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도시에 살까? (본책 + 노트 1권)
미셸 르 뒤.나탈리 토르쟈망 지음, 박빈희 옮김, 이브 칼아르누 그림 / 공간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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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시. 사람들의 보금자리

과거 도시에는 특정한 사람들이 살았다. 그날 그날의 삶을 겨우 영위하던 사람들이 잉여생산물을 만들만한 생산력의 증대가 생기자 도시가 생겨났다. 도시는 잉여생산물을 차지한 사람들의 주거지이자, 그들의 힘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심지이기도 했다.

도시는 권력의 중심이 된 것이다. 지역과 지역 사이의 소통이 생기자 도시는 곧 상거래의 중심지로서의 역활을 하게 되었다. 공장에서 물건들을 만들게 된 시대에는 공장들이 도시에 자리를 잡았다. 공장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공급하고, 그 인력이 깃들고 먹고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도시가 제공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도시는 인류생활의 보편적인 모양을 제공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 도시로 이주한다. 도시적 생활양식이 보편적인 생활양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발전을 거듭한 끝에 도시는 이제 인류의 보금자리로서의 역활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한 것처럼 살아오던 삶의 자리에 대해 찬찬히 살펴보는 책이다. 도시가 생성되고 변화를 거듭해온 과정과, 오늘날의 도시의 모습을 조명해본다. 도시의 명과 암이 함께 드러나 있다.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인 거주지로서의 도시가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갈지를 알아보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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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 1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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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모습 되돌아보기

박노자씨의 글들은 참 대단하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파란눈의 사람이 어떻게 낮선 나라 한국을 우리들보다 더 잘 아는가의 문제를 떠나서도, 그가 파악하고 지적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정확하고 읽는 사람들이 공감하게 하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

몇년전 연재되던 조선말기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갖춘 그의 글들을 ?해 그를 알게 된후, 몇년 사이에 그는 엄청난 분량의 저작들을 펴내기도 했다. 엄청난 분량의 작업이 아닐수가 없다. 그런 책들 대부분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이 책 당신들의 대한민국은 현재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가 지적한 것들은 사실, 우리내부에서도 예전부터 있어온 지적이기도 하다. 진보세력 내부의 권위주의, 허위의식, 패거리문화, 현대와 함께 공존하는 가부장제, 민족과 국가관념의 혼돈... 그러나 우리의 언어로 그것들을 이야기할때는 그런 지적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 지적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지적을 하는 세력과 지적을 당하는 세력 사이의 충돌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진보세력내에 권위주의가 존재한다는 지적은 진보세력을 탄압하려는 음모라고 항변을 받았고, 패거리 문화논쟁은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되기도 했었다.

가장 민감한 문제는 국가와 민족이라는 서로 다른 실체를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혼란이다. 우리는 단일민족 국가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국가라는 현존하는 실체적 존재와 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성을 가진 개념은 상당부분 중복되지만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런 개념들의 혼돈이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개념적 혼란을 초래하는 원인이라는 지적은 날카롭다. 우리들 내부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우리들이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그런 혼돈을 박노자는 잘 가려내고 있는 셈이다.

한가지 그가 지향하는 지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근대성'이라는 개념이다. 그가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전근대성을 지적할때 사용하는 근대성은 분명히 서양적인 개념의 근대성이다. 오늘날 그 개념은 널리 통용되기에 별다른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긴 하지만, 서양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속까지 서양이 되고 싶지는 않은 우리들의 무의식과 근대성이 어떻게 잘 조화될 수 있는지는 많은 생각을 해보아야 할 숙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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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판매학
레이 모이니헌.앨런 커셀스 지음, 홍혜걸 옮김 / 알마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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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을 만드는 사람들

이 책은 독특한 시각에서 쓰여져 있다. 이제껏 제약회사가 로비를 통해 질병을 강조하여 더 많은 약을 판다는 시각을 접해본 적은 없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런 식의 시각이 가능하고, 또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내용이 약간 지나친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이 주장하는 바의 상당한 부분이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자에게 선정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서 확실히 지나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책 전체의 신뢰를 위해서도 지나친 부분은 집어주는 것이 좋을듯하다.

고혈압의 정상범위를 보다 좁게 만드는 것은 확실히 치료받아야 할 고혈압 환자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당연히 고혈압 약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제약회사는 더 많은 약을 팔 것이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다.

같은 원리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에도 적용될 것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질병이라고 말하긴 곤란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대장이 민감한 사람이 있다. 대장을 민감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조건들을 주위하면 약을 먹지 않아도 좋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을 먹는 것이 낫다.

때로는 고통스러울 수 있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약을 먹으면 좋아질 수 있다는 제약회사의 광고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수도 있다. 결국 더 많은 약을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약을 먹을 필요가 없는 병은 아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을 먹는 것이 훨씬 편하다. 단지 조금 아플때마다 꼭 약을 먹거나, 아프지 않는데도 꾸준히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의 경우는 철저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는 증거가 여럿 나와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고혈압은 충분히 혈압을 낮추어 주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의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단지 고혈압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약부터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한다. 운동과 채중조절등 생활을 통한 관리를 몇달간 시도해본 후 호전이 없으면 약을 먹어서라도 철저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책은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던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과장되게 받아지거나, 질병이 약이 필요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키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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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미술 : 미완의 미학
정해광 지음 / 꼬마심포니(다빈치기프트)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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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미학으로 성립한 미술

아프리카의 미술을 미완의 미학이라고 정의한다. 왜? 아프리카의 미술이 그 종족적 열등감 때문에 낮은 단게에서 발전이 정지해 있기 때문에?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제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프리카 미술을 바라보던 관점이었다. 그러나 그 관점은 틀렸다.

아프리카 미술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자신들의 작품에 아프리카적인 요소를 차용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피카소도 아프리카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모티브만 차용해 왔을 뿐이다. 그들은 아프리카 미술에 깃들어 있는 진정한 것, 즉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놓친 것이다. 아프리카 미술을 바라보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자는 아프리카 미술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바로 인간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아프리카 미술에서 그 의미를 읽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적인 방식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예술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가 않다. 그것은 예술적인 미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생각하는 관점이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적인 사고방식처럼 고도의 장인정신으로 세련미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의 모습이 잘 우러나는 것이 진정한 미의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에는 대규모 건조물이란 것이 없다. 대규모의 건축이 없다는 것이 문화적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서구적 사고의 편견일 뿐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자신들과 닮지 않은 것은 미개한 것이라고 아프리카를 타자화시킨 결과일뿐이라는 것이다. 아프리카인은 인간의 관점에서 세상을 본다. 그것은 아프리카의 여러가지 전승이나 문학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그러기에 소박한 작품들에서 인간을 위주로 한 미술이 주로 나타나는 것이다. 진정한 아프리카를 발견하려면 눈높이를 아프리카에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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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rho 2013-04-28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프리카 미술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갤러리통큰에서 두츠전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미술을 사랑하시는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두츠_아빠의 그림일기展 (갤러리 통큰)

#제목 : 두츠, 아빠의 그림일기展
#기간 : 2013.4.24(WED) - 5.28(TUE)   
#장소 : 갤러리 통큰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74번지 2층)
#문의 : 732-3848 (담당자: 큐레이터 김나영)
 
유난히 큰 자동차가 눈에 띈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크기이다.
이는 두츠가 자동차를 마련했다는 경제적 안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자동차는 아이와 함께하고픈 시간의 크기와도 같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인 것이다. 이렇듯 이번 전시는 부성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동심을 특유의 서정성으로 표현한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2013년 두츠는 프랑스 국적으로 바뀌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물고기의 등장으로 연결시켰다.
그의 성(姓)인 Ndoye는 아프리카어로 물고기란 뜻이다.
결국 이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두츠, ‘어떤’ 확장된 모습으로, 또 ‘다른’ 그의 이야기가 시작될지 궁금해진다...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JPmRUrXHf5U&feature=player_detailpage

**따스한 봄기운을 품은 이번 두츠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www.africarho.co.kr
 
지중해학 : 세계화 시대의 지중해 문명 살림지식총서 160
박상진 지음 / 살림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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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시대에 지중해를 어떻게 바라보는 시선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화 시대이다.  국가와 국가, 대륙과 대륙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보와 물자와 돈이 모든 경계를 허물고 빠르게 교환되고 있는 시대이다. 세계화는 우리가 사는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이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생활 양식이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상 처음으로 진정한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첫 세대이다.

전지구적인 규모의 세계화는 지금이 처음이다. 그러나 세계화의 경험 자체가 지금이 처음인 것은 아니다.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서는 지중해를 둘러싸고 오래전부터 활발한 교역과 교류가 일어났었기 때문이다.  지중해는 유럽과 소아시아, 이집트, 북 아프리카로 둘러싸인 문화권간의 교류의 장이었다. 일찌기부터 지중해는 페니키아와 이집트, 유대인들의 배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문화와 물자를 실어 날랐어다. 지금과는 형태가 다르지만 또 다른 의미의 세계화였던 셈이다.

그러나 그렇게 서로 다른 문화와 국가들이 서로의 산물과 문화를 교류하던 지중해의 세계화는 그리스에 이어서 로마의 패권이 굳어지고 지중해 전체를 둘러싸는 제국이 완성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문명간의 교류는 사라지고 패권주의의 영향하에 감시받고 통제되는 교역이 이루어지게 도었다. 자유로운 만남의 바다였던 지중해는 이제 유럽의 내해가 되고 만 것이다. 지중해는 이제 유럽의 호수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후 로마의 멸망으로 이슬람세력의 영향권이 확대되면서 지중해는 다시 유럽인의 호수에서, 세계인의 바다로의 지위를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유럽의 주도권이 강해지면서 지중해는 유럽이 이끄는 세계화의 물결에 물든 바다가 되어 버렸다. 만남과 교류의 바다가 아니라, 지배와 착취를 위한 통로로서의 기능을 하는 바다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줄곧 이런 관점으로 지중해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지중해에 관해 말하는 책이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개념으로서의 지중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지중해를 말하면서도 지중해가 아닌 다른 것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이름이 지중해의 역사라거나 지중해의 중요성이 아니라, 지중해를 바라보는 관점으로서의 학문이라는 뜻인 지중해학이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지중해학이란 지중해라는 특정한 바다에 대한 학문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명권들 사이에 놓인 바다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력과 세력의 관계에 관한 학문이라는 뜻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지중해학은 지중해뿐 만이 아니라 동아시아에 위치한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서해와 동해라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일본과 중국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그 바다는 중화의 바다가 되기도 했었고, 일본이 대륙지배를 위해 강점하던 바다이기도 했지만, 이제 우리가 새로이 만들어나갈 역사에서 그 바다는 아시아의 나라들이 평화롭게 공존을 이루어나가는 바다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특정한 패권에 의해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지배되는 바다가 아니라, 진정한 공존과 번영의 세계화를 이루어 나가는 상생의 바다를 추구하는 책인 것이다.

이만한 책이 우리나라 사람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이 기쁘다. 이 조그만 책이 포함하는 내용은 깊고도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시대가 세계화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진정한 세계화는 일방적 패권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이 아니다. 서로 다른 나라와 문화가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과 상호존중을 실천할때 그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진정한 지구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런 모습을 지중해라는 바다에서 발견한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전세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문명인 서구문명의 고귀한 발상지로서의 지중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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