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아메리의 1968년도작.
이 책 중고를 사기 위해 1년 정도 기다린 듯 하다.
수많은 책들이 인간의 죽음에서 비롯된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유독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장아메리 작가의 깊이, 그리고 책 제목 ˝늙어감에 대하여˝ 부제, ˝저항과 체념사이에서˝가 너무 와 닿았기 때문이랄까.
목차의 제목이..끌리는건
나도 늙어가고 있는 걸 몸소 체감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더 오래 늙어감, 그 지속의 현상들에서 저항과 체념의 모순을 탐색하는 과정이
하루에도 몇번씩 느껴질 때,
진정 ˝철학˝을 배울 나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목차를 살펴보면
˝살아있음과 덧없이 흐르는 시간˝
˝낯설어보이는 자기자신˝
˝타인의 시선˝
˝더는 알수 없는 세상˝
˝죽어가며 살아가기˝ 로 짜여져 있다.
솔직히 죽음보다 죽어간다는 점이 두렵고, 죽어가기 전에 죽음과의 타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그 부조리를 겪는다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이 책이 위로가 아닌 진실을 이야기해주길..
목차의 깊이만큼 내용도..기대해본다.
˝내가 다루고자 하는 물음은 나이를 먹어가는 인간이 시간을, 자신의 몸을, 사회를, 문명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가 하는 점이다˝ - 6쪽
˝ 한걸음씩 차분하게, 어둠 속을 더듬어 헤쳐나가면서 나는 늙어가는 사람들이 언제나 바랐던 희망, 곧 위로해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안타깝지만 깨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속절없이 늙어가는 사람에게 그 쇠락을 두고 ˝귀족과 같은 우아한 체념˝이라거나 ˝황혼의 지혜˝ 혹은 ˝말년의 만족˝이라는 말 따위로 치장해 위로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 굴욕적인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 8쪽
˝우리가 만나는 그는 오랜 세월끝에 다시금 사회적으로 쓸쓸한 새벽에 익숙해졌으리라. 이미 오래전에 허영이라는 이름의 시장, 한때 그가 코미디언으로 활약한 시장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 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