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긴 서양 미술 탐사 Easy 고전 22
조광제 지음, 정우열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 삼성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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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생들에게 서양미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편찬된 책이다. 미술사라는 것이 책이 아니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고전은 아니다. 그러나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많은 지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기에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지고전 시리즈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서양미술사는 좀 어렵다. 서양미술을 이해하는 것이 교양을 쌓는데 무척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서양미술사 책을 읽어보아도 서양미술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크고 두꺼운 책을 덥고 나면 기억하기도 어려운 미술가들의 이름과 작품들의 이름만이 혼란한 머리속에 남게된다.
 
여러가지 유파와 사조에 대해서 알것도 같지만, 다른 유파와의 관련성을 알기는 어렵고, 하나의 유파가 다른 유파와 어떻게 차별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수많은 사실들의 열거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일 뿐이다. 사실 지나친 간력화로 인한 위험보다는 그렇게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수능생들이 그 길고 복잡한 책을 천천히 읽을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길고 복잡한 책을 다 읽고나도 머리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지 않으면, 그 지식을 사용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수험생용으로 딱 좋을 만하게, 미술사조들이 서로 어떻게 다르고, 서양미술은 어떤 흐름을 따라 변해왔는지를 요약하는 책이다.
 
수험생을 위한 책이라고 말을 했지만 사실 이 책은 성인인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나도 미술에 약간의 관심이 있어서, 미술관련 서적을 몇권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좀 처럼 흐름이 잡히지 않아서 나름대로 고심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서양미술사에 흐르는 일관적인 리듬이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서양미술사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었다.
 
진정한 교양은 숲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세세한 나무들도 보아야 하겠지만, 때로는 지나친 단순화를 시킬수가 있다는 약간의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이런 요약본을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숲과 나무의 모습을 조화롭게 파악하고 있어야 서양미술의 세계에서 얻을수 있는 기쁨을 충분히 누릴수 있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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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하는 제국 투영하는 식민지 - 1901~1945년의 한국영화사를 되짚다
김려실 지음 / 삼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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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새로이 발견된 자료들을 모두 포함하여 한국 근대영화사를 새로이 쓴 책이다. 영화의 도입에서 부터 토키의 도입등 세계영화의 발달과정에 따른 한국영화의 발달과정을 잘 정리해 놓았다. 영화기술과 영화사조, 대본, 당대를 풍미했던 감독과 영화배우들... 시대를 앞서가고 선도했던 영화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내용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한국 근대영화가 당면하고 있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한국의 근대영화라는 것이 모두 식민지 일본으로부터 이식된 것이라는 점이다. 식민지를 경험하기 전의 한반도에는 영화라는 것이 전무했기 때문에, 영화라는 것은 바로 일본적인 영향의 산물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식민지 일본의 감시 속에서도 '아리랑'같은 대단한 민족영화가 탄생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모든 영화인들이 그런 작품을 만들지는 못했다. 일부 영화인은 노골적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응호하는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화려해 보이는 영화라는 예술장르는 어려운 시대를 만나면 기구한 운명에 놓이게 되는지도 모른다.

혼자서 글이나 음악을 만들어 놓고 발표를 하지 않거나 해외로 작품을 빼돌릴 수도 있고, 식민지에 정면으로 도전하지 않는 그림을 그리며 세월을 탓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라는 예술은 그 자체가 사업이기도 하고, 극의 구조가 이야기 구조라는 서사성을 담고 있을수 밖에 없기에, 외부의 강압적인 힘에 가장 쉽게 굶복하기 쉬운 장르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식민지 정책에 부응한 영화 예술인들을 응호할 생각은 없다. 이 책의 작가도 마찬가지 시각을 가지고 있다. 식민지 치하 한국에서의 근대영화라는 것은 식민지 일본의 정책이 한반도에 투사된 성격을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고, 그것은 다른 모든 한국의 근대와 마찬가지 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목숨을 건 독립투사가 될 수가 없다면, 영화인으로 당시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죄악시 하거나, 한국영화사에서 지워버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학적 차원으로만 접근해서 사회성을 무시하는 것도 옳지 않은 방법이다. 단지 그 시절의 영화를 있는 그대로 분류하고 해석하고 또 비판하면서 새로운 한국영화를 모색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과 마찬가지로 식민지라는 것은 식민지 운영국의 문화가 피식민자들에게 투영되고 이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아픈 과정에서 한국영화가 태어났고, 그 결과 오늘날의 한국영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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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는 대로 붓 가는 대로 박지원의 열하일기 Easy 고전 12
김교빈 지음, 최남진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삼성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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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생들의 수능을 돕기 위해 논술대비용으로 만들어진 쉽게 읽는 고전시리즈중 한 권입니다. 시리즈의 제목처럼 '이지고전'인 셈이지요. 이 시리즈의 취지가 학생들에게 필요하긴 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고전을 부담감 없이 읽히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아주 훌륭하게 목표를 이룬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열하일기. '실학자로 알려진 박지원이 쓴 좋은 책이다.' 그러나 책 읽기가 유일한 취미라고 하는 나도 여지껏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좋은 책이지만 정작 잘 읽히지는 않는 책. 어저면 그런 것이 고전인 것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내가 읽은 고전들은 학창시절에 읽은 것이 대부분이다.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생활에 ?기느라 책을 읽을 시간도 줄고, 또 그때 그때의 상황에 맞게 독서의 테마도 달라지기 때문에 학창시절이 아니면 사실 고전을 읽을 시간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논술준비라는 어려움 때문에 공부하듯이 책을 읽어야 하는 아이들이 안스럽기도 하면서도, 이런 기회에 좋은 고전들을 많이 읽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보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목적에 부합되도록 꾸며진 책이다. 유명한 고전을 읽기 쉽도록 많지 않은 분량에 그림까지 넣어가면서 쉽게 요약을 해놓고 해설까지 달린 책이기 때문이다. 박지원의 생애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그가 중국에 가게 된 경위. 그리고 열하일기를 쓴 목적 등이 간략하게 소개되고, 열하일기를 구성하는 많은 책들의 내용을 간략하게 이야기식으로 정리하면서 군데군데 책 속의 내용을 직접 따오기도 해서 이 책 한권으로 박지원과 열하일기를 금새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이에게 읽힐 요량으로 책을 구했는데, 내가 먼저 읽으면서 무척 감동적인 독서를 하게 되었다. 사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책이다. 쉽게 고전을 접할 수 있는 책들을 일찌감치 알았더라면 나도 더 많은 고전을 읽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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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세계풍물지리백과
마르쿠스 뷔름리. 우테 프리젠 지음, 임정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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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세상의 모습을 개략적으로 알려주기에 편하게 되어 있는 책입니다. 지구본을 보듯이 세상의 여러나라들의 분포와 대륙의 분포를 보여주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륙별로 나라가 배치되어 있어서 좋습니다. 아이들이 지겨워하지 않게 한 페이지, 혹은 2-3페이지 분량으로 한 국가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게. 간략하게 각 나라의 모습들이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도록 소개되어 있습니다. 지나치게 간략하게 소개하다 보니 불쌍한 나라, 잘사는 좋은 나라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선을 긋는 느낌도 있지만, 아이들에겐 너무 복잡한 개념이 오히려 낮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이 책으로 세계는 넓고 다양한 나라들이 사람들이 서로 비슷하며 약간씩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한 나라씩 소개한 책을 시리즈로 읽혀보았는데, 그런 책은 잘 되어 있기는 한데 아이들이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구체적인 지리적 연관성을 얻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간략하게 이런 책으로 세상에 대한 전반적인 오리엔테이션을 잡은 후, 개별 국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히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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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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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아이들을 위한 일종의 성장동화인 이 책을 읽으며 성인인 내가 느끼는 감정이 바로 그런 것이다. 삶은 그리 쉽지가 않다. 때로는 무척 많이 힘들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보통 사람들의 삶도 그러 한데, 특히 이 책의 엄마인 이혼한 여성의 삶이야 어떠하겠는가.
 
아빠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혼자의 힘으로 가정을 꾸려나가야 하는 엄마. 그녀의 등에는 자신의 삶에 더해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이 지워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항상 부족하고 모자람이 많은 엄마로 비치게 된다. 이 책은 그러니까 그 엄마가 세상과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삶의 아픔을 그린 책인 셈이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과연 이 책을 내 아이에게 보여주어도 될까... 이혼이라는 것을, 혼자사는 엄마의 아픔이란 것을, 어른도 아플수 있다는 것을, 그런 아픔을 갖고 살지만 자녀들에게 충분히 잘하지 못하는 엄마를 업신여기고, 그런 엄마에게 반항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은 책을 아이들에 읽히는 것이 잘하는 일인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다다르면서 결국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아이는 자신이 한심하게 여기던 엄마를 이해하고, 때로는 자신이 엄마를 보호해야겠다는 마음까지 가지게 된다. 엄마 혼자서 가정을 돌보던 일방적인 희생의 삶이, 자녀들이 엄마를 이해하고 마음의 지주가 되어주는 삶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다. 노란코끼리란 중고차와 함께 힘든 삶을 헤쳐나간 결과로 새로운 튼튼한 가정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아픔의 기록이다. 굳이 엄마를 미화하지도, 착한 아이를 내 보이지도 않는다. 아이의 눈에 비치는 세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놓았을 뿐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교훈저이고 감동적인 동화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서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책이다. 아픔을 극복하고 함께 힘을 모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아픔을 간직한 가족의 모습...
 
책을 다 읽고 나서 난 이 책을 아이에게 읽히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세상을 잘 안다. 우리가 아이들을 아이 취급하는 사이에, 아이들은 훌쩍 자라서 어른들의 세상을 자신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젠 이 책을 아이에게 읽히고 내 아이가 세상을 보는 시각이 내가 아이들을 바라보던 시각보다 높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겠다. 그리고 나도 아이들과 함께 더 좋은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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