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미술 작품들을 담고 있는 한 권의 작품집 같았다. 많은 그림들을 흥미로운 역사와 함께 만나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역사를 좋아하고 예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풍부한 감성의 계절인 이 가을에 꼭 한번 만나 보시라 권해보고 싶은 정말 그림같은 역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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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꿈결 클래식 6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흑미 그림, 백정국 옮김 / 꿈결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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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과 퓰리처상을 받은 [태양은 다시떠오른다] [무기여 잘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등의 수많은 작품을 남긴 어니스트 헤밍웨이[노인과 바다] 꿈결 클래식을 통해 만나 본다. 이 책은 너무나 잘 알려져있어서 서평을 쓴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대문호의 작품을 평을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기에 작품을 평하는 것은 전문적인 평론가분들에게 맡기고 평보다는 작품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적고,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리뷰를 대신할까 한다.


소년..노인은 소년의 도움으로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는다. 바다 깊은 곳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를 잡으러 오늘 새벽에도 집을 나선다. 소년은 노인에게 미끼를 준비해 주고, 노인의 집에서의 생활도 커다란 도움을 준다. 노인은 바다에서 커다란 물고기를 만나고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소년이 옆에 있었다면하고 바란다. 어려서 처음 접했을 때는 작품속 주인공은 노인과 그를 둘러싼 바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소년이 노인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든 노인에게친절을 배푸는 소년의 사랑을 다시금 보게 된 것이다. 역시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듯하다.


노인..만약 작품속 주인공이 살아갈 날보다는 살 날들이 더 많은 젊은이였다면 아무리 큰 물고기라도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며칠을 잠도 못자고 몰입할 수 있을까? 삶의 굴곡을 넘어서 이제는 삶보다는 죽음을 더 가까이 느끼고 있는 노인이기에 온 힘을 다해 큰 물고기를 잡고 또, 잡은 물고기를 지키기위해 온 정성을 다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의 굳은 의지를 요즘 젊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위해 다른 것들을 포기하고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을 통해 하나의 목표를 오랜 시간이 걸리고 온 몸을 바쳐 이루어 내려는 굳은 의지를 다시 한번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권말에 담겨진 헤밍웨이에 대한 인물론과 노인과 바다에 대한 작품 해설이 정말 좋았다. 전문가의 시선으로 작품을 해설해 주고 네번의 결혼과 자살로 생을 마감한 헤밍웨이의 삶을 재조명해주고 있어서 한편의 인물 평전을 보는 듯 해서 너무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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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탈러, 팔아 버린 웃음 청소년시대 4
제임스 크뤼스 지음, 이호백 그림, 정미경 옮김 / 논장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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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4. "Teach me laughter, Save my soul "

          "내게 웃음을 가르쳐다오, 내 영혼을 구해다오"

P.218.  웃음은 마음의 자유이다.

 

아이들에게 선과 악에 대해서 그리고, 선과 악의 시작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기를 바란 독일 청소년 문학상, 안데르센상 등을 수상한 독일의 작가 제임스 크뤼스의 명작 탈러,팔아 버린 웃음 을 만나 본다. 이 책은 출판사 논장에서 청소년시대 시리즈 네번째로 우리에게 보여준 작품이다. 400페이지에 가까운 두께로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듯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정도의 아이들이라면 너무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웃음을 판 팀 탈러주인공 팀 탈러는 엄마가 죽은 후로는 아버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요일만을 손꼽아기다리는 보석같은 웃음을 가진 어린 아이이다. 새엄마와 의붓 형의 괴롭힘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밝게 살아가던 아이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더욱 더 힘든 하루 하루를 버티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웃음을 잃어가게 된다. 그런 팀 탈러에게 웃음과 어떤 내기에서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바꾸자는 마악 남작의 거래 제의는 너무나 솔깃한 이야기였다. 그런 능력으로 어린 아이가 꿈도 꾸지 못할 돈을 벌게 되었지만 마악 남작과의 거래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아는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순간 아이는 자신이 팔아 버린 보석[웃음]을 되찾기위해 마악 남작을 찾아 나선다. 거래 계약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웃을 수 없는 아이로 너무나 괴로워하며 마악 남작을 찾지만 거래를 무효로 만들기에는 마악 남작의 힘이 너무나 세다. 그런 마악 남작을 상대로 어린 아이 팀 탈러는 자신의 보석을 찾을 수 있을까?


웃음을 잃은 우리 아이들..이 책을 보는 동안 요즘들어 언제 파안대소 했었는지 떠올려 본다. 그리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잃어버리는 것 중에 하나가 아이처럼 밝게 해맑게 웃는 웃음일 것이다. 웃음을 잃어버리면서 함께 잃어 버린 것이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다. 사람을 의심부터하게 되는 어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책을 보며 더욱 마음이 무거웠던 까닭은 우리 아이들의 웃음을 본지 오래 되었다는 생각에 다다랐을 때이다. 학원으로 내몰린 아이들은 학원 숙제로 아이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하지 못하고 사는 아이들이 많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그렇게 웃음을 잃고 학업에 치여 산다. 우리 아이들은 주인공 팀 탈러처럼 웃음을 판 적이 없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운운하면서 웃음을 빼앗은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읽고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을, 보석을 되돌려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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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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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trap]

1. 덫, 올가미
2. (사람을 속이는) 함정
3. (빠져 나갈 수 없는) 덫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더위를 잊게 해주는 오싹한 소름이 돋는 범죄 스릴러 소설들을 많이 접했다. 읽는 동안의 공포와 다 읽은 뒤에 찾아오는 희열을 만끽하게하는 작품에서부터 코믹한 스릴러 코지 미스테리 작품까지 만나 보았다. 그리고, 추석 연휴를 맞아 제목에서부터 범죄 스릴러의 향기가 느껴지는 트랩을 만나 본다. 이 책의 저자 멜라니 라베는 소극단의 배우, 또 잡지사 기자로도 활약했고,지금은 범죄를 소재로한 단편과 드라마 각본등을 쓰고 있다.

사건이 없다.  이 소설에는 10여년전에 발생한 살인 사건을 제외하고는 긴장감 넘치는 사건이 보이질 않는다. 보통의 범죄 스릴러들에서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을 통해 독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면 이 작품에서는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주인공 린다와 진실을 숨기려는 또 다른 주인공 렌첸의 심리 전쟁이 독자들을 긴장하게 한다. 즉, 이 소설은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 없이 주인공들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동생이 살해된 범죄 현장에서 본 범인의 얼굴을 10여년 후에 우연히 방송에서 보게 된 베스트셀러 작가와 범죄를 숨기며 살아온 유명 기자간의 두뇌 싸움이 정말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비틀즈'올 유 니드 이스 러브' 동생의 살해현장에서 주인공 린다가 들었던 노래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이 노래를 들으면 공황장애를 일으킬정도로 극도로 예민해진다. 언제 들어도 주인공의 정신과 마음을 흔들어 놓는 노래이다. 하지만, 주인공 린다가 여동생 안나를 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의 함정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힘이되어 주는 노래이기도 하다. 또한, 완벽할 수 있었던 함정을 밝혀내게 해주는 중요한 단초가 되는 노래이다. 노래가 흐르는 동안의 주인공 린다의 심리 변화를 너무나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듣게 한다.


함정 대부분의 범죄 스릴러들은 범인을 추리하며 책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독자가 생각하던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는 반전으로 이야기를 더욱 더 흥미롭게 만든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범인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려준다. 범인의 얼굴을 알고 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속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끈고 은둔 생활을 하던 피해자의 언니 린다는 동생의 살인 사건을 소재로한 소설을 쓰고, 유명 기자인 범인 렌첸을 인터뷰라는 미끼로 그녀가 만들어 놓은 함정속으로 유인한다. 하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범인 렌첸또한 자기가 만든 함정으로 린다를 유인하려 한다. 심리적으로 서로를 함정에 빠드려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두 주인공의 심리 전쟁이 너무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주인공의 ​심리적인 묘사가 정말 훌륭한 작품이다. 작은 의심이 사람을 얼마나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작은 의심에서 시작된 심리적인 불안이 우리 삶을 얼마나 망가지게 할 수 있는지 보여 주고 있다. 작은 의심이 만들어내는 많은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작품인 듯하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를 꼭 한번 잡아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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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6 : 산책자의 행복 - 2016년 1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조해진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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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 회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들을 모은 작품집을 생각정거장을 통해서 만나 본다. 전문가들이 뽑은 수작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집이라 설레이는 마음마저 든다. 우선 수상자들의 수상 경력을 보고 수상작들의 수준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다른 문학상들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전문가들의 해설과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책이다.


대상 수상작은 조해진 작가의 산책자의 행복 이다. 비인기 학과이지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수에서 시간제 편의점 알바생이라는 낯설은 자리에서 새로운 산책을 시작한 노교수와 한국인 친구의 자살로 힘들어 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독일로 유학을 간 중국인 유학생 메이린이 교수에게 보내는 메일과 메일에 답장을 보내지는 않지만 메이린을 그리워하는 교수의 독백들이 잔잔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이야기다. 힘들게 살아가는 인생 속 산책을 통해서 두 주인공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함께 떠난 산책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P.18. 살아 있는 동안엔 살아있다는 감각에 집중하면 좋겠구나.


너무나 좋은 글들이 많이 수록된 작품집에서 개인적으로는 박형서 작가의 개기일식 이 가장 좋았다. 글을 쓰는 작가들이 지향해야하는 방향을 두고 이야기하는 듯 한 한편의 재미난 드라마 같은 느낌이었다. 형식에 맞게 쓰여진 글과 자유로운 글쓰기의 맞대결. 아마도 이 책의 쓰여진 글들도 두 방향을 적절히 조절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다. 작품집속 이야기들도 우리들이 처한 아픈 현실을 바탕으로 밝은 내일을 그리기도하고 마무리는 독자에게 맡기기도 한다.


정말 좋은 작품들이 가득한 책이다. 다가온 가을을 함께하면 좋을 이야기들이 넘친다. 우리들 인생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이 가을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수작들이 가득하다. 여러분의 가을을 책임질 수 있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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