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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로 읽는 그리스 신화
김원익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4년 10월
평점 :
김원익 (지음)/ 세창출판사 (펴냄)
신화를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신화는 주로 동양적인 것들.... 한국 신화를 포함한 아시아의 신화들이다.
뭔가 '반감'의 정체성이 내 안에 있는 걸까? 연극, 영화, 게임 등 수없이 회자되어온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특히 신들의 왕 제우스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 이윤기 선생님의 《 그리스 로마신화 》벽돌 책 읽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바람둥이 제우스의 행동에도 이유가 있다. 가장 큰 깨달음은 이것이다!
" 모든 편견은 대상을 모르는 것에서 온다."
신화학자, 연구가이진 김원익 선생님은 동서양의 신화에 두루 해박하신 분이다.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김원익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2〉외에도 많은 저서가 있다. 북유럽 신화 책도 쓰신 분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제우스의 모습은 기존 바람둥이 이미지, 무수히 많은 여들을 무수히 납치, 강간, 감금하는 (내가 신화를 읽기 전 생각했던 제우스 놈의 이미지) 제우스가 아닌 성공한 리더, 가정의 균형을 맞추고 통제하고 지키려는 모습이 강했다. 헤라는 왜 질투의 상징으로 묘사되는지에 그 이유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왜 신화를 읽는가? 신화적인 인물에는 그 원형을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신화를 통해 우리는 서사 이전에 수없이 반복되는 인간 유형 즉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우리가 평생 다 만나볼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인간 유형이 묘사된다. 인간 백과사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고리타분한 옛이야기, 지배자의 입맛대로 지어내고 왜곡한 이야기만으로만 볼 수 없다. ( 물론 그런 관점도 독자의 시각으로 잘 분별해야 한다. ) 이 얘기를 너무 길게 하면 리뷰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티탄 12신족의 이름을 딴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토성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 중 가장 큰 위성의 이름인 타이탄, 자동차 이름에도 타이탄이 있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강력한 힘의 상징인 기간테스 이야기 등 네이밍의 의미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책.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을 깎아내리는 신화를 무수히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여신마저도 비하의 대상이 되었으니.... ( 이런 점은 여신 스스로가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 우리 신화와 다른 점이다)
인간은 상상력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글만으로는 신화 속 인물을 상상할 수 없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무려 120가지 챕터의 장면을 구현한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신화는 브랜드 이름, 영화나 음악으로 혹은 심리학의 개념어로도 활용되어 왔다. 인간이 구현한 그 모든 것에 신화가 녹아있으니 헐~~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뇌인가!!!!!!
신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 모두들 당연하게 여기고 심지어 의문조차 갖지 않는 그런 현상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책이다.
내가 신화를 읽는 이유,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나 현상들 그 이해되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신화는 인간의 거울이다! 독자들은 신화를 통해 살아보지 않은 수천 개의 삶을 대신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얼마나 가성비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