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제스틱 극장에 빛이 쏟아지면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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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제스틱 극장에 빛이 쏟아지면』 휴머니즘이라는 기적.......





매튜 퀵 장편소설/ 창비(펴냄)






기적이 존재할까? 바꿔 물으면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과 같을지도 모른다. 오직 휴머니즘뿐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ㅠㅠ ( 이것은 서평용 문장이다. 사실 나는 신을 믿는다. 믿어왔고 앞으로도 아마 계속 믿을 것이다....)

죽을 만큼 아프고 나면 세상은 전과 달리 보인다. 나는 그렇다...





총기 난사 사건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우리나라, 오히려 남의 이야기 같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제목 자체가 은유적이라서 이미 그 큰 의미 담고 있다. 누구에게나 비극이다. 자신이 왜 죽는지도 모른 채로 살해당한 피해자와 그걸 지켜본 생존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에게도 이보다 더 비극적인 일이 있을까 싶을 만큼 삶은 비극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하나 더!!!!!! 가장 중요한 그러나 사람들이 흔히 간과하는 것을 녹여낸 점 감동이다. 가해자의 가족에 대해.... 참으로 조심스러운 언급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가해자 가족은 가해자와 동급이다. 가해자 = 가해자의 가족= 죽일 놈 .........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살인자가 있어요" p 299

읽는 순간 쿵!!!!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이 문장이 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에게도 당신만의 상처와 악마가 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모든 치유자는 처음에 상처받은 사람이었다고요. 그들의 목표는 그 고통을 감당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그 고통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요. 그러다 보면 고통이 스스로 치유된다고 했죠. 고통을 의미 있게 만드세요 p252



서간문 형식의 소설...

손 편지 쓰는 것을 좋아한다. 늘 손 편지를 써왔다. 최근에는 주로 학생들이나 학부형들께 쓴 것 같다. 답장에 오지 않는 편지를 반복해서 쓰는 행위가 얼마나 아픈 일인지 써 본 사람만 알 것이다.... 그러나 쓰는 것만으로 '치유'가 되는 일도 있다. 편지라도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고통,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 칼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 것 같았다.




영웅과 악마!!!

이분법적인 세상에 신물이 난다. 심한 장염을 앓고 나서인지 여전히 이분법적인 세상에 구토가 올라온다.




덧. 이번 학기 연수내내 강사님은 카를 융을 언급하셨다. 관심도 없던 융이 좋아지는 경험

강사님이 추천해 주신 융의 책들을 읽는 중인데 이 소설에서 만나니 무척 반가운 마음!!!

이 뜨겁던 여름도 그리울 날이 있을까...... 몸과 마음으로 앓았던 여름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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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퍼트리샤 록우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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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리샤 록우드 소설/ RHK (펴냄)










아무도 할 수 없는 이야기 그러나 누군가는 용기를 내야 할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들은 때로 존재할 수 없는 곳에 존재하지 않는가'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인 이 소설은 독특한 방식으로 서술되었지만, 나의 느낌은 '아... 시인이 쓴 소설이라 이렇게 리듬감이 문장 곳곳에 녹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부커 상 문학상의 후보에 거론되며 2022년 딜런 토머스 상 수상작의 작가 퍼트리샤 록우드. 문학평론가 신형철 님의 작품 해설이 무척 인상적인 소설이다. 해설마저도 하나의 완전한 작품이라는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소설과 넌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온라인 천국 시대, 소셜 미디어 대세 시대, 모두가 익명성에 기대어 실존에는 전혀 무관심한 이 시대를 관통해 보여주는 느낌이다.......라고 나의 느낌을 써본다:) 그러나 이런 설명으로는 이 소설을 다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줄거리를 요약하고 등장인물을 분석하는 등 기존에 내가 읽고 쓴 소설의 리뷰와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자, 그렇다면 이 책의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할까 생각해 봤다. 어떤 관점에서는 이 작가의 단 한 챕터만 놓고도 완전한 한 편의 리뷰를 쓸 수 있을 것이고 또 어떤 관점에서 본다면.... 작품 전체를 요약하고 내용을 분석한다 해도 몇 줄 쓰지 못할 수도 있다 ㅎㅎㅎ 아마 읽어보신 리뷰어들이 공감하실 것이다. 이렇게 독특한 섬뜩함을 좋아한다. 이 소설이 출간됨과 동시에 기존 소설들의 문법은 구닥다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쓴다면 너무 오만하게 들릴까....... 두려울 정도다 ㅠㅠ









그녀가 포털을 열자 정신이 한참 달려 나와 그녀를 맞이했다는 소설의 첫 문장은 가히 충격적이다. 소셜미디어 속 세상은 눈이 내리는 열대라니 만물의 눈보라 속 첫 번째 눈송이가 내 혀 밑에도 떨어져 녹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새로운 계급의식, 남자들의 탐욕적인 시선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무수한 흉터들, 포털이라는 식민주의 아래에서 소셜미디어가 주는 온갖 기만의 행위들을 통해서 어떤 이들은 악질적인 대체품이 되어간다... 이미 이 세계가 충분히 다크한데 이보다 더 다크한 하드 웹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고도 의아하게 생각하게 되는 독자다...









나는 오늘 포털에 무엇을 썼던가...

어떤 사진을 올렸던가?

지난 몇 년간 책스타그램을 하면서 내가 남긴 기록들은 무엇인가? 최근에 몸이 너무 아파서 다 지우고 정리하려던 순간이 있었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 내겐 정말 의미가 남다른 책이다....


소설 한 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나는 그렇다고 말한다. 단 한 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의 서재에 책들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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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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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재인 장편소설/ 시공사(펴냄)












설재인 작가님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의 작가, 평행세계, 기발하고 독특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던 작가로 기억되는 분. 이번 신간도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펼쳤다.

가장 막다른 곳에서 솟아날 곳 없는 궁지에 몰린 자가 택하는 길은 자해.....


위 문장이 너무나 아프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장례식장의 음식을 결혼식장의 음식과 찰지게 비교하는 장면 웃프다^^ 내게 설재인이라는 작가는 잘 모르지만 일단 겉모습만 보면 엄친딸, 다 갖춘 것처럼 보이는 미모의 작가님으로 생각하는 분이다. 그런 그녀가 인생을 묘사하는 부분이 정말 찰지다 ㅋㅋ 밑바닥 인생, 혹은 가지지 못한 자의 마음을 어찌 이리 잘 알까.....







동창 양은청, 서울에서 전학 온 한지택 그리고 김지나... 2003년의 초등 5학년 조숙하고 돌발적이고 좌충우돌 그러면서 무척 속이 깊었던 세 아이들의 성장 스토리, 충격적이고 솔직한 표현들이 신박하게 느껴진다. 읽다 보면 어느새 독자들도 스스로 자신들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게 된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한란광역시라는 배경과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독특한 설정이 눈에 띄었다. 그중 전학생 지택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였다. 2003년 당시 채식주의에 대한 인식이 많이 없었을 것 같았던 시절에 이미 공장식 사육과 축산에 관심을 갖는 채식주의자였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서술된다.

평범한 지나는 시나리오 작가가 된다. 평범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특별나지도 않고 눈에 띄지 않는 아이, 친구의 부고를 접하게 된다.

사망한 사람은 한지택....

발랄하고 다소 엉뚱하게 느껴지는 그러나 한편으로 어린아이답지 않은 조숙함을 보였던 세 사람은 과연 어떤 성인이 되었을까?

지택이의 죽음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먹먹하다...


최근 스스로 목숨을 포기한 학생들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름 정도는 아는 학생들이다. 세상의 어떤 죽음이 안타깝지 않겠냐마는 청소년 자살은 가장 마음이 아프다.... 죽어마땅한 죄를 저지른 인간들은 죽지 않는다. 오히려 악착같이 살아내고 천수만수를 누린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렇게 아플 일인가... 마치 진통제 없이 통증을 참아내는 것처럼 ...... 우린 모두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나의 고등학교 때 일기장에도 온통 죽음이 가득했으나 뭐 어떻게든 참고 참아낸 청소년 시절을 지금은 떠올려볼 수 있다... 살아있기에....

이 글을 읽는 청소년이 있다면 제발 그렇게 살아주길 바란다....







글을 읽는 성인 독자님, 당신의 12살은 어떠했나요? 떠올려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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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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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역사 미스터리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엘리스 피터스 (지음)/ 북하우스(펴냄)



아!!! 이 시리즈의 드디어 마지막 권을 만났다.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4권 마지막 문단에서 왠지 5권을 예고하는 듯한 문장을 만났는데 역시나!!!


시간은 다시 1년이 지난 1139년의 가을, 캐드펠 수사는 세인트자일스 병원에 가게 된다. 수사는 환자들의 환부를 치료하는 허브 치료제를 제공할 뿐 아니라 환자들의 마음까지 보듬어 주었다. 이런 순례를 석 주에 한 번씩 하다니!! 그것도 나병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있었든 당시에!!!!


아름다운 어린 신부는 무려 할아버지뻘의 영주와 결혼식을 하게 되는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각종 의문을 생기게 했다. 그리고 이 어린 신부를 사랑하는 청년.... 수도원장은 신부에게 자신의 의지냐고 질문을 하고 신부는 명확히 대답하는데...


그러나 신부의 입장에서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결혼 전 신랑 휴언 드 돔빌 경의 죽음이라니...

사실 이 결혼에 숨은 더러운 음모, 더 가지도 싶은 자들의 술수, 예견된 정략결혼이 더욱 절망스럽게 한다...


캐드펠 수도사라는 인물 설정이 인간적이고 억울한 사람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한 휴머니즘의 발로라서 그런지, 소설의 스토리가 살인을 소재로 한 추리물임에도 전혀 거북스럽지 않다. 오히려 소설을 통해 인간의 어두운 면모, 그 속에서도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왜 소설 제목이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인지도....


두려움은 사람을 잔인하게 만들죠 p28

그녀에겐 이제 행복이란 없어요. 이 결혼에서 행복이란 기대할 수조차 없습니다. 전 그녀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어쨌건 그녀는 행복해져야만 해요. p61


번역의 힘일까... 이렇게 잘 읽히는 추리물이라니!! 움베르토 에코의 극찬을 받은 작가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이렇게 현대적인 감각이라니, 게다가 인간사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희로애락,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과 증오, 시기심과 질투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남을 더 사랑하는 마음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 준 시리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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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슬러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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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슬러 』 '당구장은 인생의 축소판' 영화 원작소설을 만나다

월터 테비스 (지음)/ 어느날갑자기(펴냄)



소설은 당구장으로 시작된다. 다들 에디가 이 분야 최고라고 말한다.


1961년 당구 영화 #허슬러 원작 소설을 만났다. 전작 《허슬러》에 이은 초록 당구장의 풍경 까만 8번 공의 표지가 너무 매력적이잖아!!  당구에 관한 소설이라니 정말 신비롭다. 이후 후속작으로 《컬러 오브 머니》의 배우 폴 뉴먼, 톰 크루즈 배우님이 주연을 맡았던 이 영화. 정말 파릇파릇 하던 시절의 톰 크루즈... 전 세계 수많은 당구 팬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인다.


한국 사회에서 당구장에 대한 느낌은 어떠한가? 영화장면에서 당구장은 늘 폭력이 난무하거나 동네 깡패들의 본진 같은 느낌이다^^

최근에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써 여성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 누군가에게 전력을 다하는 건전한 스포츠가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소설은 보여준다. 미국의 경우 배틀은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미네소타 뚱보와의 첫 만남.


에디의 삶을 바꾸어 놓는다. 에디는 뚱보 뿐 아니라, 찰리, 버트와 같은 사람을 만나는데... 사람은 누구를 만나냐에 따라 삶이 뒤바뀔수 있다는 것도^^

당구장 내부 묘사라든가 느낌에 대한 표현은 정말 섬세하다. 작가의 데뷔작이라니 더욱 놀랍다.


브레이크, 나인볼, 원 포켓, 브리지, 스트로크 등의 다양한 당구 용어가 나오는데 문단 제일 하단에 해설 참고 하시길!!!


당구장 위에 우리의 삶이 있다라는 저자... 비정하고 스릴감 넘치는 당구의 세계!! 이렇게 소설로 만나보기는 처음이라 더 매력적이다. 단순히 대학 시절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모티브가 되었다니 놀랍다!! 당구를 좋아하시는 분도, 당구를 모르시는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월터테비스시리즈, #하슬러, #컬러오브머니,

#포켓볼, #에인볼, #나인볼, #나현진옮김,

#데이원, #허슬러, #당구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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