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기는 환한 대낮에 논의되었다.

<리어왕>을 보라. <돈키호테>에서도 그랬다.

그러나 반세기도 안 되어 광기는 갇히고 고립되었으며 수용의 요새에서 이성에, 도덕규범에, 그리고 도덕규범의 획일적 어둠에 묻혀버렸다.-2장. 대감호편 164쪽

 

2장의 대감호편을 통해 이성이 비이성(광기)을 배제, 감금하고 침묵시켰으며 광기가 이성에 의해 탄압받는 과정을 대감호(大監護)의 수용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그 시대의 수용소라는 것이 권력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피력한다.

푸코가 이런 과정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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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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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대나무처럼 한결같이 올곧지 않으면 믿을 수가 없다. 올곧은 놈과는 한판 붙더라도 기분이 괜찮다.˝ --44% 도련님 중에서


이 책은 <도련님>이외 단편작 <깊은 밤 고토 소리 들리는구나> <런던탑>을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웃어본 적이 거의 없는데 도련님 읽으면서 몇번이나 웃음이 터졌다.
주인공의 성격이 4차원이지만 직설적 매력이 있는 친구?

2개의 단편작은 같은 사람이 썼나 싶을 정도로 도련님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특히 <런던탑>은 소세키가 영국 유학시절 보고 온 런던탑을 여러가지 상상력을 동원하며 당시의 비극을 재현해낸다. 사뭇 진지하지만 마지막에 유쾌한 반전을 담았다.

엉뚱한 유쾌함에서 담백한 진심이 느껴지는 그의 소설들을 읽노라면 문학의 순수성과 그 본질이 독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금은 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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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4년 이탈리아의 수학자 루카 파치올리가 저술한 <대수, 기하, 비 및 비례총람>에서 고대로부터 전해오던 복식부기의 원리를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복식부기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칭송했듯이 - 41쪽

아~딱딱한 업무관련 책에서 이런 반가운 문장이 나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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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사람들은 신들이 성행위를 자주해야 비가 많이 내려 풍년이 든다고 생각했다. 여신이 성적으로 흥분해 땀을 흘리면 그게 비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전 제례에 참가하는 사람은 여사제와 사통하는 의식을 치루어야 했다. (....) 성행위가 종교의식이었다. 당시 신전 여사제들은 성창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속의 성풍속이 난해한 것은 수메르 여신때문이다. 신화속 성과 사랑은 어떠한 금기도 없고 도덕과 윤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신전에서의 매춘행위에 대해 기원전5세기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모든 여자들은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여신의 신전 앞뜰에 앉아 있다 지나가는 낯선 남자와 성관계를 가져야 했다˝고 전한다. 이는 여성 신분의 고하와 관련없이 무조건 해야만 하는 ‘종교적 의무‘였다는 게 헤로도토스의 설명이다 -8%

결국 기원전 722년 이스라엘 왕국은 아시리아 사르곤 2세에게 멸망당한다. 이스라엘 왕국의 존속 기간은 불과 209년이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과 아시리아 혼혈인 ‘사마리아인‘이 등장하게 된다. 바리새파 유대인들은 이들을 잡종이라고 멸시했다.- 21%

기독교도들은 오랜 기간 거의 대부분이 문맹이었다.
성직자들만 글을 알았다. 가톨릭은 신자들이 성경을 잘못 이해할까 염려해 일반 신도들은 성격을 읽지 못하도록 오랫동안 법으로 금했다. 이를 어기면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화형에 처해졌다. 한쪽은 글조차 읽을줄 모르는 문맹이었고 다른 한쪽은 의무적으로 열세 살부터 글을 읽었다. 십수 세기간 축적된 교육의 힘은 엄청난 에너지를 내재한 민족의 힘이 된다 -24%

특히 열세 살 때 성인식을 치르게 위해선 <모세오경> 중 한 편을 모두 암기해야 한다. 그리고 성인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이를 토대로 직접 준비한 강론을 해야 한다. 이러한 전통은 유대민족의 탁월한 지적능력으로 연결되었다. -32%

6년과 132년에 발생했던 두 격변은 사실상 고대 유대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70년 예루살렘 함락 이후에 유대인에게는 그나마 영토가 있었다. 그러나 135년 바르 코크바에 의한 봉기가 실패로 끝나면서 유대인들은 ‘주권, 영토,국민‘ 모두를 잃어 국가를 구성하는 세 요소가 하나도 남지 않았다. 유대인의 나라는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로마제국과의 전쟁에서 국민의 삼분의 이가 죽었다.
이때부터 2천 년에 걸친 유랑의 시대가 시작된다,.-38%

당시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세 가지 금지령을 내렸다. 안식일 준수금지, 토라 연구금지, 할례금지가 그것이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금지령을 어기면 사형으로 다스렸다. (...)이스라엘 땅에서 유대인의 기억을 완전히 지우기 위해 이스라엘 땅의 이름을 유대에서 팔레스타인으로 바꾸었다.-38%

˝라 일라하 일라 알라와 무함마드 라술 알라˝(알라 외에는 다른 신이 없다. 그리고 무함마드는 예언자다)라는 구절만 반복해서 외우면 누구든지 무슬림이 될 수 있다.-66%

이들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예수에 대한 관점의 차이다.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예수를 신의 아들로 보지 않고 선지자 중의 한 사람으로 본다. 유대교에서 보는 모세, 이슬람교에서 보는 무함마드 역시 선지자의 한 사람일 뿐이다. 반면 기독교는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로 보며 삼위일체의 유일신을 믿는다. 곧 성부, 성령은 삼위이긴 하나 일체, 곧 하나의 신이라고 보는 것이다.-73%

세 종교의 경전을 보면, 유대교는 <구약성경><탈무드>이며 기독교는 <구약성경><신약성경>, 이슬람교는 <토라>와 다윗의 시편, 예수 복음서 그리고 <코란>이다. 그런데 이슬람교에서는 <코란>을 제외한 세 개는 후대에 일부 내용이 변질되었다고 본다.-73%

서양 사람들은 무슬림들이 ‘한손에는 코란, 한손에는 칼‘을 들고 이슬람교를 전파했다고 선전해 왔다. 오랫동안 이슬람교를 호전적인 종교인양 묘사하면서 이슬람교의 폭력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1천 4백년의 이슬람교 역사에서 이슬람교 공동체는 대부분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해왔다. 십자군 원정에서처럼 서방과의 충돌에서 침략자의 거의 서양이었다.-78%

이후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화하면서 유대교에 덮어씌운 죄, 즉 예수를 인정하지 않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했다는 죄는 로마제국에 이어 십자군 원정으로 이어지며 중세와 근대의 유럽지역에서 유대인에게 행해진 모진 박해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79%

히틀러에게 이론상 빌미는 레닌과 독일 내 유대계 공산주의자들이 제공했다. 레닌과 트로츠키 등 러시아 혁명의 많은 지도자들이 유대인이었다. 그 뒤 독일혁명도 유대인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 점에 착안해 히틀러는 이를 아예 ‘유대인은 죄악‘이라는 공식으로 만든 것이다.-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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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 종교의 뿌리가 같은 곳에서 나왔으나 그 이후 어떻게 분리되어 반목하고 투쟁해왔는지 쉽게 가르쳐준다.
세 종교의 큰 줄기를 알지 못하면 그 이면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또한 그 역사를 알더라도 세 종교의 기초적인 지식없이는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종교에 대한 평소 나의 생각을 잘 표현해주는 파스칼의 글을 인용한다.

파스칼은 그의 명상록 <팡세>에서 ˝우주 속에는 필연적이고 영원하고 무한한 존재가 딱 한분이 계시다. 오늘날 세상에 존재하는 종교 간의 갈등이나 논쟁은 저마다 신을 독점하려는 데 있으며 자신들만이 필연적이고 영원하고 무한하다고 착각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갈파했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것같은 책을 소개한다.

<이슬람>,<이슬람학교1.2> - 이희수
<유대인이야기> - 홍익희
<팔레스타인비극사> - 일란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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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0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04-14 15:22   좋아요 2 | URL
저야말로 문학을 좋아하시는 메오님의 활동에 자극을 받습니다.
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오는 토요일 오후 감성적인 문학과 함께 하시길

메오 2018-04-14 15:26   좋아요 1 | URL
저는 이제 시작이라서 아직아직 멀었습니다 ㅜㅜ행복 오후 주말되세요^^

NamGiKim 2018-04-14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요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나치가 했던 짓을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걱정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04-22 20:06   좋아요 1 | URL
근래의 로힝야족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영국‘의 무책임한 횡포와 간사함을 꼭 기억해야 되겠습니다.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요. 그 나치짓을 밀어주는 미국도 역시^^

종이달 2021-08-25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이 책을 통해 푸코는 궁극적으로 정신이상으로 판단했던 사람들에 대한 지각방식을 바꾸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 목표는 이성적인 주장들만으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가 쓴 <니체,계보학, 역사>란 책에서 나오는 푸코의 생각이 그의 모든 저술을 관통하는 요체라고 생각한다.

˝푸코는 특히 한가지 배경 신념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즉 인류학적으로 보편적인 것들이 있다는 가설들, 즉 모든 문화와 모든 시기에 타당한 인간의 진리에 대한 가설들을 경계했다. 어떤 것들은 모든 인간들에게 타당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자마자 우리는 인간 행태가 측정되고 판단될 때 기준으로 쓰일 수 있는 규범 하나를 창조한 것이 된다˝

이렇듯 867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은 시종일관 인간의 광기에 대해서 시대가 어떻게 규정짓고, 처벌하고 배제하고 흡수했는지에, 즉 인류에게 비보편적이고, 비규범적인 인간을 이성이라는 규범으로 어떻게 처리했는지 서술한다.

죽음과 삶이 양 극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상존해있듯이, 이성과 광기도 그 영역의 많은 부분을 교집합으로, 그 교집합의 부분을 확대, 축소해오며 정신병(광기)을 사회적 구성의 개념으로 파악한
푸코는 당시 프랑스에서 가장 큰 정신병원 중 하나였던 생트안느 병원에서 비공식적인 인턴으로 일하며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이 치료하는 방식까지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빌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직접적, 개인적 경험에 의해 영감을 얻지 못한 채로는 단 한권의 책도 쓰지 않았다. 최소한 조금이라도 경험이 있어야만 했다˝

그러한 경험들을 투사하여
인류에게 보편적인 기준에서 벗어나는 회색지대의 개념들을 푸코는 어떻게 ‘규정‘짓고, 동시에 그 개념들을 ‘규정‘속에 한계지우지 않는지, 또한 그러한 사유들을 독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는지..난 어느 정도의 미치광이가 되어야만 이 책을 소화해낼수 있을지..(눈물날려고 한다.ㅎㅎㅎ)
난감하고 두렵지만, 한편으로는 설레이기도 하다.

아직 전반부를 읽고 있지만, 다소 어렵고 난해한 문장들의 연속에 허덕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감수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 서니데이님의 파우치와 함께 했습니다.^^;





















들뢰즈의 <푸코>에 의하면 푸코는 과거를 사유하면서 현재에 저항하지만, 이는 "현재로 되돌아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가올 시대를 위한" 이고, "사유는 자체의 역사(과거)를 사유하지만, 이는 사유하는 것(현재)로부터 해방되고 마침내 ‘다르게 사유할‘(미래)수 있기 위해서이다". -11쪽

다른 귀중한 물질처럼 지혜도 대지의 가장 깊숙한 부분에서 끌어내야 한다 -72쪽

왜냐하면 외양을 통해 드러나 보이는 진실의 모습은 진실의 반영이 아니라 냉혹한 모순이기 때문이다-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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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4-01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파우치를 예쁘게 사진찍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님, 좋은밤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8-04-14 15:2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께 사은품으로 받은 컵받침대2개랑 수제북클립도 같이 올려야 하는데ㅎㅎㅎ
마음씀씀이가 이쁘십니다. 복받으실꺼예요..^^;;
그리고, 필기도구 파우치는 여태 제가 써본 것 중에 젤 예쁘고 보들보들합니다..최고요..!!

2018-04-02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4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04-02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모데우스>를 읽고 있는데 너무 두꺼워서, 이걸 왜 샀지? 하면서 읽고 있어요.
그러나 가치 있는 책이라 여기기에 구입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북프리쿠키 2018-04-14 15:35   좋아요 1 | URL
호모데우스 재미있죠? 사피엔스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유발하라리의 통찰과 썰 푸는 능력..짜릿한 거 인정!! ㅎㅎ
비오는 날은 감성적인 내용의 책이 약빨을 잘 받는 듯..좋은 책으로 토요일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