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감정 소모 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 명쾌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단호하게 관계를 정리하는 심플한 태도
카린 쿠시크 지음, 한윤진 옮김 / 청림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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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카린 쿠시크 (지음)/ 청림출판(펴냄)






제목이 먼저 마음에 들었다. 한 번 사는 인생, 홀가분하게 쿨하게 사는 사람은 어떤 게 다를까?

책은 다섯 가지 챕터를 사례 중심으로 서술한다. 1장에서 나를 화나게 할 사람은 내가 정한다는 문장, 독일인 작가의 말처럼 분노의 가장 성가신 점은 타인에게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자신만 망가트린다는 것 맞는 말이다 ㅠㅠ





나를 주어로 사용하는 '나 메시지'가 한때 학습코칭 & 부모교육 & 상담에 대대적인 유행이었다. 나 메시지 대화법을 배운 적 있는데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지만 차츰 익숙해진다. 책에서 추천하는 대화법을 보면 방식이 나 메시지 전달 방식이다. 의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다. 솔직한 표현이 내 마음을 가볍게 한다.





의지가 있는 사람을 길을 찾고

의지가 없는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 P78






경계를 설정하라! 부정적인 소통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 실제로 대화에서 "아니오"라고 시원하게 말 못 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나를 무례한 사람으로 느낄까 봐서다. 항상 착한 사람 증후군 ㅠㅠ 저자는 주도적으로 명확하면서 매력적인 경계 설정을 강조한다.






남에게 쏘는 화살은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이다. 이런 마인드로 참다 보면 가끔 울화가 치미는 상황이 오고야만다ㅎㅎ 안 되는 것은 수없이 연습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각 챕터마다 이 조언이 당신에게 선사하는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주관식으로 적으면 곤란할까 봐 친절하게 세 가지 중 하나를 고르게 한다. 물론 그 세 가지 안에 내 마음을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내 감정을 차분히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려 50여 가지의 에피소드를 제시한다. 에피소드를 일일이 읽느라 좀 돌아가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우리 삶의 상황은 수만 가지 아닌가! 그중 나와 맞는 상황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솔직하게 내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를 때, 하고 싶은 말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싶을 때, 자기주도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을 때, 오해와 갈등을 해결할 상황에서 이 책 읽어보시길!





감정도 연습이라는 것. 최근에 감정 관리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하는 시대에 나의 감정은 안녕한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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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아파트 매드앤미러 3
전건우.전혜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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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지된 아파트 』 전건우 ×전혜진









전건우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호러, 추리, 미스터리를 접할 수 있었던 이유 의외다. 어머니께서 이 장르를 좋아하셔서 책장에 이런 작품이 가득했다고 한다. 와 역시 환경의 중요성^^ 프로필에서 자신을 #상업소설가 라고 표현하신 부분 참 멋져 보였다^^

나의 전혜진 작가, 사회파 미스터리 쓰시는 분. 내가 서평단 모집한 《달의 뒷면을 걷다》를 쓰신 작가이기도 하고, 존경하는 권교정 작가님 작품 모티브로 현대문학의 이 시리즈를 기획하신 분이라 관심 작가 중 한 분이다.

좋아하는 두 분 작가의 작가를 한 권의 책에서 만나다니!








같은 한 줄에서 탄생한 두 이야기, 대한민국 대표 호러 전문 창작 집단인 #매드클럽, 이 시리즈의 모든 책에는 두 가지 미션이 숨어 있었고 순진한 독자는 그걸 도저히 찾아낼 수 없었다. 쓰는 작가도 무척 흥미로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짧은 글이라도 이런 시도를 흉내 내보고 싶다. 두 단편이 각각 150페이지 남짓한 분량인데 리뷰에 쓰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무한히 펼쳐진 공포의 공간 백룸, 무한 반복적인 공간이라면 굳이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아니어도 충분히 공포를 느낄만한 공간이다. 내 의지로 탈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자체가 이미 공포!아닌가요






괴리 공간, 이 세계와 이세계 사리에 펼쳐진 공간이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차원과 차원을 연결하는 어떤 곳이라면 과연 살아서 넘어갈 수 있을까?!!!

배경과 상황 설정도 흥미롭지만 등장인물에 매력을 느낀다. 배경이나 작가가 걸어놓은 장치들, 기승전결 다 분석해서 쓰고 싶지만 인물에 대해서만 적어본다.







이전에 읽었던 전건우의 작품들 내겐 무척 비극적인, 소설보다 더 비참한 삶이 종종 표현되었던 부분. 아! 정말 이렇게까지 다크 할 것까지 싶었으나 오히려 좋았던!! 이번 작품 등장인물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서른셋의 취준생이라 쓰고 백수라 읽히는 존재감 없는 사람무시와 무관심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ㅠㅠ 재수가 좋으라고 지어주신 이름 '최재수'와 달리 하는 일마다 재수가 없었던 인물. 지극히 낮은 존재감 덕분에 오히려 공간수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다. 극한의 공포가 막 밀려오는데 박 주임과 오가는 대화가 너무 웃겼다. 웃다가 공포에 떨다가 아무튼 독자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데굴데굴 굴리다가 제자리에 갖다 놓을 줄 아는 신통한 재주 !!








반면 우리 전혜진 작가님의 인물들 아이고 ㅠㅠ.... 주인공 선재가 오빠 놈이랑 그 친구 놈들에게 겪은 어린 시절 장면을 읽는데 억장이 무너졌다 ㅠㅠ 하 씨바ㅠㅠ 진짜 이런 ㄱ쓰레기들은 팍팍 쓸어 담아서 우주감옥으로 날려보내야 하는데




평생 아들만 찾는 아버지, 경찰 퇴직하신 후 자식(아들)도 경찰이 되길 바란 아버지. ( 설마 이런 아버지 요즘은 없겠지? ) 매사 삐딱하고 되먹지 못한 사이코패스 오빠 우재와 제 아빠 빼박인듯한 조카 승빈이. 임신한 채로 처음 인사드리러 온 새언니 희경이 ㅠㅠ 남편에게 개무시 당하는 희경이 ㅠㅠ

사라진 어린 조카 승빈이 그리고 이 도시의 폐아파트...

철거된 아파트를 가끔 보는데, 낮에만 봐서 그런가 공포의 대상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 안에도 사람이 살았겠지 생각하는 정도?였는데 소설의 철거된 아파트는 아이 생사가 걸린 중요한 공간 배경이었다 ㅠㅠ

선재는 그 어디에서도 대접받지 못한다.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은 여자, 기 세고 히스테릭하고 자기 오빠 기죽이는 앞길 막는 계집애 취급이라니 ㅠㅠ 선재가 왜 여경이 되고, 여자들을 구하고 싶었는지 이해되었다.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오빠에게 복수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ㅠㅠ




하! 선재나 희경이 같은 여자들을 보면 그냥 확 껴안아주고 싶다!! 그저 안아주고 싶다. 너무 속상해서 ㅠㅠ











◀ 덧: 인친들이 겪어본 가장 무서운 일은? 공포체험 실화!!

나는 두 번의 경험이 있다 ㅎㅎ

한 번은 12월 31일의 국도에서

한 번은 저수지에서 ㅎㅎㅎ


◀◀ 덧 2: 출판사에서 책 보내주시면서 이번 기회에 짝꿍이랑 더 친해지라고 했는데 내 짝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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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 - 시카고에서 차려 낸 엄마의 집밥
조앤 리 몰리나로 지음, 김지연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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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조앤 리 몰리나로 (지음)/ 현익출판(펴냄)








요리책 리뷰는 처음이다^^ 너무 웃기는 얘기지만 먹는 것에 별 관심이 없어서 요리도 잘 못하고 맛집 투어 이런 거 잘 모른다 ㅎㅎ 그런데 최근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특히! 육식에 대한 거부감과 채식 위주의 식사를 선호하다 보니 이 책, 우리 한식을 소개하는 책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우선 표지가 요리책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소장 가치 높은 화보 느낌^^ 고급스럽다. 미국 요식업계에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상 물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ㅎㅎ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식과 비건에 대한 시대 요구에 발맞춰 세계 속에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저자가 자랑스럽다.










무려 아홉 개의 챕터, 최근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아이돌, 한류도 한몫하지 않을까? 한식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 특히 비만 인구가 많아지는 요즘 한식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외국인들이 많다. 본격 음식 소개에 앞서서 저자의 인생 이야기도 무척 재밌었다. 부모님 두 분이 다 북한 출생, 일본 경찰에 입대한 할아버지, 민족 반역자라는 할아버지에 대한 저자의 감정, 베트남전에 참전한 아버지, 어린 시절 할머니와의 추억, 한국으로의 첫 방문, 그 시절 맛본 김치찌개에 들어간 커다란 스팸의 추억 등이 사진으로 소개된다.


동물성 재료를 배제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변화인가! 나도 생각을 하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ㅠㅠ


2016년 블로그를 개설하고 한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온 저자.

















간장이나 된장, 짜장, 고추장 등 양념으로 쓰이는 재료 선정 방법까지 알려준다. 다시물 만드는 법, 밥 짓는 법, 소스나 드레싱도 직접 만들어 먹는 저자. 우와~ 정말 쉬운 게 아니군


간호대학 졸업한 엄마의 미국 정착기도 재밌었던 부분이다. 어릴 때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감자탕의 추억, 미역국 레시피에서 저자 이름 '조앤'이 생긴 배경, 저자 어머니의 출단 당시 이름 짓던 일화도 간호사로 주로 야간 근무했던 엄마를 대신해서 아빠가 한 요리들 소개, 오스카상 수상작인 영화 #기생충 이후 세계적으로 알려진 짜장면 레시피^^ 간식으로도 무방한 치즈 호떡 만들기, 카레 떡꼬치 이런 종류는 나도 너무나 좋아하는 음식이라 꼭꼭 메모해둔다^^ 비건식으로 만들어지는 케이크나 오무라이스, 꽈배기, 쿠키ㅡ 머핀 등 아하 이런 음식도 동물성 재료를 빼고 가능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놀라웠다.

















요리책이자 하나의 역사책이다. 저자 개인의 삶이기도 하지만 저자 부모님을 통해 본 전쟁 이후 이민자의 삶, 전립선암 판정을 받으신 아버지에 대한 애정, 보는 내내 흐뭇한 마음이었다. 가족 사랑이 절절히 느껴지는 요리책이다. 세계에 K 푸드 열풍을 일으킨 저자, 기본 다시부터 양념, 김치, 찌개 등 이제 요리를 막 시작한 분들에게도 오랜 음식 경험이 있는 베테랑 주부에게도 추천할 만한 요리법이다. 사진으로 보면 데코까지 너무 아름답다^^ 군침이 저절로 나오는 사진을 보면서 실제로 맛이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저자가 가장 좋아한다는 감자조림 레시피 오늘 바로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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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클리스 : 다시없을 영웅의 기록 -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던 한 영웅의 질주
김신영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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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김신영 지음/ 동양북스(펴냄)










레클리스를 만나려면 한국 전쟁의 포화속으로 한 발짝 걸어 들어가야 한다. 키 142센티미터, 체중 410킬로그램의 작은 암말, 레클리스 해병!

끝도 없이 이어지는 중공군의 공격에서 다들 절망하고 있을 때 레클리스는 전장의 구세주였다. 레클리스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서 펼친 책이다.








험준한 산길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무거운 탄약을 날랐던 것이다. 한국전쟁에서 말이 사용되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왜 전차나 탱크 혹은 트럭이 이용되었을 거라 생각했을까, 무려 75년 전이다. 충분히 가능했던 이야기다.


레클리스! 넌 우리의 전우고, 우리의 영웅이고, 영원한 미 해병대원이야 p 15







너무나 신기하다. 말이 혼자서 부상병을 태워서 안전한 곳으로 데려오고 무려 386발, 총 무게 4천 킬로그램이 넘는 무반동총의 포탄을 날랐다. 심지어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총알과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을 걸었을까!!!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감동이다 ㅠㅠ 무반동총의 역사를 찾아보면 한국전쟁 초기 우리 군에는 무반동총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서 미군의 의존했다. 현재까지도 사용 중인 무기라고 한다.






경마 기수인 소년 혁문과 미 해병대 에릭 페더슨 중위의 만남

경주마 불꽃과 미 해병대 군마 레클리스의 운명이 마치 영화처럼 느껴졌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말, 서러브레드!!






이미 1920년대에 우리나라에는 경마장이 있었다. 우리의 한국사는 계속 비극이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한국전쟁으로...

그 사이 소년 혁문은 자랐고 기수가 되어 불꽃을 돌봤다. 출산 후 몸이 약해진 불꽃은 끝내 숨을 거둔다. 딸인 아침해(레클리스)를 남겨둔채로ㅠㅠ

지게차 부대가 활동 중인 시기 물자를 나를 말이 필요했다. 혁문은 누나의 의족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하기 싫은 결정을 해야만 했다.







전쟁 속에서 말을 보살피는 콜먼 일병, 차츰 적응해가는 레클리스. 동물에게도 전쟁이란 끔찍한 경험이다. 더 이상 없을 거라 생각하는 중에도 전쟁은 계속되고 시간은 흘러 휴전 협상이 이뤄진다.

전쟁이 끝난 후 레클리스는 네 마리를 출산한다. 이후 스무 살의 늙은 말로 삶을 마친다. 책 후반에 레클리스가 활약한 사진들 (당연히 모두 흑백사진이다 )을 보면 눈물이 난다. 책 소개 글처럼 다시없을 영웅이다. 오래 기억할 것이다.


소설이자 가슴을 울리는 논픽션, 실제 이야기라 더 큰 감동이 있다. 소설에서 말을 판 이후 혁문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갑자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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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개정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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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이 책은 먼저 벽돌 책 합본으로 지난 두 달간 읽은 적이 있다. 신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속속들이 잘 알지는 못한다. 왜냐면,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낯선 이름들 그리고 지역적 거리감, 서양 중심 세계관 더 나아가 미국 중심주의가 어쩐지 불편했다. 200년 역사의 초강대국 미국이 자신들의 없는 뿌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디즈니나 할리우드 영화로 그리스 로마신화를 수없이 차용해서 썼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유명한 어지간한 신들은 다 콘텐츠화되었고 이제 더 재해석할 것이 없는지 최근 몇 년간은 북유럽 신화까지 갖고 와서 쓰는 중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런 점은 배울만하다^^

우리 신화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작은 관심이라도^^

우리 신화에서도 정말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다는 것, 일제 강점기에 말살되고 왜곡되고 폄하된 우리 신화, 이후에도 무속신앙을 배척함으로써 채록할 수 있는 자료는 많이 사라졌다. 고인이 되신 우리의 선조들, 어른들, 할머니들 무속인들 설화나 신령, 신화를 말로 옮겨주실 분이 없다는 것 안타깝다. 동양의 신화는 상대적으로 그리스 로마신화보다 의미 축소 내지는 폄하되어 왔다. 아무튼 이 시리즈 나오기 전에 내가 읽은 벽돌 책 그리스 로마신화에서도 이윤기 저자님은 동양 신화와 아름다운 면을 강조하셨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만 해박한 분이 아니다. 한 학문을 오래 연구하면 의외로 막힌 사고를 하게 되는데, 이윤기 저자의 혜안은 식상한 표현이지만 바다처럼 넓다. 동서양 신화뿐 아니라 문화에 두루 해박하신 분이라 마음 깊이 존경한다. 이 분 책 그리스 로마 신화 합본 1200페이지를 읽어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총 5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의 제1권은 본격 신화에 들어가기 앞서 좀 더 신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기 위한 마음을 만드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신화의 들어가는 말은 다이달로스로 시작된다. 책의 저자가 앞으로 펼쳐질 총 5개 테마 1920페이지 분량을 서술하기 앞서 영웅 테세우스,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 괴물 미노타우로스 이야기를 맨 앞에 위치시켜놓은 이유는 뭘까?

신화는 미궁 같아서 실타래가 필요하다. 독자 각각 쥐고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즉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






그리스인들에게 신발의 의미란? 할머니로 변장한 헤라 여신을 업고 강을 건너느라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 이아손, 섬돌 밑의 칼과 가죽신이라는 신표를 쥔 테세우스. 이 이야기의 원형은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에도 적용된다. 우리 이야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콩쥐의 잃어버린 꽃신을 손에 쥔 원님. 모든 이야기에는 그 원형이 있다. 우리 신화에도 해당된다 ㅎㅎ







카오스 (혼돈) VS 코스모스 (질서) 이런 비교를 좋아하는데, 이는 소설을 쓸 때나 창작물을 만들 때도 적용된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하늘의 신 우라노스, 티탄 열두 남매, 제우스가 태어남으로써 신들의 전쟁까지 수많은 신들이 태어난다. 제우스의 심부름을 하느라 유일하게 이승과 저승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헤르메스, 육체적인 사랑의 상징 아프로디테, 이 아프로디테와 헤르메스의 아들 헤르마프로디토스는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가진 모습이다. 프쉬케와 에로스 이야기, 서풍의 신 제퓌로스, 페르세포네와 저승의 신 하데스, 호라이 세 자매,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천벌의 여신 네메시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남매, 불에 타고 마는 세멜레, 예언자 테이레시아스 우리가 사랑한 수많은 신들과 신과 결혼한 인간들의 운명이 서술된다.








사랑의 그릇은 무엇을 넣음으로써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냄으로써 채우는 것이라는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나는 그대의 언니들이 그대 사랑의 그릇을 줄여놓는 것을 바라지 않을 뿐이에요 P169 ( 내게 울림을 주는 문장이라 기록해둔다)







각 챕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란 정말 무한하다. 저자가 단지 신화를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화 읽기의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동양의 비슷한 신화와 비교하기도 하고, 다른 유명 작가가 쓴 글에 언급된 부분을 가져오기도 하며 독자들의 사고가 좀 더 확장될 수 있게 아낌없이 배려하는 책이다. 통곡의 강, 망각의 강, 무한 지옥 타르타로스, 세상 처음인 황금의 시대 그리고 마침내 철의 시대, 수많은 신전과 궁전 등 배경이 되는 시대와 장소들도 흥미롭다.








신화는 몸 바꾸기의 천재 프로테우스 이야기에서 끝난다. 2권 기대된다.


과거와 미래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한다는 프로테우스의 지혜처럼 우리는 상상력으로 신화를 해석하고 내 삶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마침내 글이 되고 책이 된 신화, 이제 첨단과학 대우주 시대에 신화는 또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하다. 신화 안에서 신화가 주는 의미를 깊이 새겨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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