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또츠까 네즈바노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124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박재만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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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첫 장편이자 미완의 작품.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고통의 총합이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얼마나 깊은지 가늠하기 힘든,
묵직한 아픔을 느끼게 한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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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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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는 지워졌고, 지워졌다는 사실마저 잊혀져서
허위가 진실이 되어버렸다 ˝ - 105p

민음사 캘린더북 오늘의 문장에
조지오웰의 통찰이 실려 있어 옮겨봤어요.

진실을 감싸고 있는 허위의 껍질을
한꺼풀씩 힘겹게 벗겨내고 있는 이 시대의 주역들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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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5-16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성 중심의 사고관, 문화가 만든 여성에 대한 편견이 ‘허위‘라면 ‘지워지고 잊혀진 진실‘을 허위에 맞선 여성들의 목소리로 해석하고 싶네요. ^^

북프리쿠키 2018-05-16 08:56   좋아요 0 | URL
오~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이 시대의 모든 불평등과 부조리가 더 이상 잊혀진 진실이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
 

 

 

 

27세때 쓰인 초기중단편 모음집

예외적으로 <꼬마영웅>은 그의 나이 36세때 쓴 글이다.

절대 왕정의 입장을 신봉했다는 이유로 고골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목때문에

체포당하고 사형을 선고받기 전 선고를 기다리는 수인의 몸일때 쓰여진 글이다.

최악의시기에도 불구하고 글을 썼다는 사실이 놀랍고,

과연 이 소설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낭만적이고 순수했다.

 

" 한마디로 <꼬마영웅>은 자유를 박탈당한 상황에서 비로소 존재의 신비와 생명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게 된 작가의 환희에 찬 고백록이라 할 수 있다 " - 작품해설중

 

아래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옮겼다.

 

" 그러나 나의 온 영혼은 어떤 예감처럼, 어떤 것을 통찰한 듯 거칠고도 부드럽게 괴로워했다. 나의 놀란 가슴은 어떤 기대로 인해 가볍게 떨면서 무언가를 부끄럽고도 기쁘게 간파해 나갔다. 나의 가슴은 무엇인가에 관통당한 듯 갑자기 아프게 뛰기 시작했고, 눈물이, 그렇다. 달콤한 눈물의 나의 눈에서 쏟아졌다.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풀잎처럼 몸을 와들와들 떨며, 지금까지 내가 알지 못했던 그런 최초의 발견과 경험에 나의 마음을 아낌없이 헌납했다. 이 순간 나의 첫 유년시대는 막을 내렸다."

 

<꼬마영웅>은 동시대 투르게네프의 자전적 소설<첫사랑>처럼 달콤쌉싸름한 유년의 기억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한동안 투르게네프의 작품들을 탐독하고 나서 쓴 작품이라 그런지 투르게네프의 향기가 배어있다.

<첫사랑>에서 열여섯 살 소년 블라디미르의 옆집에 이사를 온 매혹적인 여성 지나이다에게 첫사랑을 느끼지만, 그녀는 블라디미르의 아버지를 사랑하게 된다. 순수한 소년이었던 블라디미르가 강렬한 첫사랑의 아픔을 통해 청춘의 허망함과 죽음에 대한 외경을 느끼게 되는 과정처럼, <꼬마영웅>도 맹목적이지만 허세가 담겨 있지 않은 순수한 사랑의 모습이야말로 "영웅"이라고 칭할만큼 명예로운 일이 아닐까 하는 마음을 담았다. 

 

......명예를 지켜나가는 사랑이라..? 생각만 해도 근사하지 않은가. 

 

'사랑'이 넘쳐나는 이 시대, 다시 한번 내 유년의 사랑, 현재의 사랑에 '내 명예'를 걸었던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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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관계를 경제적 측면이 아닌 문화적 측면으로 분석한 책.
‘취향‘이라는 것이 타고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계급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취향은 계층에 따라 구분되는 동시에 계층을 구분한다˝라는 말이 와닿네요
그가 새롭게 제시한 개념 <아비투스>의 세계로 천천히 들어가볼까요.


˝무엇보다 먼저 교육체계의 여러효과중 가장 은폐되어 있는 효과 즉 ‘칭호부여‘를 통해 나타나는(...)
신분을 가르는 특수한 방식중의 하나로, 모든 집단은 위계상의 특정한 계급을 지정한다.˝-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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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5-05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책의 안은 노란색인 모양이네요.
북프리쿠키님, 어린이날 즐겁게 보내셨나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8-05-05 23:20   좋아요 1 | URL
네 속살은 겨자색이네요.
어린이날 딸아이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했네요. 내일 행복하게 해줘야겠어요.
연휴 잘 보내세요^^
 

작품의 유명한 첫 문장.

<민음사>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열린책들>
˝재산이 많은 미혼남성이라면 반드시 아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널리 인정되는 진리이다˝

이 첫문장에 제인오스틴이 ˝자기만의 방˝에서 창조한 스타일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장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를 알려면 책을 다 읽어야 한다. 덮고 나서 다시 책을 펼쳤을 때 이 문장은 전체를 이야기한다. 여운이 짙다. 그리고 영리한 제인오스틴만의 은닉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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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의 이런 경험은 최근 읽었던 고골의 <검찰관>에서 생생히 경험한 적이 있다.
이런 첫문장으로 시작한다.
˝제 낯짝 비뚤어진 줄 모르고 거울만 탓한다-러시아속담˝

오만과 편견의 이중적 문장과는 다르게 검찰관의 첫 문장은 책을 읽지 않더라도 무슨 뜻인지 이해가 쉬울 정도로 직설적이다.
하지만, 이 첫문장의 반전은 전율감이 일 정도로 한동안 감탄했었다.

고골의 작품에서는 언제나 인류전체가 풍자의 대상이 되는 셈이나, 독자는 그 순간만은 그 풍자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기이한 착각에 사로잡혀 풍자가와 더불어 자기 자신이 소속된 인류를 비웃는 것이다.
즉, 검찰관의 부정적인 인물들은 모두 우리의 초상이며 자기 동일성의 변주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즉 속담의 ˝제 낯짝˝은 ˝독자의 낯짝˝을 말하는 것이었다.
다 읽고 나서야 짚어볼 수 있는 절묘한 문장이었다.

......이래서 소설의 첫 문장은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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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오 2018-05-02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만과편견 읽으리라고 맘은 먹은책이네요. 저는 문학동네 버전으로 생각중이에요 ㅎ문동세전 수집중 ㅋ

북프리쿠키 2018-05-02 22:44   좋아요 1 | URL
문동책 컬러풀하고 고급지죠 ㅎ
문동에서 오만과편견의 첫 문장은 어떻게 번역되었나 궁금해지네요~나중에 메오님이 올려주세요 ㅎ

메오 2018-05-02 22:49   좋아요 3 | URL
‘큰 재산을 가진 미혼 남자라면 마땅히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이렇게 되어있네요 ㅎ

북프리쿠키 2018-05-02 22:52   좋아요 1 | URL
오~감사합니다. 조금씩 다르네요.
깨알같은 재미가 있네요ㅎ

2018-05-02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3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8-05-03 0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펭귄 북스 첫문장은 이러하네요.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독신의 남자는 아내가 필요하게 마련이다. 이것은 다들 인정하는 진리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05-03 09:27   좋아요 1 | URL
펭귄도 문장이 깔끔하네요.
이 문장은 마치 베넷부인의 항변같아요. 우린 저마다 베넷부인의 욕망과 천박함을 숨기고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cyrus 2018-05-03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약 남자든 여자든 저 명문장을 인용해서 결혼을 합리화한다면 저는 반대할 것입니다. 지금은 과거처럼 ‘남편’ 또는 ‘아내’가 꼭 필요해야 하는 시대가 아니니까요. ^^

북프리쿠키 2018-05-03 14:53   좋아요 1 | URL
싸이러스님도 아시다시피 제인오스틴이 소설의 시작부터 저 문장으로 당시 남성위주의 사회를 은근 비틀었지요. 그걸 모르고 명문장이랍시고 합리화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껜 반드시 케어가 필요한 동반자가 필요치 않을까 싶네요^^

stella.K 2018-05-03 16:17   좋아요 1 | URL
ㅎㅎ 근데 나이들면 있는 게 없는 것 보다 났다고 생각해.
나이들어 무슨 청승이냐?

안 그래요 쿠키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