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기대를 가로막는 모든 장벽을 철거해버렸다. 공동체의 구성원은 물질적 평등을 성취할 수단이 없는데도 이론적으로는 평등하다고 느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말한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자의 쾌락에 희망과 질시가 섞인 눈길을 던졌다. ˝-67쪽




이 책은 우리의 불안과 울화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이야기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58쪽


문제는 이 시대가 ˝같다고 느끼는 사람이나 가까운 친구들˝의 범위를 확장한다.
각종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우린 끊임없이 바교당한다. 불안이 커진다. 울화가 생긴다.
기회의 평등에 다시 심기일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수는 상승에 실패한다.
자신의 삶이 기대를 배신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해변의 모래알만큼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 그들의 광증은 생기를 잃게 하고 때론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진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난 그래서 더더욱 손사레친다.
분명히 개선될 수 있는 세상에 대해
죽으라고 긍정하고 아프면 힐링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 보라한다. 때론 미움받을 용기같이 그럴듯한 제목으로 위로하는 책들이 쏟아진다
어줍잖은 책은 우리의 품격까지 떨어뜨린다.
책이란 것은 해답을 찾아가는 나만의 인생여정이지. 솔깃한 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게 아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에서 위로해주는 말투로 불행은 삶의 움직일 수 없는 본질이며, ‘비참한 인간상황‘의 일부라고 말하면서 이 비참한 삶에서 인간이 자신만의 힘으로 기쁨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모든 이론을 경멸했다˝-71쪽




우린 무제한의 기회가 있는 것처럼 무자비하게 부추기는 사회에 살고 있다.
광증을, 울화를,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이
오히려 상처를 심화시킨다.
좌절과 불안의 상처는 딱 기대한만큼의 크기만큼 남는다.
현대인의 불안은 이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그렇다면 나의 몫은 무엇인가?



˝우리의 자존심을 높일 수 있는 두가지 방법을 암시한다. 하나는 더 많은 성취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성취하고 싶은 일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제임스는 두번째 방법의 장점을 지적한다. 요구를 버리는 것은 그것을 충족하는 것만큼이나 행복하고 마음편한 일이다. 어떤 영역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마음이 묘하게 편해진다. 젊거나 늘씬해지려고 애쓰기를 포기하는 날은 얼마나 즐거운가.우리는 말한다. ‘다행이야 그런 환상들은 이제 사라졌어.‘
자아에 더해지는 모든 것은 자랑거리일뿐만 아니라 부담이기도 하다˝-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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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0번

당시 일종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기까지한
진 브로디 선생의 이야기


˝내가 너희의 어린 어깨 위에 원숙한 머리를 올려주는 거야˝ 브로디 선생은 그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 내 제자들은 모두 크림중의 크림이 되는 거지 ˝ - 12쪽



˝예술과 종교가 첫째예요. 그 다음이 철학, 과학은 마지막이지. 이것이 삶의 위대한 연구주제의 순서예요. 중요도 순으로˝-34쪽



교육(education)아라는 단어는 밖을 의미하는 ex의 어근 e와 이끈다는 뜻의 duco에서 나온 단어야.
밖으로 이끈다는 의미지. 나에게 교육이란 학생들의 영혼에 이미 있는 것들을 밖으로 이끌어내는거야.
매카이 교장에게 교육이란 학생들의 영혼에 현재 없는 것들을 집어넣는 것인데, 난 그건 교육이 아니라 침입이라고 생각해.(...)
학생들의 머리에 많은 정보를 쑤셔넣는 것이 교장의 방식이야.내 방법은 지식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하는 것이고.-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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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2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4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 가지 이야기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9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고봉만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플로베르가 만년에 집필한 3가지 단편집입니다.

 

 

 

실제로 플로베르가 꿈꾼 것은 "시와 같은 리듬감, 과학 용어 같은 명확한 어휘, 첼로의 선율 같은 전달력과 울림, 깃털 모양의 불꽃이 치솟는 문체, 마음속 심연에 비수를 던지는 날카로운 문체, 그러면서도 작은 배로 순풍을 타고 나아가듯 사고가 매끈한 표면 위를 나아가는 문체"였다. -옮긴이의 말 189쪽

 

 

 

 

플로베르는 여자친구 루이즈 콜레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꿈꾸던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절대적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나 스스로 실천에 옮겨보고 싶은 바로 무(無)에 관한 한권의 책, 외부 세계와의 접착점이 없는 한권의 책이다. 마치 이 지구가 아무것에도 떠받쳐지지 않고도 공중에 떠 있듯이 오직 스타일의 내적인 힘만으로 저 혼자 지탱되는 한권의 책, 거의 아무런 주제도 없는, 만약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적어도 주제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한권의 책 말이다. 가장 아름다운 작품들은 최소한의 소재만으로 이루어진다. 표현이 생각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어휘는 더욱 생각에 밀착되어 자취를 감추고, 그리하여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 189쪽

 

 

 

 

 

플로베르의 작품을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정교육, 성 앙투안느의유혹이 보이네요.

플로베르 무미건조하고 밋밋해서 다가오질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반드시 플로베르가 지향하는 순수함을 발견하고 매력에 빠져들지 모르는 일입니다.

마치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아래 글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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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1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4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6-01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플로베르는 무에 관한 책, 최소한의 소재를 다룬 책을 쓰고 싶다고 말했지만, 정작 그가 쓴 소설을 읽어보면 무미건조한 긴 문장, 방대한 분량에 기가 눌려 의욕을 잃습니다... ㅎㅎㅎㅎ 그래서 저는 플로베르의 제자인 모파상의 글이 더 좋아요. 모파상은 단편소설을 많이 썼잖아요... ^^

북프리쿠키 2019-06-24 00:28   좋아요 0 | URL
아..그러네요..ㅎㅎ
그래서 감정수업을 읽어야 되나....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모파상..괜찮을라나요..
<여자의 일생>부터 읽어봐야겠습니다..추천 감사드립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봤습니다.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기립박수를 받은 이유가 있었네요.

영화가 '문학'을 닮았구나. 느꼈습니다.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

극중에 송강호가 한 대사입니다.

 

책장에 꼽혀 있는 책중에 그날의 기분에 따라 무심코 집어 읽는 맛이 좋습니다.

그 완벽한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오늘도 이렇게 책을 사들이는 건 아닐까요.

 

 

1. 바보들을 위한 학교 (양장)
사샤 소콜로프 지음, 권정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8번

스스로를 두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소년의 이야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형님이 자~알 썼다. 극찬했다니 또 솔깃해지는군요.

 

 

 

 

 

2. 독립기념일 2
리처드 포드 지음, 박영원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0번

1편과 함께 사고 싶었는데, 망설이다가 또 누가 집어가겠죠.

일단 땡겨놓고, 다음 기회에 1편을 모아야겠습니다.

특이한 점은 2018년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의 독자들에게 그 영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제목처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이야기한 소설은 아니고, 사랑과 허무, 그리고 거기서 오는 나의 존재에 대한 통찰을 녹여 낸 듯 합니다.

 

 

 

 

3.  카를로스 (양장)
프리드리히 실러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4번

독일의 대문호 실러의 희곡입니다.

사실 한번도 실러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겼습니다.

유럽에서는 세익스피어 다음가는 극작가로 평가받는데요.

16세기 스페인 왕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소재로 하여 원문의 운문형식을 그대로 담았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450쪽에 달하는 분량은 조금 부담되지만요.

 

 

 

 

 

 

4. 몰락의 에티카
신형철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호불호가 갈리는 신형철의 첫번째 평론집

선물받았습니다.

제 단견으로는 비평의 날은 벼릴 수록 깊이가 있지만,

때로는 대중의 목마름을 대리만족시켜주는 포퓰리즘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봅니다.

착한 평론이 얼마나 매력없는지? 함 읽어봅시다.

 

 

 

 

 

 

 5.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6월

 

 

 

 

개정판이 사고 싶었는데, 싼맛에 구판을.

예전에 하루키의 책들 처분했는데, 또 이렇게 모으고 있군요. 흐흐.

하드보일드하게 또 모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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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1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4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박한 마음>
<구호수도사 성 쥘리앵의 전설>
<헤로디아>

3편이 담긴 플로베르의 단편모음입니다.

1821년 플로베르가 태어난 그해,
동쪽의 러시아 모스크바에선 도스토예프스키가 태어났습니다.
1821년.. 참 어마어마한 한해네요.
20대 때 플로베르도 간질 발작을 일으키곤 했는데
도스토예프스키와 여러모로 공통점이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멋진 장면‘을 만들려고 하지 않고
자신만의 정수에 도달하고자 한 플로베르의 힘을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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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핑키 2019-05-31 0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이쁘게 찍으셔서 그런가? ㅋㅋㅋ 혼자 막 좋은데 다니시는거 같아 배아픕니다 ㅋㅋㅋㅋㅋ

북프리쿠키 2019-06-24 00:3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사진도 그렇지만 이쁜데 맞습니다..
이번 달 봐야 되는데..정희진처럼 읽기를..어언..몇년전에 읽은거라..기억이 잘 안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