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3일 ~ 5월 4일 한달 간 구입책


- 문학(6권)


1.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 1

2. 오 헨리 단편선

3. 철학편지

4. 나를 보내지마

5. 남아있는 나날

6. 너무 시끄러운 고독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 2권(4번,5번)은  명색이 노벨문학상 작품인데..하는 생각에 항상 마음에 짐이 되어 있었고, 읽자니 지루할 것 같고.. 대개 이런 갈등이 쌓여가는 책은 언젠간 지르게 됩디다...ㅠ.ㅠ 

익숙한 이 느낌은 201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올가 누님의 2권의 책(태고의 시간들, 방랑자들)과도 엇비슷하다. <태고의 시간들>은 모셔놨지만 <방랑자들>은 아직 참고 있다. 노벨문학상의 작품들은 읽는 데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듯.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야 워낙 팬들이 많아서..두말할 필요 없겠다.

생각보다 얄부리해서 가성비 생각에 배신감이 든 책이다. 그래도 압축 폐지더미속에 노인이 수많은 명대사를 지껄인다 하니.. 도끼옹의 <지하로부터의 수기> 생각이 나서..한번 비교해 볼 참이다.






- 중국 관련(4권)


7.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 4

8. 맹자 사람의 길(상)

9.~10. 설민석의 삼국지 1, 2


도올 선생의 맹자는 전작 <노자>,<논어>등에서 압도적인 필력과 깊이를 전해주었기에 망설임없이 지를 수 밖에. 

리라이팅클래식 시리즈 5편 <맹자,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이혜경 지음)에서 너무 밋밋한 교과서 풍의 맹자를 만나 재미를 못 봐서 만약 도올 선생이 이 책까지 몰입도를 선사해 준다면, 인정!


설민석의 삼국지라.....

이거 꼭 사야하나..많은 고민을 했었다.

다들 삼국지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 라든가, 어떤 삼국지를 읽어야 하나?, 라는 고민은 오래전부터 해 왔었을것이다. 

삼국지...이건 뭐라고 해야 하나..읽어야 할, 또는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 죽~달아서 읽어보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 버렸다면..

항상 나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때를 놓쳐 버린 책은 마치 성인이 되어 손이 굳어버리면 피아노를 쉽게 배우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인물과 줄거리, 전투 등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일단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 시간은 전적으로 "흥미"가 뒷받침되어야 한다.삼국지에 담긴 수많은 고사와 철학을 내면에 새기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모든 것에 흥미가 조금씩 떨어지는 이 나이에 발버둥치며 겨우 고우영의 만화삼국지(10권)와 천웨이동의 만화삼국지(10권)으로 퉁쳐버린 삼국지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부실하고 밀도있지 못하다.

이문열의 삼국지 전권을 모셔두고 고사 지낸지 어언 수년이 흘렀지만, 시작이 두렵다.

대안은 설민석이다..라고 나름 결론을 낼 수 밖에..





사회과학, 철학, 에세이(5권)


11. 강신주의 감정수업

12.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13. 결혼과 도덕

14. 에밀뒤르캠의 자살론

15. 대중문화의 겉과 속



강신주는 전작 <담론>에서 워낙 깔끔한 인상을 받았다.

하여, 몇년 전부터 이 책을 가시권에 두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모셨다.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고 뭔가 잡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강신주가 "당신이 잡은 그것이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해주길 기대한다.


황현산 선생님은 전작 <밤이 선생이다>에서 선비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의 날카로운 지적이 돋보이는 것은 온화한 문장과의 대비에서 비롯되는 것일게다.

얼마전에 작고 하셨지만, 조그맣고 잔잔하지만 엄청 깊은 호수같은 선생님의 문장에 끌려 구입했다.


러셀할부지는 두말하지 않겠다..<결혼과 도덕>..영감 또 무슨 이야기를 할런지 기대된다.


에밀뒤르켐의 <자살론>. 뭐 워낙 한 세기의 걸출한 스타이니 이 책도 입 아프다.


강준만의 책 <대중문화의 겉과 속>. 강준만 교수는 첨이다.

워낙 진보학자 중에 대표 주자라 사실 주저했었는데, 대중문화의 보편성과 특이성에 대해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기에 

접근해본다. 이러한 나의 편향거리두기도 또 하나의 편향은 아닐지.





- 기타 3권


16. 도올의 교육입국론

17. 격몽요결

18. 쉽게 읽는 백범일지


조선 최고의 천재라 일컫는 이율곡 선생이 지은 <격몽요결>은 모두 38권으로 구성된 <율곡전서>의 27번째 권에 들어가 있다.

아이들의 학습은 <천자문>에서 <동몽선습>,<격몽요결> 순으로 받았다고 한다.

격몽요결은 몽매한 자들을 교육하는 중요한 비결이란 뜻으로, 학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모시고 남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바로 마음을 닦고 도를 향하는 기초를 세우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책을 읽는 독서인들이 조선 천재의 절실한 마음이 담긴 이 책을 읽어본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백범일지>는 어렵다. 

왜나하면 1947년 격동의 시기속에서 원본이 제대로 보완되지 않은 채 출간되어 오랫동안 보완이나 수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엮은 도진순 교수님은 1997년 원본의 여러가지 결점들을 보완한 주해본을 출간한 바 있으나 원문의 체계를 그대로 따랐기 때문에 중복되거나 혼란한 배열을 일목요연하게 정돈할 수 없었고 많은 각주들로 보완 설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연유로 나온 이 책은 원본이나 주해본의 단순한 축약이 아니라 문장을 거듭 교열하고, 중복 부분을 통합하고, 번잡한 부분을 정비하여 체계를 잡은 것이다. 그리고 관련 사진과 자료, 백범의 동선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도 등 100컷 이상 첨부하였다고 하니, 원래 <백범일지>시도한 독자들의 좌절은 이 책을 통해 다시 힘을 내서 그 맛을 느껴야겠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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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20편(총 499장) 중 제2편(위정)과 제3편(팔일)을 담았다.
반가운건 제2편부터는 모든 한자에 한글음을 병기하였다. 편당 25장 정도의 문장들이 있다.
걔중에는 살아오면서 많이 들어왔던 문장들도 있는데
그동안 너무 엉터리로 알고 있었구나.아~이런 상황이나 관계에서 나온 말들이구나 무릎을 친다.
내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아가는 과정이 배움이란 걸 다시금 실감한다.







나 도올은 말한다. 인생이란 ˝할아버지 그림 그리기˝.
인생이란 곧 자기가 늙어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의 자화상을 그려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원시란 무엇인가?
가까운데 있는 것은 이제 그만 보고 살라는 것이다.
멀리보고 멀리 생각하라는 것이다.
늙으면 귀가 어두워진다.
너무 많은 소소한 것들을 들으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늙으면 기억력이 감퇴한다.
나에게 상처로 남는 모든 원망이나 원한마저 다 잊어버리라는 뜻이다. 그리고 허한 마음을 가지고 허허 웃는 큰 인격체가 되라는 것이다.-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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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올이 20년쯤, 즉 2000년도 출판한 책이다.
논어에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책의 절반을 ˝공자의 생애와 사상˝을 다루며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논어를 본격적으로 강해하기 앞서 배경지식을 갖추어 준다.
이러한 도올 선생의 책 편집은 정말 만족스럽다.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논어˝책 중에 도올의 책으로 논어를 시작하게 된 건 우연의 발로치곤 큰 행운이다.
그리고 왠지 도닦는 느낌이 드는 책 같고, 공자왈 맹자왈 고리타분하기 그지없는 학문같아서 접근이 쉽지가 않은데 읽어보면 심오한 철학을 느끼기 이전에 정말 재미있다. 에이 무슨~ 재미까지야.하는 이가 많겠지만 몇번 감탄해서 절로 와이프한테 이야기한 실화이다. 이런 맛은 도올이 역설하는 해석학의 독창성과, 그 독창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래 언어의 풍습, 제도와 관습을 달리하는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시공을 초월하는 메신저(공자)와 수신자(독자)를 상응시키기 위한 중간 메신저 도올의 피나는 열정이 아닐까 한다. 늦깎이로 이제서야 읽는 형편에 상찬을 마구 늘어놓는 게 호들갑처럼 보일지 몰라 도올 선생이 좋아하는 정자의 말씀을 옮긴다.


˝요새 사람들은 책을 읽을 줄 모른다. 논어를 읽으면 읽기 전에 ˝이런 놈˝이었는데, 읽은 후에도 ˝이런 놈˝일 뿐이라면, 그 놈은 전혀 ˝논어˝를 읽은 사람이 아니다.˝
- 132쪽


˝논어를 읽으매, 어떤 자는 읽고 나서도 전혀 아무일이 없었던 것과도 같다. 어떤 자는 읽고나서 그 중의 한두 구절을 깨닫고 기뻐한다. 또 어떤 자는 읽고 나서 참으로 배움을 즐기는 경지에 오르는 자도 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읽고 나서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춤을 추고 기뻐 발을 구르는 자도 있다.˝- 133쪽



자~그럼 그 유명한 논어의 첫장
˝학이시습지 불역역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로 들어가본다.

논어의 이해는 왈왈거리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나의 체험속에서 이루어져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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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란 무엇인가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0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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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11월 30일 고려대 동양철학특강(제4회 종강기념특강)의 강의안으로 열 한장의 페이퍼중 제1페이지에 해당하는 책.
도올 선생은 20일 동안 쑤셔박혀 200자 원고지 일천매를 긁었다는데 정말 대단하다.
고래 중국의 철학과 동양의 무속, 유대의 구약성경을 아우르며 ˝여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렇게도 많은 학문의 제분야와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학자가 몇이나 될 수 있을까.
분석과 종합의 예리한 시각으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왕래하며 지성을 흩뿌리는 열강과 섬세하고 강인한 문장은 언제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호학하는 즐거움을 일깨운다

이 책을 읽고 얻은 큰 수확이라면
우선 도올이 여성을, 그리고 인간을 바라보는 자세가 편협하지 않음을 읽을 수 있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서양보다 동양이 훨씬 더 오랜 역사부터 여성을 존중하고 화합의 장에 함께 해 왔다는 기원을 공부할 수 있었다.
단지 한자가 많아서 일일히 네이버 한자사전 촬영으로 한자음을 적으며 읽다보니 시간이 걸리고 가끔 흐름이 끊긴다는 단점이 있다.
도올 선생의 책이 요즘 방송에 나와 고민하는 부분, 왜 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 말인즉슨 돈 벌자는 욕심은 아닐 것이고, 본인이 그렇게 가르치고 싶은 삶의 정수들이 대중에게 많이 읽혔으면 하는 아쉬움의 발로란게 표정에 역력하다.
베스트셀러가 될려면 우선 통나무 출판사가 표지와 제목부터 현대감각에 맞게 바꾸고,
그 철학의 깊이를 좀더 가볍고 다양한 주제로 녹아나게 편집의 방향을 맞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베스트셀러 중에는 얕은 생각의 단편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책들을 정말 싫어하지만~
그나저나 1985년에 11장의 페이퍼 중 1편을 썼으니 후속작은 언제 나올까요. 용옥행님 ~~








이 책은 한마디로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그것은 하느님에 대한 따님의 회복이다. 그것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회복이며, 맨에 대한 르언(사람:인)의 회복이다˝ -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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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자식을 가진 부모님이 ˝교육˝에 대해서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예전에는 그저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시대는 변했고 교육환경은 산출 대 투입의 경제학적 논리가 지배한다. 물론 부모가 얼마나 학습의 환경을 적절히 제공해 주고 교육에 대한 철학과 실천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조금씩은 영향을 주게 마련이지만 말이다.
대개는 이른 바 전통적인 교육방식과 진보적 또는 혁신적 교육의 방식에서 갈팡질팡하거나 그 중심을 잡지 못하는 편이다. 물론 확고한 교육관에 의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가정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적 교육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막상 대안학교나 혁신교육에 대한 과감한 모험을 하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논점에서 동,서양의 철학과 교육학 등을 비교하여 도올만의 교육관을 설파한다.
읽으면 우리 애를 어떻게 교육하고 키울지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도올이 정치적으로 보수를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진보편에 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무작정 이념편향되어 한쪽으로 쏠린 저작물을 싫어하는 나인지라 도올의 이러한 생각들은 참 마음에 든다. 동양철학뿐만 아니라 서양철학을 섭렵하고, 동양종교와 서양종교까지 아우르는 도올 선생의 깊은 학풍이 더욱 더 글에 배여 신뢰감을 주는 책이다.



---------------------본문 발췌 ------------------------



진보주의자들은 심신이원론을 거부함으로써, 전인격을 교육의 관심으로 삼는 전인주의를 택하게 되고, 따라서 신체적 활동을 교육적 활동의 유기적 요소로 간주하게 된다.(...)
보수주의자들은 학생의 정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는데 반하여 진보주의자들은 학생들의 사회적 적응이나 정서적 발달, 육체적 건강, 그리고 직업적 유능함과 같은 교육요소를 더 중시하게 된다. -19쪽



나는 말한다. 인간의 인식은 감성과 이성의 종합에서 달성되는 것이며, 사실과 원리의 융합, 구체와 추상의 통합, 귀납과 연역의 동시적 적용에서 그 포괄적 성격을 완성하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인식론은 학습의 양면이지 대립적 분립이 될 수 없다. - 24쪽



진리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절대적인 실체로서 우리 앞에 엄존하는 불변의 그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만들어야 할 역동적이고 상대적인,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성체이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따라서 학생은 언제나 참인 이론이나 법칙이나 원리나 사실이 엄존한다는 환상속에서 그것을 습득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서 노력할 필요가 없다.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앎을 추구하는 그 과정은 단지 잠정적인 결론에 이를 뿐이다. 지나간 세대에 의하여 성스럽게 신봉된 모든 진리를 회의할 수 있어야 하며, 오직 회의와 불확실성만이 경험과 추론에 도달된 결론의 표어가 될 뿐이다. - 30~31쪽



모든 지리는 역의 모험과 결합될 때만이 그 생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 33쪽



나는 말한다. 인간의 교육이란 궁극적으로 선,악을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무엇을 즐거워하고 무엇을 싫어해야 할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은 화이트헤드의 교육론 첫 구절의 말을 의미심장하게 생각한다. ˝문화라는 것은 사유의 활동인 동시에 아름다움과 인간적 느낌에 대한 민감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는 말한다. 교육의 목표는 인간에게 선악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 42~43쪽



나는 말한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주제를 둘러싼 보수-진보의 논의는 그 나름대로 모두 취할바가 있다. 단지 교사중심이면 보수이고, 학생중심이면 진보라는 이분법적 사유는 생각이 치졸한 서구인들의 다이카토미 dicahtomy의 오류에 불과한 것이요, 국민교육을 망치는 대본이다. - 61쪽



리버랄리즘의 원조인 존 듀이가 얼마나 교사의 위상을 존엄하게 생각했는지를 이제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나라는 공교육이라는 구실 하에 교사를 학교의 기능적 부품으로 비하시키고, 교사에게서 교육할 수 있는 진정한 권위를 탈색시키고, 문제 안 일으키고 인내만 하는 허수아비로 전락시키고 있다. - 63쪽



왜 학생이 학교에서보다 학원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는가?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학원의 선생님들이 보다 명쾌하고 쉽게 기본적인 정보를 잘 ˝주입시켜˝주기 때문이다. ˝주입˝은 ˝강의˝의 효율성에 관한 것이다. 주입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다. 주입이 나쁜 것일때는 학생은 취하지 않는다.(...)
강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교육론자들이 기껏 개발하는 논의가 ˝토론식 교육˝이나 ˝체험식 현장학습˝정도이나, 이 모든 것은 보조수단이지 그 자체를 억누르는 논의가 되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세미나라는 것은 원래 성숙한 인간들 사이에서 유효한 것이다. 빈대가리들이 아무리 토론을 해본들 아까운 시간의 낭비만이 산출된다. - 65쪽



교육은 권위주의를 배척하지만 권위를 신봉하지 않을 수 없다. 권위는 학습자들의 인간적인 존경심의 대상에게만 부여되는 것이다. 권위는 사랑의 교감체이며 성장과 모험의 동력이다. 권위의 초월적 뿌리는 철저히 거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도적 교감의 싸이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권위가 없이는 교육은 성립될 수 없다. 나는 말한다. 교수의 권위는 고수되어야 한다. - 78쪽



공자는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의 인간됨의 특징을 ˝호학˝이라는 한마디로 규정했다. 끊임없이 배우기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늙어죽을때까지 배움 앞에 자신의 가슴을 열어놓고 살았다는 뜻이다. - 88쪽



철학만 해도 그렇다! 철학은 존재론이나 인식론, 형이상학을 운운하는 한가지 소수의 게으른 담론이 아니다. 철학이 추구하는 모든 진리나 가치의 기준은 오로지 교육을 통하여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은 철학의 목적이며 소이연이다. - 95쪽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한국정치에 보수도 없고 진보도 없다는 것을! 그럼 뭐가 있는가? 그것은 너무도 쉬운 얘기! 오직 기득권에 집착하여 개인의 부귀영달을 꾀하는 승냥이들의 완고한 집단만 있고, 그들의 폭압과 위압에 항거하여 그래도 다수의 민중이익을 방패막이로 내거는 투쟁집단이 있을 뿐이다. - 119쪽



그렇다면 한국의 교육보수주의는 무엇인가? 이 실체를 명료히 깨닫는 것은 실상 몇 초가 걸리지 않는다.
한국의 교육보수주의는 실상 입시교육주의이며, 입시교육에 성공적인 여건을 이미 보유한 기득권자들의 엘리트주의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엘리트주의의 실상을 깨닫는 데도 몇 초가 걸리지 않는다. 이 엘리트주의의 궁극적 근원은 일제식민지교육에 있었던 것이다. - 120쪽



교사의 덕성은 [예기]의 <학기>에 나오는 ˝교학상장˝이라는 이 한마디!

˝아름다운 요리가 있어도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길이 없고, 지극한 도리가 앞에 있어도 배워보지 않으면 그 위대함을 알 길이 없다. 그러므로 배우고 난 연후에나 비로소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가르쳐 보고 난 연후에나 비로소 교육의 곤요로움을 깨닫는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은 연후에 사람은 진정으로 자기를 반성할 수 있고, 교육의 어려움을 깨달은 연후에 교육자는 자신의 실력을 보강하게 된다. 그러므로 말하노라!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는 서로를 키운다!˝ - 148쪽



공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 일찍이 종일토록 밥을 먹지도 않고 밤새도록 잠도 자지 않고 생각에만 골몰하여도 보았으나 별 유익함이 없었다. 역시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공허한 토론, 공허한 사색은 말짱 황이라는 얘기다. 서구의 유수 대학의 위대한 강의는 주입식이다. 학생들이 쓸데없는 질문만 남발하는 혼란스러운 강의는 저급한 강의로 폄하된다. - 158쪽



엄마는 나에게 항상 말씀하셨다.
˝아들아! 너는 나보다 더 부귀한 인간들로부터 상찬을 들으려 하지마라. 항상 너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어라. 영원히 이 땅의 젊은이들을 교육해야 한다.˝ -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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