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비가 내려요 - 어린이 한글 뒤풀이
김지연 글.그림 / 웃는돌고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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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동시로 만들었어요.한글이 모여있어 여러 그림으로 설명해 재미있었대요.6세 아이인데 이직 한글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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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 서른 살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는 52가지 방법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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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난 뒤에는 이를 상대에게 솔직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는 이유는 결국 사랑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칭찬 받고 싶고, 보호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고 싶어서이다.
나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여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감정 표현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감정을 표현할 때는 `나는~라고 느낀다`라는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는 네가 전화를 안 해서 속상했어`,`나는 네가 약속을 안 지켜서 화가 나`등등 `나`를 주어로 해서 문장을 만들면 `내`느낌을 순수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갈등의 상황에서 `너 때문에 속상해`,`너 때문에 화가 나`라고 말한다. 이런 말은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방을 탓하고 비난하는 말이 되어 버린다.
그러면 상대방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화를 내거나 움츠러들고, 순식간에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순간에도 감정을 표현할 때믄 그 목표가 내 감정을 정확히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는 가급적 표현을 삼가야 한다.
감정은 공명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상대가 기분이 좋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지고, 상대가 짜증을 내면 나는 짜증이 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상대방이 화를 심하게 낸다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다.
˝네가 그렇게 화를 내면 나도 화가 나. 우리 좀 가라앉힌 뒤에 말하자.˝

셋째, 감정에 충실하되 감정을 너무 믿지 말아야 한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더니 너무 믿지 말라고?
물론 감정은 내면에서 보내온 메시지이므로 어떤 감정이 일관되게 느껴진다면 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감정은 기본적으로 쾌락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현실을 고려하기보다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한다.
그래서 감정의 변화가 심한 경우 그 감정을 무작정 따라가다가는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 느껴지는 감정이 즉흥적인 것인지, 나중에도 책임질 수 있는 것인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라.
그래야만 잘못된 감정 표현으로 나와 상대방 모두 상처 입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엄마의 잔소리를 책으로 읽는 느낌이었다랄까..
앞 편이었던 30대가 심리학에게 묻다..는 정말 마음에 박힐 정도로 깊이 깊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이것은 조언이라서 그런지..쩝...솔직히 많이 실망했다.

어찌보면 마지막에 저자가 했던 말처럼..

심리학이란, 그리고 정신분석 전문의로서의 일이란..
언제나 나 자신의 단단한 자아정체성을 무기로 그 자리에 있는 백년된 나무처럼..
환자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 들어주고 잡아주고
또 폭풍이 휘몰아치면 막아주고 더우고 지치면 그늘을 만들어주는..그런 역할 같다.

나는 나무같은 사람이 아니고 흔들리는 환자에 가까운 곧30대인 사람이어서 그런지..

나무의 답보다는
30대가 끊임없이 물어대던 곳에 나무가 잠깐 맞장구쳐주었던 앞 편이 훨씬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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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혁명, 개정증보판 달인 시리즈 4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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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호모 쿵푸스의 연장선상이다.
거기에서 지혜롭게 사랑을 하려면 책을 읽고 공부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
그 가지가 또 하나의 주제가 되어 책 한 권을 만들어 낸다.
또 이 뒤에 인연을 만나는 서로가 짝을 찾는 시간인 `시절인연`을 자주 언급하는데
또 거기에 있어서 사주팔자나 운명이 나온다.
그러면서 또 운명에 대한 가지가 하나의 책이 나올 것임을 은근히~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지금 하고 있는 `연애의 발견`이라는 드라마와 함께 비교해가며 읽으면 재미가 더해진다.

이 책에 따르면 그냥 강태하랑 잘 살아라 여름아.
억지로 나이 차서 만난 좋은 남자라고 억지로 사랑한다고 레드 썬 그만 좀 하고!!!-_-

아..나도 한여름이 되고 싶다.(뭐라니)

중요한 건 반쪽이를 향한 무한도전이 아니라, `지금,이 순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짝을 찾는 일이다. 함께 걸으려면 최소한 방향이나 시선이 같아야 한다. 사주명리학에서 궁합을 보는 방법 가운데 용신을 따져 보는 게 있다. 용신이란 내 몸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치우침을 조화로운 상태로 이끌어 주는 오행의 기운을 뜻한다. 용신이 같거나 용신이 서로 상생관계에 있으면 지향점이 같아서 잘 어울린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시절인연이 중요하다. 시절인연이란 서로 다른 길을 가던 두 사람이 어떤 강한 촉발에 의해 공통의 리듬을 구성하게 된 특정한 시간대를 뜻한다. 일종의 매트릭스 같은 것이다.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나 자신의 문제다. 어떤 대상을 만나느냐가 아니라, 내 안에 잠재하고 있던 욕망이 표면으로 솟구칠 때 사랑이라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 욕망이 솟아오르려면 시절을 타야 한다. 시절을 타게 되면 아주 작은 촉발만으로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봄이 오면 겨우내 잠자고 있던 씨앗들이 순식간에 땅을 뚫고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서로 눈이 맞는다는 건 상대방 역시 같은 흐름을 탔다는 의미다. 만약 이 시절을 타지 못하면 한쪽에서 아무리 용을 써도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는 법이다. 둘이 서로 다른 시공간적 좌표 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의 삶은 우주적으로 연동되어 있다. 사랑의 소멸 또한 마찬가지다. 시절인연이 바뀌면 아무리 불같던 사랑이라도 순식간에 결별을 맞이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봄이 오면 대지는 뭇 생명을 키워 내지만 가을이 되면 `숙살지기`가 도래하면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가차 없이 죽여 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죽어서 땅에 묻혀야 다시 봄을 맞을 수 있다. 이 천지의 흐름을 누가 감히 거역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인간이 천지의 자식인 한 인생 또한 이런 변화의 리듬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말하자면, 사랑에도 엄연히 준하추동, 사계절이 있는 법이다. 시절인연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60-61)

남녀 간의 사랑만 그런 게 아니다. 특히 요즘은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심각한 수준이다. 아들을 스토킹하는 엄마, 하루종일 딸의 동선만 챙기는 엄마 등등. 어떤 점에선 이성애보다 더 심각한 블랙홀이 되기도 한다. 이성애는 헤어질 수나 있지 부모자식 간은 평생 이별로 불가능한 관계 아닌가. 이미 언급했듯이 넘치거나 모자라는 건 다 나쁘다. 특히 넘치는 건 더 좋지 않다. 상대가 감당해야 할 몫까지 일일이 챙기는 건 사랑이 아니라 지배욕이다. 그런 점에서 부모들의 이런 과잉서비스도 일종의 변태다. 무엇보다 사랑의 이름으로 자식의 삶을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체 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삶이라는 배경을 망각한 채 오로지 서로한테만 몰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자식이 어느 정도 자라 이 관계에 틈이 생기게 되면 앞에서 말한 연인들과 동일한 수순을 밟는다. 갑자기 모든 것이 허무해지면서 무기력한 권태에 빠지거나 아니면 그 틈을 메우기 위해 더더욱 그 관계에 집착하거나. 전자는 흔히 중년우울증으로, 후자는 주로 시어머니-며느리 아니면 장모-사위 간의 처절한 갈등으로 표현되곤 한다.
결국 남녀 사이뿐 아니라 우리시대 모든 사랑의 여정에는 두 개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권태 아니면 변태라고 하는. 이것이 사랑이라는 활동의 장에서 삶을 지워 버린 데 대한 가혹한 대가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88)

마찬가지로 결별로 인해 고통을 받을 때도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고통은 휴식이 될 수 있다. 질병을 통해 인생의 전기가 마련되듯이, 결별 자체가 축복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서로 다른 길을 가기 위해서 그런 진통을 겪은 것이 아닐까. 질병이 오는 건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결별 또한 그렇다 충격과 아픔을 수반하는 건 틀림없지만,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이 삶을 유지하는 최선책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렇게 해서 나를 `버리고` 떠난 이들에게 진정 감사하는 순간이 도래할 것이다.
요컨대, 차거나 차이는 주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두 사람이 만든 인연의 장이 시간적 어긋남 속에서 그런 식의 비틀거림을 낳은 것일 뿐이다. 분노와 원망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사랑은 권력게임이 되어 버린다. 또 권력게임 혹은 자존심 경쟁이 되는 순간, 둘 다 패배자가 된다. 그런 점에서 결국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나 자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사건을 해석하는 `나의 망상체계`다. 그러므로 정말 복수하고 싶다면,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그런 인연의 장을 만든 자기 자신을, 자신을 얽어매는 온갖 망상들을, 그리고 나서 고개를 돌리고 성큼! 길을 나서라.(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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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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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사고의 전환을 주는 책이었다.
용기의 심리학자라는 아들러.
작년에 아들러를 교육심리학과 상담심리학 수업을 들으면서 만났었다.
그때 어렴풋한 생각으로는 다른 사람은 내담자의 변화를 원함에 비해 아들러는 그냥
계속 내담자의 말을 듣고 공감해주는 일이 대부분 해야 할 일이었다는 기억이 난다.
사람은 내부에 모두 충분한 용기를 갖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핑계` 기재를 이용하여 그 용기가 발현되는 것을 막는다.

몸이 아파 시험을 못 봤다.
아니다. 넌 시험 못 본 핑계를 대기 위해 몸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이상하게 그 사람 앞에 가면 떨려.
아니다. 넌 떨리기 때문에 그 사람 앞에서 말을 거는 것을 포기하고 미리 그가 거절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차단하는 것이다.
저 사람 나빠.
과연 그 사람이 나쁠까? 네 마음이 나쁜 게 아니고?
이런 식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은 이유는 모든 문제 해결이 내 안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밖에 어떤 시련과 위험이 다가와도 결국엔 내 안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게 굉장히 희망적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입하면..
어쩌면 가끔 들먹거리는 사주나 팔자타령은 내가 불행할 때를 대비한 핑계일 뿐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열심을 낼 수 있는 힘의 근원을 만드는 굉장히 좋은 이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자는 말했다. 자네는 대인관계를 두려워한 나머지 자시 자신을 싫어하게 된 것이라고. 그 지적은 청년을 크게 동요시켰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심장을 꿰뚫는 듯한 말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고민이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 아들러는 인간이 안고 있는 문제를 사소한 것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세속적인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다!(84)

그렇지. 정말로 자신 있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아. 열등감이 심하니까 자랑하는 걸세.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일부러 과시하려고 하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주위에 누구 한 사람 `이런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봐 겁이 나거든. 이는 완벽한 우월 콤플렉스라네.(101)

아들러는 말했지. ˝오늘날 누가 가장 강한지 자문해 보라. 갓난아기가 논리적인 답이 될 것이다. 갓난아기는 지배하지만 지배받지 않는다.˝ 갓난아기는 연약한 존재라서 어른들을 지배할 수 있네. 그리고 연약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지.(103)

자네가 전에 말했지?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진심으로 축복할 수가 없다.˝라고 말이야. 그것은 인과관계를 경쟁으로 바라보고 타인의 행복을 `나의 패배`로 여기기 때문에 축복하지 못한 걸세. 하지만 일단 경쟁의 도식에서 해방되면 누군가에게 이길 필요가 없네. `질지도 모른다`라는 공포에서도 해방되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할 수 있게 되네. 그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언제든 도움의 손길을 내어줄, 믿을 수 있는 타인. 그것이 친구가 아니면 무엇이겠나.(113)

부모에게 학대받았던 아이가 비행청소년이 된다거나, 등교를 거부하고 집 안에 틀어박힌다거나, 리스크 컷 증후군 같은 자해행위를 하는 경우지. 프로이트의 원인론에서는 이를 `부모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 이렇게 됐다`라고 단순한 인과법칙으로 설명하네. 화초에 물을 주지 않아서 시들어 말랐다는 식이지. 이해하기 쉬운 해석임에는 분명해. 하지만 아들러의 목적론은 아이가 밝히지 않은 목적, 즉 `부모에 대한 복수`라는 진짜 원인을 놓치지 않네. 비행을 저지르고, 등교를 거부하고, 스스로 손목을 그으면 부모는 곤혹스러워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위에 구멍이 날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하네. 아이는 그것을 알고 문제 행동을 하는 걸세. 과거의 원인(가정환경)에 등 떠밀려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목적(부모에 대한 복수)을 달성하기 위해서.(119-120)

나는 옳다, 즉 상대는 틀렸다. 그렇게 생각한 시점에서 논쟁의 초점은 `주장의 타당성`에서 `인간관계의 문제`로 옮겨가네. 즉 `나는 옳다`라는 확신이 `이 사람은 틀렸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그러니까 나는 이겨야 한다`며 승패를 다투게 된다네. 이것은 완벽한 권력투쟁일세.(123)

그건 그 사람이 어느 단계에서 `이 관계를 끝내고 싶다`라고 결심하고, 관계를 끝내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걸세. 상대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네. 자신의 `목적`이 변했을 뿐이지. 알겠나? 사람은 그럴 마음만 있으면 상대의 결점이나 단점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이기적인 생물이네. 상대가 성인군자와 같은 사람일지라도 싫어해야 할 이유 같은 건 간단히 찾아낼 수 있지. 그렇기에 세계는 언제든 위험한 곳이 될 수 있고, 모든 사람을 `적`으로 볼 수 있는 거라네.(137)

여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네. 아들러 심리학은 방임주의를 권하는 게 아닐세. 방임이란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태도라네. 그게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지켜보는 것. 공부에 관해 말하자면, 그것이 본인의 과제라는 것을 알리고, 만약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때는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사를 전하는 걸세. 단 아이의 과제에는 함부로 침범하지 말아야 하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거지.(162)

예를 들어 책을 읽을 때, 책에 얼굴을 너무 가까이 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겠지? 마찬가지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어느 정도 거리가 필요하네.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상대와 마주 보고 얘기조차 할 수 없네. 그렇다고 거리가 너무 멀어서도 안 돼. 부모가 아이를 계속 야단만 치면 마음이 멀어지지. 그러면 아이는 고민이 있어도 부모에게 털어놓지 않고, 부모도 도움을 줄 수가 없어. 손을 내밀면 닿을 수 있되 상대의 영역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 거리. 그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네.(175)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일념에서 열 명 전원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마치 포퓔리즘에 빠진 정치가처럼 하지도 못할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약속하거나, 책임지지 못할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약속하거나, 책임지지 못할 일까지 떠맡게 될 소지가 있네. 물론 그 거짓말은 머지않아 발각될 테고. 그리고 신용을 잃고 인생은 더욱 고달파지겠지. 물론 계속된 거짓말로 인해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상상을 초월하네. 자네는 이걸 이해해야 돼.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살면, 그리고 내 인생을 타인에게 맡기면, 자신에게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되는 삶을 살게 된다는걸.(182)

대등은 곧 `수평`이네. 여기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한 푼도 못 버는 주제에!˝라고 하거나 ˝누구 덕에 먹고 사는지 알아!˝라며 걸핏하면 큰소리치는 남자가 있네. ˝돈 걱정을 해봤어, 뭘 해봤어? 그만하면 호강이지 뭐가 불만이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지. 참 한심하지 않은가. 경제 사정은 인간의 가치와는 무관하네. 회사원과 전업주부는 일하는 장소와 역할만 다를 뿐이지. 그야말로 `같지는 않지만 대등`한 관계라네.(228)

어느 가정에서 저녁식사를 마쳤는데, 식탁 위에 그릇이 고대로 놓여 있네. 아이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가고, 남편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어. 아내(나)가 뒷정리를 시작했지. 그런데 가족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도와주려는 시늉도 하지 않아. 그러면 보통은 ˝왜 도와주지 않는 걸까?˝, ˝왜 나만 일해야 하는 거지?˝라고 불만을 갖게 되지. 그럴 때 그릇을 치우면서 `나는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생각해보라는 걸세. 설령 가족들로부터 `고맙다`라는 말을 듣지 못하더라도 말이야. 남이 내게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해보라는 걸세. 그렇게 공헌하고 있음을 느낀다면 눈앞의 현실은 완전히 다른 색채를 띠게 될 거야. 사실 그 순간 짜증을 내면서 설거지를 해봤자 본인도 마음이 불편하고 가족들도 선뜻 다가오지 못할 거야. 반대로 콧노래라도 부르면서 즐겁게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아이들이 팔을 걷어붙일지도 몰라. 적어도 돕기 쉬운 분위기는 만들어지겠지.(275)

말 더듬은 사람들은 일부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이에 비해 일 중독자는 인생의 특정한 측면에만 주목한다네. 아마 그들은 ˝일하느라 바빠서 가정을 돌볼 여유가 없다.˝라고 변명할 것이네. 그런데 이는 인생의 거짓말이지. 일을 구실로 다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거든. 원래는 집안일에도, 아이 양육에도, 혹은 친구와 교류하는 것이나 취미에도, 전부 관심을 가져야 하네. 어느 한 가지만 돌출되는 삶의 방식을 아들러는 인정하지 않네.(283)

모든 문제 행동, 예를 들어 등교 거부나 자해, 미성년자의 음주나 흡연 등도 전부 `안이한 우월성 추구`에 해당되네. 첫째 날 자네가 말했던, 은둔형 외톨이인 친구도 마찬가지일게. 아이가 문제 행동을 저질렀을 때 부모나 주변 어른들은 야단을 치지. 야단맞는 것은 아이에게 스트레스야. 그런데 설령 야단을 맞더라도 아이는 부모가 주목해주길 바라네. 어떤 식이라도 좋으니 `특별한 존재`이고 싶은 거지. 아무리 야단을 쳐도 아이가 문제 행동을 그만두지 않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해.(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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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지음,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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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후 4년 만에 내신 혜민 스님 신간이다. 전에 내신 혜민스님 책 내 리뷰를 읽었다. 정말 잘 읽었나 보다.
그런데 요즘 내 마음이 그래서 그런 건지, 아니면 너무 이런 책을 많이 본 부작용 때문인지
왜 이 책은 어떤 책에서 본 듯한 문구가 많지?
아마도 이미 트위터에 쓰신 문구가 이미 많이 화자 돼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다.
트위터에 있는 글들이 모여 책 한 권으로 만들어지는 일은 의미 있다.
책 한 권과 사이버 세상에 흩어져있는 글들은 이상하게 뭔가 무게가 다른 느낌이다.

그래도-
새 학기에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혜민 스님 예전 책도 다시 읽고 싶었다. 항상 알면서도 잊어버린다. 세상에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내 모습만 보이고 타인은 보이지 않는 이기심. 주변 모습들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어지럽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세상을 보는 아집. 혼자 있고 싶지만 결국 인간은 서로 도움을 받으며 체취를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 너무 당연하지만 살면서 생각하지 못하는 깨우침을 다시 알게 해 주는 책이다. 심신이 지치고 힘들 때 그냥 무작정 읽어도 좋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은 여덟 개 꼭지로 이루어졌다.
1. 자애
어렸을 때 치료하지 못한 과거와 만나 치료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를 지키는 일에 대한 내용이다.

자애: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
2. 관계
타인과 관계에 대한 말씀이 들어있다.
`저 사람은 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거야.`라고 지레짐작한다. 그 지레짐작이 본인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상대에게 투사해놓은 것에 불과한데도 `실제로 그럴 것이다.`라고 굳게 믿고 상대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까지 연습한다. 물론 상대는 그런 생각 자체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도 말이다.(56)
3. 공감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 그곳에서부터 사랑은 시작된다. 실제로 내가 겪은 일이 여기에 있었다.
집이 어지럽고 청소하기가 귀찮으세요?
그러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보세요.
30분 안에 집 안 청소를 다 하고도 남을 힘이 갑자기 솟아요!(105)
4. 용기
세상 기준이 아닌 본인 스스로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라는 말씀이 있다. 이 용기는 실패가 시련에도 이길 힘을 준다. 이세돌 알파고가 생각하는 문구.
하늘은 나를 성장시키려고 마음먹으면
라이벌을 한 명 보내줘요.
나보다 더 능력 있어 보이고 배경도 좋고
심지어 성격까지 좋은 라이벌을 보내
내 안의 잠재력과 노력의 열정을 불태우도록 중요합니다.
경쟁할 때문 그 사람이 참 밉고 싫지만
세월이 지나 내가 이만큼 성장한 것을 돌아보면
한편으로는 라이벌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154)
5. 가족
스님 어머니와 아버지 이야기를 통해 부모 인연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다. 육아에 대한 부분도 있다. 내가 지향하는 방향이다.(하지만 흔들 흔들.ㅠㅠ)
제자를 너무 애지중지 아끼면 그 제자 망쳐요.
자식 교육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엄청 공을 들인 첫째 아이보다 관심이 덜했던
둘째나 셋째 아이가 더 효도하고 더 잘 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173)
6. 치유
이 부분은 용서와 우울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남을 용서함으로 내 마음이 치유된다. 생각이란 번뇌다. 일단 나쁜 생각은 그저 머물다 가는 구름 같은 존재일 뿐이다.
천상에 태어나도 어떤 이들은
너무 완벽한 것이 또 문제라고 할 것이다.(224)
7. 본성
가끔 과거에 벽 차고 싶은 기억이 나를 조여 온다. 보이는 과거 모든 기억을 지워봐도 다른 사람 머릿속에 있는 내 과거를 지울 수는 없는 법. 게다가 나는 어떻게 이렇게 살았고 살아갈지 걱정된다. 내 본성을 인정하고 현재를 충실히 사는 방법이 내 본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방법임을 설파한다. 이 부분은 명상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각과 나를 동일시하지 마세요.
올라온 생각은 내가 조정할 수 없는 많은 외부 환경에 의해
잠시 일어난 구름이지 내 본래 성품이 아니에요.
한 생각에 잘못 붙잡히면 자살도 합니다.
지나가는 생각에 붙잡히지 마세요.(243)
8. 수용
마지막 단계.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기. 그래야 타인을 사랑하는 넉넉한 자리가 생긴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는
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상대로부터 거부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지인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그 짐을 혼자서 안고 가려니 힘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누군가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판단하지 말고 따뜻하게 받아주세요.
내가 완벽하지 않듯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습니다.(289)


이 책은 마치 친구 같다.
마음이 아플 때 그냥 옆에서 들어주기만 하고 토닥이고 같이 울어주는 친구.
가끔 상처받아 멍하니 있을 때 이런 책 한 권에 멍한 눈길을 머물게 하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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