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을수록 잘 통하는 영어 - 원어민 영어 뇌 만들기 프로젝트
David Thayne 지음, 홍성민 옮김 / 넥서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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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이런 영어가 진짜영어다. 길게 엄청나게 긴 영어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그네들은 실제로 이런 영어를 쓸것 같다. 짧고 간단하고 실용적이고, 그래서 하루종일 영어로 말해도 피곤하지 않은 영어. 우리가 배우는 문법에 철저한 우아한 영어를 종일 사용한다면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2세기전 세익스피어나 혹은 그 전 시대의 문학작품에 나오는 길고 장황한 어조의 문학책을 읽으면 눈과 머리가 같이 피곤해지는 느낌을 그네들은 우리들이 사용하는 영어에서 느낄 것이다. 짧은 영어. 얼마나 좋은가. 그네들이 듣기에 편하고, 우리 또한 내 말이 맞긴한가 하며 불안에 떨며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짧게. 그리고 간단하게. 그렇게 하는 말이 우아한 영어일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류의 책으로 영어를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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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 - 지금은 사라진 고대 유목국가 이야기
사와다 이사오 지음, 김숙경 옮김 / 아이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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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역사의 현장에서 흉노족이 복권되고 있다. 흉노족이라는 멸시적인 명칭에서 유목국가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제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언제나 승리한 사람들이 쓰는 것이다. 긴 역사의 흐름에서 정착민족들의 시대가 펼쳐졌다. 그래서 국민국가를 이루지 못한 흉노족은 오늘날 사라졌다. 그래서 흉노족은 한족의 입장에서, 또 서구인의 입장에서 기술되었다. 그래서 야만적이고 흉포한 민족으로서의 흉노가 탄생한 것이다.

이제 국가적 시각의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연구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되면서, 국가적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 입장의 역사재발견이 시도되고 있다. 그래서 이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왔던 있던 전설의 야만적이고 흉포한 민족 흉노가 제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그전부터 의문은 있어왔다. 흉노가 그렇게 야만적이고 문화적으로 열등하다면, 왜 그 위대한 동양과 서양의 제국들은 흉노를 근원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주기적인 침공에 시달려야 했단 말인가. 이 책은 기존의 역사서술의 공백이자 의문에 대한 시원한 답을 달아주는 책이다. 이제 바야흐로 흉노의 재발견이 시작될 시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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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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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이 책의 서문이다. 이 책의 서문은 다른 모든 책들의 서문들보다 더 강력하고 효율적이다. 이 책의 서문은 이 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요약하거나, 이 책에 대해서 이해를 돕도록 설명하는 글이 아니다. 이 책의 서문은 바로 이 책에서 가장 웃기는 부분이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폭소를 서너번은 터트렸다. 나같이 무뚝뚝한 사람들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아동의 장난스러움을 어쩌면 그렇게 잘 찾아내는지, 근엄한 표정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 내가 아이들이 만화를 보며 키득거리듯이 그렇게 키득거리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서문에 나오는 내용처럼 당시 영국의 라디오 방송에서 엄청나게 폭팔적인 인기를 얻었는가보다. 그래서 라디오 방송용 대본으로 기획된 이 책의 내용은 방대한 은하수 만큼이나 불어나게 되었고, 차원을 달리하려 책으로 또 영화로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 서문의 내용이다.

그러나 그 서문을 서술하는 문장의 특이성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만나본 책들중 가장 특이하다. 바로 그 파격과 끊임없이 œR아져 나오는 기발한 발상의 연속은 책을 읽는 사람을 꼼짝없이 묶어두는 마력을 가졌다. 읽고나면 남는 것이 없는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태초에 빅뱅이 있었다면. 이 넓고 광할한 우주에는 적막과 고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잠자고 있는 위트와 웃음과 허무맹랑한 인생의 추억이 가득하다는 것을 웃음으로 보여주는 책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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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 행복한 오기사의 스페인 체류기
오영욱 지음 / 예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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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은 새로운 시도를 한 책들이 많이 나온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 문화계에도 소위 포스트모던 바람이 부는 것이다. 글로 내면을 표현하던 출판계가 글의 한계에서 글과 그림, 글과 사진의 결함을 시도한 책들이 유난히 많았었다. 많은 사진과 적은 글. 오늘날의 세태와 감수성을 반영하듯, 그런 책이 많았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유난히 좋은 책들도 많았다.

나는 세권을 꼽고 싶다.

1. 그림보여주는 손까락

2.비정규아티스트의 홀로그림

3. 바로 이책.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위에 적은 각각의 책들은 각각의 감수성과 미학적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시도들이다. 굳이 특징을 정하라면 그림이 등장하거나 글로 표현하기 힘든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들이 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마치 20세기 미술계에서 추상표현주의가 했던 것과 같은 정도의 일 말이다. 책의 형태가 아닌 정도는 아니어서, 책을 부정하진 않지만, 책이란 유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표현의 새로움과 강렬함을 추구한 책들... 나는 그렇게 정의해보고 싶다.

오기사. 독특한 캐릭터의 이 주인공은 외롭다. 쓸쓸하고, 약간 고독해 보인다. 반면 경제적으로 상당히 여유로워보인다. 그리고 시간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기는 삶을 살아가는 오늘. 나는 외롭다... 나는 고독하다... 고 중얼거리면서 생활을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복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게다가 멋진 그림(일러스터)을 그릴줄 아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아마도 그 재주가 그를 여유롭게 할 것이다.

이 책은 한 감수성이 스페인이라는 한 대상을 만나서 교감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책이다. 스토리는 있되 없고, 교훈도 있되 없다. 즉 이 책은 순수하게 이미지와 감성만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림이라고 하기엔 책같고, 책이라고 하기엔 그림같은 책이다. 무용공연이 그 비언어적인 공연을 설명하기 위해 팜플렛에 가득히 언어를 채우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선 그림과 글이 서로 반복하지 않고 상호침투한다. 그래서 그림으로 보여지는 글이기도 하고, 글로 읽혀지는 그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적이다. 다 읽고 나면 무엇을 읽었는지 잘 모르지만, 가슴속에는 무엇이 남는다. 바로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감성의 체험이다. 이 책은 그래서 좋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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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사도 - 개정판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8
니토베 이나조 지음, 양경미.권만규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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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영화를 보았다. 한중일 합작인 그 영화는 중국의 유명감독이 지휘를 맡았다. 명색은 한중일 합작이지만, 영화의 대상과 내용, 그리고 정신은 중국의 것이다. 그래서 그 영화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배우와 자본을 빌려왔을뿐, 철저히 중국적인 중국영화이다.

그 영화를 보면서 예술적인 완성도와 깊은 철학적 내용에 감동을 했다. 또 할리우드에 못지 않은 거대한 스펙트클과 정교한 화면묘사에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예전의 전쟁은 정말 저런 식으로 치뤄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몇가지 말로 형언할 수 없지만 가슴에 남는 무엇이 있었다.

몇주가 지나고 나자 그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달을 수가 있었다. 내 가슴속에 강한 충격을 주었지만, 이것이 무엇인지 잘 알수 없었던 그것음 바로 '과거의 재창조'였다. 영화는 허구이다. 그 영화는 일정정도 사실에 기반을 둔 영화이다. 그리고 일정정도 허구로 재가공을 한 영화이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내가 느꼇던 것처럼, 과거에는 정말 저랬겠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 실제로 과거에 그러지 않았을 것을 그랬다고 믿도록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대장금이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에게는 자랑스러운 대장금이다. 그러나 타국의 비판적 지식인의 눈에는 대장금이 한국의 음식문화를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장금에 나오는 배우들이 입는 복식도 실제로 그 당시의 궁중나인들이 그런 비단옷을 입었을까하는 의문을 나게 한다. 그러나 드라마는 아름답고, 극적이고 감동적이다. 대장금은 우리의 과거를 그렇게 아름답게 만든다. 내가 처음에 소개한 중국영화가 중국을 더 긴 역사와, 깊은 사상을 가진 멋진 나라로 만들어 가듯이...

모든 문화는 자신의 과거를 개선시킨다. 과거는 역사이기도 하지만 또한 현재의 반영이기도 하다. 일본인에게는 자신들의 경제적 자부심을 정당화하고, 경제적 능력에 맞는 미학적 우수성을 나타내는 표상이 필요하다. 전쟁으로 점철되었던 그네들의 역사에서 오늘날의 세계에 긍정적인 모습을 이끌어내어야 한다. 그래서 채택된 것이 무사도이다.

근대화 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되고 소외되었던 무사계급. 그러나 이제 그들은 근대화를 달성한 일본의 역사적 자긍심을 위해 다시 역사의 전면에 나서야 할 소명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아름답고 멋지고 우아하게 만들어진 무사도라는 작품이다. 실제했던 사무라이 세계를 각색하여 아름답게 만든, 그래서 큰 감동을 주지만, 동시에 그 감동에 묻은 독도 같이 삼키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현대일본이 생산해 낸 가장 큰 문화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이 책의 성격을 알았으니, 이 책의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떠할까. 일본인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어떤 모습으로 만들고 싶어하는지를 역탐색 해볼수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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