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의 즐거움 - 쉰 넘어 대패를 처음 잡아본 문과 출신이 두서없이 풀어놓는 취목의 세계
옥대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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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신문사에서 퇴직한 저자 옥대환이 들려주는 목공 이야기를 만나본다. 문과 출신의 쉰 넘은 아저씨가 '대패'에 실망하고 절망한 까닭은 무엇일까? 취목(취미 목공인)의 세계에 빠진 저자가 들려주는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목공의 즐거움》을 통해서 '대패'의 의미를 알아보길 바란다.


이 책은 목공이 무엇인지부터 배워야 하는 정말 '목공'에 대한 애정만 듬뿍 있는 이들에게는 정말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목공의 매력에 빠진지 오래된 이들에게는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목공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제대로 알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은퇴 후에 전원주택지 차고에서 목공을 해볼 계획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전원주택 차고가 공방이 될 수 없는 다양한 원인을 알게 되었다. 또, 장비가 너무나 많이 필요한 것 같아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 엄청난 기계치인 탓에 불안하다.


목공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소개하며 시작한 이야기는 저자가 겪은 시행착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자신이 겪은 실수를 솔직하게 들려주며 목공의 매력에 빠진 후배들에게 지뢰의 위치를 알려주어 '목공의 즐거움'에 이르는 안전한 길을 안내하고 있다. 재료 선택에서 전동 공구와 기계에 대한 이야기까지 목공을 A에서부터 Z까지 촘촘하게 알려주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초보자들에게는 목공에 접어드는, 목공을 준비하는 경전이 될 것 같다. 특히 많은 공구와 기계들을 실제 사진을 통해서 설명하고 또 선택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서 좋았다.


이제 점점 더 다가오는 퇴직 후의 삶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 책은 목공은 딴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는,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취미라고 말하고 있다. 다양한 기계들을 다루는 까닭으로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기계를 잘 다룰 자신이 있다면 저자가 들려주는 목공의 기초를 만나보길 바란다. 대패를 잘 다룰 자신이 있다면 이 책이 보여주는 목공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 목공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딜 이들이라면 《목공의 즐거움》을 통해서 목공 속에 담긴 진짜 즐거움을 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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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동물 기록 - 피터 아마이젠하우펜 아카이브
호안 폰쿠베르타.페레 포르미게라 지음 / 이은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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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나고 흥미로운 책《비밀의 동물 기록》을 만나보았다. 저자들이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지방에서 휴가 중에 우연히 접하게 된 동물에 대한 기록들을 정리한 책이다. 어두운 지하실에서 찾아낸 흥미로운 기록의 주인공은 피터 아마이젠하우펜이다. 아마이젠하우펜은 대학에서 교차, 돌연변이 및 기형의 유전 연구를 하던 중 윤리적으로 금지된 이식 수술이 발각되어 학교에서 퇴출(1932년) 되었다고 한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교수는 소수의 협력자와 과학자들로 구성된 작은 팀과 함께 세계 오대륙을 여행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지하실에서 잠자다가 1980년 이 책의 저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표지에 등장한 세르코피테쿠스 이카로코르누Cercopithecus Icarocornu를 본 첫 느낌은 어떤가? 원숭이처럼 생긴 동물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도 이상한데 머리에는 뿔이 달려있다. 이건 이 책이 담고 있는 신비하고 이상한 동물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하다. 큰 날개를 가진 암컷 고양이의 뼈를 볼 수 있고, 호흡할 때마다 불과 연소가스를 내뿜는 피로파구스 카탈라나이Pirofagus Catalanae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신비한 동물들이라서 그런지 이름도 정말 길다.


p.15. 괴물, 즉 지배적이고 예측 가능한 진화론의 길에서 벗어난 매력적인 존재에 대한 호기심은 기본적으로 자연을 알고자 하는 노력으로 읽어야 한다.


처음 등장하는 동물부터 상상 속에서나 볼듯한 동물들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100년에 한번 모습을 보인다는 동물도 등장한다. 정말 신비한 동물 이야기는 날개 달린 동물이 하늘을 날아오르는 사진으로 끝을 맺는데 그 사진에는 '의심스러운 사진으로 간주함'이라는 문구가 함께 있다. 솔직히 이 책에 실린 모든 사진들이 의심스러운데. 피터 아마이젠하우펜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p.72. 동물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게 무엇인지, 과연 내가 무엇을 본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내가 그걸 보았다는 것이다.


글보다는 사진과 그림을 많이 담고 있는 책이다. 그러니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정말 이렇게 신비하고 이상한 동물들이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지만 앞선 유전학을 연구하던 과학자가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기록해 두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사실이다. 이상하고 신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멋진? 동물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흥미와 재미를 넘어서는 엄청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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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 마르틴 베크 시리즈 6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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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작가 커플인 마르 셰발 페르 발뢰의 형사 소설 '미르틴 베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를 만나보았다. 북유럽 범죄소설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작가들은 이번 작품에서도 스웨덴의 당시 사회상을 고스란히 녹여놓았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지난 작품들보다 더 자세하게 당시 스웨덴의 사회상을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1970년대 스웨덴의 사회상이 여전히 오늘 우리의 사회상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씁쓸했다.


이전 작품들에서도 사회가 만들어 놓은 안타까운 삶을 만나볼 수 있었지만 이번 작품 속에 등장하는 범인의 상황은 너무나 안타까워 책을 덮고도 한참을 작품 속에 머물게 했다. 내가 범인의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범인의 상황이 전혀 과장된 상황이 아닌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더욱 소름 끼쳤다. 너무나 강한 현실감이 한참 동안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스웨덴 말을 알지 못하지만 제목이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제목의 뜻은 '경찰,경찰,으깬 감자'이다. 즉 아무런 감정이 없는 뜻 없는 것이다. 당시 시위 현장에서 스웨덴 경찰을 조롱하던 문구는 '포타티스그리스potatisgris''돼지 같은 경찰'이라고 한다. 제목부터 사회 부조리를 위트 있게 꼬집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문구가 사건을 엄청난 깊이의 수렁으로 빠뜨리게 된다. 작가들의 사회주의 성향이 가장 강하게 표현되고 있는 책이다.


호텔 식당에서 회사 간부들과 식사를 하던 회장이 총을 맞고 사망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향력 있는 인사의 죽음은 국가범죄수사국 살인 수사과 마르틴 베크 경감을 스톡홀름에서 말뫼로 출장 가게 만든다. 왜냐하면 죽은 인물이 겉으로는 청어 통조림을 수출하고 부동산 사업을 하였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에 무기를 밀매하는 비밀사업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니 경찰 최고 수뇌부가 베크에게 직접 지시를 내린 것이다.


p.239. 더 근본적인 원인은 의지가 약하거나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어서 몰지각한 행동으로 내모는 대도시의 무자비한 논리, 사회 시스템 그 자체였다.


베크의 친구들은 여전히 개성 있는 캐릭터로 등장하고 베크도 여전히 무심한 듯 날카로운 수사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 소설은 범죄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원인된 사회 부조리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다른 어떤 작품들보다 더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마지막에 들려주고 있는 베크의 속마음에 너무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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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 - 데일 카네기 에센스 DALE CARNEGIE ESSENCE
김범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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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처세론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데일 카네기. 성공한 삶은 좋은 관계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인간관계를 들려준 데일 카네기의 저서들 중에서 핵심 내용을 뽑아 24가지 관계 법칙으로 정리한 책《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를 만나보았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범준이 선택한 24가지 삶의 지혜는 무엇일까?


p.71. "…과거와 미래로 향하는 문은 꽉 닫고 오직 오늘을 위해서만 충실하게 생활하는 습관을 지니도록 하라."


우리 삶에는 언제나 적보다는 친구가 더 필요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친구의 수는 줄어들고 추억들도 잊힌다. 왜 그럴까? 가끔 젊은 시절 함께했던 이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언제부터 소원해졌는지 또 그들과 소원해진 까닭은 무엇인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소원함을 경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성공적인 대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부제(데일 카네기 에센스)가 알려주고 있듯이 데일 카네기의 훌륭한 생각들 중에서 24가지 정수만을 뽑아 정리해 주고 있어서 편안하게 데일 카네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p.76. '반성'은 좋은 것이나 '반추反芻'는 별로입니다.


반추는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심리 현상이라고 합니다.


책은 소통 전문가의 촘촘한 손길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다. 데일 카네기의 이론을 정리해서 들려주고 살면서 한 번쯤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들을 '데일 카네기 관계 노트'를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검은 박스 안에 담긴 문장들만 알아도 더 이상 자기 계발 도서에 집착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가까운 곳에 두고 자주 접해야 할 책이다. 인생의 오후에 꼭 필요한 친구 같은 책이다. 읽는 동안 느낀 편안함은 동감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은 까닭이고 읽는 동안 느낀 불편함은 그동안 책 속 조언처럼 살지 못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을 꿈꾸고 그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그 결과가 모두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이 책《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에서 성공과 실패의 작지만 커다란 차이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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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 호택 - 한국판 돈키호테 임택, 당나귀하고 산티아고
임택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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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한 677일을 담은 『마을버스로 세계여행』의 여행작가 임택이 이번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난다. 그리고 825㎞에 달하는 기나긴 여정을 《동키 호택》에 담았다. 제목부터 색다른 느낌을 가진 책은 순례자들에게 너그러운 스페인 사람들의 정情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저자 임택이 여러 번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친절'에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저자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묵묵히 동행한 당나귀의 이름이다. 그리고 왜 제목을 짐꾼?으로 함께 한 당나귀 이름으로 지었는지는 책 속에서 촘촘하게 들려주고 있다. 스페인에 갈 때 아니 정확하게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도전하고 싶다면 당나귀와 함께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스페인 사람들의 당나귀 사랑을 만나게 된다면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을 것이다.


p.9. 호택이는 흡사 냇가에 놓은 징검다리처럼 사람들을 다가오게 하는 도구였다.


당나귀에 대한 그들의 대우는 최상이다. 빵도, 물도 당나귀'동키 호택'이 우선이다. 왜 스페인 사람들은 당나귀를 사랑하는 것일까? 심지어 그들의 택배 시스템을 동키 서비스라고 할 정도다. 그런데 택시(저자의 영문 이름)와 동키 호택의 여행은 주도권 다툼으로 시작한다. 당나귀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면 큰일 난다는 당나귀 주인의 조언에 따라 저자는 당나귀의 고삐를 꽉 잡는다. 하지만 긴 여정을 함께하면서 둘은 종을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렇게 고삐는 유명무실해진다.

들을 지날 때면 동키 호택보다 먼저 호택이 좋아하는 풀을 찾게 된 저자의 여정은 느리기만 하다. 하지만 느린 만큼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고 또 더 많은 것을 더욱 촘촘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하루에 다른 순례자들의 반도 안되는 거리를 걸으면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엄청난 추억을 만든다. 동키 호택과 택시의 이별이 걱정될 정도로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앞으로 나간다. 마치 친한 친구와 동행하듯 저자는 동키호택에게 사랑을 베푼다. 동키호택도 택시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한다. 둘의 사랑은 이별의 순간 어떻게 반응할까? 가장 흥미롭게 기대한 부분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보다는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조금 더 깊은 생각에 빠져보고 싶은 욕심에 혼자만의 여행을 즐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와의 여행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나귀와 함께 산티아고 길을 걷는 저자의 모습을 그리며 자라난 부러움이 동키호택과의 교감을 보면서 공감으로 바뀌었다. 또 자유와 함께하는 여행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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