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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와 함께 독립의 길을 걷다 - 독립운동가들의 숨겨진 이야기
이만근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이만근 (지음)/ 스타북스(펴냄)
독립운동가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반면 민족반역자에 대해 그리고 그 후손들이 오늘날까지도 대대손손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살고 있음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나라 팔아먹은 자들, 매국노들, 실제로 학생들의 국어 교과서 문학 파트에 민족반역 행위를 한 소설가, 시인들의 작품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혹자는 말한다. 공과 과를 가려서 공이 많으면 그 인물은 인정해 줘야 한다는 애기었다. 박정희의 예를 들면서... 좀 웃기는 얘기였다. 공을 깡그리 없었던 일로 하자는 얘기도 아니며, 그런다고 없어질 일도 아니다. 다만, 수많은 문학 작품 중에 굳이 학생들의 교과서에 민족반역자 작품이 실리고 그것을 배워야 하는지? 그렇게 문학성이 높다면 친일 행위에 대한 부분도 반드시 언급해 줘야 옳다는 생각이다. 내 학생 시절 배웠던 즐겨 읽고 사랑했던 작품들이 친일파, 매국노, 나라 팔아먹은 앞잡이가 쓴 작품이라는 것을 성인이 되어서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ㅠㅠ 다행히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은 이광수 같은 인간들, 김춘수 같은 인간, 김활란 같은 여자, 노천명 같은 여자, 모윤숙과 같은 인간 놈들 등 친일 행위 민족반역자에 대해 누누히 언급하신 분이라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으나 이 또한 최근에는 교사들이 교과서 외적인 이런 언급을 굳이 하지 않는 분위기다.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부끄럽게도 모른다고 말해야 내 양심에 솔직한 것이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고려인의 기상을 흠모하며 자랐고 민족의식이 투철한 젊은이로 자라났다. 16세에 일어난 동학 농민혁명과 청일전쟁을 보면서 선생은 나라가 힘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품으셨다. 또한 선생은 기독교 신앙인이 되었다. 가난했던 그가 무작정 서울행 이후 배움의 길을 가기 위해 기독교에 의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학문을 공부했고 신분 차별의 철폐를 외쳤다. 서재필이 강연을 찾아들으러 다니고 유길준을 흠모해서 그이 저서들을 공부했다.
나라가 없고서 어찌 한 집과 한 몸이 있을 수 있으며, 민족이 천대받을 때 나 혼자만 영광을 누릴 수 있겠느냐! p114라는 연설은 정말 감동적이다. 만약 내가 이 시대를 살았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와 가족의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었을까? 그럴 용기가 있었을까 ....
친일파 문학가들에게 인터뷰한 것을 보면 대부분 친일 행위를 부정하거나 아니면 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거라고 예상을 못 했다고 한다. ( 실제 인터뷰에서 본 내용임, 그리고 해방된 조국의 품에서 문화계 원로로 천수만 수 누리다가 죽었다..... 하 ㅠㅠ) 이게 일반인이면 이렇게까지 분노가 생기지 않을 수도 그러나 소위 문학인, 유명 인사, 정치인, 교육자, 법조인 등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공인들은 달라야 하지 않나...???
반면, 이 책에는 혹독한 일제강점기에 단 한 줄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은 영광된 작가에 대한 언급도 있다. 이런 분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도산 선생의 일대기가 업적 중심으로만 서술되어 있지 않고, 이 분이 영향을 받은 분, 또 선생이 영향을 준 후학들에 이르기까지 내가 기존에 몰랐던 많은 인물들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인물들을 다 적을 수는 없고 그중 특히 여성 독립운동가에 시선이 간다. 조신성이라는 분인데 부인회라는 것을 처음 조직하고 여성 교육에 힘쓴 분이다. 도산 선생과 의남매를 맺었다고 한다. 내가 여자라서 여성 독립운동가에 시선이 가는 것이 아니다! 나라를 잃은 가난한 조선 땅에서 일본을 상대로 싸우는 남자들보다 한 가지 짐을 더 짊어지고 싸우셨기 때문이다. 그 짐은 가부장제라는 혹독한 짐이다.... 여자들이 이렇게 글을 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게 불과 얼마 전이다. 최초의 여자 법관이 남초 집단인 남성 중심 법조계와 싸우던 것, 당대 여자들, 우리의 언니 누나 이모 엄마 할머니들... ( 개무시 당하고, 때려 맞고, 밝히고 채이고, 계집이란 모름지기 사흘에 한 번씩 패줘야 된다는 시대)에 위대한 이태영 변호사, 김영란 여성 최초 판사 (이걸 기념? 한다고 최초라는 이름 붙이는 것 자체가 참 ㅠㅠ)가 이뤄낸 업적. 불과 2000년대에만 해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같은 어이없는 수사, 가해자들 부모의 2차 폭력, 여자 행실 운운하던 시대니까 그런 나라다... 우리가... ㅠㅠ
그래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더욱 존경하는 마음이다... 시대를 먼저 살다간 인간 사람 선배로써... 감히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세계와 싸워주신!!!
도산 안창호 선생의 묘는 일본이 강제로 외진 곳으로 하게 했다. 망우리 공동묘지 중에서도 가장 구석진 곳에 있었고 해방 후 이승만 정부도 이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1970년대가 되어서야 도산 공원에 이장되었고 1990년대가 되어서야 그 기념관이 지어졌다고 하니 참 부끄러운 일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도 이 정도 대우인데 이름도 없이 젊음을 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 없다. 나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 조국이나 민족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며.... 그런 걸 운운하면 꼰대가 될지도 ... 예전에 오프 독서모임에서 영화 건국 전쟁을 보고 왔다며 어떤 여자가 하던 얘기가 떠오른다. 안두희가 김구를 잘 쏴 죽였다며 안두희 아니었으면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을 거라며, 안두희는 위인이라고 했다. 나보고 역사 똑바로 못 배웠다며 ㄱ거품 물던 그 여자 얼굴이 갑자기 떠오르네 ㅋ)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며 독립운동가의 삶과 죽음에 무관심했던 나부터 반성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