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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건 오류
김나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평점 :
김나현 장편소설/ 문학동네 (펴냄)
너무나 간절히 행복한 결말을 바랐다. 소설도 내 사랑도...
차라리 끝나지 말기를, 소설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지금 내 등 뒤로 은하의 목소리가 울리는 것 같다. "소설을 끝내지 마, 그러면 우리 사랑도 끝나잖아!" 어쩌면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 말줄임표를 쓰지 않으려 하지만 또 쓰고야 말았다)
죽은 연인을 가상 공간에서라도 살리려는 사람들. 애달프지 않은 죽음이 있을까, 영화 〈원더랜드〉가 떠올랐다. 원더랜드의 아름다운 인물들, 장인물을 이 소설에 대입시켜서 읽었다.
은하, 수호, 라이 세 사람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이야기도 180도 다르게 서술된다.
사랑하는 이가 나와 다른 물리적 공간에 존재한다면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게 나은가?!!
죽음을 마주한 두 사람 유리창 너머로 꼭 잡은 손. 그 손만 놓으면 살 수 있다면 잡은 손을 놓고 나 혼자서라도 살 것인가?
아니면 함께 죽을 것인가?
독파 메이트 진행하기 전부터 한 달간 매일 붙잡고 있던 책을 이제서야 놓아준다.
떠나려는 이 가을과 함께, 나는 눈물이 나오지 않는 병 ( 오랜 기간 눈물을 참다 보니 진짜 울어야 할 상황에서도 눈물을 또르르 흘리지는 않고 속으로 무척 우는 편인데 )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내 눈물과 싸웠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가상세계인가? 혹은 허구인가를 두고 독자들은 끝없이 고민하고 갈등한다.
사람들은 소설은 '허구'의 문학이라고 말한다. 밥 먹고살기도 바쁜 세상에 소설 따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 삶도 철저히 허구다. 내 상상력과 가치관, 이상에 의해 끊임없이 실재를 재창조하면서 살아가는 거대한 허구!!
삶은 무엇보다 허구라고 나의 작가, 대작가 도스토옙스키는 그의 소설로써 말하곤 한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통해서...
그러니 독파합시다!!
저자의 문장,
바라던 이야기에서 살길! 저자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고 확신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각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살아낼 수 있기를!! 나 또한 간절히 소망해 본다.
그냥 잊히는 것이 없는 첨단과학 대우주 시대, 때론 온 적 없던 것처럼 조용히 잊히는 게 소망이기도 하다.
주인공 이름 은하..
은하에게 편지를 쓴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이런 SF도 있었던가, 그렇다면 그동안 읽었던 SF는 다 무엇이었을까
은하야, 나는 이 소설을 통해 SF 정의를 새로 깨달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