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파는 외계인, 미친 초록별에 오다
웨인 W. 다이어 지음, 김보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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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와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책으로 깊은 감명을 준 저자가 처음 쓴 소설이라고 한다.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가르쳐준 지혜에 공감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큰 감명을 받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취지는 충분히 찬성을 하고, 내가 평소에 실천하지 못하던 것을 집어주기는 했지만, 그 내용자체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공상과학 소설의 형식을 빌리고 있다. 무엇보다 철학담론이 아니라 소설이다. 그래서 아예 경계심을 풀고 흥미롭게 마음을 풀고 읽을수 있었다. 그래서 였는지 모른다. 이 책이 기대 이상의 감동을 준 것이... 이 책은 상당히 가슴에 와닿는 책이다. 오히려 행복한 이기주의자보다 더 깊은 감동을 준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어 주는 책이다.

책의 설정이 무척 재미있다. 초록별, 우주여행, 우라누스... 그리고 결국엔 지구와 같은 행성이라는 것을 깨닿는 것. 그런 구성 못지않게 이 책을 흥미롭게 하는 것은 책의 내용이다. 페이지의 곳곳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경구들이 가득하다. 공상과학소설로 읽는 지혜의 서 같은 느낌이다. 여운이 더 깊다. 문체가 간결하고 산뜻해서 더 여운이 길다. 군더더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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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향연 - 광우병의 비밀을 추적한 공포와 전율의 다큐멘터리 메디컬 사이언스 7
리처드 로즈 지음, 안정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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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특이한 책이다. 책이 별나다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책들이 잘 다루지 않는 중요한 내용을 다룬 좋은 교양서라는 뜻에서 반가워서 붙인 칭찬의 말이다.

이 책은 광우병에 관한 책이다. '미친소'라고만 막연히 인식하고 있는 우리들의 인식을 더욱 깊게 해주는 제대로 된 교양서적이다. 너무 어렵지도 않고, 너무 흥미위주로 치우치지도 않았다.

광우병은 '프리온'이라는 정말 특이한 물질에 의해서 전염된다. 프리온은 고온에도, 화학약품에도 사멸하지 않는 특이한 존재이다. 생명체도 아니고, 생명이 아닌것도 아닌 이상한 존재.

광우병은 특이하게도 식인의 습관과 매우 유사성이 있다. 옛날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던 creutafelt-jacob's 씨 병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식인하여, 뇌에 있는 물질을 먹어서 생기는 병과 광우병의 유사성이 관심을 끌어서 한때는 같은 병이 아닌가 생각을 했었다.

광우병은 병든 양의 고기를 먹어서 생기는 병이란다. 병든 양을 소들의 사료로 사용했기에 생긴 병이다. 이 병이 생긴 곳에서는 수많은 소들을 도축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아직도 광우병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은 광우병의 생물학적 특성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고기를 판매하려는 기업과 정부의 압력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좀처럼 절멸시키기 어려운 병인, 그러나 무척이나 무섭고 두려운 병인, 광우병을 퍼트릴 가능성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을 소고기를 둘러싼 힘들의 다툼에 대해서 적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선진화된 문명세상이 사실은 얼마나 야만적인지. 눈앞의 이익앞에 인류의 건강을 팔아먹는 일을 어떻게 해나가는 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진정으로 교양서적의 반열에 올라간다. 지나치게 정치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과학에만 치우치지도 않았다. 독자들이 건전한 인류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해 나갈수 있는 건강한 식견을 갖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진정한 교양서적의 반열에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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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섭 교수의 공부는 전략이다
송인섭 지음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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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책상 앞에서 종일 끙끙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고역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공부고 뭐고 밖에서 뛰어 놀아라..."라고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다..."란 말도 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도 다른 부모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책상 앞으로 내 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나도 부모이니까 어쩔수가 없구나..."란 말로 자신을 합리화시키기에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학력이 중요한 우리사회의 현실때문에 어쩔수 없이 아이들을 책상으로 내몰지만 마음이 편하지가 않습니다. "저 나이때는 한창 뛰어놀고, 꿈과 상상력을 키워야 할 나이인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류의 책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이런 책을 읽어본다고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될 것이라면 모든 아이들의 성적이 다 올라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왠지 나 마음에 와닿는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공부를 잘한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겸손하게 '공부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재목부터가 약간 기대감을 걸게 합니다.

책의 내용도 상당히 신뢰가 갑니다. 주의집중을 유도하는 방법, 공부의 동기를 키우는 방법, 시험칠때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는 방법... 등 상당히 실용적인 방법들이 등장합니다. 물론 이론만으로 공부를 잘 할수 있다면 모든 아이들이 다 우등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제 경험을 보더라도 공부는 무조건 시간으로만 떼우는 것보다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것은 맞는 말 같습니다.

이 책에 담긴 내용들 중 자신과 필요한 부분을 잘 따와서 실천하고, 이 책에 실리지 않은 자신의 공부와 관련된 다른 행동습관에 대해서도 이 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응용을 한다면, 이 책은 상당히 쓰임새가 많은 책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나 저나 공부가 그다지 필요없는 세상, 인간이 인간다움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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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평전 역사 인물 찾기 10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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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담담한 필치로 쓰여져 있다. 저자의 감상이나 주관적인 개입이 별로 강하게 드러나진 않는다. 그러나 역사도 마찬가지이지만 한 사람의 삶을 재구성하는 평전을 쓸때, 어떤 자료들을 취사 선택하는가에 따라서 그 인물에 대한 저자의 입장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 책에는 명시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체 게바라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이 강하게 뭍어나는 책이다.

절대적인 영웅은 없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결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수많은 책에서도 이제까지 명시적으로 지적된 체 게바라의 결점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나도 이 글을 쓰면서야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다. 마오쩌뚱도, 링컨도, 심지어 간디도 다 그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는 말들이 나돈다. 마오쩌뚱은 여인과의 행각에 대해, 링컨은 자신의 본건성에 대해, 간디는 카스트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애정어린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게바라는???

내가 과문한 탓일 것이다. 세상에 결점이 없는 인간은 없는 법이다. 그러나 이 세상은 체 게바라의 결점을 뒤집에 내기에는 너무 체 게바라를 사랑하는 가보다. 그에 대해서는 오로지 사랑과 존경의 메시지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체 게바라는 하나의 문화적 코드이다. 길거리에는 가끔 체 게바라의 얼굴이 담긴 티셔쳐가 눈에 뜨인다. '혁명을 팝니다'란 책에서는 체 게바라의 이미지가 상업에 어떻게 이용되는가가 잘 나와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이므로, 그가 권력을 장악한 적이 없는 사람이므로, 그의 이미지가 체제에 위협이 되기보다는 상업적 이익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래서 그는 상처를 입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설사 그가 어떤 과오를 저절렀다 하더라도 그가 남긴 어록들, 그의 사진들, 그가 남긴 일화들,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긴 문화적 행위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20세기가 남긴 모든 예술보다 더욱 영롱하게 빛나는 것이. 세상과 사람과 역사의 진보에 대한 그의 절절한 사랑과 용기와 헌신과 이상에 대한 이야기들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위대한 영웅들이 전설속에 사라져 가는 것처럼, 그는 하나의 영롱한 별이 되어 이미 신화의 반열에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한점 티끌도 보이지 않고 그저 반짝이기만 하는 별이 된 것일 게다.

"hasta siempre(언제까지나)"라는 유명한 구호는 쿠바의 기념조형물에 쓰여진 글이라고 한다. 그가 한 연설문에서 따온 말이다. 그가 남긴 유명한 경구는 많다. "우리는 결코 이룰수 없는 꿈을 꾸는 리얼리스트가 되자." 반어법으로 가득찬 이 말은 그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래서 아직도 중남미의 고통이 가득한 곳에서는 "commandante che guebara(우리의 지도자 체 게바라) "라는 이름의 서정성이 강한 혁명가요가 사랑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평전이라는 이름답게 그의 일기를 토대로 마들어진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보여주듯 이 평전의 그의 내면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부터 그가 사회변혁의 중요성에 눈을 뜨는 과정, 카스트로의 만남, 쿠바로의 잠입, 그리고 초반의 어슬픈 게릴라 활동, 산악을 전전함 농민들의 인심을 얻는 과정, 그의 지병인 천식과 싸우는 과정, 승리를 이끌고 쿠바의 지도자가 되는 과정, 모든 권력을 내놓고 아프리카로, 볼리비아로 떠도는 과정, 그리고 최후의 죽음까지를 다루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평범했던 한 아이가, 어리석고 나약한 게릴라가, 한 세기의 꿈과 희망이 되었는지, 라틴아메리카와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의 용기의 표상이 되었는지, 그가 진정으로 꿈꾸었던 혁명과 그가 바랬던 세상은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가 바라던 세상과 얼마나 가까운지, 또 얼마나 먼 것인지.... 오늘날 우리들이 그를 기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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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즐거움
울프 포샤르트 지음, 윤진희 옮김 / 한얼미디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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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도대체 왜 살아가는 것일까. 즐기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 보람을 얻기 위해서? 아니다. 그 모든 말들이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말이 삶에 대한 진정한 설명이 되지는 못한다. 우리는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어딘가에서 읽은 책에 이런 말이 있었다. "삶은 맹목적인 존재에 대한 의지이다." 나는 그 말에 찬성한다. 삶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것 같다. 즐거움을 위해서나, 성공을 이루고 희열을 느끼기 위해서나, 삶에서 보람이나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따위는 아닌것 같다.

물론 그렇게 느끼고 살아가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 나는 단지 그들과 의견을 달리할 뿐이다. 나의 눈에 비친 삶은 태어났기에 살고, 삶이 나에게 찾아왔기에 삶을 마주하는 것 뿐이다. 찾아온 손님을 굳이 돌려보낼 이유가 없기에 손님을 대하듯이. 삶이 나를 찾아왔기에 굳이 삶을 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침이면 허리가 빳빳하게 긴장을하면서 용수철처럼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항상 맞춰 놓은 시계가 울리기 직전이다. 삶을 그냥 살아간다면서 나는 왜 그렇게 삶에 대해 강박적인 것일까. 나에겐 삶에 대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맹목적인 존재에의 의지. 나는 그래서 살아간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이 나아게 찾아왔고, 난 그 삶에 대해 알수 없는 의지를 지니고 있을뿐이다.

아침에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차안에 않았을때, 분주한 일과를 보내다 커피 한잔을 마실때, 나는 문득 외로움을 느낀다. 눈을 들어 창을 바라보면 항상 그곳에는 외로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 술을 마실때도, 길을 걸을때도, 잠을 청할때도...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외로움과 함께... 언제나... 친한 벗처럼.

이 책은 외로움에 관한 책이다. 제목과는 달리 외로움을 즐긴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문득 외로움을 대하고 외로움과 교감하는 삶의 방식에 대한 책이다. 1분의 외로움, 5분의 외로움... 외로음은 그런 어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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