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8 카페 예그리나

프라하 여행을 일주일 정도 앞둔 휴일아침.
밀란쿤데라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은 이후로 2번째 책입니다. 시작부터 기분좋은 출발입니다. 너무 좋은데??



------오늘의 PICK!! 26쪽
˝내 인생을 둘로 가르고 싶지 않다. 내 삶, 내 인생이 처음부터 끌까지 하나이기를 원한다. 루드빅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던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그와 함께 있으면 내 이상이나 취향을 바꿀 필요가 없다. 그는 평범하고 단순하고 분명하다. 바로 이런 것을 나는 언제나 좋아했고 또 지금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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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관심이라 불렀던 것은 실은 원한이었던 것이다. -10쪽



더럽혀진 가치나 가면이 벗겨진 환상은 둘 다 한심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둘은 아주 비슷해서 혼동하기가 아주 쉽지요. -17쪽


이러한 열광과 감동의 와중에서 내가 어떻게 파벨의 손을 잡았는지, 어떻게 파벨 또한 내 손을 꼭 쥐어주었는지 모르겠다. 그 다음 광장이 다시 조용해지고 새로운 연사가 마이크 앞에 섰을 때, 나는 파벨이 내 손을 놓차버릴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그는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우리는 집회가 끝날 때까지 손을 잡고 있었다, 사람들이 다 흩어지고 난 다음까지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몇 시간이나, 꽃이 만발한 프라하의 거리들을 걸어다녔다. - 29쪽



남자는 모두 어느 정도 이기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지키고 여자로서 자신의 사명을 보존하는 것은 여자의 몫이다. -30쪽



난 여자들이 정말 끔찍하게 싫다. 젊음 속에서 잔인한 저 어린 여자애들, 마치 자기들은 언젠가 서른, 서른다섯, 마흔 살이 되지 않을 것처럼, 자신보다 조금 더 나이 먹은 여자에 대해 일말의 연대감도 없는 그런 여자애들, - 35쪽



나는 내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내 인생의 라이트모티프가 다시 들려왔다. 멀리서 나의 젊음이 내게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에게로 내가 무너져가고 있었다.-37쪽



그것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다른 삶을 살겠노라. 삶의 기쁨들을 좀더 누리겠노라 결심해야 할 것이라고-37쪽


나는 부끄럽지 않았다. 많은 세월과 걱정, 슬픈 일들, 수많은 회색빛 껍질들이 나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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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합본 특별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2018년에 구입해서
2024년에 읽기 시작해서
2025년 10월에 다 읽었습니다.
(1,022페이지라는..)

오늘로 드디어 무라카미하루키의 장편소설, 단편소설, 에세이를
다 읽어버렸네요

하루키 씨. 올해는 힘들 것 같고,
내년에는 신간 장편소설이랑 에세이 하나 꼭 내 주시길.

뭔가 쓰고 계신 거라 믿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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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10-04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님의 장편소설이 나올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북프리쿠키 2025-10-05 11:11   좋아요 1 | URL
하루키씨가 올해 77세네요.
꼭 버트런드 러셀 할부지만큼(97세) 사셔서
꾸준히 책을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은 반드시 하루키 신간소설을 읽고 싶습니다!!
 


옴니버스 3번째, 키스와나브라운의 이야기입니다.

흑인의 처지를 바꾸어보려는 딸과,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고 사는 어머니의 대화로 이루어진 내용입니다.

마치 대한민국 80년대 데모를 하는 대학생과 자녀들이 걱정되는 어머니의 대화 같습니다.

흑인, 그리고 거기서도 흑인 여성의 마음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만.



이 건물에 살고 있는 모든 가구가 가족을 부양하고, 성경을 읽으며, 금요일 밤에 받는 빈약한 급료에서 얼마씩 돈을 각출하여 언젠가는 브루스터플레이스를 희미한 추억거리로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엄마는 절대로 믿지 않을 것이다. -142쪽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하는 것처럼 너도 정신 바짝 차리고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거야.

(....)


엄마와 아빠, 그리고 린든힐스에서 사는 교육받은 흑인들처럼 저도 중산층 건망증이라는 불치병을 앓게 되겠죠.

(...)


산다는 건 현재를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란다.(...) 넌 네가 아닌 것이 되려고 지나치게 노력했으니까.

(...)


흑인인 것을 창피하게 여기는 백인의 굴종적인 검둥이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단 말이예요! - 156~158쪽



옴니버스 4번째 루시엘리아 루이즈 터너 이야기입니다.

가난으로 인해 둘째 임신한 아기를 낙태시키고, 첫째 딸은 남편과 말다툼할 때 부주의하게 감전사했습니다.

껍데기만 남아 있는 루시엘리아를 다시 살리려는 첫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 "메티"할머니의 구원이

참으로 경건하게 다가옵니다. 눈물을 한없이 흘린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한 달 된 아기와 함께 아픈 몸으로 홀로 보낸 좌절의 시간들. 남편이 없다고 무시하고 조롱하는 듯한 사회 복지사의 눈길에 한마디 반박도 할 수 없었기에 느꼈던 굴욕감. 수없이 많은 날 밤마다 초대하지 않아도 가랑이 사이로 기어드는 그 생경한 욕망의 충동들. 설명이 가능한 증오와 설명이 불가능한 사랑으로 온통 짜 들어간 그물에 글려 '왜, 무엇 때문에' 하고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의문들. 그런 것들이 눈앞에서 어찌나 혼란스러운 형태로 계속 선회하던지 그녀는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붙잡아 이 남자에게 대꾸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 167쪽


내 분명 약속하겠어. 당신을 증오할 거야. 그리고 당신에 대한 증오를 더 빨리 시작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나 자신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 아기를 구해낼 수 있을 정도로 더 빨리 하지 않은것을. 이 세상에 이럴 수가. 사랑하는 내 아가. - 184쪽

말라비틀어진 과거의 고통에 대한 추억은 이런 상황에서 전혀 위안이 될 수 없었다. 그런 기억들은 뜨거운 다리미 위로 떨어진 차가운 물방울과 같았다. 방안이 다리미에서 나는 냄새로 가득한 가운데 물방울은 지질지질 춤을 추다가 쇳 소리를 내며 사라질 것이다. - 187쪽


매티는 계속해서 시엘을 살살 흔들어 주었고, 시엘은 영혼이 온통 지쳐 버린 유대인 어머니들이 화장실 마룻바닥에서 자기 자녀들의 내장을 닦아내야 했던 독일의 다카우 시로 갔다. 다음으로 두 사람은 세네갈의 어머니들이 노예선 측면의 나무 판때기에다 어린 아기들을 패대기쳐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죽은 곳을 지나갔다. -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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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2번째

에타 메이 존슨 편


˝때때로 친구가 된다는 것은 타이밍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다.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 어떤 때는 눈을 감아 버리고 친구들이 자신들의 숙명 속으로 달려들도록 허용해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이 모두 다 끝났을 때 흩어진 조각들을 수습해야 할 때도 있다.
지금 이 순간은 위의 세 가지 기술이 모두 다 요구되는 때임을 매티는 깨달았다.˝-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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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다이어트 4번째입니다.


1. 사기열전 : 팔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7~410권이 있어서 구판 보내줬습니다.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 중 하나라 당근에 올리자마자 팔렸네요.


2. 도스토예프스키 전집(2000년판, 18권) : 팔림






알라딘에 상품이 따로 없어서 편의상 2008년판 전집 포스팅을 했습니다.

한권 한권 중고로 나올때마다 모으기 위해 노력했던 옛 시절이 떠오릅니다.

민음사세계문학전집에서 그리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서 상당수 작품들이 나와서

소장중이라 아끼는 책인데 보내줍니다. 책등이 제작기법상 색바래지는 단점이 있는데도 독서가들은 역시 알아주네요 잘 팔리는거 보니까.




3.  도쿠카와이에야스, 오다노부나가, 도요토미히데요시 : 팔림











 




중고판매 중에서 가장 인기좋았던 1초 컷 판매상품이었습니다

일괄로 판매했고, 이 3종 시리즈로 일본 전국시대 이해도를 많이 높였습니다.

구매자를 직접 만나서 직거래했는데, 아빠와 여중생으로 보이는 딸과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과 함께

사러 왔는데 애들이 엄청 좋아했습니다. 좋은 아빠네요~ 기분 좋게 건네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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