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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이트 제국의 역사 ㅣ 더숲히스토리
쓰모토 히데토시 지음, 노경아 옮김, 이희철 감수 / 더숲 / 2024년 11월
평점 :
쓰모토 히데토시 (지음)/ 더숲 (펴냄)
제국이라는 단어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것은 나만 그럴까?
대영제국, 대일본제국, 독일제국주의..... 제국, 제국, 제국들이 한 짓을 떠올려보면? 힘으로 완전체가 된 강한 제국들은 자기보다 힘이 약한 나라들을 약하다는 이유로 약탈하고 강간하고 죽였다. 그들은 죽어도 죽지 못한 채로 망국의 영혼으로 대영제국의 박물관에 전시되어 여전히 고향 땅의 흙냄새를 그리워한다고 쓰면 나는 너무 비관적인가? 훔친 것을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심지어 비싼 관람료까지 받으니 도둑도 이런 도둑놈이 있을까?!!!! ( 제국에 대한 나의 좁디좁은 시각은 여기까지다 ㅎㅎㅎㅎㅎ)
그럼 여기서 히타이트라는 단어는 학창 시절 철의 제국 히타이트로 기억된다. 나의 부족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가야도 철의 나라였다. 철을 먼저 생각하는 기술을 가졌다고 해서 그 존속이 오래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러니 오로지 '힘'만으로 오래 유지되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진리에 도달한다.
책을 쓰신 일본 분 작가님보다 한국어판을 감수하신 이희철 교수님 책을 더 자세히 알고 있다. 중동의 역사, 튀르키예의 역사에 대한 자료를 찾다 보면 꼭 만나게 되는 분이다. 이 분야 책을 좋아하는 나는 《오스만 제국 600년사》를 정말 재밌게 읽었다. 전 세계 19명뿐인!! 1930년대 세워진 튀르키예 국립 역사학회 한국 대표 통신 위원이 신 분!! ( 튀르키예 헌법에서 보장해 주는 권위의 학술기관이라고 한다. )
책은 서문에서 왜 고대 오리엔트 세계에서 히타이트의 역사가 중요한가?라는 명제를 던진다
고고학이 발달하기 전 19세기까지 묻혀있던 역사, 서양 중심주의에서 과감히 벗어난 역사라서 이 지역을 사랑한다. 역사에서 '최초'와 '최대'라는 단어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고 학자들이 말한다 (이런 말 하는 분들은 서양의 학자들이다.... 칼 세이건 같은 분) 물론 나는 그들의 논리를 존중한다. 다만, 그들의 논리 저면에 깔린 의도는 최초가 뭐가 중요하냐? 가져와서 내 것으로 잘 만들고 응용해서 쓰면 된다는 의미인데, 그 너머에 힘이 센 나라가 약한 나라를 정복하고 뺏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힘의 원리에 대한 긍정이 깔려있어서 나는 이런 인식도 달갑지 않다. 암튼 서양인들이 무려 20세기가 되어서야 깨닫게 된 근동의 역사에 대해 우리는 더욱 관심을 모아야 한다.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간단히 적어보면
이 지역은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최근의 터키 영토 반도를 의미한다. 이 영역은 아나톨리아 전체를 의미, 로마제국 시대에 접어들어서야 아시아와 불리되었다. 우리가 아는 동로마 제국은 이 지역을 기반으로 천 년의 세월을 버텼다. 그러고 보면 지금의 터키 또한 식량 자급자족 가능한 비옥한 땅을 소유하며 생산력의 저력을 보이는 국가다. 지진과 각종 전쟁으로 수난을 겪는 터키...
히타이트는 기원전 1600~1200년까지 존재했던 우리가 잘 아는 트로이 전쟁의 무대가 된 장소, 4대 문명이 꽃 피는 이집트 바빌로니아와도 쟁쟁한 상대를 했던 그러나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
1870년 시리아에서 히타이트 족의 돌이 발견되어 연구를 시작했고 그 수도인 하투샤가 발견되면서 어마어마한 유물이 나왔다. 심지어
요리책까지 발굴되어 어떤 것을 먹고살았는지도 알게 된다.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7장부터였는데 왕과 왕비의 귀족주의, 이미 당대에 삼권분립의 의미가 존재했다. 특히 왕비의 역할이 눈에 띈다. 왕의 아내로서의 권력뿐 아니라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 분산되어 서로를 견제하는 형태였다.
히타이트의 법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함무라비법을 기준으로 한다. (원칙을 적용하고 자비는 없는 법) 그러나 민법+ 형법의 문제로 처벌보다는 배상으로 해결, 고의나 과실을 따짐, 상당히 디테일한 수준의 법이었다. 가혹한 혹형이 존재하지 않았던 점도 눈에 띈다. 사형제도 폐지의 주장도 있었을 만큼 관대했다. 특히!!! 자유민의 잘못에 더 책임을 지워줌, 노예가 잘못을 저지르면 오히려 죗값의 절반만 치르게 했던 점 인상적!!!!
당대 사회를 보면 (아니, 20세기까지도 그랬지 않은가? ) 여성의 권리 사회참여의 제약, 종속적인 존재가 아닌 자유로움을 인정하는 심지어 여성들에게도 이혼권이 있었다. 물론 자식 중 한 명만 선택할 수 있었다.
철기 사용 최초라!!! 청동기 무기를 웃도는 힘을 소유한 강대국 중 하나였다. 그들은 정복 대상을 존중하여 정복한 나라의 신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따라서, 다양한 언어와 종교가 존재했던 점!!!! 정말 다양하고 자유로운 이미지다. 내가 사랑하는 튀르키예 본연의 모습이랄까!
잊히고 묻힌 역사를 찾는 일을 하는 고고학자들의 업적은 계속되어야 한다.
일생에 꼭 한번은 가고 싶은 나라 :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고고학 박물관에 꼭 가보고 싶다.
국립 김해 박물관에서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으로 [히타이트 특별전]을 전시 중입니다..
덧: 인친님들이 가고 싶은 나라는 어디일까요.....?