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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백개사전 영어백과사전 - 아인슈타인 성공노하우에 따른
이미도 지음 / 물고기도서관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지난 방학 때 ‘웃지마. 나 영어책이야’가 아동용 영어책 중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어휘를 늘릴 수 있게 한 것이 인기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바로 나 자신도 그 때문에 그 책 1.2권을 모두 아이들에게 사주었고, 아이들도 내 기대 이상으로 그 책을 재미있게, 그리고 여러번 읽는 것을 보았었다.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것. 어른들을 위해서도 그런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보았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책이 있었다! 바로 이 책. ‘영어 백개 사전, 영어 백과 사전’이 바로 그런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바로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하면서, 그 사이사이에 어휘며 문장들을 집어넣어 부담감없이 영어를 익히도록 구성한 책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영어를 익힐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난 저자는 영어와 우리말을 기막히게 잘 구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영화번역가로 유명세를 날리고 있는가보다. 최근에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들 중 상당수가 그의 번역을 거친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야 알았다. 그러고 보니 최근 영화들의 자막이 눈에 띄게 의역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난다. 때로는 그때그때 유행하는 유행어까지 자막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사전적 영어가 아니라, 생활에서 사용하는 어감을 잘 잡아냄으로써 자막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감각을 최대한 잘 살리는 방편인 것이다.
그런 감각은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래서 이 책은 영화에 나오는 단어들을 단순하게 한글과 병치시켜 영어에 익숙하게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말을 한국말로 번역하면 이렇게 되는 줄은 미쳐 몰랐죠?”라는 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이 책의 문장들은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은 그래서 읽는 맛이 좋고 꼭꼭 씹어먹는 재미가 있다. 그냥 쓱 읽어보고 마는 책이 아니라, 때로는 키득거리면서, 때로는 깊이 음미를 하면서 읽는다. 그런데도 페이지가 쑥쑥 넘어간다. 한번 손에 잡으면 내려놓기가 힘들다. 정말 공부란 생각이 들지 않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된 책이다. 무려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두툼한 책이 부담감으로 보다는 즐거움으로 느껴지는 이유이다.
저자는 이 세상의 좋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영화들 중에서 딱 100개의 영화만을 골랐다. 그리고 100개의 영화에 나름대로 한가지씩의 키워드를 부여했다. 그리고 그 영화를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영화 번역이 아니라 영화감상에 대해서야 이 책의 저자보다 고수인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 영화번역 전문가는 그런 일반적인 영화감상자들의 감정이 개입할 틈을 주지 않는다. 보통사람들이 잘 모르고 넘어가는 부분을 잡아서 통쾌한 느낌과 함께 영어단어, 영어문장을 안겨준다. 그래서 이 책 2권은 언제쯤 나오나?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