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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가문 이야기 - 르네상스의 주역 ㅣ 현대지성 클래식 14
G.F. 영 지음, 이길상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0월
평점 :

오늘 날의 이탈리아, 예전보다 떨어진 위상이나 국가 이미지, 하지만 그들이 자랑하는 유일한 무기, 바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사적 업적과 결과물이 될 것입니다. 뛰어난 인물과 가문의 등장은 오늘 날 후손들에게 바꿀 수 없는 유무형의 자산으로 돌아오고 있고, 세계적인 관광도시와 국가의 이미지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달라서 혹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요소, 바로 서양사가 말하는 다양한 사건과 인물, 그 속에서 피어난 문화유산이 그럴 겁니다. 모든 영역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고, 이들 메디치 가문은 오늘 날에도 많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세습이나 왕가의 업적이 아닌, 그들만의 철저한 원칙과 이를 계승하는 노력, 사람들이 왜 그들은 인정하며 세계사적 공로와 시대를 주도할 수 있었던 비결까지, 이 책은 메디치 가문을 통해서 중세유럽과 오늘 날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일정한 흐름과 발전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탈리아는 가장 거점적인 도시들이 즐비했고, 책에서 말하는 피렌체도 그 중 한 곳입니다. 또한 무조건 오늘 날의 시각으로 그들이 써내려간 역사를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시대마다 시대상이 있고 사람들의 유형이나 추구하는 가치관, 믿는 종교나 신념에 따라서 결과물이 달라지며, 해석의 논란도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것, 인간에 대한 단상과 문화로 승화하려 했던 점, 수많은 예술가와 사상가, 철학자들이 꽃피웠고, 이들이 많은 예술작품은 오늘 날에도 서양예술이나 문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세유럽은 어쩌면 과도기적 성향이 강합니다. 봉건적인 제도를 우선시했지만, 드러나는 사회문제나 갈등으로 인해서 접점이 필요했고, 각 계층간의 생각차이와 이를 극복하는 방법론에 따라서 많은 반향을 일으켰고, 결국에는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거나, 불합리적이라고 느낀 사람들은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이는 문화예술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과학혁명은 오늘 날의 서양은 완성시켰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즉 인간이 할 수 있는 잠재력과 능력, 개인의 뛰어난 역량과 뛰어난 인재상, 그리고 우수하고 앞을 내다보는 가문의 등장은 다른 사회적 문제를 낳기도 했지만, 그들이 있어서 빠른 시간안에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명분이나 의식에 집착하기 보다는 대체로 유연한 사고와 실용성을 강조했고, 이는 대중들에게 필요한 영역과 요소를 짚어주는 맥과도 같았습니다. 돈벌이적인 수완이든, 장사꾼의 요소든, 이들은 과감하게 추진하며 뛰어들었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오늘 날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통용되는 현대사회에 주는 교훈이 많습니다.
단순한 가문의 업적에 대한 찬양이 아닌, 이들은 통해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가치와 교훈, 그리고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당시의 시대상과 역사적 사건들, 유럽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와 사람들의 의식수준과 생활상, 중세유럽은 관통했던 메디치 가문의 업적과 뛰어난 인물들의 이야기,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부분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미지와 예술작품을 보면서 대중들이 왜 열광하며 미술사나 예술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메디치 가문으로 시작해서 중세서양사를 진단하고 있는 책이라서 유용하게 다가왔습니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