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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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2 철학이 국가 발전의 기초다.

 

문화 예술 분야의 창의적 리더와 인재 육성을 위해 ()두양 문화재단에서 설립 및 운영하는 건명원[建明苑]에서 건명원의 초대 원장 최진석 교수가 행했던 5회의 철학 강의를 21세기북스를 통해서 책으로 만나 본다. 그동안 접해 왔던 철학 책들과는 색다른 내용과 다른 시선을 만나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새롭고 신선한 시선으로 바라본 철학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이 매력적인 책의 구성은 총 5강으로 짜여 있다. 1부정: 버리다 에서 철학의 시작을 전면적인 부정에 있다고 보여주고 2선도: 이끌다3독립: 홀로 서다를 통해서 철학의 진정한 의미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 4진인: 참된 나를 찾다 에서 철학을 통한 궁극적인 목표가 철학적 차원의 시선에서 철학적으로 자각해서 자신의 운명을 끌고 나가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끝으로 5문답: 공유하다 에서는 앞선 강의 내용들을 다시 한번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정리해주고 있어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말하려하는 철학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인 철학을 다루고 있는 책이지만 저자가 행했던 강의 내용을 책으로 만든 것이어서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P.69 철학적 차원의 시선에서 철학적으로 자각해서 자신의 운명을 끌고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철학이자 철학적 삶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일본을 대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었다. 임진왜란으로 일본으로부터 치욕을 당한 우리나라는 300년 뒤 다시 한번 일본에 국권을 침탈당하는 더 큰 치욕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당한 임진왜란이나 국권침탈이라는 치욕보다도 더 큰 치욕은 우리가 당한 치욕을 되갚아줄 어떠한 시도도 구체적으로 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요즘 일본의 고위 관리들의 언행에 분노하고 화를 내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부분이었다. 조금 더 높은 철학적인 시선으로 전략적으로 주위를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는 훌륭한 책이다.

 

P.319 생각의 결과를 배우는 것이 철학이 아니라,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철학인 것입니다

 

너무나 훌륭한 생각들이 넘쳐나는 좋은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철학 관련 서적을 통해서 찾으려 했던 진리나 자아는 수입된 철학에 의한 그들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깊은 사색과 사유를 통한 나만의 철학을 찾기 위해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철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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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왕자 2 - 조선의 마지막 왕자
차은라 지음 / 끌레마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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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되었던 이우 왕자가 머물던 운현궁 양관]

P.110. "돌아가지 말고 돌아오십시오. 전하께서 돌아오실 곳은 오직 조선 하나뿐입니다."


속에서 만나는 역사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운 상상 속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주는 듯하다. 특히,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해주는 역사 소설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경험이다. 그런 행복한 경험을 우리 민족의 마지막 왕조인 조선의 마지막 왕자 이우의 삶을 바탕으로 한 너무나 재미난 소설로 다시 한번 경험해 본다. 끌레마에서 나온 이우 왕자 [1.2권]를 통해서 작가는 일제 강점기를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여러 모습의 우리 민족을 담고 있다. 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왕족으로 살아야 하는 조선의 왕족들, 신념을 지키며 잃어버린 나라를 찾으려는 독립운동가로서 고통 속을 사는 민초들, 그리고 왕족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신념과 자존심을 가진 이우 왕자를 통해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대를 살아야 했던 우리 민족의 삶과 애환을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P.207. "내게 후회는 없소. 신념만 있을 뿐"


일본의 볼모로 덕혜옹주보다도 먼저 일본에 끌려간 조선의 왕자 이우. 너무나 비극적이고 애통한 그의 죽음을 알기에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이우 왕자가 사는 동안 만이라도 행복하기를 바라며 이야기 속을 헤매보았다. 책 속에서 이우 왕자가 행복한 순간은 백성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 주었을 때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인 것 같다. 물론 이 행복은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의 행복이다. 어쩌면 이우 왕자는 독립군을 도와주며 자신의 신념과 자존심을 지킬 때 가장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이우 왕자가 참고 견뎌야 했던 시대적인 아픔과 패망한 왕조의 왕자로서의 고통과 슬픔을 잘 보여주고 있다.


P.225[2권] '서로 모르는 인연인 채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있는 법이지'


역사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이우 왕자에게 굳은 신념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뮤즈 같은 사랑 윤정희를 안겨준다. 허구의 인물이지만 역사 속에서 꼭 한 명은 있을법한 우리 민족을 대표할 만한 신념을 가진 여인 윤정희는 독립운동을 하는 아버지 윤익환을 찾아 중국으로 떠난다. 이우 왕자와의 사랑을 뒤로하고 아버지와 국가를 위한 삶을 선택한다. 엇갈린 운명을 살지만 서로의 길을 열심히 걸어가며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는 젊은 두 남녀의 사랑이 안쓰럽기만 하다.


소설 속에서 이우 왕자가 일본인과의 혼인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여인이 친일파 박영효의 손녀 박찬주라는 것이 조금은 의아했었는데 조금 찾아보니 실제로는 일본 황실과의 혼례를 고집하던 일본과의 절충이 친일파인 박영효의 손녀와의 결혼이었다고 한다. 결혼까지도 일제의 간섭을 받아야 했던 허울뿐인 왕족의 삶을 살아야 했던 이우 왕자의 슬픈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소설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역경을 딛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았던 진정한 조선의 왕자 이우를 만나볼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역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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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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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 2004년 [화장]으로 이상문학상, 2005년 [언니의 폐경]으로 황순원 문학상, 2007년 [남한산성]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하며 우리 시대의 대표 소설가로 손꼽히고 있는 작가 김훈의 신작 장편 소설 공터에서 해냄출판사를 통해 만나 본다. 개인적으로 김훈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고전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어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에 만나본 공터에서도 그의 특유의 글 솜씨가 여지없이 보인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등단한 작가의 깊이 있는 글이 가볍고 쉬운 글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문체로 자신만의 신념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P.87 고지대 사람들은 부두 쪽으로 달렸고

      해안 구역 사람들은 산 쪽으로 달렸다.


김훈의 글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그의 작품을 만날 때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하는 기대보다는 어떤 표현을 담고 있을까? 하는 설렘으로 책장을 열게 된다. 이 번 작품에서도 계속 반복해서 나오지만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느낌과 새로운 의미를 담고 있는 여러 표현들이 보인다. 또한 작은 것 하나를 반 페이지 이상으로 표현해내는 엄청난 표현력을 보여준다. 체코제 권총을 이야기할 때 그러했고, 박상희의 임신을 표현할 때 그러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완독하는데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린듯하다. 참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P.116 여기가 어디인가, 여기가 거기인가, 여기가 거기로구나...


소설은 마[馬]씨 성을 가진 가족들이 살아온 격동의 세월을 마동수,마장세,마차세 부자와 형제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연의 사슬을 끈으려고 괌에서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형 마장세와 그런 형의 모습에서 '거점' 없이 헤매던 아버지 마동수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노력하는 마차세 두 형제가 이 소설의 스토리를 전개해 간다. 이름과는 다르게 이들은 '말'처럼 진취적이지도 도전적이지도 못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주변을 배회하는 것 같다. 그런 배회를 형 마장세는 물질적인 것들로 채우려 하며 조금씩 무너져가고 그런 형을 보며 동생 마차세는 문득문득 아버지 마동수를 떠올린다. 상해 아나키즘에서부터 신군부의 12.12까지 우리 역사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우리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문장들과 함께 만나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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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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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작년에 '버리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접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저자는 '단샤리'라는 가볍게 사는 이론을 만들었다는 일본 작가였다. '버리는 즐거움'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심플하고 가벼운 삶'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접해보았는데 개인적으로 그 내용은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버리고 '최소한'을 사용하지만 그 최소한의 가격이 너무나 비싼 것들이었다. '최소한'이라기보다는 '고급화'라는 표현이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북폴리오에서 나온 '오늘도 비움' 을 접하면서도 우려 반 기대 반이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우려는 기대와 만족으로 바뀌어 갔다.


단샤리:    단[斷] 넘쳐나는 물건을 '끊는다'

           샤[捨] 불필요한 물건을 '버린다'

           리[離] 끊어 버리는 것을 반복하면서 물건의 집착에서 '벗어난다'


'오늘도 비움'의 저자는 노자의 무위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이 책에 담고 있다. 가방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비싼 명품 가방을 버리고 실용적이고 간편한 가방들을 선택한다. 도덕경에서 노자가 비어있는 것에서 도를 찾았다면 저자는 그 비움을 잘 이해하고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것 같다. 생활 속에서 자신이 실천한 체험담을 담고 있어서 더욱더 믿음이 가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버리는 삶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혼자 사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족을 이루어 산다고 해도 조금만 응용하고 신경 쓴다면 가볍고 간편하게 심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미니멀 라이프' 최소한으로 생활하는 즐거움과 '버리는' 행복을 실제로 체험하고 독자들에게도 버림으로써 가능해지는 '미니멀 라이프'를 권하고 있는 듯하다. 저자가 바라는 '미니멀 라이프'는 최소한으로 살면서 자연을 지키며 사는 것이다. 얼마 전 그린피스의 홍보 영상을 보고 회원이 되었는데 정말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사는 동안 건강한 지구에서 살기 위해서 지구를 지켜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서 여러 공해 요인들을 줄여가야 할 것 같다. 너무나 매력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솔직하게 공개한 자신의 삶을 지켜볼 수 있어서 흥미와 재미가 더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인 저자의 삶이 조금은 화려한 삶을 위해서 버린 것이라면 이 책의 저자는 진정한 비움을 아는 것 같아서 좋았다. 비어있으므로 해서 채울 수 있는 것이고, 비어있으므로 해서 무엇이든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노자가 도덕경을 통해서 갖지 않는 삶, 욕심 없는 삶을 이야기했다면 저자는 가지고 있던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림으로써 얻을 수 있는 비움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책이지만 깊은 생각을 끌어내주는 좋은 책이다. 좋은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런 행복을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함께하자고 하고 싶은,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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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장자자 지음, 정세경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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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P. 나는 누군가의 세계를 지나쳐 갈뿐이고, 누군가는 나의 세계를 지나쳐 갈 뿐이야.


중국의 다재다능한 작가 장자자의 매력적인 소설 너의 세계를 지나칠 를 만나본다. 이 소설은 작가가 블로그에 올린 '잠자리에 들기 전 읽는 이야기'시리즈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많은 이야기들을 모아서 단편집으로 독자들을 찾아서 중국 출판계는 물론 영화계까지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영화감독을 할 만큼 재능 있는 작가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글들이 가득 담겨있어서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144P. 추억은 지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천천히 쌓일 뿐이야.


304P. 진짜 용기는 상대의 조각난 아픔까지 지켜주는 거야.


이 책은 첫사랑, 고백 등의 여덟 개의 주제를 바탕으로 각 주제에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구성으로 꾸며져 있다. 47가지의 이야기들 그 하나하나의 흥미로운 글들이 모두 다 감동적인 글들이라는 것이 너무나 놀랍다. 역시 중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라는 말이 허언은 아닌 듯하다. 특색 있는 이야기 내용만큼이나 다양한 형식의 글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또 다른 재미와 흥미를 주고 있다. 


363P. 자만은 시간에 지고, 지식은 실천에 지며, 행복은 그리움에 지고, 결정은 미련에 지며, 몸은 불면증에 직, 집착은 흐르는 세월에 진다.


394P. 세상에 빈틈없이 꼭 맞는 두 개의 반원이란 있을 수 없어. 이기적인 영혼이 또 다른 이기적인 영혼을 찾을 뿐이지.


이 소설은 정말 다양한 유형의 남녀 간의 사랑을 담고 있다. 서로 어렵게 만나고 쉽게 이별하고, 가슴 아프게 곁을 지키며 바라보고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을 버리기까지 하는 젊고 풋풋한 사랑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런 연인들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부모님들의 무한한 사랑과 반려견을 딸로 여기며 사랑으로 함께 사는 동물과의 사랑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큰 울림을 받은 누나의 사랑이 있다. 죽기 전까지 동생을 위하며 살다 떠나는 누나의 사랑. 힘든 상황으로 가족들과 멀어진 누나가 너무나 보고 싶어졌다. 이렇듯 많은 사랑들이 담겨 있어서 읽는 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정말 훌륭한 작품이다. 다시 한번 읽게 된다면 또 다른 사랑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알고 있는 또는 진정한 사랑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좋은 책이다.


461P.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고, 사랑하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건, 젊은 시절 이리저리 부딪치며 사는 우리를 버티게 해주는 거짓말이야. 세상에서 가장 큰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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