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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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책 지름신을 연달아 영접해서 알게 모르게 내 맘속에는 묘한 죄책감(?)같은 찌꺼기가 남아 있던지라 이 책은 아쉽게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하루키의 동남아 여행은 어땠을까, 특히나 태국과 베트남, 중국과 캄보디아 사이에 끼어 거대한 메콩강이 남북을 가로지르는,

길쭉한 지도를 그리는 라오스라는 나라에서 느낀 정취가 궁금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뒤엎고 책 내용은 라오스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여행기였다.

더군다나 최근에 다녀온 내용이 아니고 과거에 갔었던 곳의 여행기라니..(아직 집에 쟁여둔 먼 북소리도 주인의 간택을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내가 가보지 못한(물론 몇군데 다녀보진 못했지만), 또는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다룬 여행기는 없었다.

 

살짝 실망감을 품고 읽기 시작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은 내용면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론 단편의 특성상 깊이있는 내용을 풀어 쓸 여유는 되지 못했을 것이다마는 내 취향이 좁고 깊게 다루는 내용들을 좋아해서 그랬을 것이다.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참 괜찮은 느낌을 받은 걸 보면, 이 책은 마치 정품에 끼어주는 부록마냥 하루키 특유의 쫀쫀한 텍스트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아이슬란드의 온천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아이슬란드는 온 나라에 온천이 나온다. 정말이지 온천 수증기를 국기 마크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온천이 많다

-53쪽(...)

 

물론 안 좋은 면도 있으니, 화산분화와 지진이 그렇다. 일본과 마찬가지다. 온천이 있는 곳에는 아무래도 이 두가지가 따라붙기 마련이다.-55쪽.

 

온천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레이캬비크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거리의 ‘블루 라군’인데, 이곳의 넓이는 정말이지 대단하다.(...)문제는 온천 안에 사람이 많다는 것. 내가 갔을 때 블루 라군은 한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거의 다 한국어였다. 다함께 온천에 몸을 담그고 매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혹시 한국에는 온천이 없나?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마냥 신나 보였다.-58쪽.

 

책 안에 사진으로 본 온천은 거의 강 크기만큼이나 컸다.

그 안에 머리만 내놓고 동동 떠있는 사람들이 보이는 데 많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온천의 크기가 워낙 커서 손님없는 수영장 느낌이 날 정도로 한산해보이는 느낌? 큰 땅덩어리에 인구 30만 정도가 사는 아이슬란드의 축소판 같았다.

(어디서나 다른 나라들의 언어는 시끄럽게 들리는 모양이다. 알아듣지 못하니 의미 없는 소리로 들려서 그런지 몰라도..그 넓은 온천에 거의 한국어만 들린다니 ㅎㅎㅎ '혹시 한국에는 온천이 없나? 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마냥 신나 보였다'란 문장에서는 살짝 찌푸린 듯한 하루키의 표정이 떠오른다. 흐흐 내 느낌이 맞는가요? 하루키씨)  

주위엔 산들이 병풍같이 아득히 에워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천탕으로 평소 홋카이도의 온천을 꼭 가보고 싶어하는 나로선 정말 구미가 당기는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다만, 한국 사람들만 동동 떠 있으면 좀 뻘쭘하려나~

 

시종일관 하루키의 여행은 그 곳의 일상을 함께 느낀다는 마음가짐이 있다.

물론 집필을 목적으로 몇달 간 체류하는 동안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오히려 '일상'처럼 여행을 한다는 게 일반 여행자들이 큰 돈을 들여서 패키지로 다녀오는 것에 비해면 시간적, 비용적으로 감히 엄두도 못낼 만큼 사치인 편이지만 '여행'이란 말에는 원래가 '나그네란 뜻'을 품고 있는 것처럼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란 말일게다.

특히나 인증샷 찍고, 후딱 이동하고, 찍고 이동하고, 또 찍고 이동하고... 갔다 오면 누구보다 더 그 곳에 대해 잘 아는 척 하는 것처럼...한낮 단편의 경험들을 가지고 마치 그 곳의 모든 것들을 다 보고 온것처럼 착각하는 ...목적이 '나 그곳에 다녀왔다'아니면 '나 이만큼 다닌다'정도로 귀결되는 여행말이다. 물론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지만.  

 

‘여행지에서 모든 일이 잘 풀리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라는 것이 나의 철학(비슷한 것)이다. -137쪽

 

그다지 화려한 부분은 없지만 몇 번을 가보더라도 '오오. 이런 게 있었다니!'라는 놀라움과 함께

스케줄이 늘 꼬이는 게 여행이듯이, 잘 풀리지 않는 일정의 스트레스도 함께 하는, 

'시간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간다'는 일상의 느낌을 받는 여행을 동경해본다.

 

또 다른 곳에서 인생의 나그네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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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11-15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여행은 일상인데 이렇게 못 떠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쿠키님 일본 갔다 오신 건 언제 푸실 건가요? 궁금한데...^^

북프리쿠키 2016-11-15 15:57   좋아요 2 | URL
훔 사실 여행후기는 서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나름 거시기한 생각이 있어서요.ㅎㅎㅎㅎ
나의 일본문화유산답사기 리뷰에 살짝 언급할까 싶기도 합니다.ㅋ
참, 나름 건전한 바(bar)에서 몸짓,발짓해가며 20대 일본여성과 대화를 나눈 경험이 참 좋았습니다.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서 일본문학얘기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얼마나 변태처럼 보였을까 싶기도..ㅎㅎㅎ지버릇 개 못준다고 기승전책입니다
(분위기상 살짝 야한이야기도 했습니다만)
아~물론 텔라님은 관심없겠지만 말입니다.

참 제가 이색적인 질문을 해봤는데요 오다노부나가,도요토미히데요시,도쿠가와이에야스 중에 누구를 제일 좋아하느냐?

그 여성분이 누굴 꼽았을까요??


stella.K 2016-11-15 15:47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한테 물으시는 겁니까? 글쎄요...
제가 일본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이 아니라
찍기로 하면, 도쿠카와이에야스..?

근데 이런 질문을 그 여자분께 했다는 게 쿠키님 대단하심다.ㅋ
정답은 뭡니까? 이유는 뭔가요?

북프리쿠키 2016-11-15 16:10   좋아요 1 | URL
흠 저도 글케 예상했었는데
오다노부나가!!라네요.
히데요시면 좀 불쾌할 뻔했는데요.
이유는 남자답다라고ㅎ


stella.K 2016-11-15 16:41   좋아요 1 | URL
오, 알아둬야할 것 같습니다.
오다노부나가 남자답군요.
개인의 취향인 건지
일본의 대부분의 여성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북프리쿠키 2016-11-15 22:06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대답에 대해 천천히 다양한 책들을 접하며 곰곰발(^^)생각해
봐야겠어요~암튼 해외여행은 현지인과 대화하는 기회가 참 뜻깊은 추억으로 남는 거 같아요.
텔라님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포근한 밤 되세요^^

2016-11-17 13: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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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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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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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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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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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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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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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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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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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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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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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4: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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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16: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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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8 1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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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8 11: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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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8 12: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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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을 앞둔 밤입니다.
이 시간에 커피 한잔 마시면 모험이긴 하지만
명료한 정신으로 기분좋게 읽기 위해선
이 한 모금의 기쁨을 마다할 수가 없네요ㅎ
친구는 남은 서양미술사를,
전 보통의 책을 읽고 있어요~

20대 초반에 이런 글을 쓴 게 밑기지 않을 정도로
텍스트가 설득력있고 매혹적이라 하네요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인 사랑 이야기를 하는
알랭 드 보통은 아리스토텔레스, 비트겐슈타인, 역사, 종교, 마르크스를 끌어들여, 첫 키스에서부터 말다툼과 화해에 이르기까지 연애의 진전을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는 사랑의 딜레마를 완전히 현대적인 방법으로 해석하고 있다˝-책 소개에서

비행기에서 클로이와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하는
순간으로 들어가봅니다.
어떤 쾌감을 선사해줄지 설레이네요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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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나린 2016-11-13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ㅡㅡ커피가 넘나 유혹적인 자태를 ..!
알랭드 보통의 감성은 정말 초극세사보다 섬세한듯 해요^^
애정 가득한 아이템들과 행복한 밤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6-11-13 22:36   좋아요 1 | URL
직관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이며
유머스럽기까지 하네요ㅎ
심리의 순간을 포착하는 근사한 표현들에 행복해지는 밤입니다.
매너나린님 감사합니다^^;

yureka01 2016-11-13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커피가 또 책과 잘 어울리죠....뭐든 조합이 좋아야 시너지 효과가 생기나 봅니다.

북프리쿠키 2016-11-14 08:35   좋아요 1 | URL
신문 기사중에 커피의 카페인이 순간적으로 시력도 좋아진다는
내용이 있더라구요ㅎ
물론 뭐든 지나치면 건강에 안 좋겠지만 말입니다.
또 한주가 시작되었네요~
의미있고 행복한 한주 되셨음합니다^^;


stella.K 2016-11-14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런데 저 스맛폰과 함께 있는 까만 기계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책 위에 얌전히 올라 앉은 포스트잇 프래그가 인상적이군요.

보통의 책은 오래 전에 읽었는데 그땐 와, 사랑을 이렇게도 쓰는구나
좀 신선하고 충격적이었죠.
얼마 전 자매품격인 <우리는 사랑일까?>란 책 읽었는데
뭐 여전히 나쁘진 않은데 또 딱히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뭔가가 느껴지더군요.
이 사람은 뭔가 너무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는 지식과잉 뭐 그런 게 있는 것
같더군요. 연애하는데 실제적인 도움이 안 될...ㅋㅋ

북프리쿠키 2016-11-14 17:41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까만거 저거 3단 접히는 블루투스 키보드 케이스예요.
글구 포스트잇 없으면 책 읽을때 허전해서 ...ㅎ

<우리는사랑일까><낭만적연애,그 이후의 일상>에 이은 3번째 책인데, 텔라님과 비슷한 느낌이 든 책은 낭만적연애~~이 책이었어요ㅎㅎ

실제적 도움은 안되지만(뭐 도움받을 일이 평생 있을까만은)
읽고 있노라면 내 청춘의 연애시절이 떠올라 흐뭇하답니다^^;

늘 편안하게 솔직히 댓글 달아주시는 데 감사드리고
가끔은 친한 누나(?)같아서 좋습니다.ㅎㅎㅎ

stella.K 2016-11-14 18:14   좋아요 0 | URL
친한 누나!ㅋㅋㅋㅋㅋ 좋죠!!

그런데 저도 나이가 들긴 들었는지
이제 누나라는 소리가 아주 좋게만 느껴지진 않더군요.
그냥 저를 위해서 텔라라고 불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쿠키님.ㅋㅋ

서니데이 2016-11-1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의 책읽는 모임은 좋아보여요. 커피가 부풀어오르는 느낌인데요.
키보드도 접힌다니 외출시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
북프리쿠키님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6-11-15 14:08   좋아요 1 | URL
이 카페 카푸치노 정말 맛있어요ㅎ
모임은 아니고,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흔히 오늘 술 한잔? 할까 하는 것처럼 ‘오늘 책 한판?‘ 으로 만나는 친구가 있어서요ㅎㅎ
어쨌거나 누군가와 같이 책을 읽는
시간은 참 행복합니다^^;

 
커피 한 잔 할까요? 2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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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서친분의 글에 '손님은 왕'이라는 말은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이라

그 말이 아주 싫다고 댓글을 단적이 있다.

마침 이 책에서 2대커피집 박석사장과 주인공 강고비의 대화에서 비슷한 말을 한다.

 

"손님은 왕이라는 말 있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난 그말 제일 싫어한다"

"그렇죠? 선생님, 아니 어떻게 왕이에요? 손님은 손님이지."

"하지만....손님취향에 휘둘리는 바리스타를 더 싫어한다. 아무거나 라는 주문도 손님 취향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아무거나에 휘둘리는 순간 바리스타는 개성을 잃고 카페는 생명력을 잃는다. 손님에게 네 개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해. 그래서 설득이 되면 좋고 그래도 설득이 안 된다면 그때는 포기하는 거야. 모든 입맛을 맞출 수는 없어. 넌 프로야. 프로는 자기 개성이 확실해야 하며 반대편이나 아무것도 모르는 손님의 취향을 이해하고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 그건 폭넓은 경험을 통해 정립되는 거다. 물론 그 경험속에서 네 개성에 대한 원리, 원칙을 정해야 하고 손님을 단골이 되게 하려면 네 개성과 취향이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단,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조바심 내지 마라." -29쪽

 

솔직히 이 만화책을 접하기 전까지 '바리스타'에 대해서 내심 폄하를 해왔었다.

물론 전문적인 바리스타의 길을 걸으며 커피한잔을 내놓기까지 깊이있는 공부와 발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묵묵히 일하는 곳도 많을 것이다.(이 책을 취재일기를 보면 정말 그러하다.)

하지만, 내 머리속에는 그저 유행에 따른 새로운 직업, 큰 힘들이지 않고 큰 노동없이 좋은 커피향기에 근사한 인테리어 공간에서 감미로운 음악이나 들으며 사장이나 해볼까 해서 창업을 하는 부정적인 인식도 늘 함께 해왔었다. 

그 결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게 커피숍이 아닌가~

젊은 친구들이 뭐 할게 없어서 커피숍 사장이나 할려고...말하자면 말이다.

커피에 대한 지식과 철학을 느끼며 이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러한 편견이 조금은 희석된다.

 

"에스프레소 잔은 왜 이리 잡기 불편하게 작은거죠?"

"에스프레소 잔은 데미타세라고 하죠. 이 데미타세는 향기와 온도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두껍게 만들고 바닥의 한기를 막기 위해 굽이 있죠. 찻잔을 받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또 내부의 부드러운 곡석은 향기를 보존합니다. 만약 바닥이나 내부가 평평하게 되어 있다면 에스프레소가 튀어서 향기가 날아가 버리게 됩니다."

"이 조그만 잔에도 그런 원리가 숨어 있었군요."

"잘 만들어진 데미타세에 담아 마시는 에스프레소는 아름다운 흔적을 남깁니다"-115쪽

 

등장인물 중 노숙자가 된 기타리스트가 있는데,

밥 딜런의 'One More Cup of Coffee'를 연주해서 들어봤다.

집시소녀와 떠나려는 남자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의 가사인데, 책 읽는 재미가 더해졌다.

 

책 후기에 30년 경력의 제1세대 바리스타 허형만을 만나 취재한 내용에서 깨알팁들이 나온다.

"커피를 내릴때에는 물이 커피에 부드럽게 닿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물이 커피에 거칠에 닿으면 커피의 맛도 거칠어지거든요. 물을 지나치게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거나 물줄기가 끊어지면 커피 입자에 충격을 주지요. 그뿐 아니라 물의 온도가 너무 높거나 커피입자가 지나치게 고우면 원치 않던 맛까지 추출됩니다."

"드립은 최대한 가는 물줄기로, 방향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높이도 균일한 높이에서 물줄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좋고요, 특히 첫번째 드립후 두번째 드립할 때 속도는 천천히, 드립은 촘촘히 하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 잔 맛이 안 생기고 향이 좋거든요. 그래서 두번째 드립할 때의 커피가 가장 맛있습니다"-253쪽

 

주요 취재원으로 화려한 구성멤버(김병기, 박근하, 송성만, 김도현 등)로 이루어진 <프릳츠>는 꼭 가보고 싶네요^^;

 

 

 

 

 

 

 

 

 

 

 

커피에는 크게 세가지 물결이 있어.

첫번째 물결은 19세기 폴저스(미국의 대표적인 인스턴트 커피회사)가 모든 가정의 식탁을 점령하면서 시작됐지.인스턴트 커피 시대의 개막이었어. 세계 어디에서나 누구나 커피를 쉽게 마실수 있게 된거야

두번째 물결은 1960년대 다크 로스트를 하던 샌프란시시코의 피츠커피와 그에 영향을 받은 스타벅스가 시애틀에서 1호점을 개업한 이후 프랜차이즈가 본격화됐고 에스프레소를 바탕으로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를 즐기는 시대가 됐어.

그럼 스페셜티 커피는 제3의 물결이구먼.
제3의 물결이라는 말은 2002년 11월 미국 로스터스 길드의 소식지에 오클랜드에서 렉킹볼 커피 로스터스를 운영하는 트리시 로스갭이 처음 사용했어. 트리시와 커피 동료인 니콜라스 조는 제3의 물결커피에 관해 설명하기를 기존의 커피맛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 출발은 생두에 있다고 했어.
이를테면 국가별 구분이 아니라 농장별로 세분화해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생두의 특성을 파악하고 고유한 개성을 커피 맛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었지.-129쪽


스페셜티 커피는 국가만 표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농장, 농부, 품종까지 표기해요.
농부의 이름을 넣는 건 좋은 생두를 재배해준 것에 대한 존경의 표시고요. 자세히 표기하는 만큼 기존의 생두와 맛의 차별까지 분명하다는 의미야. 특히 고도가 높을수록 더하지-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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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1-13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프리쿠키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6-11-13 23:03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시고
또 내일부터 한주 열심히 살자구요^^;

yureka01 2016-11-13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커피 내려 마시면서 읽어야 할듯합니다.^^..

북프리쿠키 2016-11-13 23:05   좋아요 1 | URL
아직 원두를 손수 갈아서 먹어본적이 없다는ㅎ기회가 된다면 드리퍼로 직접 생두를 구입해서 나만의 취향을 가져보는 것도 근사할 것 같습니다.
유레카님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cyrus 2016-11-13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몰상식한 손님들의 추태를 보게 되면, ‘손님의 왕‘이 아닌 ’손님이 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

북프리쿠키 2016-11-13 23:10   좋아요 0 | URL
갑질하는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천한 짓인지 제발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늘 그래왔으니 모르는 게 이해가 가지만서도 한편으론 측은지심이 들기도 합니다. 추한 자기의 모습이
자신만 모른다는 사실에서요ㅎ
싸이러스님 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르케스 찾기 2016-11-13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하시네,,,,,ㅠㅠㅋㅋ
지금 이 글을 읽고 해넘어간 이 밤에 커피 생각이 간절하네요ㅋㅋㅋ
코 끝에 향이 나는 듯ㅠㅠ

북프리쿠키 2016-11-13 23:12   좋아요 0 | URL
아 마르케스님 ㅎㅎ 전 어쩌죠
카푸치노를 10시 넘어서 또 한잔 홀라당ㅎㅎ
사무실에서 쾡하니 앉아있을 듯ㅎㅎㅎ
참으셨으니 숙면을 선물할 겁니다ㅎ 푹 주무세요^^;

마르케스 찾기 2016-11-13 23:19   좋아요 1 | URL
ㅋㅋ 마르케스보다 ˝찾기˝에 더 주안점을 뒀었는 데ㅋㅋ 한 작가에 꽂히면 기어이 모든 작품을 절판된 것들도, 번역되지 않음 원서까지,, 찾아서 읽게 된 첫 시작점이 된 작가가 마르케스였거든요ㅋㅋ 찾아읽는 상징ㅋ
,,,, 본디 잠이 별로 없는 자이기에 굳이 참을 생각없이ㅋㅋ 마셨어요ㅋㅋ
커피는 생각나면 생각을 멈출 수 없게 되더라구요ㅋㅋ 그러게 생각나게 하셔서리ㅠㅠㅋㅋ

북프리쿠키 2016-11-15 10:28   좋아요 1 | URL
아~마르케스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사실 책을 읽다보면 욕심에 그 작가의 모든 책을 읽을려고 해봤는데 포기했어요..ㅠ.ㅠ
특히나 마르케스라니..

일요일밤 카푸치노 한잔했다가
밤새 선잠자고, 월요일에 맹하이 죽을뻔했다는..ㅋㅋㅋㅋ
같이 죽자구요..ㅎㅎㅎㅎ

갱지 2016-11-14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개가 커피마시는 모양은 참 흥미롭네요:-) 모든 커피는 사랑입니다-.

북프리쿠키 2016-11-14 11:23   좋아요 0 | URL
갱지님 안녕하세요~저 로고 특이하죠?ㅎ 서울 살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인데 넘 멀어서ㅠ. 바리스타진이 영화300의 정예처럼 화려한 곳이라는데. 한번 꼭 맛보고 싶은 곳입니다.ㅎ 모든 커피는 사랑 맞습니다.맞구요^^;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 - 피렌체편 - 김태권의 미술지식만화
김태권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시오노나나미 여사의 십자군이야기와 김태권 작가의 십자군이야기(만화)를 비교해보며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적이 있다. 그 때의 감흥을 못잊어 김태권 작가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다. 특히나 그의 역사를 보는 관점과 패러디의 향연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 나가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서울대 미학을 전공한(진중권과 같지만 약간 다른) 실력과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읽는 언어감각을 지닌 김태권 작가는
1546년 35세의 화가 <조르조 바사리>가 펴낸 책 [르네상스 미술가 열전](*원제:탁월한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의 생애)을
세부적으로 참고하여 바사리를 르네상스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보내 탐정의 역할을 맡긴다.
그가 독자의 궁금증을 대신 짊어지고, 마치 추리를 하듯이, 혹은 퍼즐을 맞추듯이 조각조각 단편들을 결합하여 르네상스의 풍경을 스케치해내듯이 말이다.
오늘날까지도 이 책은 미술사학이라는 학문의 효시로 여겨지고 있다. 그 시대에 최초로 ‘르네상스‘라는 명칭을 부여한 것도 바로 바사리였다니, 대단한 책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이 책은 몇달간 띄엄띄엄 읽다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완독하고 자신감이 붙어 읽었더니 확실히 풍부한 시야로 그림을 볼 수 있었다.
특히나 피렌체 출신 미술가는 워낙 유명하여 익숙한 그림이 많은지라 더 흥미로웠다. (보티첼리, 도나텔로, 레오나르도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미술에 대한 책으로 리뷰를 쓸려니 도판을 올리고 싶으나
북플로 작업하여 글로만 감상을 적는 한계를 이해해주셨음 한다.ㅠ.ㅠ(북플로 글을 써도 방법이 있는지요? 행여나..)

* 배틀1 : 도나텔로 vs 브루넬레스키(승)
르네상스 최고의 조각가들의 싸움이다.
둘은 나무로 십자가상을 조각하여 도나텔로가 패배를 인정하며
브루넬레스키의 승리로 대결을 마감한다.

                <도나텔로>                     

             

 

          <브루넬레스키>

                                                           


* 배틀2 브루넬레스키 vs 기베르티(승)
둘은 세례당 청동문 프로젝트를 노리고 <이삭의 희생>이라는 주제로 청동 부조를 제작하여 격돌한다.
우아미와 적은 제작비로 기베르티의 승리로 대결을 마감한다.

          <브루넬레스키>

 

            <기베르티>


˝탁월한 인물이 태어날 때면, 자연은 종종 그의 라이벌을 같이 시대 이웃한 지역에 내곤 한다. 그들끼리 경쟁과 재능으로써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말이다.-64쪽(바사리의 마사초전기에서)

하지만 기베르티의 독무대가 될 듯한 시대도 두오모공사를 혼자서 총 지휘하게 된건 아이러니하게도 브루넬레스키였다.
츠지히토나리와 에쿠니가오리 부부가 쓴 <냉정과 열정사이>로
유명해진 바로 그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이다.
이탈리아를 가면 반드시 가고 싶은 곳 중의 하나였다.
와이프와 결혼초기 남녀의 입장에서 쓴 이 책을 서로 번갈아보고, 감흥이 채 가시지 않은 채 영화까지 봤으니 OST와 어우러진 그 때의 아름다운 추억을 두오모 성당의 꾸불꾸불한 꼭대기의 계단을 밟으며 현실화시키고 싶은 열망의
발로때문이리라.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봤던 작품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보티첼리의 작품이다.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바로 유명한 그림.
<비너스의 탄생>이다.
당시의 천재 폴리차노는 이렇게 묘사했다.
‘장난꾸러기 제퓌로스 신은 조개껍질을 해변으로 둥둥 떠미네, 그대는 보리라, 반짝이는 여신의눈을, 하늘도 함께 웃음짓누나. 여신은 오른손으로 머리를 만지고, 왼손을 내려 부끄러운 곳을 감추네. 님프들이 여신을 영접하네, 여신께 별과 같은 망토를 입혀드리네.‘-88쪽


이 그림과 비슷한 브리마베라(봄)이란 그림에도 묘사를 남겼다.
‘복수를 이룬 사랑의 신은 검은 하늘을 날아, 그곳은 미의 여신들이 즐거워 머리에 화환을 두른 곳, 그 곳은 바람의 신 호색한 제피로스가 꽃의 여신 플로라의 뒤에 날아다니는 곳, 봄날(프리마 베라)은 사라지지 않는다.-86쪽


또 하나의 흥미로운 그림이 있었다.
물론 <서양미술사>에서도 봤던 그림이었다.
작품<동방박사의 경배>였다.
이 책의 설명에선 오른쪽 끝에서 정면을 바라보는 사람이 보티첼리이고, 재미있는 건 메디치가문의 3대의 인물이 한 그림에 다 들어가 있다는 서술이었다.


하지만 김태권 작가는 그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권위있는 저작물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보티첼리야말로 수수께끼로 가득한 대가라는 말로 어떤 도상에 대해서도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질문을 던진다.
특히나 프리마베라 그림을 두고 학자의 산문, 철학자의 시 등을 인용하며 등장인물이나 수많은 꽃들의 상징에 대해서
확정적인 단언을 하지 않고 의문의 메시지를 남긴다.
아, 미술이란것도 사실 그 당시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가보지 않으면 적시한 문헌이나 증거 이외에는 그 무엇도 100%단정지어서는 안되는구나 하는 감상의 자세를 배웠다.

드디어 로렌초 시대를 맞이하여 학자와 예술가를 후원하는 일에 적극적인 황금시대를 연다.
˝로렌초는 미켈란젤로를 자기 친아들처럼 키우겠다고 약속했고...소년에게 자기 저택의 방을 내줬다. 미켈란젤로는 언제나 로렌초의 친아들이나 신분높은 측근들과 함께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었다.-119쪽(바사리의 미켈란젤로 전기중에서)

24살의 나이에 만든 시대의 걸작 <피에타>를 자세히 보여준다.
‘이 조각이야말로, 미켈란젤로가 자기 이름을 새겨넣은 유일한 작품이다...미켈란젤로는 촛불과 끌을 가지고 예배당에 몰래 들어가서, 성모 마리아가 두른 띠에 자기 이름을 새겨넣었다.-바사리 163쪽
평생 여러 점의 피에타(자비를 베푸소서란 뜻)를 제작하는데
1972년 라슬로 토트라는 정신병자가 ˝나는 죽음에서 되살아난 예수 그리스도다˝라고 소리치며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친 사건이 있었다 한다.
겨우 복원하여 그 다음부터 유리로 막아놓는 바람에, 로마 바티칸에 가도 가까이에서는 볼수 없다 ㅠ.ㅠ
미친노무시키..
그래도 바티칸에서 공인하는 레플리카(복제품)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고 하는데, 그 중 한점이 우리나라 분당 요한 성당에 모셔져 있다하니 다행스럽다.


그리고, 미켈란젤로는 밧줄에 묶여 피렌체에 도착한 4m정도의 대리석을 가지고 그 유명한 <다비드 상>을 조각해낸다.
바사리는 누가 조각을 하려다 상처만 낸 버려진 이 대리석을 갖고 다비드 상을 창조해 낸 미켈란젤로에 대해 ‘미켈란젤로는 죽었던 것을 되살려내는 기적을 행하였다‘고 칭송했다.
그림을 확대하여 눈 모양을 보면 검은 눈동자가 하트모양이다 ㅎㅎㅎ. 음영을 표현하려니 하트모양이 되었는데, 정말 신기했다. 본래 하트뿅뿅의 의미가 아니라, 골리앗을 잡기 위한 이글이글한 눈빛을 표현하기 위해 하트모양이 되었다니, 참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16세기 최고의 대결을 보자.
서로 심하게 경멸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vs 미켈란젤로의 대결이다.
흔히 그라치아(우아하고 고운 그림) vs 데리빌리타(무시무시한 힘)의 매력의 싸움이라 한다.
나이가 많은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사후 이들은 다시
그라치아를 이어받은 라파엘로 vs 미켈란젤로로 피렌체에서 무대를 로마로 바꾸어 계속된다니 미술사의 흥미는
여타 다른 책들을 뛰어넘는 구석이 있다.
둘 중에 나의 취향을 고르라면, 미켈란젤로를 꼽겠다.
지나치고 무모한 도전정신으로 물감의 활용을 남용한 나머지 <앙기아리 전투>벽화에 물감이 녹아내리고, <최후의 만찬>에 검증 안된 물감을 사용하여 그림이 상한 건 둘째치고라도, 스푸마토 기법(눈꼬리와 입가를 미묘한 색조와 그림자에 숨기는 기법)을 활용하여 역작 <모나리자>를 창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습작이 많아 미완성의 작품이 많은 이유에서이다. 물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다비드 상>이 워낙 내 눈엔 너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여러분은 미켈란젤로의 박력인가요. 아니면 레오나르도와 라파엘로의 우아함인가요?



















<미완의 천재 레오나르도를 위한 변명>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완성한 작품보다 완성하지 못한 작품들이 훨씬 많습니다. <스포르차 기마상>은 십여 년 동안 붙들고 있었지만 거의 진행하지 못했고, <동방박사의 경배>니 <성 안나와 성 요한과 성모자>니 하는 걸작들은 평생 동안 밑그림만 그렸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요즘 말로 ‘먹튀‘하는 작가였을까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레오나르도는 매사에 너무나 열심이었습니다. 오히려 모든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그의 문제였을지도 모릅니다. 바사리가 쓴 레오나르도를 위한 변명을 읽어봅시다.
"우리는 지나친 도전정신 때문에 그의 위대하고 비범한 재능이 고초를 겪었닥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그의 작품들이 대부분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진정한 이유는 탁월함을 넘어서는 탁월함과 완벽함을 넘어서는 완벽함을 추구하던 그의 노력 때문이리라. ‘큰 열정은 작업을 저해한다‘고 페트라르카가 읊은 것처럼 말이다"(바사리,<레오나르도 전기>)
그런데 정작 바사리는 모든 마감을 칼같이 지키던 모범 작가였단 말이죠. 레오나르도를 위한 그의 변명에는 어딘지 묘한 어조가 배어 있습니다. 바사리는 레오나르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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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11-13 1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프리쿠키 님은 미술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긴 글인데 지루한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

북프리쿠키 2016-11-13 23:15   좋아요 0 | URL
헉~오거서님 저 아직 미술의 ‘미‘짜도 몰라요ㅎㅎ글 자체가 본문의 내용에서 발췌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ㅠ.ㅠ 다행히 지루하지 않았다니 감사드립니다.
‘미‘짜 정도 알려면 몇년이~아니 죽을 때까졍 모를 수도 있다는ㅎ

cyrus 2016-11-13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라치아를 선호합니다. 미켈란젤로는 여체를 남자의 몸으로 묘사해서 딱딱한 느낌이 나요. 반면 다빈치의 묘사는 우아하면서도 정밀한 계산이 들어갈 정도로 섬세하죠. ^^

북프리쿠키 2016-11-13 23:17   좋아요 0 | URL
아 여체를 딱딱하게 그렸다니~
이건 너무 받아들일 수 없는 점입니다!!!ㅎㅎㅎ
앞으로 많은 그림을 접하면 또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싸이러스님 덕분에 미술이란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거 같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실제 인물과 카페를 취재하며 깊은 커피향만큼이나
철저히 커피에만 몰두해온 허화백의 커피스토리~
책 읽는 데 빠질 수 없는 커피한잔이기에
알아가는 과정이 산뜻합니다^^


˝커피 볶는 냄새는 곡물 볶는 냄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원래 원두의 다채로운 향기는 시간이 좀 지나야 구별할 수 있어.˝-14쪽

* 포터필터( Porter Filter)
분쇄한 원두를 담아 에스프레소 머신에 끼우는 도구

* 레벨링(Leveling)
손으로 포터필터안의 원두를 고르게 펴서 수평을 맞추는 작업

* 템핑( Temping)
포터필터에 담긴 분쇄된 원두를 다지는 작업

˝에스프레소가 이렇게 힘든 것인 줄 몰랐어. 기계를 통해서 커피가 나오니까 모두들 버튼만 누르면 되는 줄 알지.
원두의 상태, 분쇄 입자의 크기, 분쇄 양....하나 하나가 맛을 다르게 한다는 걸 사람들은 알까?˝-44쪽

* 호퍼(Hopper)
그라인더에서 원두를 담는 윗부분

* 베리에이션(Variation)
변형, 에스프레소에 다양한 시럽, 생크림, 꿀 등을 넣은 커피

* 태핑(Tapping)
표면에 생긴 기포를 깨주기 위해 바닥에 두드리는 과정

* 롤링(Rolling)
우유와 거품을 섞어주는 과정

* 푸어링(Pouring)
조심스러 거품을 덮으며 마무리하는 과정

˝잔을 입에 가까이 대면 이 슬라이스에서 상큼한 오렌지향이 정신을 맑게 해주고 그 다음 사과를 베어물 듯 마시면 폭신한 거품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연이어 달콤한 오렌지 시럽이 개운하게 퍼지네요. 시럽이 과하면 너무 달 수가 있는데 커피와 우유의 맛이 뒤섞여 입안에서 완벽한 조화를...최고!!˝-208쪽 오렌지 카푸치노의 베리에이션 성공후의 맛 평가

˝대개 봄날이면 산미가 따뜻하고 바디감이 발랄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나 시다모가 어울린다 생각하지만 전 케냐 가투야이니 지역 커피를 좋아합니다. 위시드 방식으로 가공된 생두인데 잘 볶으면 꽃 향에 산미와 단맛이 조화롭고 충분히 꽉 찬 바디감을 맛볼 수 있죠. 들뜨기 쉬운 봄날에는 오히려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커피가 궁합이 맞습니다.-237쪽

* 팝핑(Popping)
열 때문에 생두 내부의 수분이 증가하면서 생두의 조직과 모양이 부풀어 올라 터지는 현상

벚꽃 커피 당신 - 최갑수 시인-

벚꽃 아래였던 거지
바람이 속눈썹을 스쳐갔던 것인데

살얼음 녹고 먼 산 봉우리 눈이 녹아
그 핑계로 두근거리며 당신을 불러내었던 것인데
그러니까 봄, 봄이었던거야
바람들 가지런한 벚나무 그늘에 앉아 커피 내리기 좋았던 평상이었던거야

햇살은 아직 야위었지만 당신 뺨을 비추기엔 모자라지 않아서
나는 당신 앞으로 슬며시 커피를 밀어놓았던 것인데

커피잔 휘휘 저으며 지금까지의 이별은 까마득히 잊고
당신과의 이별만 걱정이 되었던 이른 봄

꽃이 지고 다시 꽃 피는 그 사이
벚꽃잎 짧게 빛났던 허공

가만히 맨 손 쓰다듬으며 분홍의 시절에게 이르길
우리 한 생애가 이렇게 나란이 앉았으니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도 사랑인 것이지

커피 식어가도 봄날은 지나가도 꽃 핀 정성은 가득했네
말간 사기잔 조심히 커피 물 끓인 보람은 설레었네.







당신은 알고 있나요? 창밖으로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따스한 커피 한잔 마실 때의 그 느낌을...
-30쪽

에스프레소의 진정한 매력은 입안에 감도는 향긋한 향기와 달콤한 여운에 있고, 그런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고 나면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나눈 것과 같은 기분이 된다-54쪽

가끔 정말 마음에 들어서 나만의 공간으로 삼고 싶은 카페가 있다. 그런 카페는 안 되는 일도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86쪽

보온병 커피는 언젠가 식는다.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보온병에 실망할 것이 아니라 마시기 좋은 온도의 커피를 다시 채워 넣는 일이다-118쪽

커피는 악마같이 검지만 천사같이 순수하고
지옥같이 뜨겁지만 키스처럼 달콤하다.-탈레랑-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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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11-10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산미가 따뜻하고 바디감이 발랄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당장 마시고 싶은 표현^^
얼마전 새로 발견한 카페에서 따라주 마셨는데 바디감이 발랄하고, 산미도 상큼했어요.

북프리쿠키 2016-11-10 10:07   좋아요 0 | URL
세실님 안녕하세요~
˝새로 발견한 카페˝ 축하드립니다ㅎ
이 만화책을 읽으니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만이 다 맛있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

예가체프는 에티오피아 남부 고급 커피 생산지인 이르가체페에서 생산되고
가장 세련된 맛을 가졌다고 하여 `커피의 귀부인`이라는 칭호를 받네요.
로스팅은 하이로스팅이 일반적이며
부드러운 신맛, 과일 향, 꽃향기 등 아로마가 풍부하고 톡 쏘는 신맛이 강하다네요(두산백과 참조)

전 아직 못 먹어봤는데
한번 주문해서 음미해봐야겠어요

덕분에 하나 알았습니다 세실님^^

북프리쿠키 2016-11-10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피의 바디감은 커피를 머금었을때
입안에 느껴지는 밀도감과 중량감을 말하는데 쉬운 예를 들자면 물에는 없고
우유에는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바디가 좋은 커피를 마셔보면 누구나 놀라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데 입안에 커피가 가득찬 듯한 묵직한 느낌, 그저 한 모금을 머금고 혀안에서 굴러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기쁨을 느끼게 된답니다.

로스팅은 커피의 생두를 열처리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커피의 맛은 로스팅 정도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약하게 볶으면 강한 신맛, 오래 볶으면 쓴맛이 난다.
약한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아메리칸로스트-미디엄-시티-풀시티-프렌치-이탈리안 으로 구분되며
커피의 쓴맛, 감칠맛과 단맛 등 커피에
여러가지 맛을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네요^^

stella.K 2016-11-10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커피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먹긴 하는데
전 그냥 먹어서 목넘김이 좋으면 되는 거지
복잡하고 디테일한 건 싫더라구요.
탐닉하는 걸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ㅋ

북프리쿠키 2016-11-10 17:57   좋아요 1 | URL
커피의 세계도 참 다채롭구나~느꼈어요.
한때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이 ‘신의물방울‘만화를 읽고 흡족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ㅎㅎ

이 기회에 궁금증을 풀어볼까해요^^

좋은 밤 되세요 텔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